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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보훈학과 보훈문화
1. 보훈은 평화다 _이찬수 2. 보훈의 공공가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김상돈 3. 코로나19 난국 속, 깨어 있는 시민들 김상돈 4. 4차 산업혁명이 보훈정책에 주는 시사점 서운석 5. 삶 속에 보훈문화가 자리매김하도록 _윤승비 6. 보훈학의 가능성을 모색하다 _김상돈 7. 보훈의 개념과 논쟁점 _이재승 제2부 보훈법제와 선양 1. 군인의 죽음을 대하는 법률들 _이재승 2. 헌법이 그리는 대한민국 _임상순 3. 궁능유적본부와 현충시설본부 _서운석 4. 보훈문화 확산의 사회적 토양 조성 형시영 5. 죽은 자가 산 자를 움직인다 이용재 6. 붉은 양귀비와 푸른 수레국화 _이영자 제3부 보훈복지와 의료 1. 보훈은 복지다 _이찬수 2. 질병은 조상탓이 아니다: 보훈의료와 사회적 치유 이찬수 3. 스마트기술과 보훈복지 _이영자 4. 코로나-19와 마음방역 _정태영 5. 지역사회 기반 보훈 체계 구축의 필요성 정태영 제4부 독립/호국/민주 1. 다시 6·25를 맞으며 _전수미 2. 5·18 민주화운동과 ‘임을 위한 행진곡’ _김상돈 3. 제대군인 지원정책 _이용재 4. 제대군인, 국가가 적극 지원해야 하는 이유 이용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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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평과 부조화, 한마디로 폭력을 줄이는 과정이 평화이다. 평화는 ‘감폭력(減暴力)’의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런데 국가적 차원에서 벌어진 폭력에 맞서서 국가, 사회, 가정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사람을 우리는 국가유공자로 규정하고 기꺼이 그에 보답하며 살고 있지 않던가. 각종 보답으로 이들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국가와 사회의 공평과 통합을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
--- p.24, 「보훈은 평화다」 중에서 변화하는 보훈 환경에 새로운 보훈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은 국가관에 대한 건강한 사회의식을 제고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정신을 심어주기 위함이며, 통합된 국가 공동체를 완성해 가기 위한 중차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나라사랑정신과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 세대에게 건전한 국가관과 애국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교육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이다. --- p.49, 「삶 속에 보훈문화가 자리매김하도록」 중에서 국가보훈은 국가유공자가 생애 마지막까지 명예롭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상과 예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사회적 가치로 공유되고, 죽은 이후까지 역사적 기억의 상징으로 널리 확산하여야 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희생과 헌신이 공동체 내에서 인정받고, 기억되며, 존중되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보훈문화는 독립정신, 국가 수호, 민주의식의 정신적 가치를 바탕으로 희생과 헌신이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고 예우 받는 자연스러운 정신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와 토양을 조성하는 것이다. --- p.95, 「보훈문화 확산의 사회적 토양 조성」 중에서 보훈에는 ‘사후적 보상’도 필요하지만, ‘선제적 보훈’의 과제도 있다. 선제적 보훈은 보훈대상자들에게 보상을 미리 해주는 정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선제적 보훈은 순국이든 순직이든 희생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복합적이고 심층적인 실천이다. 이러한 선제적 보훈은 특정 국가만을 위한 실천에 머물지 않고, 인류 전체를 염두에 둘 때 이루어진다. 다른 국가에 적대적인 보훈은 다시 그 적대국의 도전으로 이어지는 까닭에 늘 불안정하다. 보훈정책은 일단 국내적 상황에 어울려야 하지만, 주변국과 세계의 평화까지 염두에 두고 시행될수록 좋다. --- p.116, 「보훈은 복지다」 중에서 문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오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5·18 정신 그 자체”라며 “제창은 그동안 상처받은 광주 정신을 다시 살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여부에 대해 그동안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국가보훈처에서는 2018년 10월 ‘5·18 민주화운동 기념곡’ 지정 법제화를 추진하였고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민중가요로 비로소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백만 행진’ 현장에서 울려퍼졌고 중국어, 태국어, 일본어 등 10개가 넘는 언어로 불리는 한류의 원조이며 민주주의 한류이다. --- p.160, 「5.18민주화운동과 ‘임을 위한 행진곡’」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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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報勳)의 뜻은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의 숭고한 정신을 선양하고 그와 그 유족 또는 가족의 영예로운 삶과 복지향상을 도모하며 나아가 국민의 나라사랑정신 함양에 이바지”하는 행위이다. 다시 말해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사람을 국가가 나서서 명예롭게 하고 그 뜻과 그 후손의 삶이 영예롭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현재의 국민들도 나라사랑을 위한 헌신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의미도 함께 갖춘다.
