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한정: 스페셜 책꾸 에디션 스티커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황영미 작가 성장통 3부작 완결
성장통을 섬세하고 강렬하게 다뤄온 황영미 작가의 새로운 소설. 자꾸만 헤어짐을 맞이하게 되는 정유는 이별이 두려워 아무도 미워할 수 없게 된 아이다. 쓸쓸하고 외로운 성장의 시간을 통해 찬란한 청춘을 써내려가고 있는 모든 청소년들을 위한 이야기.
2026.06.12.
청소년 PD 배승연
|
|
내게는 없는 것
짝사랑은 싫은데 안을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승아 마음의 크기 아무하고도 헤어지지 않고 달라지는 것들 우리들만의 언어 수지 오지 않는 연락 열일곱 작별하는 날갯짓 누구도 미워할 수 없다 혜빈이 졸업 선물 굿바이의 의미 |
黃英美
황영미의 다른 상품
|
마음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했다. 이번 겨울이 지난 뒤의 생활을 상상할 수가 없다. 승아는 왔다가 금방 돌아갈 거고, 겨울이 끝나면 수지마저 떠날 텐데, 그 후에 나는 어떻게 살지? 수지가 떠나면 나는 틀림없이 허물어질 것이다. 다들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담담히 놓아주는 걸까. 엄마까지 떠나보냈지만, 내게는 이별에 대한 면역이 없다.
--- p.17 엄마 꿈을 꾼 날은 하루 종일 혼란스럽다. 아침 식탁에 아빠와 나밖에 없어도 착각에 빠진다. 외할머니가 편찮으셔서 엄마는 잠시 청주에 간 게 아닐까 하는. 이제 엄마를 만날 수 없다는 걸 잘 알지만 엄마가 지독하게 그립다.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사람에게서 엄마가 쓰던 것과 같은 샴푸 향이 날 때, 해가 질 무렵 알싸한 겨울 공기를 맞닥뜨릴 때, 학원을 다녀와 컴컴한 집 안에 들어설 때. 그리고 혼자 있는 매 순간. --- p.39 아빠가 지금도 슬퍼하고 있다면 나는 자신 있게 위로할 수 있다. 엄마가 보고 싶어도 조금만 참으라고, 언젠가 우리는 다시 만날 거라고.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나는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걸 믿는다. 내가 낙천주의자가 된 이유도 지금 보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 p.72 좋아하는 사람이랑 헤어져도 잘 사는 이들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마음은 사람을 따라다닌다. 떨어져 있는 거리만큼 마음에 틈이 생기나 보다. 앞으로는 승아가 별로 그립지 않을 것 같다. 이별에 대한 면역이 조금 생긴 건지. --- p.107 그 좋은 것들을 다시는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이 아프게 떠올랐다. 나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조금 울었다. 이제 누구도 미워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미워하는 그 누구도 언젠가는 죽을 테니까. --- p.159 |
|
어른이 되기까지
우리는 몇 번의 안녕을 주고받을까 작별의 안녕을 몇 번 흔들고 나서야 사랑하는 사람을 담담히 놓아줄 수 있게 될까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로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고, 『모범생의 생존법』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으로 풋풋한 첫사랑을 담아냈던 황영미 작가가 돌아왔다. 황영미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아이들의 언어로 쌓아 올린 쓸쓸한 이별 이야기로. 십 대의 생각과 감정, 고민과 일상을 꾸밈없는 언어로 묘사하는 것은 황영미 작가의 장기이자 인장이 되었고, 이에 관해 더 설명하는 건 불필요한 일일 것이다. 독자들 역시 이미 알고 있으니까. 2019년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를 출간한 이후로 7년 동안 장편소설은 단 두 권을 내놓았을 뿐이지만, 세 권 모두 지금까지 널리 읽히는 작가,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하는 작가는 정말이지 드물다. 그리하여 이렇게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황영미 작가가 이번에 내놓는 작품은,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에 이어 ‘성장통 3부작’에 고요한 마침표를 찍는 이야기라고. 『반짝이는 안녕』은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기는 쉬운데 이별에는 서툴 수밖에 없는 나이, 많은 것에 아직 무뎌지지 않은 나이, 열여섯 살 정유의 가슴 시리도록 쓸쓸하고 눈부시도록 찬란한 성장담이다. 끝을 생각하면 누구도 미워할 수가 없다 내가 미워하는 누군가도 결국엔 떠날 테니까 “이별을 힘들어하는 아이 이야기를 내놓아도 될지 주저하던 마음은 마지막 교정을 보면서 완벽히 사라졌다. 세상이 달라져도 인간은 변함없이 외롭고 가여운 존재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좋아하고 사랑했기에 이별이 힘든 거다.” _작가의 말 『체리새우』에서 다현이도,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에서 지민이도 다른 아이들의 시선에 흔들리고 관계를 어려워했지만, 곧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누군가를 좋아하며 스스로를 긍정하게 된다. 하지만 『반짝이는 안녕』의 정유는 조금 다르다. 주변 사람들은 자꾸 곁을 떠나기만 한다. 처음에는 엄마가 떠났고, 그다음엔 승아가 유학을 갔고, 혜빈이가 이사를 갔다. 곧 있으면 소꿉친구 수지마저 기숙사 고등학교로 떠난다. 정유는 생각한다. 수지마저 떠나면 나는 허물어지고 말 텐데, 그렇다고 붙잡을 수도 없는데, 왜 이별에 대한 면역은 생기지 않는 걸까. “정말이지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무서운 것도 많고, 놀랄 일도 많고, 겪어야 할 이별도 많은 지금 내 나이가 너무 버겁다.” 하지만 정유야, 이렇게 대답해 주고 싶다. 이별에 대한 면역은 어른이 되어서도 생기지 않는다고. 어른들 역시 이별을 맞닥뜨리면 슬픔에 잠겨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들이 이어진다고. 크고 작은 이별을 여러 번 겪고 나면 그것을 피할 수 없다는 것, 시간이 지나면 차츰 괜찮아진다는 것을 알게 될 뿐이라고. 아주 어릴 적, 엄마 아빠와 헤어져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 울음을 터뜨리던 아이도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지나면 씩씩하게 등원하듯이.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을 그린 소설 세 편을 묶으면서 이 작품을 ‘완결작’이라고 소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이들이 결국 어른이 되는 건, 이별을 겪으면서다. 헤어지기 싫어도 헤어질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이면서, 세상에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일이 종종 생긴다는 것을 아프게 껴안으면서. 바로 그렇기에 이별은 오롯이 아이들의 것이기도 하다. “좋아했고 사랑했기에 이별이 힘든 거”(작가의 말)라면, ‘이별의 능력’이라는 건 사실 더 많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능력인 거니까. 그건 분명 어른보다 아이들이 훨씬 더 잘하는 일이니까. 친구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애정을 쏟아붓고, 친구가 한 말 한마디에 울고 웃는 시절이 금방 지나가 버린다는 것을, 정유야, 너는 알고 있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