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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마을
파산선고破産宣告 지옥탈출地獄脫出 출범전후出帆前後 그대의 힘은 약하다-P군의 최근상最近相 숭어 허물어진 미련탑未練塔 안개 속의 춘삼春三이 번견番犬 탈출기 새벽바다 과세過歲 길 여우지망자女優志望者 귀환일기歸還日記 쫓겨 온 사나이 다시 넘는 고개 복숭아나무 해설 - 추방과 탈주, 경계인의 문학적 실천-엄흥섭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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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문학에서 통속 연애소설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학사에서 경계에 서 있는 작가 엄흥섭의 작품 세계를 만나다! 현대문학에서 '한국문학의 재발견-작고문인선집' 시리즈의 하나로 엄흥섭의 작품들을 모아 『엄흥섭 선집』을 출간하였다. 엄흥섭은 한국문학사에서 경계에 서 있는 작가이다. 그가 경계인이라는 진술은 그의 작품과 문학적 실천이 어떤 하나의 경향으로 쉽게 재단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학 창작과 출판 · 언론 등 다양한 방면의 활동을 통해 당대의 민족 현실에 대한 문제를 천착해나간 엄흥섭은 1920년대 카프 시절부터 해방 후 북한에서의 활동에 이르기까지 문단과 언론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 다작의 작가이다. 그의 문학적 실천은 본격소설에서 아동문학까지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을 뿐 아니라, 언론과 출판계에서까지 활약하며 문필활동을 전개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작품 경향과 그가 걸어온 전기적 사실은 그가 프로문학과 통속문학, 좌익과 우익, 남과 북 사이에서 끊임없이 부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0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엄흥섭은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11살 때 어머니마저 잃고 투기사업을 하다 실패한 형 때문에 집안마저 몰락하여 숙부의 집에서 자란다. 경남 도립사범학교를 졸업한 그는 1930년 《조선지광》에 「흘러간 마을」을 발표하면서 정식으로 등단하여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엄흥섭은 작품 창작뿐 아니라 언론, 출판, 동인지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1937년에는 인천에서 발행되던 《월미》의 동인으로 활동하며, 해방 후에는 인천에서 창간된 《대중일보》와 《인천신문》의 편집국장, ‘조선문학가동맹’의 인천지부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서울에서 발간되던 문학전문 주간지 《문학신문》의 편집장과 《제일신문》의 편집국장을 맡으며 언론인과 출판인으로서도 활약한다. 1931년 엄흥섭은 이른바 ‘《군기》사건’으로 인해 카프로부터 제명된다. 하지만 제명 이후에도 엄흥섭의 창작활동은 왕성하게 이루어진다. 엄흥섭은 프로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현실에 대한 다양한 모색을 시도하였으나 열정의 과잉으로 말미암아 주관적 · 낭만적 경향으로 빠지기도 하며, 정치적 · 계급적 투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한계를 노출하기도 했다. 일제 말 억압적 상황과 생활고로 결국 통속작가로의 길로 들어선 엄흥섭은 허나 1940년에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 편집기자로 활동하며 다시 한 번 작가적 변모를 시도한다. 문학적 가치와 매체, 시기별 특성을 고려하여 선정한 『엄흥섭 선집』에 실린 18편의 작품은 일제강점기에서 해방, 한국전쟁을 관통하는 엄흥섭의 작품세계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계급문학에서 통속 연애소설, 아동문학, 본격문학에 이르기까지, 진주에서 평양을 거치며 그가 걸어온 길은 한국문학사와 한국근현대사의 파란만장한 이력을 고스란히 체화하고 있다. 이러한 문학적 ·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그의 창작 시절을 포함하여 지금까지도 온전한 평가의 대상이 되지 못하였다. 이 선집을 통해 엄흥섭의 소설적 성과가 새롭게 평가되기를 기대한다. * '한국문학의 재발견-작고문인선집'은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나 작품이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은 작고문인들의 충실한 작품집을 발간하기 위해 기획된 시리즈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현대문학이 펴내는 이 총서는 앞으로 한국문학사의 가치를 정리·보존해 궁극적으로는 우리 문학의 위상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