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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
크리스마스 선물 낙원에 들른 손님 순경과 찬송가 재물의 신과 사랑의 신 다시 찾은 삶 추수감사절의 두 신사 사랑의 묘약 식탁에 찾아온 봄 어느 바쁜 브로커의 로맨스 20년 뒤 백작과 결혼식 초대 손님 구두쇠 연인 녹색 문 하그레이브스의 멋진 연기 가구 딸린 셋방 물방앗간이 있는 예배당 도시의 패배 인생은 회전목마 채광창이 있는 방 5월의 결혼의 달 시계추 할렘의 비극 세상 사람은 모두 친구 사랑의 희생 카페 안의 세계주의자 매혹의 옆모습 매디슨 광장의 아라비안 나이트 어느 도시 보고서 '붉은 추장'의 몸값 작품 해설 작가 연보 |
O. Henry,윌리엄 시드니 포터William Sydney 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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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따뜻한 유머, 절묘한 반전, 행복한 로맨스 - 현대 단편소설의 신기원
오 헨리는 세계 문학사에도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특히 단편소설 장르에서 그가 이룩한 업적은 무척 크다. 대개 오 헨리 하면 단편소설을, 단편소설 하면 곧 오 헨리를 떠올리게 된다. 미국 문학사로 그 범위를 좁혀 말하더라도 그는 ‘미국 문예부흥’ 시대에 너새니얼 호손과 허먼 멜빌 그리고 에드거 앨런 포우 같은 작가가 수립한 단편소설 전통을 계승 발전시켰다. 그리고 F. 스콧 피츠제럴드와 윌리엄 포크너 같은 미국 작가들의 작품을 읽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오 헨리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비단 미국 문학에 그치지 않고 세계 문학사를 통해서도 단편소설에 끼친 그의 영향은 참으로 엄청나다. 그는 무엇보다도 그동안 서자庶子 취급받던 단편소설을 본격적인 문학 장르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따뜻한 유머를 통한 휴머니즘의 구현 오 헨리의 전기를 쓴 앨폰소 스미스는 일찍이 워싱턴 어빙이 단편소설을 ‘전설화’하고, 에드거 앨런 포우가 그것을 ‘표준화’하며, 너새니얼 호손이 ‘우화화’하고, 브렛 하트가 그것을 ‘지역화’하였다면, 오 헨리는 단편소설을 ‘인간화’하였다고 지적한다. 스미스의 말대로 단편소설은 오 헨리에 이르러 비로소 인간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인도주의야말로 오 헨리 문학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이다. 그의 작품을 관류하는 한 가지 주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동료 인간에 대한 뜨거운 동정과 이해다. 거지와 부랑아, 도둑이나 범법자, 삶의 낙오자와 패배자처럼 삶의 밑바닥을 떠도는 사람들, 그리고 낮은 임금에 시달리는 직장 여성은 비록 사회로부터 소외된 채 그늘진 곳에 살고 있지만 작가에게는 여전히 ‘인간 가족’의 소중한 구성원이다. 그는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 안고, 그들의 약점과 한계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 ‘트위스트 엔딩’으로 이룬 단편소설의 새 형식 오 헨리는 단편소설의 내용과 주제뿐 아니라 기교와 형식에서도 새로운 기원을 이룩하였다. 그는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할 만큼 비유법이나 말장난에서 놀라운 솜씨를 보이며 언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언어유희에서 기인한 유머와 위트가 작품 곳곳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는 걸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체사레 파베제는 오 헨리가 문어체 언어를 혁신하고 그것에 힘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한다. 그에 따르면 “오 헨리는 프랑수아 라블레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그렇게 하지 못한 방식으로 문장을 끝맺는다.”고 한다. 특히 독자의 기대나 예상을 뒤엎고 결말을 역전시키는 이른바 ‘트위스트 엔딩’이라는 새로운 기법은 오 헨리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다시피 했다. 오 헨리 특유의 이러한 결말 방식은 좀처럼 인위적이지 않고 거의 언제나 논리적이고 개연적이라는 게 특징이다. ▶ 포스트모던 단편소설 경향의 선취 또 오 헨리의 단편소설은 뒷날 유행하게 된 새로운 소설 경향을 선취하고 있다. 그의 작품 곳곳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포스트모더니즘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그의 작품에서는 흔히 ‘소설의 소설’ 또는 ‘소설에 대한 소설’로 일컫는 자기반영적 메타픽션의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즉 텍스트 밖에서 벌어지는 외부 실재實在를 반영하거나 재현하는 것 못지않게 텍스트를 창조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어 소설 속에 표현하는 것이다. 