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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같지만, 이건 사랑 이야기
김현진
우리학교 201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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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책소개

저자 소개 1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화와 서사창작을 공부했다. 에세이 《네 멋대로 해라》를 시작으로 〈한겨레〉 〈경향신문〉 〈조선일보〉 〈시사IN〉 등 여러 매체에 글을 실었고, 《내가 죽고 싶다고 하자 삶이 농담을 시작했다》 《지지 마, 당신》 《뜨겁게 안녕》 등의 에세이집과 연작소설집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장편소설 《녹즙 배달원 강정민》 등을 썼다. 어떤 상처를 받아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때려눕혀 이겨내는 강인함보다 상처를 그대로 지닌 채로도,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안은 채로도, 그래서 목 놓아 울다가도 천천히 다시 일어나 나아가는 이들의 묵묵한 슬픔에 늘 마음이 간다. X(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화와 서사창작을 공부했다. 에세이 《네 멋대로 해라》를 시작으로 〈한겨레〉 〈경향신문〉 〈조선일보〉 〈시사IN〉 등 여러 매체에 글을 실었고, 《내가 죽고 싶다고 하자 삶이 농담을 시작했다》 《지지 마, 당신》 《뜨겁게 안녕》 등의 에세이집과 연작소설집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장편소설 《녹즙 배달원 강정민》 등을 썼다. 어떤 상처를 받아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때려눕혀 이겨내는 강인함보다 상처를 그대로 지닌 채로도,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안은 채로도, 그래서 목 놓아 울다가도 천천히 다시 일어나 나아가는 이들의 묵묵한 슬픔에 늘 마음이 간다.

X(트위터) @neopsyche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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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342g | 140*205*20mm
ISBN13
9791187050469

출판사 리뷰

뜨거운 심장과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향해 ‘쏘는’
에세이스트 김현진의 첫 청소년소설!


에세이스트 김현진은 이름만으로 적지 않은 존재감을 뿜어내는 몇 되지 않은 작가 중 한 사람이다. 학교를 박차고 나온 거침없는 자기 고백서 『네 멋대로 해라』로 열일곱 나이에 (얼결에, 그것도 엄청 핫하게!) ‘데뷔’하게 된 김현진 작가는 이후 핫한 이슈와 화제의 중심에 늘 자리했다.
김현진 작가는 돈 없고 집 없고 빽 없는, 즉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이모저모를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그들의 ‘대변인’ 역할을 기꺼이 도맡아 왔다. 사실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표현이다. 지금까지도 작가는 치열하고 고단한 삶의 기록을 멈추지 않고 있지만 결코 대변인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그 모든 것은 바로 ‘작가 자신’의 삶이기 때문이다. 이른 나이에 ‘작가’라는 직업(과 약간의 명예)을 얻었을 뿐, 오히려 그것은 때로 독이 되어 더욱 고통스럽게 스스로에게 돌아왔다고 한다. 하루하루 살아 내야 했기에, 힘겹게 숨 쉬듯 글을 토해 냈을 뿐이라고. 돈 없고 집 없고 빽 없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과 닮은 일상의 여러 풍경을 좀 더 가까이 보고, 느끼고, 연대하고 싶었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김현진 작가는 어느덧 삼십대 중반을 넘어선 자신의 ‘세월’을 체감하게 된다.
훌쩍 흘러간 지난날을 되돌아보던 어느 날 문득, 작가는 십대 시절의 한 모퉁이에서 얼굴을 내미는 열여덟 병선과 열일곱 수미를 마주한다. 뛰어난 재주도 없고, 거창한 계획 따위도 없고, 미래를 향한 ‘꿈’조차 막막한 나날을 살아가는 평범한 소년소녀… 그럼에도 날마다 웃음 지을 일이 생기고,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며, 이대로도 괜찮다 숨 크게 내쉬는 하루하루… 작가는 그 시절 병선과 수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기꺼이 응하기로 한다. 조금 부족하고 서툴더라도 그러한 자기 자신을 감싸 안게 된다면, 그러한 용기를 서로 주고받는다면, 까짓것, 인생에 희망 한번 걸어 봐도 좋겠다 싶어서다.
『XX 같지만, 이건 사랑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XX에 들어갈 수많은 수식을 뛰어넘어 결국엔 ‘사랑하며’ 하루하루 살아가기를 바라는 뜨거운 마음으로부터 말이다. 자,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

