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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id Lindg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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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날씨, 리사벳과 마디켄은 신이 나서 읍내로 향했어요. 그러다 리사벳은 빨강 머리 여자아이 마티스를 만났는데, 마티스가 먼저 리사벳한테 ‘코흘리개’라고 놀리는 게 아니겠어요? 둘은 ‘바보’, ‘메롱’, ‘쌤통이다’ 같은 말을 주고받으며 싸우기 시작했죠. 결국 혼자 힘으로는 당해 내지 못하자 리사벳은 마디켄 언니를 불렀어요.그런데 리사벳만 언니가 있나요? 마티스한테도 미아 언니가 있는걸요. 꼬집고 할퀴고 때리고, 마디켄과 미아는 무섭게 맞붙었죠.그러다 미아가 무서운 말을 내뱉었어요. “이 악마의 자식아!” 세상에! 악마의 자식이라니, 그런 말은 절대 해서 안 돼요. 그런 말을 하면 지옥에 떨어진다고 어른들이 항상 말했거든요. 가엾은 미아! 이제 어떡하죠? 이게 다 그 몹쓸 완두콩 때문이에요!
아이들의 엉뚱한 행동, 소박한 발상을 린드그렌만큼 잘 아는 작가가 있을까요? 단순한 호기심에 콧구멍에 콩을 넣고는 콧속에서 콩이 자랄까 걱정이 태산이다가 다른 일로 관심이 옮겨가 까맣게 잊어버리는 모습에 너무나 귀엽고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가 그대로 담겨 있어요. 언니라고 똑똑한 척 뻐기면서도 언제나 동생을 챙기는 마디켄과 늘 언니 옆에 붙어 뭐든 따라하는 리사벳의 엉뚱하고도 소란스러운 일상에 빙그레 웃음이 나온답니다. 실제로 꼭 마디켄과 리사벳처럼 기발한 생각을 잘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쾌활한 아이였던 린드그렌은 어린 시절에 오빠와 여동생들과 함께 온종일 숲과 들판과 개울에서 신나게 뛰어 놀던 기억을 되살려 어린이의 즐겁고 유쾌한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 냈다고 해요. 이 밝고 사랑스러운 이야기에 린드그렌은 특유의 인자하고 깊은 시선으로 슬쩍 다른 삶의 모습도 한 자락 보여 주지요. 강가의 커다란 집인 리사벳네와 달리 방 한 칸에 달랑 부엌 하나인 작은 집에 사는 리누스 이다 아주머니, 외국으로 떠나 사진으로만 남은 아주머니의 예쁜 두 딸들. 부모님의 따뜻한 보살핌 아래 자라는 리사벳과 달리 머리에 이가 많은 미아. 하지만 리사벳이나 마디켄은 가장 아이들다운 시선으로 어떤 편견도 없는 순수한 동심을 보여 주지요. “친절한 하느님, 미아를 용서해 주세요.” 무시무시하게 싸웠지만 다시 그 아이를 위해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마디켄과 리사벳, 그 착한 마음이 오래오래 이 동화를 기억하게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