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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생물학은 무지를 발견하는 학문입니다
1장. 생물학, 물음에 답하다 1. 진화론은 허구인가? 2. 이기적 유전자는 이기적인가? 3. 생물들은 어떻게 공생하는가? 4. 생물학에 ‘법칙’은 없다? 2장. 생물학, 먹을거리를 논하다 1. 바나나의 멸종을 막아라 2. GMO, 누구를 위한 상품인가? 3. 밀집 사육, 그 예고된 비극 4. 유전자 드라이브가 부르는 ‘침묵의 봄’ 3장. 생물학, 주문을 외우다 1. 안타깝지만, 자연은 노화를 선택했다 2. 빽 투 더 줄기세포 3. 우생학의 유령과 유전자 계급 사회 4. 유전자 가위 특허 전쟁 5. 신이 되려는 인간 4장. 생물학, 도구로 말하다 1. 현미경-작은 세계로 통하는 커다란 창문 2. X선 회절분석기-DNA 구조를 밝힌 빛의 상자 3. PCR-DNA를 증폭시키는 꿈의 장비 4. NGS-생명의 언어를 읽어 내는 암호 해독기 5. 유전자 가위-강력한 유전자 편집 도구 5장. 생물학, 문어발이 되다 1. 진화학 2. 분류학 3. 생태학 4. 고생물학 5. 유전학 6. 분자 생물학 7. 합성 생물학 8. 후성 유전학 9. 진화 심리학 10. 우주 생물학 참고한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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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핏줄이 아니어도 이타적 행동을 서로 제공하는 까닭은 이기적인 행동만으로는 생존과 번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앞세운다고 알려진 이기적 유전자의 속성을 생각한다면 이런 행동은 왠지 모순처럼 보이죠. 따라서 친족이 아닌 집단에서 협력의 메커니즘이 안정적으로 진화한 이유를 밝혀내는 것은 생물학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 본문 중에서
과도한 예외조차 받아들이는 생물학이란 정해진 것도 없고 복잡하기만 해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고 따라서 독자적인 법칙을 갖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생물학을 과소평가하는 것입니다. 예외야말로 생물학을 풍부한 다양성으로 이끈 진정한 원동력이거든요. --- 본문 중에서 생태계 구성원을 함부로 박멸하거나 멸종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과학 기술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과학 기술의 덫에서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기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연 생태계의 힘을 빌리는 것. 그래서 해충의 숫자를 적절히 조절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침묵의 봄은 언제든 귀환할 것입니다. --- 본문 중에서 생물학에 기대고 있지만 우생학은 결코 학문이 아닙니다. 개를 우생학적으로 개량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즉 개를 선택적으로 교배시키면 잉글리시 불도그처럼 독특한 외모를 가진 품종을 만들 수 있죠. 그러나 그것은 외모의 개량이지 불도그의 삶을 개량한 것이 아닙니다. 납작하고 주름진 얼굴의 잉글리시 불도그가 일상적으로 겪는 호흡 곤란과 안구 질병의 가능성은 우생학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여 줍니다. 상업적으로 개량된 개에게 남겨진 것은 각종 질병과 유전병입니다. 자본 시장의 우생학은 돈벌이 수단일 뿐입니다. --- 본문 중에서 현대 과학 기술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 수 있는 순간에 근접했지만 이것을 이용해 성급히 생명을 변형하는 행위는 마치 볼드모트가 마법 지팡이로 호크룩스 주문을 외우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유전자 가위라는 신의 도구를 손에 쥔 우리 인간이 무책임한 창조주 놀이를 계속할지 아니면 빨간 신호등 앞에서 잠시 대기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모두가 지켜볼 일입니다. --- 본문 중에서 다윈은 진화가 진보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현대 진화론에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흔히 오해하듯 인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진보해 호모 에렉투스가 되고 호모 에렉투스가 진보해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가 된 것이 아니지요. 불과 몇만 년 전까지만 해도 호모 사피엔스는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를 포함한 다섯 종의 인류와 공존했습니다. 다시 말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이후에 수많은 종의 인류가 존재했지만 환경에 적응한 종만이 살아남아 오늘날 우리들의 조상이 된 것에 불과하지요. 이것은 진보가 아니라 진화일 뿐입니다. --- 본문 중에서 라듐과 폴로늄의 발견과 그 연구로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퀴리는 특허를 신청하라는 정부의 강한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그는 오히려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자신의 연구 기록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편지에 이것은 인류를 위해 신이 준 선물이므로 그 누구도 독점할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연구 결과를 돈이나 명예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과학 정신에 위배된다고 보았습니다. X선을 발견한 뢴트겐 역시 특허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는 특허를 사겠다며 자신을 찾아온 독일의 한 재벌가에게 X선은 내가 발명한 것이 아니라 원래 자연에 있던 것을 발견한 것에 지나지 않고 따라서 X선은 온 인류가 공유해야 한다며 제안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 본문 중에서 수확량을 빠르고 대규모로 증가시킬 유일한 방법이 유전자 조작뿐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식량 부족은 종자나 농법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GMO가 아닌 종자와 현재의 농법으로도 생산량을 충분히 늘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생산량이 아니라 분배에 있습니다. 식량이 남아도는 국가에도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그 결정적 증거입니다. 정의로운 분배야말로 진정한 해법인 것입니다. --- 본문 중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RNA와 단백질로 이루어진 단순한 분자 기계가 아니라 우리들의 미래를 바꿔 놓을 수 있는 예언서 그러나 빈 예언서입니다.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예언서에 무엇을 적을지는 이제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이것을 이용해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인류를 구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유전자 계급을 출현시켜 인류를 극심한 혼란 속에 빠뜨릴 것인지 어느 쪽을 택하든 그 책임은 순전히 우리 몫이 될 것입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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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생물학 가운데 어떤 게 가장 재밌고 쉽나요? 요즘 고등학생은 압도적으로 지구과학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지구과학은 낯설고 어려운 과목이었어요. 생물학이 가장 만만했죠. 우리가 생물이니까요. 그런데 시대가 변했습니다. 이젠 생물학이 어려운 과목이 되었습니다. 키워드도 곤충, 새, 애벌레 같은 친숙한 단어에서 DNA, RNA, 단백질, 복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같은 낯선 것으로 바뀌었죠. 깊이와 폭이 깊고 넓어졌습니다. 그만큼 생각하고 고민할 게 많아졌죠. 『10대와 통하는 생물학 이야기』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시민에게 21세기의 과학과 사회를 통합적으로 고민하고 토론하게 하는 책입니다. 10대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함께 읽어야 할 책입니다. -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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