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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
김선미
우리학교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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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예민한 감각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난 균열을 알아채고 이야기를 길어 내는 소설가.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다. 2019년 제3회 추미스 소설 공모전에서 『살인자에게』로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스토리 부문 우수상, 교보문고 주최 서치-라이트 공모전 최우수상, 위즈덤하우스 어린이청소년 판타지문학상 대상, 신구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스티커』 『비스킷』 시리즈, 『귀화서, 마지막 꽃을 지킵니다』 『칩리스』 『살인자에게』가 있고, 앤솔러지 『촉법소년』에 참여했다. @kimsunmi_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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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140*205*20mm
ISBN13
9791167556004

책 속으로

언니의 마지막 게시물 댓글 창은 비난과 추모, 의혹이 뒤섞여 쓰레기장 같았다. 나는 새로 고침 할 때마다 ‘좋아요’ 수가 늘어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피드로 돌아오니 그와 별개로 팔로워 수는 벌써 줄어들어 있었다.
진다이아라는 거대한 세계가, 완전히 로그아웃되었다.
적어도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 p.21

세정이가 내 옷자락을 꽉 쥐었다.
“나 대신 인터뷰 좀 따다 주면 안 돼? 편집은 내가 어떻게든 할게. 근데 난 사람들은 도저히 못 만나겠어. 사람들 입에서 언니 이름 나오는 거 들으면 나 진짜 미쳐 버릴지도 몰라. 제발, 다니야. 너밖에 없어.”
--- p.27

“그때 언니 거울 셀카 찍고 있었잖아. 우리 보면서 오늘 힙하지 않냐고 물어봤었고. 그게 내가 본 언니 마지막 모습인데, 전혀 죽고 싶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거든. 그렇게 들떠 있던 사람이 불과 몇 시간 뒤에 유서를 남겼다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 그 사이에 무슨 큰일이라도 있었던 거야?”
“다니야, 착각하지 마. 언니가 카메라 앞에서 짓는 미소는 그냥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었어. 기분이야 어떻든 렌즈만 들이대면 자동 반사로 웃는 사람이었다고.”
--- p.37

“서준 님이 기억하는 진다이아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한서준은 허공을 바라보다가 쓸쓸해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서로를 속속들이 이해했어요. 다이아는 정말 따뜻하고 섬세한 사람이었죠. 사람들은 외모만 보고 차가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소한 것에도 참 많이 감동하는 성격이었어요. 길가에 핀 꽃 하나에도 아이처럼 좋아했는데…… 저한테만 보여 주던 진짜 얼굴이라, 이 말을 하는 지금도 그립네요.” 43-44쪽
수영 선배가 원래 뻔뻔한 성격이었나. 내가 기억하는 수영 선배는 둥글둥글한 성격에 말 붙이기가 쉬운 사람이었다. 다이아 언니 피드에 예쁜 단짝 친구로 얼굴을 비추며 팔로워를 끌어모은 케이스라 언니 주변 사람들과도 두루 잘 지내 왔다.
하지만 지금 촬영장에 있는 수영 선배는, 다이아 언니 특유의 거절을 원천 봉쇄하는 오만한 화법과 행동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 넣은 것 같았다.
--- p.57

언니는 이곳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혼자 있었던 걸까. 한서준에게 연락하기 전부터 있었을 테니, 한 시간은 훌쩍 넘게 있었을 것이다. 아마 안전에 관한 걱정은 하지도 않았겠지. 사진만 잘 나온다면 허리 라인을 잡아 둔 옷핀이 살을 찌르든 말든 어떤 불편도 감수하던 언니였으니까.
그날도 단순히 예쁜 사진 한 장을 건지기 위한 집착으로 이곳을 찾은 걸까. 팔로워라고 해도 대다수가 스치듯 보고 넘기는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서? 자기 삶이 조회수와 좋아요 수로 평가받는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니까.
--- p.116

“너 지금 조명 잘 받아. 입술 좀 깨물어 봐.”
옆 테이블에는 인플루언서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스크린 속에서 언니의 죽음을 기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동안 그들은 서로의 사진을 찍어 주느라 바빴다.
“애도 문구는 뭐라고 달지?”
“그냥 ‘별이 된 다이아, 잊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해. 해시태그는 다이아 추모, 리멤버, 호텔 이름 넣고.”
--- p.163

출판사 리뷰

“나도 한때는 걔처럼 되고 싶어서,
걔가 쓰는 화장품, 걔가 입는 옷, 말투까지 다 따라 했어.”
조회수와 '좋아요'를 위해 우리는 무엇까지 할 수 있을까?
불행과 절망이 없는 온라인 세계가 만들어 낸
비교와 강박이라는 새로운 지옥을 빠져나오는 법

