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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눈
괴기 사진 작가 괴담 기담ㆍ사제 1 옛집의 저주 내려다보는 집 괴담 기담ㆍ사제 2 원인 한밤중의 전화 재나방 남자의 공포 괴담 기담ㆍ사제 3 애견의 죽음 뒷골목의 상가 괴담 기담ㆍ사제 4 찻집 손님 맞거울의 지옥 죽음이 으뜸이다 ; 사상학 탐정 해설ㆍ구사카 산조 |
Shinzo Mitsuda,みつだ しんぞう,三津田 信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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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저는 화들짝 놀랐습니다. 역시 요네쿠라라고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 의혹이 증명됐다는 사실에 내심 흥분했습니다. 그럼에도 요네쿠라에게 제 생각을 전하지 않은 까닭은 요네쿠라가 그 아이의 말과 행동에 주목하는 상황을 염려해서였습니다. 만약 요네쿠라가 그런 의혹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그 아이가 깨닫는다면……. 그렇게 생각한 순간 팔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왜 그 아이에게 알려지는 상황이 두려운지, 저 자신도 만족스러운 설명은 할 수 없었습니다만…….---pp.18
그날 S 가에는 드물게도 아버지의 손님이 찾아왔다. 정년퇴직 후 큰 병을 얻어 입원과 퇴원을 거듭하던 아버지는 자연스럽게 주변 친구들과도 소원해졌다. 그런 아버지가 그날만은 객실에서 매우 즐겁게 담소를 나누었다. 가족들은 그 손님을 아버지가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한 친구쯤으로 여겼다. 그런데 손님이 돌아간 뒤 아버지에게 묻자 아버지는 누가 찾아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현관에서 그를 맞은 사람은 아버지 자신이었다. 게다가 어머니가 내온 차를 아버지는 어째서인지 장지문 바깥에서 받았다. 그래서 가족 중 누구도 손님의 모습을 본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객실 테이블에는 분명 찻잔 두 개가 비워진 채로 놓여 있었다. 물론 아버지는 그다음 날 돌아가셨다.---pp.70~71 ‘작가 3부작’이라는 메타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이따금 현실과 허구가 뒤섞였다고 볼 수밖에 없는 매우 음산한 일과 맞닥뜨리는…… 그런 체험이 몇 차례 있었다. 불가사의한 현상 대다수는 있는 그대로, 혹은 형태를 살짝 바꿔 작중에 집어넣었다. 그러던 중 나는 차츰 그런 기묘한 체험 중에는 글자로 남길 수 없는, 남기려고 해도 거부당하는 게 존재한다고 어렴풋이 깨닫기 시작했다. 무리하게 기록하려고 하면 소설 그 자체가 이상해진다. 작가의 의도와는 별개로 이야기가 부쩍부쩍 야릇한 방향으로 흘러가버린다. 자신이 무엇을 쓰려고 했는지도 파악할 수 없다. 그러다가 결국 펜이 뚝 멈춘다. 그때 전개가 이상해진 부분으로 돌아가 해당 사건을 지우고 다시 쓰면, 거짓말처럼 펜이 물 흐르듯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아, 또……. 나는 곧바로 그녀의 이야기를 쓰는 걸 포기했다. ---pp.207~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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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붉은 눈」
그것을 본 날 밤, 우리의 꿈속으로 누군가가 찾아왔다……. ㆍ「괴기 사진 작가」 매우 위험한 사진들이 나를 감싸고 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ㆍ「내려다보는 집」 입을 지나 식도를 걷는 느낌이었다. 내 발로 이 집 위장 속으로 들어가 소화되기 위해……. ㆍ「한밤중의 전화」 “한밤중을 노려 아는 사람들만 아는 심령 스폿에서 호러 작가한테 전화를 걸어 괴담을 실황 중계하는 거야. 어때, 죽이는 아이디어 같지 않아?” ㆍ「재나방 남자의 공포」 문득 멈춰 서서 돌아본다. 뭔가가 따라오는 느낌이……. 염매? 산마? 아니면……. ㆍ「뒷골목의 상가」 처음부터 이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나 혼자만 길을 잘못 들고 말았다. ㆍ「맞거울의 지옥」 “맞거울의 오른쪽에서는 과거의 귀신이, 왼쪽에서는 미래의 귀신이 찾아온다는 이야기를 아십니까?” ㆍ「죽음이 으뜸이다 ; 사상학 탐정」 “녀석들이 저를 부르고 있어요. 너도 이리로 오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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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골을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한기, 천천히 하지만 착실히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소리,
읽는 이를 순식간에 공포 속으로 빨아들이는 거대한 미쓰다 월드 호러 팬이라면 알겠지만 읽으면서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공포 소설은 사실 그다지 많지 않다. 영상과 달리 활자로 인간에게 두려움을 선사하기란 상당히 까다로운 법이다. 그런 점에서 『붉은 눈』은 역대 공포 소설집 중 최상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채로운 색기를 풍기는 한 소녀에 대한 기억을 그린 표제작 「붉은 눈」을 비롯해, 어린 시절 친구들과 장난삼아 가봤을 법한 흉가에 얽힌 이야기 「내려다보는 집」 등 작가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이용해 진득진득한 공포를 만들어낸다. 아니, 일상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더욱더 공포스러운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생생한 의성어가 범상치 않은 공포의 강도를 한층 높인다. 슥슥슥…… 하고 다다미를 훑는 듯한, 드드득드드득…… 하고 썩은 갈대발에 손을 얹은 듯한, 츠읏츠읏츠읏…… 하고 마룻바닥을 기는 듯한, 쿵…… 하고 봉당에 떨어진 듯한, 툭툭툭…… 하고 봉당을 걷는 듯한, 서서히 커지는 소리가 확실히 문을 향해 다가오는 느낌이……. - 작품 중에서 호러 미스터리의 제왕 미쓰다 신조 월드로 들어가는 통행증 미쓰다 신조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붉은 눈』은 작가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세세히 보여준다. 예컨대 「괴기 사진 작가」에 나오는 사진작가 사이먼 마스든은 실존 인물로, 작중에 언급되는 책들도 전부 실제 출판됐다. 작가 자신이 편집자로 관여했던 잡지 《GEO》와 실존하는 출판사인 트레빌이 등장하면서 독자는 현실처럼 보이던 세계에서 어느새 허구의 세계로 끌려들어간다. 「뒷골목의 상가」는 ‘작가’ 시리즈 중 한 권인 『백사당』을 집필할 때 사정이 있어 넣지 못한 에피소드라는 형식을 띠고 있다. 이러한 메타픽셔널한 기법은 미쓰다 신조 작품의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작가는 장난기를 발휘해 상이한 시리즈의 작품 세계를 동일하게 설정하기도 한다. 「한밤중의 전화」에서는 도조 겐야의 필명인 도조 마사야가 실존 작가로 언급된다. 어떤 단편에서 등장한 듯한 캐릭터가 또 다른 단편에서 얼굴을 내밀기도 한다. 인물, 작중의 작품 등이 서로 연결돼 거대한 미쓰다 월드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수수께끼와 공포의 세계를 만들고서 읽는 이를 순식간에 악몽 속으로 끌어들이는 미쓰다 신조만의 독특한 세계로 지금, 당신을 초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