‘사브레’처럼 보드랍고 ‘치즈샌드’처럼 달콤짭짤한
1995 소년소녀 펜팔 로맨스


#1. 병선 이야기
열여덟 살 전병선은 또래보다 마르고 작은 체격을 지닌 남자아이다. 엄마, 아빠, 형, 여동생과 함께 사는데 형은 얼마 전 군대에 갔고 여동생은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늘 바쁘다. 병선은 지금껏 사고 한번 일으킨 적 없는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 그러나 청소년기 남자아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듯, 병선 역시 순수하고 뜨거운 첫사랑을 꿈꾼다. 하지만 남고에 다니는 데다 주변에 여자라고는 억센 엄마와 여동생뿐이라 마음 한구석이 적적할 뿐이다.
종종 사 보는 영화 잡지 『스크린』을 보던 어느 날, 병선은 중대한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아직 만나지 못한 운명의 상대를 직접 찾겠노라 마음먹고 펜팔을 구해 보기로 한 것. “절대로 여기에 내 이름을 전병선이라고 쓰지 않을 테야.” 다짐한 병선은 꽃다운 여학생들이 좋아할 법한 이름을 고민하다가 ‘김민준’이라는 가명을 쓰기로 한다.
가명뿐인가, 이미 병선의 머릿속에는 완벽에 가까울 법한 김민준의 모습이 펼쳐진다. 백팔십 센티미터에 가까운 키, 두 말할 것도 없이 잘생긴 외모, 뛰어난 성적을 지닌 와중에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은 수학, 축구를 좋아하며, 주변에서 천재니 수재니 이런 말을 많이 하지만 어딘지 쑥스러워 손을 내젓는 겸손한 김민준. 바로 병선이 꿈꾸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다. 이렇듯 간절한 바람과 희망을 듬뿍 담아 병선은 스크린 펜팔 코너에 사연을 보낸다.

펜팔 구함
서울에 사는 고등학생입니다.
지적이고 진실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를 찾습니다.
김민준, 강서구 등촌3동 172-31

#2. 수미 이야기
ampm 편의점집 둘째딸 수미가 『스크린』을 펼친 것은 우연이라면 우연, 운명이라면 운명이었다. 명문 의대 재학생 형철이 평소 편의점에 들러 “카메라 베리떼”를 읊조리며 들춰 보던 잡지가 스크린이었다. 물론 형철은 가녀리고 순수한 여대생의 상징처럼 보일 법한 수미의 친언니 혜정이 있을 때 유독 자신의 지적 이미지를 뽐냈지만 수미의 눈에도 그 모습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지구 어딘가에 있을, 형철처럼 똑똑하고 멋진 남자를 염원해 오던 수미는 ‘김민준’의 펜팔 사연을 보고 무릎을 치고 만다. 오직 ‘지적이고 진실한 대화를 나눌 친구’를 찾는다는 김민준의 진정성을 느끼며 수미는 한 순간 마음이 스르르 녹는 것만 같다. 이런 게 운명일까, 생각하며 밤잠을 설친 수미는 다음 날, 가방에 넣어 온 고운 편지지 한 장을 조심스레 꺼내든다.
평소 교과서는커녕 공책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수업 시간이든 쉬는 시간이든 그저 시간만 나면 유통기한에 다다른 온갖 과자를 입에 쑤셔 넣느라 바쁜 수미가 책상에 코라도 박을 듯 고개를 숙인 채 김민준에게 보낼 편지를 한 자 한 자 정성껏 적어 내려간다. 키가 백육십팔 센티미터인 것 말고는 다 뻥이다. 아니 아니, 뻥은 아니다. 앞으로 수미는 반드시 편지에 쓰고 있는 ‘김초희’ 같은 여자가 되고 말 거다. 칠십 킬로그램에 간당간당하지만 반드시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사십팔 킬로그램으로 만들 거고, 공부도 열심히 할 거고, 엄마 아빠의 사랑도 많이 받을 거고, 혜정 언니보다 예뻐질 거다. 수미 역시 이렇듯 간절한 바람과 희망을 듬뿍 담아 병선 아니, 민준에게 펜팔을 보낸다.

저는 랭보와 프레베르를 좋아하는 열일곱 살의 여고생이랍니다.
진실한 대화라는 말에 마음이 끌려서 편지를 보냈어요.
앞으로 서로 좋은 대화 주고받길 바라요.
김초희

#3. 두 사람 이야기
병선과 수미, 아니 민준과 초희의 펜팔이 오가며 무미건조했던 두 사람의 일상에 조금씩 감칠맛이 더해져 간다. ‘영화감독이 꿈’이라고 했던 까닭에 병선은 수미에게 펜팔을 쓰게 되면서 예술영화나 유명한 영화감독들을 하나둘 섭렵한다. 또한 수미는 병선의 격려와 도움에 힘입어 수학을 배우는 즐거움을 조금씩 느끼기도 한다. 둘은 가족이나 친구에게도 쉽게 꺼내지 못한 일상의 여러 고민과 시시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하면서 지친 마음을 서로 보듬고 위로한다.
무엇보다도 두 사람은 너무나 이상적이고 완벽한 서로를 상상하며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에 빠져 있다. “내게도 이런 운명 같은 사랑이 찾아오다니! 할렐루야!” 하루 열 번이라도 하늘에 감사 기도를 드릴 수 있을 만큼 행복해하는 사이, 병선과 수미가 오가는 악의 없는 거짓말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간다. 첫눈 내리면 만나기로 한 약속이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면서 두 사람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병선과 수미, 아니 민준과 초희의 펜팔 로맨스는 과연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까?

