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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콜로라도 사막의 어디쯤이에요. 타오를 듯 뜨거운 어느 월요일 아침, 선인장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선인장은 생각을 많이 했어요. 달리 할 일이 별로 없었거든요. 이따금 다리가 있다면 사는 게 좀 더 재미있을 거란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선인장은 작은 도시로 들어가는 길목에 서 있었어요. 암소, 잔잔한 바람, 운이 좋으면 여전히 인디언이 있다고 믿는 카우보이를 마주칠 수 있는 곳이었지요. 곁에는 ‘샌타프루타’라고 쓰인 표지판이 있었어요.
--- p.4~5 고양이의 심리 치료 선생님은 그들에게 다음 여행에는 고양이를 반드시 데려가야 한다고 말했어요. 고양이가 불행해서 마른 게 분명하다고, 주인과 함께 여행을 가면 덜 불행할 거라고 했어요. 고양이는 인간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했어요. 고양이에게 네 생각은 어떠냐고 물었다면 아니라고 했을 텐데 말이에요. 하지만 고양이 말을 인간이 전혀 알지 못하니 말해 봤자 이해 못 했을 거예요. --- p.14~15 계절이 바뀌었어요. 선인장은 이맘때의 무거운 하늘이 좋았어요. 숨이 턱턱 막히는 습기와 어둑어둑한 색깔이 선인장의 마음을 가라앉혔어요. 그건 반가운 장대비가 오기 전의 기분 좋은 감정이었어요. --- p.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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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디넓은 콜로라도의 샌타푸르타 사막 한가운데 선인장이 하나 있어요. 누군가가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뾰족한 가시로 찌르곤 하지요. 하지만 오가는 이가 드물어서 그럴 일은 거의 없어요. 선인장은 가끔씩 바깥세상이 궁금해하지만 자리를 벗어날 수 없어요. 다리가 있어서 이곳저곳 움직이며 구경하면 어떨까 상상해 보는 걸로 만족할 수밖에요. 한편, 복잡한 도시엔 조용히 살고 싶은 고양이가 있어요. 아주 홀쭉하고 게으르지요. 하루 종일 따뜻한 부엌 라디에이터 옆에 늘어져 누워 있기를 좋아하는데, 주인 부부는 홀쭉한 고양이 때문에 걱정이 가득해요. 고양이가 우울증이라도 걸린 게 아닐까 싶어 심리치료도 받아 보고 이곳저곳 여행도 데리고 가지요. 여행을 많이 하는 주인 덕분에 고양이는 무려 스무 번이 넘게 비행기를 탔어요. 하지만 고양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에요. 그저 따뜻한 곳에 배를 깔고 누워 있고 싶을 뿐인데 사람들은 고양이 맘을 몰라줍니다.
이렇게 성격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지만 사막의 선인장과 도시의 고양이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이름을 불러 주는 친구가 없다는 거예요. 사막 한가운데 사는 선인장은 이름이 없었고, 도시의 아파트에 사는 고양이는 주인 부부마저 이름을 잘 불러 주지 않았거든요. 사막에도 도시에도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 둘이 만나게 되는 날이 와요. 극성맞은 주인 부부가 고양이를 데리고 사막 여행을 떠났거든요. 그동안 단 한 번도 여행이 즐겁지 않았던 고양이가 이번 여행에서는 아주 크게 웃음을 터뜨리게 됩니다. 선인장 덕분에요. 고양이는 마침내 따뜻한 부엌 라디에이터 못지않게 행복을 주는 곳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선인장은 바깥세상 이야기를 들려줄 좋은 친구를 만났지요. 그렇게 사막에서 새로운 우정이 시작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