보훈은 크게 ‘독립’ ‘호국’ ‘민주’라는 세 영역으로 구성된다. 최근에는 여기에 ‘사회공헌’ 영역이 새롭게 추가되어 점점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훈을 직접 담당하는 국가보훈처는 ‘보상정책’ ‘보훈선양’ ‘보훈예우’ ‘복지증진’의 네 영역으로 구성된다. 이것은 현재의 보훈정책, 제도, 사회적 수요가 이 네 가지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3.1절이나 광복절(8.15), 제헌절(7.17), 6.25전쟁, 4.19혁명, 5.18민주항쟁 또는 6.10민주항쟁 등 보훈과 관련된 날을 전후로 각종 보훈 관련 행사가 시행되고, 인터넷을 통해서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정보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공유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보훈은 여전히 우리의 일상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잠시 다가왔다가 이내 멀어지곤 하는 주제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보훈 관련 이슈는 한번 폭발하면 언제나 전 국민적 관심과, 때로는 ‘갈등’의 진원지가 되곤 한다. 친일 행적이 밝혀진 국립묘지 안장자의 이장 문제나, 국가 변란에 관련된 군인 출신의 국립묘지 안장 여부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보훈이라는 사회적/국가적 과제는 한때의 유행이나 화제로 소모되어도 좋은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가 공동체의 안녕과 건전한 발전을 위해, 우리의 일상의 일부가 되어야 할 과제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실제로도 보훈 가족은 존재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우리의 이웃, 혹은 우리의 친척으로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인터넷 매체(〈프레시안〉)와 〈나라사랑신문〉 등에 게재되었던 것인 만큼, 글의 스타일이나 길이, 또 소재 면에서 일반 독자(시민/대중)이 친숙하고 쉽게 보훈과 관련된 주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글들이다. 인터넷에 이러한 글들을 지속적으로 연재해 나가는 순간부터 ‘시민과 더불어 함께하는 보훈’을 지향하는 목표의식을 뚜렷이 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우리 사회/국가의 보훈이 우리 자신과 우리의 공동체를 건강하고, 행복한 곳으로 만들어나가는 튼튼한 디딤돌이 점점 많아지고, 넓게 퍼지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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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든든한 ‘평화-보훈’의 길
- 보훈교육연구원의 ‘보훈문화총서’(전7권) 간행에 부쳐 - 보훈? 그게 뭐지? 보훈교육연구원(원장 이찬수)이라는 곳이 있다. 국가보훈처 산하이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에 소속된 공공기관이다. 여기서 작지 않은 분량의 책들이 나왔다. 이른바 ‘보훈문화총서’인데, 7권이나 된다. 이건 1차 출간이고, 올해 2차로 7권을 또 낸다고 한다. 국가보훈처도 낯선데, 그 소속기관인 보훈교육연구원은 더 낯설리라. 보훈? 그게 뭐지? 일상적으로 만나기 어렵고 어색하지만, 대략 전쟁에서 죽은 사람에게 훈장 주고 그러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분 많을 것이다. 나아가 ‘보훈문화’라고 하면? 보훈에도 문화라는 걸 붙이나, 하는 분들 역시 꽤 있을 것이다. 이해가 간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립묘지가 연상되거나 군인들에 대한 보상을 하는 곳 정도로 생각하던 국가보훈처가 관심의 언저리에 들어온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보훈에 대한 기억 2017년, 5.18 하루 전날, 피우진 중령이 장관급으로 격상된 보훈처 처장으로 임명되었다. 대위 시절, 여군 부사관을 술자리로 불러낸 상관의 명령을 받고 전투복을 입혀 보냈다는 일화로 알려진 분이었다. 그 일로 피우진 중령은 내게 대장 같은 중령으로 다가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조차 부르지 못하게 했던 일을 기억하기에 피우진 중령의 보훈처장 임명은 시대 변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국가보훈처는 시대에 걸맞은 변화를 위해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2018년, 안팎의 힘을 모으기 위해 조직된 것이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회’였고, 거기 참여하여 부족한 역량이나마 보탤 수 있었다. 보훈처의 혁신 과제를 정리하고 그걸 보훈처 담당자들과 협의하여 개선 방향을 찾아나가는 자리였다. 혁신위원들은 한 나라에서 보훈이 사회적 가치와 비전을 담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직원들은 보훈처 혁신이 그들의 자긍심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마치 국방부 출장소 같은 부처 환경에서도 꾸준히 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분들이 적지 않았다. 그렇게 곪거나 취약한 부분은 새 살이 돋아나고 있었다.(이 활동의 결과는 1) 보훈처 위법 및 부당행위 재발 방지, 2) 독립운동 보상과 예우, 3) 공정성과 형평성 강화, 4) 보훈처 위상과 역량이라는 네 부문에서 권고안으로 정리되었다.) 