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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9
1장 | 산, 별, 그리고 나 11 2장 | 나는 누구, 여긴 어디? 27 3장 | 웨딩홀의 털보와 똥 머리, 그리고 은발신사 47 4장 | 사랑과 우정의 쌈룡학원 70 5장 | 가깝고도 먼 엄마 96 6장 | 다시 꿈꾸는 시간 123 7장 | 첫 수업 138 8장 | 고통받는 살과 먼지들 160 9장 | 태양의 파쿠르 184 10장 | 3층의 존재들 207 11장 | 학교야, 이젠 안녕! 235 12장 | 신성한 산, 데발라야 255 에필로그 279 작가의 말 2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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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가 처음으로 날아오른 날이다. 한 마리 새처럼, 저 거대한 몸집의 알바트로스처럼.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다. 내 스스로 제작한 날개 모양 새털구름 말고는. 초가을의 오후 네 시, 우리 모두의 옥상에서 나는 처음으로 날아올랐다. 우리가 사는 별의 천장을 만지고 돌아왔다. 태양의 파쿠르, 날탄과 활공 훈련을 시작한 지 꼭 1년째 되는 날이었다.
--- p.9 “스타워즈 그 포스?” “응, 그거. 네가 젤 많이 가지고 태어난 힘. 네 에너지의 특성이야.” “어쩌라고.” “그게 여기 딱 네 새벽 별자리야, 활동적인 불의 궁수님. 근데 신기한 건 여기 태양도 들어 있고 목성도 있어. 넌 너 자신이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네. 자아가 무지 강한 거지. 끝없이 뻗어 나가는 자아, 그렇네.” “뭔 소리야. 세상에 자기가 젤로 안 중요한 중딩이 어딨어?” --- p.42 “어이, 점재-이~!”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뭐라, 이것들이? 다른 건 몰라도 내 엄마를! 가만가만 있으니까, 뭐, 뭐라고? 분노 게이지가 만랩 차오르는 순간이었다. 언젠가부터 내 뒤에서 무당이니 점쟁이니 하며 수군거리는 걸 평소 내 모르는 바 아니었다. 하지만 바로 코앞에서라면 다르지. 이건 우리 청소년계의 룰을 완전히 어긴 것이다. 가족모독, 결사항전! 무서운 속도로 내빼다 홱, 순식간에 역시 무서운 속도로 턴! 삼족오 중 가장 만만한 바게트한테 두 주먹 앞으로 좌-아-악 뻗고 무작정 돌진, 단숨에 뽀개 버리려던 바로 그 찰나였다. 나는 그만 정확하게 둘로 쪼개져 버렸다. --- p.50 “이젠 그들도 한물갔어. 할리우드식 히어로들은 지금 인류의 위기에 전혀 도움이 안 돼. 신이 더 이상 구름 위에서 우릴 굽어보는 수염 난 할아버지가 아니듯 말이다. 이제 진짜 미래의 영웅은 너희들이다.” “에-에?” “날타-안, 농담 마시고요. 진짜 영웅들은 어떻게 생겼어요?” “제멋대로 자유롭게 생겼지. 우리랑 똑같아. 특색이 없는 게 특색이다. 또 아무하고도 치고받고 안 싸운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거든.” --- p.190~191 그때 갑자기 욱 하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간자였다. 아아, 이젠 내가 아주 별일을 다하는구나. 그것도 시간 차로다가. 조금 전 나의 주문대로 간자의 입에 순식간에 지퍼가 채워졌다. 아아 징그러워. 살빛의 지퍼라니. “제길! 퉤퉤! 이게 뭐야! 아, 씨바, 여기 개이상해!” 간자는 한동안 펄쩍펄쩍 사방을 뛰어다니며 꽥꽥거렸다. --- p.196~197 “아니, 이기주의 아니고 자립주의! 고독 말고 독고!” “네?” “스스로 선택하는 독존, 의도적인 고립, 그건 고독이나 자폐와 엄연히 달라. 네가 진짜 이름 그대로 독고가 되어 매 순간 창조하는 거야. 반드시 그렇게 한 번은 똑바로 서서 싸워 이겨야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어, 명심해!” “으응? 날탄은 뭘 자꾸만 싸우래.” --- p.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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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고 구르고 쪼개지고?
