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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제1부 나를 잊으면 실종된 봄 나를 잊으면 그리움 퇴직자 또 하나의 다리 끊어진 구두끈 겨울나무는 손톱 깎기 수술실로 실려 가며 눈이 어둡다 구두닦이 제2부 질화로 겨울새 질화로 맷돌 1 맷돌 2 고장난 시계 미안한 당신 귀 파기 옷을 거부한다 1 옷을 거부한다 2 주머니 눈을 수술했어도 제3부 못생긴 나무 달력 걸레질 대문 칠 못생긴 나무 너의 길 산길 매미의 노래 타지 못한 기차 어둡다 골목 겨울 시금치 이 뺀 자리 제4부 지우기 철새 지우기 잘못 탄 기차 안경 배나무 비를 맞으며 부러진 감나무 비우기 옷 목욕탕에서 나무 제5부 실직자 수능시험 러닝머신 실직자 9 지팡이 설날 부러진 이 눈 수술 길을 바꾸면 땅 흙 겨울 보리는 청양고추 ■ 작품평 낯설게 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이승 의미를 찾는 놀이의 즐거움-정신재 농민시와 공생의 상상력-강상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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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하기를 통한 호소
「수술실로 실려가며」를 보면 제2연에서 시인은 극적 상황을 연출한다. 수술실로 실려가는 화자의 모습을 여실히 묘사해내 긴장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의식을 잃고 엉망이 된 환자인 화자를 두고 제2연에서는 분명히 의식이 마비되어 있다고 했는데, 제3연에서는 “그러나 나는 나를 믿는다.”고 확신에 찬 발언을 하게 한다. 이것은 그야말로 무의식의 발로일 것이다. “나의 소망이 수술대밑에 떨구어져 짓밟히는/ 한낱 차디찬 핏방울로 흩어진다 해도’”로 끝나는 제4연도 무척 신선하게 와닿는 낯설게 하기이다. -이승하(중앙대 교수, 문학평론가, 시인) 21세기의 시는 독자들에게 실재를 모색하는 힘을 가지게 해 주어야 할 것이다. 실재가 진리가 있는 세계나 심리를 의미한다고 할 때, 김윤완의 시는 본래적인 인간성을 형상화한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신재(문학평론가, 시인) 김윤완의 「청양고추」를 보면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그렇고 그런/ 농투성이 바보 천치 체냥 촌놈”으로 무시당하는 ‘우덜’(우리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으므로, 그의 현실 인식은 ‘체냥 촌놈’ 전체의 인식으로 확대되어 보다 심각한 문제성을 도출해낸다. 김윤완의 화법은 사설시조처럼 긴 호흡의 가락을 충청도 사투리에 얹은 형태로서 뚝심 있는 농민의 삶을 은유하는 적절한 말투가 되고 있으며, 그 런만큼 화자의 이야기가 호소력 있게 독자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역할을 해준다. -강상대(단국대 교수,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