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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독자 여러분께
머리말 8장. 닫힌 문 앞에서 9장. 길을 떠나다 10장. 여우를 만나다 11장. 낙화암의 강도 12장. 궁궐 문을 두드리다 13장. 이름이 생기다 작가의 말 개정판에 부쳐 옮긴이의 말 부록 1 고려청자, 더 알고 싶어요! 부록 2 독서 습관, 이렇게 길러 주세요! |
Linda Su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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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줄포에선 도공이라는 직업을 아버지한테서 아들로 대물림한대요. 다른 곳에서도 그래요?”
“흠……. 아마도 내가 해 주는 이야기가 네 질문에 답이 될 수 있을 거야.” 두루미 아저씨는 절름거리며 커다란 바위로 가서 걸터앉았다. 목이가 그 곁에 무릎을 꿇었다. --- p.33 목이는 날카로운 돌멩이로 지게 동발에 흠집을 하나 더 냈다. 흠집은 모두 여섯 개였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하루가 지날 때마다 하나씩 흠집을 냈다. 두루미 아저씨 말대로였다. 하루에 마을 하나……. 매일 아침 목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시냇물에 세수하고 민 영감의 부인이 싸 준 떡을 하나 먹었다. 태양이 머리 꼭대기로 떠오를 때까지 걷다가 그늘을 찾아서 쉬고 조롱박 물을 마셨다. 해가 하늘 한가운데를 지나 서쪽으로 움직이면 목이도 다시 움직였다. 이따금 늦은 오후나 이른 저녁때, 우연히 마을을 만나면 발길을 멈추고 밤을 보냈다. --- p.56 목이는 이 모든 상황이 머릿속에서 뒤섞였다. 사내의 창백한 얼굴과 거친 행동, 인적 없는 곳에서의 우연한 만남. 사내는 무시무시한 강도였다. 시골과 도시 변두리 곳곳에 숨어 있다가 지친 행인을 약탈할 때나 모습을 드러내는 강도였던 것이다. 목이는 지게작대기를 단단히 잡고 온 힘을 다해 버텼다. --- p.83 송도는 부여와 비슷했지만, 모든 게 더 많았다. 사람도 더 많고, 건물도 더 많고, 길도 훨씬 혼잡했다. 궁궐은 도시 한복판에 다른 건물들보다 높이 솟아 있었다. 목이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발을 옮길 때마다 궁궐이 가까이 다가왔다. 한번은 갓난아기를 업은 여인이 서 있는 걸 피하느라 발을 끌며 옆으로 비켜섰다. 갓난아기는 무엇이 마뜩잖은지 울음을 터뜨렸다. 울음소리가 목이의 마음 자락을 잡아당겼다. 아기 어머니가 박자에 맞춰 아기 엉덩이를 토닥이며, 또 나지막하게 노래를 불러 주면서 달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잠깐 동안 목이는 마음이 어수선해졌다. 자기도 바로 이곳 송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여기서 부모님……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아마도 어머니 역시 자기가 울 때 저 여인과 똑같은 방법으로 달래 줬을 것이다. 아마도 이곳 어느 절에는 목이 부모에 대해 아는 스님이 있을 것이며, 그 스님은 목이를 줄포로 보낸 일을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 p.101~102 ‘내 물레?’ ‘민 영감이 나한테 도자기 빚는 법을 가르쳐 주려는 구나!’ 목이는 어깨 너머로 뒤를 돌아다봤다. 바보처럼 입을 헤 벌리고 웃는 얼굴로……. --- p.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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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 미국에서 먼저 세상에 나온 한국의 이야기!
K-컬처가 전 세계를 흔들기 전 이 책이 먼저였다. 〈사금파리 한 조각 2〉는 목이의 여정이 마침내 완성되는 내용이다. 1권이 꿈을 향한 기다림과 준비를 그렸다면, 2권은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과정과 함께 목이가 진정한 ‘가족’을 얻어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강도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사금파리 한 조각만 남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감도관 앞에 서는 목이의 모습은, 이 이야기가 단순한 성공 서사가 아니라 ‘용기’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임을 보여 준다. 린다 수 박은 ‘사금파리 한 조각’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이 책의 핵심 주제를 압축한다. 아무리 완벽한 것도 산산조각날 수 있지만, 그 한 조각 안에 장인의 정신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는 것-목이의 삶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도, 신분도, 기술도 없었지만 그 안에는 포기를 모르는 마음 하나가 있었다. 두루미 아저씨의 죽음과 민 영감의 입양은 상실과 새 출발이 한 장면에 겹쳐지는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다. 출간 25주년 기념 뉴에디션은 2026년 볼로냐 라가치 어메이징 북셸프 선정작인 〈사과의 길〉의 그림을 그린 김세현 작가가, 더 세련되면서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한층 새롭게 전달하는 표지로 완성했다. 저자인 린다 수 박 역시 25년을 기념해 한국 독자를 향한 마음을 글로 전했고, 이상희 번역자 역시 그때의 번역 여정을 다시금 생각하며 새로운 글로 지면을 채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