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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어느 여름날 오후 아빠의 수술비 슬구와 꾸치의 이별 십 년 뒤의 약속 수지의 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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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o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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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을파소 중학년문고의 생일이에요.
이 기쁜 날, 어린이 여러분들에게 5가지 보물을 나눠 주려고 해요! 을파소 중학년문고는 여러 개의 보물 상자를 갖고 태어났어요. 여러분에게 소개할 첫 번째 보물 상자는 바로 《십 년 뒤의 약속》이란 동화책입니다. 이 상자 속에는 5가지 보물이 들어 있어요. 그 보물들은 바로 '어느 여름날 오후', '아빠의 수술비', '슬구와 꾸치의 이별', '십 년 뒤의 약속', '수지의 가을'이란 단편 동화 5편이에요. 그럼 이 보물들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 줄게요. 어느 여름날 오후 "얘들아, 우리 애기골에 가 보자!" 어느 여름날 오후, 소를 몰고 꼴 베러 나왔던 아이들이 모험을 꾸민다. 소들을 놔둔 채 애기골에 가기로 마음먹은 거다. 애기골은 어린애들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비가 오면 "응아 응아" 어린애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으스스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애기골에 다다른 아이들은 걱정했던 아기 귀신이 나오지 않자 마음 놓고 꼴을 베기 시작한다. 그런데 갑자기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빗방울은 곧 장대비로 바뀌고 아이들은 덥석 겁을 먹는다. '애기골 풀을 베어 내서 도깨비가 조화를 부리는지도 몰라.' 아이들은 서둘러 소를 풀어 놓았던 산 중턱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기절초풍할 일이 벌어진다. 소들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거다. 애기골 귀신이 소를 데려가 버린 걸까? 아이들은 어쩔 줄 모르고 덜덜 떨기만 하는데……. 아빠의 수술비 지곤이에게는 학교 숙제보다 더 중요한 숙제가 있다. 순둥이에게 쇠죽을 쑤어 주는 일이다. 순둥이는 지곤이네가 키우는 소인데, 성격이 순해서 순둥이다. 지곤이가 '쇠죽 쑤기 숙제'를 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다. 그때 마을에서 공동으로 농삿길을 내는 공사를 벌였는데, 순둥이가 끌던 달구지가 무너져서 싣고 있던 돌이 아빠를 덮쳤다. 허리를 다친 아빠는 수술을 받아야 낫는데,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누워서 지내야만 했다. 그래서 엄마, 할머니 모두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했고, 순둥이 돌보기는 지곤이 몫이 되었다. 오늘도 지곤이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쇠죽부터 쑤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외양간에 있어야 할 순둥이가 보이지 않는다. 순둥이는 어디로 갔을까? 슬구와 꾸치의 이별 내 이름은 슬구예요. 나에게는 '꾸치'란 친구가 있어요. 꾸치는 '꾸러기 까치'를 줄인 말이에요. 꾸치는 내 까치 친구랍니다. 꾸치가 얼마나 꾸러기 짓을 잘하는 줄 알아요? 세숫물에 똥을 누고 달아나고, 학교 가는 길에 날 놀래고, 교실까지 찾아와 선생님 책상에 똥을 찍 갈기기도 해요. 그래도 전 꾸치가 좋아요. 나랑 맘이 잘 통하거든요. 하지만 이제 꾸치와 헤어져야 해요. 우리 집이 서울로 이사 가거든요. 마을에 큰 댐이 생기는데,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서 할 수 없이 가는 거예요. 그런데 왜 꾸치와 헤어져야 하냐고요? 서울엔 꾸치가 먹을 만한 게 없잖아요. 꾸치는 아무거나 먹으면 된다면서 따라가겠다고 고집을 피우고 있어요. 휴우, 어떡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십 년 뒤의 약속 오늘 우리는 폐교 기념사진을 찍었다. 곧 마을에 다목적댐이 생기는데, 그러면 우리 마을 감골이, 또 우리 학교인 감골 초등학교가 물에 잠기기 때문이다. 나는 사진 찍을 때 다른 애들 몰래 수경이 뒤에 가서 섰다. 소꿉친구이자 단짝인 수경이와 헤어지기 싫어서. 수경이는 멀리 서울로 이사를 간다. 우리 집은 가까운 읍으로 이사를 가는데. 