지금 독자들이 읽고 있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작가가 언어라는 매체를 사용하여 만들어낸 허구적 산물일 뿐 삶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상기시킴으로써, 작가라는 전지적 존재가 만들어낸 하나의 완결된 세계에 대해 의심과 회의를 제기할 수 있는 여지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이 이야기는 사실 여기서 끝을 맺어야 할 것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 독자 못지않게 필자도 진심으로 그렇게 바라고 있다. 그러나 진실을 찾기 위해서는 우물 밑바닥까지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 <재물의 신과 사랑의 신> 중에서 이 세상에 여성 칼리프란 거의 없다. 여성이란 출생, 취향, 본능, 성대의 생김새 등에서 볼 때 셰헤라자드 같은 여성만 될 수 있다. […] 독자 여러분이 서로 연대가 뒤얽힌 이야기라도 상관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 이야기를 계속할 것이다. - <매혹의 옆모습> 중에서 이처럼 작품 창작 과정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는 방법은 전통적인 고전주의 미학에는 크게 어긋난다. 고전주의 미학에서는 작가가 창작 과정을 교묘하게 숨기면 숨길수록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오 헨리는 자의식 소설이나 자기반영적 소설의 씨앗을 처음 뿌린 미겔 데 세르반테스와 로랜스 스턴 그리고 데니스 디드로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 또한 존 바스를 비롯하여 로널드 수크닉이나 레이먼드 페더먼 같은 최근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들에게도 그 유산을 물려주고 있는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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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원작에 충실한 번역으로 다시 태어난 《오 헨리 단편선》의 결정판
미국 중고등학교의 필독서 목록에 빠지지 않고 올라 있는 작가 오 헨리. 그는 <마지막 잎새>나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작품으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해마다 성탄절이 가까운 12월이 되면 그의 작품은 새해 달력처럼 인기를 끌고, 비단 책뿐만 아니라 만화영화, 동화, 드라마 등으로 작품이 각색되면서 우리 대중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알려졌다. 국내에 번역된 단행본만 해도 1959년 대동당 판본에서부터 최근의 영한 대역문고에 이르기까지 시중에 20여 종의 판본이 나와 있다. 1960년대~90년대 그리고 2000년대까지 쉬지 않고 번역되어 나오는 책 중 하나가 바로 ‘오 헨리 작품집’ 내지는 ‘오 헨리 단편선’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단행본들이 지닌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일본어판을 텍스트로 삼은 중역과 그로 인한 오역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원전은 사라지고 번역본이 또 다른 번역본을 낳는 이러한 기이한 세태는 어찌 보면 한국 번역출판계의 씁쓸한 단면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20세기 영미 단편문학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오 헨리 작품집이 수십 종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운데 원전에 충실한 번역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었다. 영문학자의 한 사람으로 그간 이와 같은 국내 번역 관행을 타파하는 데 주력해온 서강대학교 김욱동 교수는 《The Complete Works of O. Henry》(1953, Doubleday)에 수록된 오 헨리 단편 전작 288편을 꼼꼼하게 완독한 후, 그 가운데 오 헨리 문학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 30편을 엄선해 번역하기에 이르렀다. 그간 국내에서 출간된 작품집들이 대부분 15편 내외의 작품을 수록한 것과 비교해볼 때 30편이라는 수록 작품 수는 큰 의미가 있으며, 작품성 측면에서도 이 30편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앞으로도 문학사에 기념비처럼 남을 만한 작품들이다. 특히 <5월은 결혼의 달The Marry Month of May> <세상 사람은 모두 친구Makes the Whole World Kin> <카페 안의 세계주의자A Cosmopolite in a Cafe> <매혹의 옆모습The Enchanted Profile> 이렇게 네 편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들이다. 또한 창작 당시의 미국 사회상과 오 헨리 작품의 중요한 소재와 주제가 되고 있는 대도시 뉴욕에 대한 설명 등 작품 전반에 걸친 풍부한 역주는 독자들의 작품 이해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주고 있다. 