“우리에게도 로맨스가 필요해!”
소년소녀, 먹고 꿈꾸고 사랑하라


지금 여기 대한민국의 우리는, 잘 살아가는 걸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바쁘게 몰아치는 일상을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십대들은 어디로 향해 가고 있을까. 인서울 대학? 아이비리그 대학? 대기업? 공무원? 인기 아이돌? 미래를 향한 이러저러한 계획 때문에 현재의 일상을 저당 잡힌 지는 이미 오래다. 청소년들은 우정을 쌓기 전에 살벌한 경쟁부터 시작한다. 뭔가를 함께하고 서로 나누는 마음을 배우기 전에, 쟁취해야 할 목표를 방해하는 요소로 친구를 받아들인 까닭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괜찮아, 지금은 그런 게 중요하지 않아.” 하고 말한다.
그렇게 충고하는 어른들의 일상은 어떠한가. ‘먹방’이나 ‘여행’ 프로그램 같은 예능을 보기도 하고, ‘맛집’을 찾아다니고, 때로 경치 좋은 곳으로 ‘여행’도 떠나 보지만, 하루하루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떠 밤에 잠들 때까지 스마트폰에 ‘묶여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딱히 재미있는 일도 없고, 별다른 취미도 없다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과 악플과 온갖 혐오와 조롱을 무의식적으로 탐닉한다. 이 역시 어른이나 아이나 비슷할지 모르겠다. SNS를 통해 수많은 타자를 들여다보고, 나 자신을 시시때때로 검열하면서, 열등과 과시와 부러움과 자괴감 사이를 허덕이곤 한다. 때로는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나 자신을 한껏 포장하고, 때로는 익명성에 기대 목적 없는 비난과 욕설을 퍼붓는다. 이 모든 행위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사는 게 심심하니까. 남들도 다 그러고 사니까.
이러한 현실에서 한 편의 이야기가 주는 영향력이 얼마큼일진 모르겠지만 『XX 같지만, 이건 사랑 이야기』를 읽고 나면 작가가 우리에게 건네는 진심 어린 응원과 위로를 느끼게 된다. 이 작품은 ‘그 시절’에 머물지 않고 현재 진행형으로 나아가며 ‘지금 여기’에 단단히 살아 숨 쉰다. 두 주인공 병선과 수미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세상 모든 존재의 가치는 소중하다고, 그러니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을 힘껏 끌어안자고 전한다. 보잘 것 없어 보일지라도 저마다 나름의 빛을 지니고 있고, 언젠가 반짝하고 빛나는 사랑의 순간이 찾아온다고 말이다.
오늘은 멀찍이 던져두었던 지난날을 새록새록 떠올려보자. 혹시 아는가? 추억 저편에서 똑똑,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누군가를 만나게 될지.

추천평

아아, 재밌다! 책장을 덮으며 내 입에서 저절로 나온 탄성! 김현진 작가의 능청스러운 문장은 90년대의 청춘들을 생생히 살려 낸다. 우리는 ‘여기서’ 지난 시절 이야기를 듣는 게 아니라 ‘거기로’ 빨려 들어 그들이 되고 만다. 비현실적인 듯 현실적이고, 감상적인 듯 비판적이고, 유치한 듯 성숙하고, 낡은 듯 참신하고, 촌스러운 듯 세련된 이 작가만의 스타일은 독자를 헛갈리게 하면서도 사로잡는다. 모든 것은 새로이 반죽되었다. 『네 멋대로 해라』의 작가가 ‘내 멋대로 써낸 소설’, 모처럼 우리 청소년문학에 좋은 ‘나쁜 피’가 수혈된 느낌이다. 아아, 즐겁구나!

이경혜(소설가)
수학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사실은 그게 너무 어렵고, 들이는 공에 비해 사는 데 별로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난해함으로 보자면, 사랑도 못지않다. 우리의 연애가 늘 낯설고, 서툴고, 번번이 실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다 그 때문 아닌가. 게다가 사랑은 늘 사랑 ‘같은’ 무언가를 동반하고 있어서 사람을 자꾸 헷갈리게 한다. 김현진이 남긴 저 공백, ‘XX’에 들어갈 만한 단어를 여럿 떠올려 보았다. 쪼다, 모지리, 찐따, 찌질이…… 뭐가 들어가든 어울렸으나, 그럼에도 이건 어떤가. 다른 것 없이 그냥 ‘사랑’.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구질구질한 바로 그 사랑, 같지만 여전히 이건 사랑 이야기.

임현(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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