우리는 아무래도 학원이 아니라 군대에 끌려온 것이 분명했다! 자신의 몸에서 정신이 분리되는 경험을 한 아미와 이를 목격한 네 명의 친구들은 포스와 아우라 만랩의 강사들에 이끌려 이름도 초구리구리한 ‘사랑과 우정의 쌈룡학원’의 수강생이 된다. 학생이라곤 달랑 이들 다섯뿐. 동계특강을 알리는 첫 수업은 겨울바람이 매서운 새벽, 다이버전트의 여전사 토리를 연상시키는 똥 머리 날탄 강사를 따라 뛰고 구르고 매달리며 날다람쥐처럼 이 산 저 산을 휘젓고 다니는 것. 학습자 중심의 액티브 러닝을 추구한다더니, 그게 이거였어? 아무래도 학원이 아니라 군대에 끌려온 게 분명하다는 아이들의 푸념. 눈에선 눈물이 나오는데 희한하게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아미 엄마까지 가세한 강사 군단은 ‘바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심장한 말들을 수시로 주고받고, 몸이 커졌다 작아졌다, 여자로 보였다 남자로 보였다, 중년이었다 노신사로 바뀌는 등 도통 종잡을 수 없는 모습에, 시공간을 초월한다. 쌈룡의 일타 강사들은 위기에 빠진 아미를 구하러 온 것일까? 아님 더 무서운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도대체 여기 진짜 정체가 뭐야?! 제멋대로 자유로운, 아무하고도 치고받고 안 싸우는 진짜 영웅! 한부모 가정, 폭력 부모, 아이들의 개성과 적성은 안중에도 없는 학교와 교사. 어른들이 바라는 것에 맞추느라 온갖 갈등을 겪으며 비뚤어지고 상처받는 아이들이 소설의 주인공들이다. “이렇게 크느라 나도 죽을 둥 살 둥이었다.”고 소리치는 아미처럼, 아이들은 감당하기 벅찬 현실의 무게에 눌려 심통을 잔뜩 부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른바 어른들이 일컫는 중2병. 어른들은 그런 학생들을 문제아라며 괴물 취급한다. 작가는 승냥이 교장, 너구리 교감, 족제비 학주와 같은 인물 표현을 통해 학교라는 곳이 더 이상 학생들에게 아무런 희망도 주지 못하는, 비즈니스 공간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육체와 정신을 하나로 훈련시키는 쌈룡학원의 수업 방식을 통해 아주 오래된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교육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저마다 다른 개성과 역량을 발견하고 본래의 포스대로 살 수 있도록 격려한다. ‘유용해지기 위해 강해져라’고 하는 ‘파쿠르’의 정신과 인간의 몸에 원래부터 내재된 기본 동작들을 살려내는 요가로 에너지를 키우며, 파편화된 개인이 아닌 우주의 한 존재로서 자각하게 만든다. 아이들은 철천지원수처럼 지내다가도 친구에게 위기가 닥치면, 한데 뭉치는 의리를 보여 준다. 쌈룡 안에서 좌충우돌 부딪치면서 각자의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다섯 아이들. 마침내 아미는 꿈에서만 만나던 아빠를 만나게 될까?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갈 아카데미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미스테리한 사건들을 쫓아 손에 땀을 쥐고 읽다 보면 아이들을 따라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며 그들이 넘어질 때마다 일어나라고 응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들이야말로 전설의 템플 가디언처럼,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진정한 영웅들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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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적인 성장드라마를 예상했던 나의 좁은 상상력 너머로 『쌈룡학원』은 SF, 무협, 판타지, 사회소설의 장르를 자연스레 넘나들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벗어나 자유롭게 유영한다. 입시경쟁에 갇힌 교육으로는 결코 우리 앞에 닥친 지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으며, 인류가 잃어버린 원초적 영성을 회복하는 일만이 세상을 지키고 구원한다는 작가의 성찰은 깊다. 숨죽여 읽다 보면 별자리, 마법, 유체이탈, 원시적 영혼, 빛의 세계가 전혀 낯설지 않고 자연스레 느껴지는 놀라운 소설이다. 나도 그 학원에 다니고 싶다. 쌈룡학원! - 임순례 ([리틀 포레스트] 감독,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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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좀 과장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다 어느 순간 이게 다 사실일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에 가슴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 게 느껴졌다. 나도 하늘을 날 수는 없어도 마음으로는 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이 생겼다. - 최은아 ([완득이], [베테랑] 사운드 편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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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데믹 시대, 아이들은 자의 반 타의 반 학교를 떠나고 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이미 오래전 교단을 떠났다. 세상으로 간 그는 이제 마을과 우주의 요기가 되어 영화 시나리오 같은 소설을 들고 왔다. 요가와 파쿠르를 하고 하늘을 날며 모든 생명체와 친구가 되는 우주의 아이가 주인공이다. 요기 친구를 두어 나는 참 흐뭇하다. 아이들이 온전한 삶을 살아 내기를 바라는 부모와 교사들은 꼭 읽어보면 좋겠다. - 조한혜정 (문화인류학자,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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