독자들은 도서출판 이레의 《오 헨리 단편선》에서 오 헨리 문학성의 진수와 원작의 묘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02. 다채로운 인생 경험이 만들어낸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이제까지의 수많은 번역본들을 통해 ‘오 헨리’라는 이름과 <마지막 잎새> <크리스마스 선물> 등의 작품이 독자들에게 친숙하게 알려진 데 비해, 오 헨리가 작가가 되기 전 은행원이었다는 사실, 은행원 시절 공금 횡령 혐의로 뒤늦게 체포되어 옥살이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 등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 삶의 이력履歷으로 써낸 이야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스보로에서 태어난 윌리엄 시드니 포터(William Sydney Porter, 오 헨리의 본명)는 세 살 때 폐결핵으로 고생하던 어머니를 여의었다. 아버지는 정신질환 증세에다 알코올 중독까지 겹쳐 아버지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폐결핵 증세를 보이던 오 헨리는 1882년 고향을 떠나 당시 황무지나 다름없던 텍사스 초원에서 목동과 우편배달부, 점원, 직공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홀로 외롭게 지냈다. 그러다가 결혼 후 1891년부터 오스틴 국립 은행에 근무했으나 몇년 뒤 그만두고 유머 주간지 《구르는 돌》을 창간했다. 1895년 휴스턴의 《데일리 포스트》에 유머러스한 일화와 칼럼을 기고하면서 문필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러나 이듬해인 1896년에 은행에서의 공금횡령 혐의로 뒤늦게 고소를 당해 뉴올리언스를 거쳐 중앙아메리카 온두라스로 피신한다. 하지만 폐결핵을 앓던 아내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아내의 임종을 지켜보기 위해 귀국했다가 체포되어 오하이오 주 연방 교도소에 3년간 수감되었다. 바로 그곳 교도소에서 약제사로 복역하면서 틈틈이 글을 쓰기 시작해 1898년 9월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발행하는 《파이어니어 프레스》에 첫번째 단편소설 <레이버 캐년의 기적>을 발표했다. 20세기의 위대한 단편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헤밍웨이에게 프랑스 파리의 카페가 문학 수업의 장이었다면, 오 헨리에게는 감옥이 바로 그랬다. 교도소 수감 생활에 이르기까지 오 헨리가 겪은 온갖 인생 경험이 그가 작가로서 작품이라는 꽃을 피우는 데 그야말로 비옥한 토양이 된 것이다. ▶ 평범한 일상에서 건져 올린 ‘현대인의 초상’ “81번가입니다……. 자 내려주세요.” 푸른 제복을 입은 양차기 같은 차장이 소리쳤다. 양 떼 같은 시민들이 차에서 기어나오자 또 다른 양 떼가 우르르 기어올랐다. 땡땡! 가축을 실은 듯한 맨해튼 고가 전차가 덜거덕거리며 달려갔고, 존 퍼킨스는 양치기에서 해방된 양 떼들과 함께 역의 층계를 따라 내려왔다. 존은 그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이렇게 그가 천천히 걷는 이유는 그의 일상생활의 사전에는 ‘혹시’라는 낱말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한 지 2년이나 되고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놀라운 일이란 결코 기다리고 있지 않는 법이다. 아파트를 향해 걸어가면서 존 퍼킨스는 이 단조로운 하루 생활을 장식할 결말을 음울한 기분 속에서 냉소적으로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 <시계추> 중에서 석방 후 오 헨리는 뉴욕으로 거처를 옮겨 정착했는데, 이때부터 대도시 뉴욕은 그의 문학에서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아 수많은 작품의 주요 소재와 주제가 되었다. 새로움과 화려함을 추구하는 도시인들의 꿈과 욕망이 시시각각 피어났다 스러져가는 뉴욕에서 오 헨리는 진부하다 싶을 만큼 평범한 일상 경험을 가지고 기발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은 한 세기 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21세기 대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일단 그의 손을 거쳐 나온 일상들은 저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로맨스의 빛깔을 띠게 된다. 이런 까닭에 오 헨리는 때때로 통속 작가로, 지나친 감상주의자로 간주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모자이크처럼 다채로운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인들의 삶의 애환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휴머니즘을 구현한 작가로 평가된다. 48세로 짧은 생을 마감하기까지 남긴 약 300편의 이야기들은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오 헨리 인생의 집약이자 반영으로,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