시민 곁으로 돌아온 보훈 보훈교육연구원의 이번 총서는 위 권고안의 이론적 기초의 성격을 띤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보훈(報勳)은 ‘공훈에 보답한다’는 뜻이다. 「국가보훈기본법」의 표현을 가져오면,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의 숭고한 정신을 선양하고 그와 그 유족 또는 가족의 영예로운 삶과 복지향상을 도모하며 나아가 국민의 나라사랑정신 함양에 이바지”하는 행위이다(제1조). 보훈은 네 가지 범주로 이루어진다. ‘독립’, ‘호국’, ‘민주’라는 세 범주에 ‘사회공헌’까지 보태 넷이다. 이번에 발간된 1차 ‘보훈문화총서’의 제목과 목차를 보면 현재 보훈을 고민하는 지점을 알 수 있다. 먼저 7권의 제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복지로 읽는 보훈』, ② 『보건으로 읽는 보훈』, ③ 『보훈의 여러 가지 얼굴』, ④ 『남에서 북을 다시 보다: 탈북 박사들이 보는 북한의 보훈』, ⑤ 『통일로 가는 보훈』, ⑥ 『보훈3.0: 시민과 함께 보훈 읽기』, ⑦ 『가족과 함께 하는 보훈』. 일반인을 위한 보훈 관련 단행본이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어느 하나 의미 없는 책은 없다. 그 중에서도 제4권은 돋보인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 북한 보훈 정책의 모든 것(이철) ○ 북한의 보훈: 정치적 보상(현인애) ○ 북한 보훈제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강채연) ○ 북한의 보훈과 제재, 법제는 현실적합한가(채경희) ○ 북한 보훈과 영웅 상징화(엄현숙) 위 필자들은 전부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연구와 강의로 헌신하고 있는 탈북자들이다. 탈북 연구자들이 ‘북한보훈론’을 소개했다니, 남과 북의 대결 구도로 탄생한 보훈제도가 다시 남북 간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아니 기여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어서 통일연구원과 공동 기획하여 출판한 제5권 『통일로 가는 보훈』도 의미 있고 무게감 있게 다가온다. 그 뿐 아니라 이번 총서는 복지(제1권)와 보건(제2권)을 포함해 법, 정치, 사회,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 보훈의 전반적 현실을 분석하고 대안도 모색하고 있다. 각계의 전문가 30명 이상이 참여한 전례 없는 출판물이다. 해본 분은 알겠지만, 이 정도의 책을 만드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고민의 흔적들 격동, 격변, 다사다난이라는 말조차 불경스러운 지난 100년 이 땅의 역사를 돌아볼 때 보훈의 개념과 정의, 새로운 비전을 찾는 데 어찌 고민이 없었을까? 인간의 가치와 정치이념이 부딪히고, 낡은 철학과 새로운 전망도 긴장을 형성하였다. 이 땅의 역사는 보훈의 주요 가치들인 독립, 호국, 민주 혹은 사회공헌의 실제 내용이 서로 충돌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북한과의 전쟁 경험에서 출발한 ‘호국’의 가치와 다원성을 중시하는 대북 포용적 ‘민주’의 가치가 부딪힐 수 있다. 이뿐이랴, 해방공간에서의 독립과 호국, 70년대의 호국과 민주, 나아가 현재의 민주와 사회공헌에 이르기까지 흐릿하거나 대립하는 여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주제는 곳곳에 놓여 있었다. 하나 더 덧붙이면, 공훈에 보답하는 주체가 ‘국민’이라기보다는 ‘국가’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도 문제다. 이는 「국가보훈기본법」의 탓이 크다. 거기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훈정책을 시행하고 국민은 그에 협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훈이 정의되어 있다. 이상한 방식의 국민 소외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나나 독자들께서 보훈이 멀게 느껴진 건 우연이 아니었다. 보훈과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당연한 의무일 수밖에 없다. 평화로운 사회를 위한 보훈 이런 고민과 시도가 어찌 한 번에 답을 찾겠는가. 답을 찾았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다만, 이번 1차 ‘보훈문화총서’를 관통하는 희망이랄까, 나침반은 있는 듯하다. 획일적 범주에 갇히지 말고 인간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보편적 인류애를 다시 불러내는 것, 그걸 한 마디로 하면 ‘보훈의 평화-모델’일 것이다. 제4권과 5권에서 적대적 대북관계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한 것도 그 예이다. 굳이 그 부분만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평화는 무엇보다 몸의 건강, 관계의 따뜻함, 마음으로 느끼는 든든함, 미래에 대한 안정감에서 온다. 보훈이 그런 다정다감한 평화의 모습을 띠고 있음을 보여주려고 한 점만으로도 이번 총서의 가치는 넉넉하지 않을까. 보훈의 이미지가 우리 국민들에게 멀게 느껴지고, 심지어 정치군인들의 전유물처럼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다보니 시민들을 위한 보훈 소개 단행본도 거의 없다. 두텁지 않게 들고 다니며 볼 수 있게 만든 것도 장점이다. 이를 계기로 서로 보듬고 따뜻하게 위로하는 평화의 보훈이 시민들의 일상에서 느껴졌으면 좋겠다. - 오항녕 (전주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