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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10/25 허은순(purpleiris@channeli.net)
불가사리는 고려가 망해 갈 즈음에 고려의 서울이었던 송도(지금의 개성)에 나타나 온갖 쇠를 다 먹어치우고 다니다가 조선이 세워지면서 사라졌다는 상상의 동물이다. 그러나 이 불가사리는 사람들은 절대 해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외딴집에 사는 어느 아주머니가 밥풀로 조그만 인형을 만들고 이름을 불가사리라고 지었다. 이 불가사리는 쇠를 먹고 자꾸만 커져서 오랑캐가 쳐들어 왔을 때, 오랑캐들의 무기를 전부 먹어치워 나라를 구했으나 임금은 이 불가사리가 자신의 자리를 넘볼까 하여 불가사리를 불로 녹여 죽일 계획을 세운다. 결국 불가사리는 자신의 몸이 녹는 것도 아랑곳 않고 불 속에서 아주머니를 구해 사라진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불가사리가 어디엔가 살아있을 거라고 믿었다고 한다. 우선 쇠붙이라면 무엇이든 먹어치워 점점 커지는 불가사리라는 상상의 동물이 아이들에게 호기심과 재미를 줄 것이다. 이 불가사리는 다른 출판사에서 출판된 것도 있지만 내용 면에서는 길벗어린이의 것이 낫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해를 끼치지 않은 착한 동물로 나오지만, 다른 곳에서 출판한 불가사리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공포스러운 존재로 그려져 있다. 이야기의 결말도 많이 다르다. 여기서는 이야기를 입말체로 진행시키고 있어서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효과를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적절히 반복되는 단어와 문장을 사용하여 옛날 이야기의 성격도 살려두었다. 그러나 글은 재미를 주는데 비해, 그림은 글을 그대로 그려놓은 것 외에 이야기 속에 감춰진 또 다른 이야기들을 전혀 끌어내지 못해서 그림은 별 재미가 없다. 구체적으로 보면, 오랑캐가 쳐들어오는 장면과 싸우는 장면에서 인물의 표정묘사가 별로 없다. 그림의 배경 처리도 아쉬운 부분이다. 불가사리와 아주머니 외에 주변인물에 대한 묘사를 좀더 자세하게 해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주변인물이라고는 왕과 외눈박이 점쟁이 뿐이다. 글에서 드러나지 않은 부분들을 좀 더 세심하게 그림으로 표현해 주었더라면 이 흥미진진한 불가사리의 이야기가 더 살았을 것이다. |
깊은 산골 외딴집에 아주머니가 혼자 살았어. 아주머니는 외로워서 이따금 인형을 만들었지. 하루는 밥풀을 뭉쳐 인형을 만들고, 조용히 노래를 불렀어. '밥풀떼기 불가사리야 / 너는 너는 자라서 / 쇠를 먹고 자라서 / 죽지 말고 자라서 / 모든 쇠를 먹어라 / 다 먹어 치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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