겨울 방학이 되면서 한 집 두 집 감골을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내일, 수경이네도 이사를 간다. '수경이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나는 저녁밥을 먹자마자 수경이네 집으로 달려갔다. 조바심이 났다. 수경이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할까? 지금 헤어지면 수경이와 다시 만날 수는 있을까? 수지의 가을 가을, 하늘에 파아란색 기운이 가득하다. 그런데 수지네 집에는 어둠이 서려 있다. 수지가 병원에 입원해 있기 때문이다. 더 가슴 아픈 건 수지의 병의 원인을 모른다는 거다. 병원에서도 열을 내리게 하고, 영양제 주사를 놓는 것 외엔 달리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가을이 깊어 갈수록 수지의 병도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지 아빠는 혼자 숲으로 향했다. 그 숲은 평소 딸이 놀던 놀이터였다. 숲 속으로 들어간 아빠는 딸을 생각하며 몰래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 문득 코를 찌르는 냄새에 눈물을 멈추었다. 냄새가 풍겨 오는 곳은 숲 속의 연못이었다. 그리고 그 연못 가까이에는 돈만 화공 약품 주식회사가 있었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아빠는 연못 물을 떠서 화학 약품 검사 연구소에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연못 물에 벤젠과 페놀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다고 밝혀졌다. 아빠는 생각했다. 혹시 이 독성 물질이 수지의 병과 어떤 상관이 있는 게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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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어른의 차이점은 여러 가지다. 그 중 한 가지는 '웃음'이다. 어린이는 강아지가 오줌을 지리는 모습을 보고 웃지만, 어른들은 얼굴을 찡그린다. 또 어린이는 동화책을 보며 웃지만, 어른들은 시시하다고 던져 버린다. 그런데 틈만 나면 웃던 어린이도 점점 자라면서, 곧 어른이 되어 가면서 웃음을 잃어 간다. 누가 웃음을 빼앗아 가는 걸까? 참 마음 아픈 일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십 년 뒤의 약속≫은 조심스레, 또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수지의 가을」의 수지는 숲에서 뛰놀기를 좋아하는 밝은 아이였다. 그런데 어른들이 멋대로 숲에다 화학 약품 공장을 만들어서 수지의 놀이터를 망가뜨렸다. 수지의 몸도 망가뜨렸다. 「십 년 뒤의 약속」의 민구와 수경이, 「슬구와 꾸치의 이별」의 슬구와 꾸치(꾸치는 까치지만 어린이의 친구니까 어린이랑 똑같다)는 어른들이 댐을 만드는 바람에 정든 고향, 또 친구와 이별해야 한다. 「아빠의 수술비」의 지곤이는 몸을 다친 아빠를 위해 친구처럼 지내던 순둥이가 희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울 수밖에 없다. 「어느 여름날 오후」의 한 무리 아이들은 어른들이 금지한 모험을 벌이며 무시무시한 경험을 한다. 하지만 한바탕 웃기도 한다. 이 아이들은 오히려 어른들처럼 모험을 하지 않을 때, 또는 어른들에 의해 모험을 금지당할 때 웃음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이 동화책 속의 아이들은 모두 뜻하지 않은 일로 웃음을 잃었다. 아니, 빼앗겼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어른들의 욕심에 찬 행동에 의해, 또 어른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세상의 이치에 의해. 하지만 동화에서 눈여겨볼 점은 이 아이들이 스스로 웃음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지곤이는 슬픔과 이별이라는 세상의 이치를 받아들이려 애쓰고, 민구와 수경이는 십 년 뒤에도 지금의 마음 변치 말자는 약속을 한다. 슬구도 즐거운 어린 시절이 깃들어 있는 고향으로 꼭 다시 돌아오려는 마음을 품는다. 또한 동화에서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어른들이 금지한 모험을 벌였던 한 무리 아이들은 그 '한바탕 웃음'의 추억을 되새기며 다시 신 나는 모험을 떠날 게 틀림없다. 오늘을 사는 우리 어린이들은 지금 웃고 있을까? 벌써 웃음을 잃어버린 건, 아니 빼앗긴 건 아닐까? 그렇다면 웃음을 간직하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을지……. 웃고 싶은 어린이들에게 ≪십 년 뒤의 약속≫을 선물한다. 밝고 따스한 햇살이 되어 줄 동화책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