위즈덤하우스판타지문학상 대상, 교보문고서치라이트공모전 최우수상, 추미스소설공모전 우수상, 대한민국콘텐츠대상스토리부문 우수상, 신구문화상 올해의 책 수상 등 화려한 수상 이력으로 작품성과 독자들의 사랑을 동시에 거머쥔 김선미 작가가 ‘인플루언서’를 소재로 삼은 신작 『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로 돌아왔다. 이 책은 한 사람과 그의 삶을 숫자로 치환하는 온라인 세계 속 우리의 모습을 김선미 작가만의 독보적 서사와 흥미진진한 플롯으로 펼쳐 보인다. 300만 팔로워, 자체 브랜드 CEO, 기부 천사. 늘 웃는 얼굴로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만을 보여 주었던 진다이아. 빛나는 수식어를 걷어 낸 자리에 남은 진다이아는 누구일까?

모든 것을 기억하는 다니는 모든 삶이 기록되는 다이아를 알던 사람들을 하나씩 만나 인터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화면 속 완벽한 진다이아와 현실 속 진다이아 사이의 깊은 간극을 목격한다.

“슬픔도 유행이 되어야 사람들이 안 잊어”
죽음이 한낱 가십거리가 될 때
한 줄기 진실을 찾아 나가는 미스터리

과잉기억증후군을 앓는 다니는 시각 정보로 늘 피로한 뇌 때문에 바닥만 보고 걷는다. 친구라고는 십년지기인 진루비와 중학교 때부터 함께한 김세정까지 두 명이 전부. 그런 다니가 추모식을 위한 인터뷰를 계기로, 처음으로 진다이아의 삶 깊숙이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딸의 마지막을 가장 아름답게, 영원한 기억으로 남기려는 다이아의 엄마. 그런 엄마에게 환멸을 느끼는 루비. 다이아를 선망하며 자신의 결핍과 욕망을 대신 이루어 줄 존재로 여겼던 세정. 다이아 곁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함께 받고 싶었던 수영. 모두가 부러워한 연인이었던 서준까지. 다섯 사람이 들려주는 서로 다른 기억과 욕망은 하나의 죽음을 여러 갈래 이야기로 흩어 놓는다.

인플루언서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은 독자를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의 장르적 긴장감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김선미 작가만의 서사적 저력으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독자와 손잡고 나아간다. 다니는 한 사람의 삶을 구경거리 삼고, 죽음조차 콘텐츠로 여기는 세계에서 진다이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 애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처음으로 타인과 제대로 눈을 맞추는 법을 배운다.

“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랑스러움의 정체
매일 사랑스럽기 위해 애쓰는 일

“조회수를 위해 무엇까지 할 수 있는가? 무엇보다 이 질문은 곧 우리가 사랑받기 위해 감수하는 것, 감수해야 한다고 믿는 것에 관한 물음이다. 사랑받기 위해 무엇까지 할 수 있는가?” _작가의 말 중에서

모두가 어떤 의미에서 인플루언서가 되기를 꿈꾼다.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다는 욕망은 결국 자신이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이기를 바라는 마음과 다르지 않다. 이 소설은 바로 그 가장 보편적인 욕망에서 출발한다.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

SNS는 사람들을 연결과 단절이 동시에 일어나는 공간이다. 우리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을 팔로우하고, 가 본 적 없는 나라의 온갖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한다. 수치화할 수 없는 관심과 애정은 조회수와 '좋아요' 수로 환산되고, 관계는 숫자로 기록된다. 하지만 숫자는 사람을 설명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더 많은 팔로워와 더 많은 '좋아요'를 얻기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며, 더 아름답고 더 사랑받을 만한 모습으로 자신을 다듬는다.

작가는 이처럼 불행과 결핍은 감추고 성공과 행복만을 전시하는 온라인 문화가 만들어 낸 비교와 열등감, 집착과 강박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사랑과 인정은 과연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보고 싶은 것, 보는 것, 그리고 보아야 하는 것
나로서 세상을 마주하는 방법에 관하여

이어서 작품을 끌고 나가는 질문은, '본다는 것'의 의미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에 대한 믿음보다, 보이는 만큼만 알고자 하는 게으름이 병처럼 퍼져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는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이야말로 관계의 시작이며,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로 세상을 마주하는 일이 오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사랑의 방식임을 깊은 울림으로 전한다.
무엇도 제대로 보지 못했던 다니가,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하기로 결심한 순간 이미 사랑은 시작되었다. 결국 이 작품은 인플루언서의 죽음을 다룬 미스터리를 넘어, 우리가 타인과 진정으로 관계 맺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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