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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님 월드로의 초대
밀리언셀러 작가 이꽃님이 그려낸 기묘하고 아스라한 이야기. 문 닫은 놀이공원이 품고 있는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과거와 현재를 연결할 때 비로소 열리는 새로운 삶의 문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눈을 뗄 수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 현실을 담아낸 탄탄한 시대정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25.08.29.
청소년 PD 배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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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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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굉음이 가을의 귓가를 스쳤을 때, 이윽고 뿌연 먼지가 사방을 뒤덮고 충격에 튀어나온 파편들이 가을의 몸을 날카롭게 스쳐 갔을 때, 가을의 세상은 아주 잠시 동안 멈추었다. 짙은 회색 연기와 뒤엉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자동차, 매캐한 냄새와 알 수 없는 허무로 가득 차 있던 그 순간 그대로.
--- p.30 가을에 대해 이야기하던 엄마의 말투에는 반쯤은 걱정이, 반쯤은 흥미가 담겨 있었다. 그런 엄마에게 유경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자신도 때로 이상한 게 보인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걸 떠올린다고 말할 수는 없었으니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아무에게도 들켜서는 안 되는 비밀이 유경 곁을 맴돌고 있었다. --- p.47 하지만 닫혀 버린 판타지아는 황폐하고 음습했다. 햇살에 반짝이던 하얀 담벼락은 이제 검은 곰팡이와 이끼로 뒤덮였고 녹슨 철문은 바람이 불 때마다 끼익 끼익 섬찟한 소리를 냈다. 더는 반짝이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놀이동산에서 발길을 돌리는 순간, 어디선가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놀이동산 안이었다. --- p.65 불안함은 전염되는 감정이었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클수록 불안함도 더 커졌다. 가을은 표정만으로도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고, 묻지 않아도 먼저 말을 꺼내고 싶게 할 만큼 귀를 기울이는 아이였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과하다 싶을 만큼 말이 많아졌고 과도하게 웃어 댔다. 어쩐지 자꾸만 겉도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그 사고. 사고가 결정적이었다. 편의점을 덮쳤던 음주 운전 사고 때, 사람들은 간발의 차이로 가을이 살았다고 했지만 균은 한발 차이로 가을이 죽지 못한 걸까 봐 가슴이 서늘했다. 죽을 ‘뻔’했다는 것과 죽지‘못’했다는 건 하늘과 땅 차이니까. --- p.78 이번 책은 꽤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고 있던 이야기다. 언젠가는 마음에서 풀어놓아야 하는 이야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음에도 10년이란 세월을 가슴에 품고 있기만 했던 건 마음이 아파서였고, 슬퍼서였다. 그래서 지금은 괜찮냐고 묻는다면, 마침내 이야기를 세상 밖에 내놓으면서 후련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고개를 저을 것이다. 글을 쓰는 내내 마음이 아렸다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고. --- 본문「작가의 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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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님 작가가 10년 동안 가슴속에 품어 온 이야기
“부디 이 이야기의 끝에 평안이 있기를” 더 이상 돌아가지 않는 불 꺼진 관람차, 바람이 불면 삐거덕대는 녹슨 철문과 놀이 기구들. 더는 어떤 즐거운 비명도 들리지 않는 폐쇄된 놀이공원 판타지아. 3년 전 문을 닫은 놀이공원은 그곳에 기대 살아가던 지방 소도시의 작은 동네를 서서히 불안과 무기력의 늪으로 끌고 들어간다. 새해가 시작되었지만 썰렁하기만 한 거리에서 미심쩍은 일들이 하나둘씩 일어나고, 만 열일곱 소녀의 실종 사건을 계기로 묻어 두었던 10년 전 사건의 비밀이 밝혀지기 시작하는데……. 우리 청소년 문학의 결정적 이름이 된, 밀리언셀러 이꽃님 작가가 10년 동안 가슴속에 품어 온 이야기를 풀어놓은 장편소설 『내가 없던 어느 밤에』가 출간되었다. 문 닫은 놀이공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묘하고 아스라한 이야기 버려진 캄캄한 거리에 환하게 불이 켜지며 멈추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데… 새 작품을 집필하고 있다는 작가의 연락만큼 편집자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일이 또 있을까? 그러나 작품을 집필하는 동안 작가는 줄곧 낮은 목소리로 소식을 전해 왔다. 초고를 받아 작품의 마지막 문장을 읽었을 때에야, 작가의 마음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아파하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이야기였다. 이꽃님 작가는 이 이야기를 무려 10년 동안이나 가슴속에 품어 왔다고 했다. “저는 지금도…… 하나도 괜찮지 않아요.” 작품을 위한 취재 과정에서 인터뷰했던 학생의 덤덤한 말은, 작가의 마음에 무거운 돌을 하나 얹어 두었다. “차마 자라지 못한 아이들이 끝내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한때는 어렸던 이들과, 가슴에 품은 상처로 어른이 되지 못하는 이들이 더는 아프지 않기를, 부디 힘차게 나아가기를.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그러니 누구라도 이 작품을 읽어 나가기 시작하면 간절히 바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디 이 이야기의 끝에 평안과 희망이 있기를. “너였구나. 내 이름을 불렀던 목소리가. 전부 다… 너였구나. 혼자 두고 가지 않을게. 여기 있을게, 네 옆에.” 상실을 딛고 치유와 희망으로 나아가는 비밀스럽고 가슴 뭉클한 성장담 슬픔을 공유한 사람들만이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상실을 겪은 이들만이 가지는 아픔과 후회가 있다. 문 닫은 한겨울의 놀이공원에서 일어난 기묘하고 아스라한 사건은, 주인공들이 각자 감춰 온 슬픔과 죄책감을 한자리에서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서로의 진심을 솔직하게 마주한 주인공들은, 마침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새로운 삶의 출발선에 선다. 그러면서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십 대들의 목소리로 작가는 묻는다. “다들 그냥 이렇게 어른이 된 걸까. 그렇게 어른이 되어도 되는 건가? 그래서 세상이 엉망진창인 건가. 진짜 어른도 아닌 사람들이 어른인 척 살고 있어서.” 차가운 세계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삶의 중요한 문제들을 놓치지 않는 서사 이꽃님 작가는 한번 펼치면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로 셀 수 없는 독자에게 사랑받는 이야기꾼인 동시에, 우리 세계의 문제들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작가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공전의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재미 너머에 시대정신을 비껴가지 않는 메시지가 늘 존재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없던 어느 밤에』는 그런 작가적 역량이 특히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기억과 책임, 치유와 성장의 의미를 묻는 이 책은 이꽃님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작품이다. 어떤 이야기는 잊지 않는 것만으로도 모두의 삶을 나아가게 만든다. 그래서 이꽃님의 이야기는 내일을 위한 문학이다. 책을 들추기 싫어하는 청소년들을 문학의 세계로 이끌기에, 그렇게 펼친 책에서 자신과 세계를 새롭게 만나도록 하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