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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서장: 인간학의 과제로서 양심의 의미 _ 진교훈 제1부 동양 사상에서 본 양심의 의미 1장 맹자의 양심론 _ 장승희 2장 왕수인의 양심 _ 이혜경 3장 다산의 양심론 _ 장승구 4장 『장자』와 양심 _ 김시천 제2부 서양 사상에서 본 양심 이해의 전개 1장 버틀러의 양심론 _ 박찬구 2장 칸트에 있어 양심의 문제 _ 김광명 3장 헤겔의 양심론 _ 김남준 4장 니체의 양심론 _ 김정현 제3부 20세기 현대 철학에서 본 양심의 의미 1장 셸러의 양심론 _ 금교영 2장 하르트만의 양심론 _ 이을상 3장 레비나스의 양심론 _ 김연숙 4장 하이데거의 양심론 _ 홍석영 5장 야스퍼스의 실존론적 양심론 _ 홍경자 6장 프롬의 양심 개념 _ 임채광 7장 융의 양심론 _ 윤영돈 8장 아펠의 양심론 _ 백춘현 제4부 신학에서 본 양심의 의미 1장 토마스 아퀴나스의 양심 개념 _ 이경재 2장 바울의 양심 이해 _ 김덕기 3장 떼이야르의 양심론 _ 김성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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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철학자와 신학자들이 양심의 개념을 정의해보려고 했으나 아무도 아직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충분한 설명을 해주지 못했다. 우리는 우선 양심을 이해하려는 방편으로 양심을 잠정적으로 규정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양심은 인간의 행위에서 도덕적 정당성에 관한 최후의 실천적 판단”이라고 규정해볼 수 있으며, 사람들은 흔히 “양심은 도덕적 시비에 관한 판단능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p.17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위대한 유산??이라는 소설에서 또는 빅토르 위고(V. Hugo)의 ??비참한 사람들??에서 악인으로 보이는 사람도 결코 자기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양심의 소리를 부인할 수 없음을 이 책들을 읽어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한때 양심을 부인하려고 하거나 양심의 보편성을 의심할 수는 있어도, 결국은 보편적?윤리적 가치판단의 근거가 되는 양심을 전적으로 부인할 수는 없다.--- p.26 외물(外物)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양심을 잃어버린 것[放心]에 대해서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한다. 의식 있는 사람들은 양심이 상실된 것을 안타까워하며 그것을 찾기 위해[求放心] 노력한다. 양심이 어디서 오는지 사람들은 알고자 하지 않지만 그것이 한 인간으로서 인간다움의 표준이며 ‘마땅함’임을 알고 있다. “삶[生]도 내가 원하는 바요, 의(義)도 내가 원하는 바이지만, 이 두 가지를 겸하여 얻을 수 없다면 삶을 버리고 의(義)를 취하겠다. 삶도 내가 원하는 바이지만, 원하는 바가 삶보다 더 간절한 것이 있다. 그러므로 삶을 구차히 얻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고 한 맹자가, 삶을 버리면서 얻고자 한 그 양심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p.59 양심에 따른 삶이 우리 몸을 더욱 빛나고 풍성하게 해준다는 것은 인간 본성 자체가 선을 지향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성에 맞는 삶을 살게 되면 우리 몸에도 긍정적 반응이 나타나고 그러지 않으면 부정적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다산은 이것을 벼의 본성은 물을 좋아하고 기장의 본성은 마른 땅을 좋아하여 각자 좋아하는 곳에서 잘 자라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라고 비유한다. 만물은 각기 본성에 맞게 살 때 존재가 더욱 풍성해지고 아름답게 되는 것이다.--- p.93 니체에 따르면 형벌은 인간을 무감각하고 냉혹하게 만들며 소외감을 격화시키고 활력을 꺾고 비굴한 굴종과 자기 비하를 가져온다. 형벌을 통해서는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 발달이 오히려 억제되는 결과가 온 것이다. 그는 형벌이 단지 인간을 신중하게 만들며, 기억을 연장할 뿐이라고 보았다. “인간이나 동물에게서 대체로 형벌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공포감이 커지는 것이며 신중함이 강화되는 것이고 욕망이 지배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형벌은 인간을 길들이는 것이지만, 인간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들지는 않는다.” 니체는 공적 권력에 의해 피해자의 손해에 대한 보상으로 가해지는 형벌이란 고통을 일으키고 인간을 신중하게 만드는 등 훈육의 효과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을 더 나은 존재로 개선하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보았다.--- p.189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눈길 속에 본래적인 자기 자신을 상실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하이데거의 양심론은 경종을 울린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나’가 아니라 ‘본래적인 나 자신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의 우선성을 하이데거는 말한다. 