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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2019-07-17
그림책 #진정한챔피언 한국어판이 출간된 지 곧 한 달이 됩니다. 언제나 책을 만들고 나면 어떻게 읽어주실까 궁금한데, 이 책은 더욱 궁금증이 컸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볼 때 부모 입장과 아이 입장을 나누어서 생각했거든요. 자식에게 자기 기준을 내세우는 부모님들은 ‘반성’을 좀 했으면 좋겠고, 가족들에게 자기 세계를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통쾌함’을 느끼길 기대했죠. 제 예상처럼 반응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반응들도 있었어요. 이 작품을 보고 부모님에게 인정받지 못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는 리뷰를 보고서, 제가 이 작품을 ‘바깥’에서만 보았구나,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친하게 지내는 동네책방 주인장님이 가족, 친지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인정받지 못해 속상했던 시절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저 역시 부모님으로부터 제 삶을 인정받지 못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는 경험들이 있더라고요. 다행히 이 책의 주인공인 압틴처럼, 저는 제 삶을 꽤나 좋아하는 편입니다. 제가 만드는 책을 알아주는 사람보다 그게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지만,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이 삶이 저는 제법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빨간 붓으로 웃는 얼굴을 그리는 일’ 뿐이라고 해도(이 책을 보시면 이게 무슨 뜻인지 아실 겁니다^^) 그것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해도, 기가 죽거나 분통이 터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누군가를 분통 터지게 하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편이고요) 이 책의 제목을 두고 “(진정하든 하지 않든) 왜 꼭 챔피언이어야 하느냐” 질문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가수 싸이는 “인생 즐기는 네가 챔피언”이라고 하던데, 굳이 ‘챔피언’이란 단어에 매이지 않아도 되겠다 싶습니다. 오늘이 아니라 언제라도 이 그림책을 보신다면,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인스타그램, 인터넷서점에 올려주세요. #진정한챔피언 태그를 붙여주시면 언제고 찾아보고, ‘좋아요’로 눈인사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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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큰 어른 vs 너무 작은 아이
어른과 아이의 존재감 차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 2018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이 책에서 압틴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트로피도 척척 받아 오고, 목에 금메달도 주렁주렁 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압틴과 압틴 아버지(와 집안사람들)의 몸 크기입니다. 아들에게 “챔피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아버지의 몸집은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반면 자기가 그린 그림을 등 뒤로 숨기는 압틴은 아버지의 팔뚝보다도 작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압도적인 크기 차는 바로 두 사람의 존재감 차이입니다. 어른은 아이가 자기보다 조금 작은 상대라고 생각하지만, 아이에게 어른은 엄청나게 큰 존재입니다. 어른의 사소한 행동, 말 한 마디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그림 작가 레자 달반드는 《진정한 챔피언》으로 2018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됐습니다. 가족 중 혼자만 다른 아이 압틴네 집안사람들은 모두 스포츠 챔피언입니다. 하나같이 덩치가 크고, 운동을 잘하고, 입 위에 까만 점이 있지요. 하지만 압틴은 식구들과 다릅니다. 덩치도 작고, 운동도 못하고, 점도 없어요. 압틴은 가족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에 불만이 없지만, 현실에서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가족들 중 자신만 키가 작다거나, 성적이 뛰어나지 않거나 예술적 재능이 없을 때 소외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왜 나만 다른 걸까?’ 의기소침해지는 것이지요.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볼 때 “혹시 나만 가족들과 달라서 외로움을 느낀 적 있어?”라고 슬며시 물어 보세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될지도 모릅니다. 가족 대다수와 다른 특징을 가진 아이일수록, 아이가 가진 특징을 개성과 장점으로 보듬어 주어야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몰레스키 집안사람들과 다르게 말이지요. 모두 같이 행복해지는 방법? 압틴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 자신이 가족들의 자랑이길 바랍니다. 또한 가족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목에 금메달을 주렁주렁 거는 스포츠 챔피언이 되어야만 하는 걸까요? 다행히 압틴은 자기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 방법을 통해 집안사람들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고, 자신이 한 일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렇다면 압틴의 아버지도 압틴이 자랑스러울까요? 이 책의 마지막 장면을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액자 속 사람들의 표정과 압틴 아버지의 표정은 완전히 대조적입니다. 액자 속 사람들의 얼굴은 압틴이 기대하는 이상적인 모습이고, 액자 밖 아버지의 얼굴은 달라지지 않은 현실이지요. 우리의 현실에서도 아이는 자기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며 자기다운 삶을 살아가고자 하지만, 부모는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장면에 대한 아이와 어른의 반응은 다를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통쾌함을, 누군가는 제 발 저림을 느끼지 않을까요? 이 책을 아이와 어른이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과연 “진정한 챔피언”은 누구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