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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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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요안나 콘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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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anna Concejo

1971년 폴란드 스웁스크에서 태어났다. 포즈난 미술 아카데미에서 판화를 전공하고, 드로잉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뒤 프랑스에 정착했다. 2002년 부산 비엔날레에 설치 작품이 초대되었고, 프랑스 쉘, 베를린 플라포름 갤러리, 파리 퍼블릭 갤러리 등에서 전시했다. 2004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후, 그림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작품으로는 『빨간 모자』, 『백조 왕자』, 『꽃들의 말』, 『천사의 구두』, 『아무개씨의 수상한 저녁』 등이 있다. 프랑스뿐 아니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폴란드 등에서 책이 출간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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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여름의 빌라』,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 짧은소설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산문집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맹』,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여름비』, 아니 에르노의 『여자아이 기억』, 프랑수아즈 사강의 『해독 일기』, 시몬 드 보부아르의 『둘도 없는 사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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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29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96쪽 | 414g | 150*238*14mm
ISBN13
9791196343033

출판사 리뷰

“그렇다, 앙리에게는 시간이 많았다.
무한한 시간. 지금까지 겨우 일흔 해의 시간을 썼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무한히 짧은 시간이로군.”

『잃어버린 영혼』 『바다에서 M』 등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온
요안나 콘세이요 작가가 아버지의 죽음을 모티프로 그린 그림책


푸른 안개 속 작은 까치밥나무 열매처럼
섬세하게 흔들리는 한 노인의 마지막 하루

그는 자신의 온 존재를 다해
고양이 털의 부드러운 잿빛 심연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어느 아침, 앙리는 일어나 뜨거운 차를 마신다. 버터와 잼을 바른 빵도 먹는다. 앙리는 평소보다 동작이 굼뜬 것 같다고 느낀다. 그는 창밖을 바라본다. 안개에 싸인 붉은 까치밥나무 열매. 그는 자신이 안개 속 까치밥나무 열매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앙리는 앞마당으로 나가 잠시 서성이다, 익숙한 오솔길을 걸어 큰길로 나간다. 떡갈나무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동네 우편함들. 앙리는 주머니를 더듬어 열쇠를 꺼낸 다음, 우편함을 열어 본다. 텅 빈 우편함……. 열쇠가 손에서 미끄러지듯 떨어진다. 그는 애써 붙잡으려 하지 않는다. 앙리는 다시 집으로 향한다. 고양이가 집 앞 벤치에서 잠을 자고 있다. 앙리는 고양이 털을 천천히 어루만진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낡은 몽당연필을 꺼내어 문 아래에다 쓴다. “돌아올게요.” 그는 여름의 열기가 아직 남아 있는 집 나무 벽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는다. 그리고 자신의 온 존재를 다해 고양이 털의 부드러운 잿빛 심연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는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우리의 시선과 손길이 닿는 곳은 어디일까

이 책은 요안나 콘세이요 작가가 아버지의 죽음을 겪은 뒤 만든 그림책이다. 작가는 앙리의 하루를 천천히 따라가며, 그가 남긴 일상의 흔적을 조용히 더듬는다. 그리고 앙리가 느꼈을 외로움과 기다림, 두려움 같은 미세한 감정들을 작가 특유의 화법으로 섬세하게 표현한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앙리가 마음속에 담아가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날마다 바라보던 창밖의 풍경, 비를 머금은 바람의 냄새, 수레국화 줄기에 맺힌 작은 안개 방울. 그리고 함께했던 고양이의 보드라운 감촉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의 하루는 우리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묻게 만든다. 무한히 길다고 생각했던 시간은 돌이켜보면 아득하리만치 짧고, 그 짧은 시간을 우리는 어떤 빛깔과 감촉으로 채울 수 있을까. 앙리는 오랫동안 기다리던 편지를 끝내 받지 못했다. 그것은 어쩌면 앙리의 삶에서 미완으로 남은 무언가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무겁지 않은 발걸음으로 푸른 안개 속을 걷는다. 우리의 삶도, 마지막도 그럴 수 있을까.

“온통 푸른빛이구나.
말이 넘치듯 그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와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그는 부드럽게 웃었다.”


“당신은 이 책에서 길을 잃을지도 몰라요. 어쩌면 그래야만 하고요. 사건의 순서를 찾으려 애쓰지 말아요. 들판을 혼자 걸으며 나만의 길을 만들어 보세요. 저는 이 책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려고 해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안개 속에 숨어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좋으니까요.”
- 요안나 콘세이요

“때때로 시간은 앳된 이마에 할퀸 발톱 자국 같은 주름을 남기고, 생기 지닌 모든 것을 함부로 짓밟는 사나운 짐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요안나 콘세이요가 그린 앙리의 하루는 시간이 지나간 자리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작가 특유의 아름다운 그림과 시를 닮은 문장들이 한 사람의 인생 안에 존재하는 절정과 쇠락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의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면 우리는 쇠락이 부정적이기만 한 것이 아님을 이해하게 된다. 어쩌면 쇠락이란 새벽의 푸른 안개처럼 희미하게 흩어지는 것, 안개 속의 작은 까치밥나무 열매처럼 섬세하게 흔들리는 것. 여름은 진즉 끝났고, 철새들마저 저 멀리 날아가 버렸는데도 『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는 왜 슬프지 않을까? 푸른색이 이토록 따뜻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이 그림책을 읽기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 백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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