본래적인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오기 위해 현대인들은 염려로서 존재하는 자신의 실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무언의 양심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양심을 가지기를 원하는 결단이 요청된다. 양심을 가지기를 원하는 결단에 대한 강조를 통해 하이데거는 오늘날 대중에 휩쓸려 그럭저럭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무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와 같은 개인적이고 동시에 사회적인 사안에는 하이데거의 양심론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하는 물음이 남는다.--- p.280 일상에서 흔히 부딪히는 ‘그렇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상황은 실천지성의 최선 판단, 즉 올바른 이성의 명령과 그것을 다른 판단으로 대치하고 싶어하는 욕구 사이의 갈등과 충돌의 표현이다. 올바른 이성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이해된 것이기 때문에 당위로 다가오지만, 그것을 변경하려는 것은 그 순간의 현실적이고 실존적인 욕구의 이름으로 다가온다. 행위자는 이들 사이에서 갈등하고 선택하는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갈등과 선택의 과정을 관찰하고 목격하는 증인의 역할도 한다. 이처럼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자신 내면의 갈등과 선택의 과정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행위가 어떤 결정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는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지성의 일련의 작용이 바로 토마스 아퀴나스가 말하는 양심이다. --- p.3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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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양심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가
양심은 인간과 짐승을 구별하는 본질적인 차이다. 우리는 누구나 양심의 가책에 떨고, 자신의 행동을 양심에 비추어 성찰하고 반성한다. 빅토르 위고나 찰스 디킨스와 같은 위대한 문호들은 심지어 악인에게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양심의 소리가 있음을 설득력 있게 묘사한 적이 있다. 자신이 지닌 양심을 부인하거나 그것이 지닌 보편적인 성격을 의심할 수는 있어도, 마음 속 양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말하기란 어려운 일인 것이다. 하지만 양심을 정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양심이란, 개념적으로 엄밀하게 정의될 수 없고 단지 현상학적인 방법으로 이해될 수 있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양심은, 위에서 말했듯이 우리에게 체험되며 우리의 사고와 삶에 개입한다. 개인의 양심은 다채로운 양상으로 존재하고, 그것을 성찰하거나 사유하는 개인의 생각이나 반성적 역량에 따라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많은 철학자와 신학자들이 양심의 개념을 정의하려 시도했으나, 아직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충분한 설명을 해낸 이는 없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양심은 우리가 내리는 윤리적 가치판단의 재판관이며, 우리가 지닌 도덕률을 만드는 입법자다. 그렇기 때문에 양심은 윤리학에서 다루는 여러 문제를 모두 포괄하는 중요하고 논쟁적인 개념이다. 이 책은 동서양의 여러 학자와 사상가들이 양심을 놓고 펼쳤던 자신의 학문적 탐구와 논쟁에 대해 다룬다. 특히 윤리학과 철학의 영역뿐 아니라 동서양의 다양한 관점들, 교육학과 신학, 심층심리학에 이르는 여러 학자들이 생각하는 양심의 개념을 다루는 것으로 독자들에게 하여금 양심의 정체뿐 아니라, 그것이 인간의 지성서에서 지니는 깊은 의미를 알게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몇 가지 예를 들면, 맹자는 양심이란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며,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으면 자신을 버려서라도 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명나라의 왕양명은 인간의 양심은 단지 내 몸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을 향해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칸트는 양심이란 시대나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는 이성적이고 자율적인 도덕법칙에 근거하여, 신 앞에서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헤겔은 각각의 도덕 주체들의 도덕 판단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갈등과 불일치, 딜레마가 존재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절대적인 지평의 양심을 탐구한다. 이들 외에도 이 책은 정약용과 장자, 버틀러, 니체, 셸러, 하르트만, 레비나스, 하이데거, 야스퍼스, 프롬, 융, 아펠, 아퀴나스, 바울, 떼이야르에 이르는 다양한 사상가들의 양심에 대한 성찰을 소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