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Shuusuke Shizukui,しずくい しゅうすけ,シズクイ 脩介
추지나의 다른 상품
|
보이스피싱 영업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상대를 이쪽 페이스에 말려들게 하는 것이다. 일상을 무너뜨리고 비일상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나면 상대방을 단숨에 밀어붙이고 또 밀어붙여서 압박한다. 상대방 반응을 신경 쓰다가는 도리어 틈을 드러내 상대가 평상심을 되찾고 만다. 도모키 팀에서는 고사카가 실수해서 놓친 표적도 적지 않았으니 그가 사라진 것은 행운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럼 바로 팔십팔 번부터 갑니다.” 도모키는 니시카와와 야기에게 말하고 영업용 대포폰을 손에 든다. 영업할 때는 일어서서 하는 것이 이 영업소의 정해진 규칙이다. 그래야 배에서 소리가 나오고, 표적이 노인이 많다 보니 목소리가 큰 편이 좋다. --- p.10 그런 가운데 마키시마는 한번 수사 분야의 이단자가 된 탓에 현장을 통솔할 때나, 위에서 강압적으로 휘두를 때에도 그렇게 신경을 갉아먹지 않았다. 자기 주위에 떠다니는 작은 불만이나 악의를 흘려보내거나 때로는 제거해 버리면서 그저 수사 진전과 사건 해결을 위해 할 일을 한다는 자세로 있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그렇게 결과를 내 버리면 마키시마의 실력을 인정해야 하는 분위기가 생기고, 그것을 탐탁지 않게 보는 시선도 생기는 법이다. 배드맨 사건 수사 중에도 수사1과의 자존심 높은 자들에게는 상당한 압력이 들어왔다. 사건이 해결되면서 그들의 불만도 깨끗하게 사라졌겠지만, 어떤 응어리가 남아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 p.81 “아이의 영리 유괴는 중죄예요.” “어른의 영리 유괴도 중죄야.” 아와노가 되받아치자 다케하루가 “그렇긴 하네.” 하고 웃었다. “너는 처음부터 체포될 생각으로 하려는 건가?” “아니, 딱히 그런 건 아니지만…….” “아이에게 손대는 것은 비겁하다 이거야?” 그 말은 자신이 느끼는 바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해서 도모키는 부정하지 않았다. “뭐가 비겁하고 뭐가 비겁하지 않은지 선은 어디에 그어져 있지?” 아와노가 따진다. “보이스피싱도 충분히 비겁하지 않나? 죄 없는 노인네를 속여서 몇백만 엔을 등친다……. 우리는 그 짓을 태연히 해 왔어. 네 안에서 그에 대한 선 긋기는 분명히 했나?” 도모키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직감으로 이건 할 수 있다, 못 한다로 판단할 뿐이다. --- p.179 아와노의 분위기 너머로 형제는커녕 가족조차 상상할 수 없다. 이토록 혼자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사람을 도모키는 달리 알지 못한다. “외롭기 때문인지도 몰라.” 도모키가 그렇게 툭 뱉은 말을 다케하루가 “응?” 하고 되물었다. “저 사람, 보이스피싱이니 뭐니로 벌써 몇억 엔은 벌었을 거야. 그런데 우리 같은 놈들을 부추겨 일부러 위험한 다리를 건너려고 하지. 나는 돈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내보이고 싶다거나, 세상을 상대로 단판 승부를 걸어 짜릿한 긴장감을 맛보고 싶다거나, 단순히 그런 걸 원하나 했는데……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외로워서 그런 거라고?” “그렇지.” --- p.454 |
|
동기도 목적도 없는 어둠의 비즈니스 설계자,
전대미문의 유괴 사업을 계획하다 “수법은 그야말로 프로였어요. 교살이면서 피해자가 저항한 흔적이 없어요. 손톱에도 상대방 옷이나 피부를 할퀴어 남은 것이 없고요. 꽉 조여서 바로 실신시켜 버렸습니다. 그러고는 피해자의 셔츠에 펜으로 ‘RIP’라고 적어 놨어요. (…) 영어로 ‘R.I.P’는 ‘편히 잠들라.’라는 애도의 말이라더군요. 그걸 수사본부의 누군가가 그대로 읽고 ‘립’이나 ‘립맨’으로 범인을 부르기 시작한 겁니다…….” -작품 중에서 『립맨RIP MAN』의 주인공 립맨은 ‘지루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다. 동기도 목적도 없는 어둠의 비즈니스 설계자로 ‘아와노’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본명인지 아닌지 확실치 않다. 그는 보이스피싱 영업소에서 만난 도모키, 다케하루 형제와 함께 새로운 범행을 모의한다. 그것은 일본에서 성공한 적 없는 이른바 ‘유괴 사업’. 립맨의 치밀한 범행 설계가 시작되고 ‘내일을 알 수 없는’ 젊은 형제는 그에 의해 ‘내일을 계획하는’ 범죄단이 된다. 그들의 계략은 요코하마의 명문 과자회사 미나토당의 사장을 납치하고 그의 어린 아들을 유괴한 다음, 사장만 풀어주면서 아들의 몸값으로 금괴를 요구하는 것. 이들에게 맞서 유괴 사건의 수사 지휘를 맡은 형사는 텔레비전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수사를 펼쳐서 연쇄 살인마 ‘배드맨’을 체포했던 마키시마 경시다. 범인들은 끈질기게 포위망을 좁혀오는 경찰을 따돌리고 금괴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유괴단과 경찰, 여기에 피해자 가족까지, 삼자 간의 예측 불가능한 속고 속이기 작전이 펼쳐진다. “립맨…… 너도 곧 잡아 주마” 사실감 넘치는 일본 경찰 소설의 진수 『립맨RIP MAN』은 평범한 청년이 입사 대기 중이던 회사의 경영 악화로 취업이 좌절되면서 동생과 함께 보이스피싱에 발을 들이고 급기야 ‘유괴 사업’에 가담해 범죄에 휘말리게 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겉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고 놀라운 술수를 부리며 항상 남겨진 자들을 뒤로한 채 “Rest in peace.―편히 잠들라.”라는 차가운 안녕을 고하는 립맨의 캐릭터를 흥미롭게 그려내는 한편, 어린 아들을 되찾기 위해 유괴단과 경찰 사이에서 어느 쪽 말을 따라야 할지 고민하는 피해자의 내면 갈등을 실감 나게 보여준다. “올해는 일본의 유괴 사업 원년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유괴단과 이를 저지하고 유괴당한 아이를 구해내려는 형사특별수사대 사이에서 벌어지는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 구성도 돋보이는 작품이다. 결말에 이르기까지 경찰과 피해자는 물론 범인에게까지 감정 이입이 되어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