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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하게 잇다 조선 판소리

힙하게 잇다 조선 판소리

: 판소리 보여드립니다

뉴노멀을 위한 문화·예술 인문서-02이동
리뷰 총점9.9 리뷰 8건 | 판매지수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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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392g | 135*210*18mm
ISBN13 9791191266238
ISBN10 1191266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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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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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급행 유행 열차에 탑승한 우리 전통 문화·예술이 호기심을 넘어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이어지려면 무엇보다 다리가 필요합니다. 최신 유행하는 옷으로 갈아입은 국악이 그럴싸하게 멋져 보여도 대중과 소통하는 튼튼한 연결고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관심은 언제 걷힐지 모르는 안개 속으로 다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바이올린, 첼로는 쉽게 구분하지만, 마찬가지로 활을 써서 연주하는 해금과 아쟁은 단번에 구분해내지 못하지요. 아무리 빼어난 예술을 이룬다고 하더라도 밑바닥부터 견고한 공감의 체계가 없다면 ‘어렵고 지루하다’라는 편견은 반복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통해 국악을 향해 수없이 반복되었던 ‘편견의 고리’를 ‘이야기의 고리’로 바꿔보려 합니다. ‘A는 B이다’와 같은 딱딱한 이론 말고, ‘심청은 왜 인당수에 목숨을 던졌어야만 했을까?’, ‘베토벤, 모차르트는 공감이 되는데 왜 산조, 시나위는 공감이 안 되는 걸까?’, ‘추임새가 필요한 이유는 뭘까?’와 같은 것들 말이에요.
--- p.6~7, 「프롤로그」 중에서

여러분은 판소리의 장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음악? 문학? 연극?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혹시 학창 시절 판소리를 어떤 교과 수업에서 배웠는지를 떠올려보세요. 많은 분이 음악 시간이라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대학교에서도 판소리 전공은 음악대학 소속으로 수학하니까요. 그런데 음악 수업만이 아니었습니다. 문학 시간에도 접했었지요. 이것은 판소리가 음악이기도, 문학이기도, 또 극예술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외국인에게 판소리를 설명할 때 오페라와 비슷하다고 설명합니다. 오페라도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음악극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문학과 음악의 조합이지요. 오페라도 판소리처럼 소설적이며 희곡적이고 운문적 텍스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판소리는 오페라와 확연히 구분되는 분명한 성격이 존재합니다. 바로 오페라에는 극적 효과를 더욱 살려주는 배역별 배우들이 존재한다는 점이죠. 이는 판소리와 크게 구별됩니다. 판소리는 오직 한 사람의 창자가 이 모든 것을 소화하기 때문입니다.
--- p.25~26, 「문학인 듯, 연극 아닌, 음악 같은」 중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수궁가》 토끼의 모습은 참 많이 짠합니다. 그렇게 각박하게 살아야만 겨우 살아지는 우리 인생을 닮았다고 해야 할까요? 어쩌다 보니 태어났고 살고자 하는 본능을 거스르기는 힘들어서 살고는 있지만, 이것이 참 녹록하지 않습니다.
우연히 만난 별주부의 달콤한 제안에 호의호식하며 살고자 수궁으로 들어갔건만 죽음의 위기가 닥치고, 기어코 살아 나왔더니 죽음의 위기는 끝이 없더라는 이야기. 우리가 살면서 매일 만나는 ‘존버의 삶’, ‘가슴속에 품고 다니는 사직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마치 바위를 언덕 위로 굴려올리는 벌을 받은 시지프스처럼 떨어진 돌을 굴려올려놓으면 다시 떨어지고, 또다시 굴려올려야 하는 숙명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요. 그러기에 위기의 순간마다 재간을 발휘하는 토끼를 보는 것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퍽 슬픈 블랙코미디 같습니다.
--- p.58~59, 「산전 수전 공중전의 인생사 《수궁가》」 중에서

장르를 불문하고 예술은 자신만의 표현 방식으로 세상을 담아냅니다. 판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흥보가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매품팔이(벌을 지은 죄인 대신 매를 받고 돈을 버는 알바)를 갔을 때, 아내가 방 안에 숨죽여 엉엉 우는 모습에서 우리는 ‘밥벌이의 슬픔과 고달픔’을 공감할 수 있으며, 박을 열어 순식간에 부자가 된 흥보네 모습에서 우리 가슴속에 은근히 자리하고 있는 ‘로또 1등 당첨’의 꿈을 엿볼 수 있습니다.
《흥보가》는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질 수 없는 부조리한 사회 구조를 판소리를 통해 강렬하게 실어냈습니다. 그리고 그 비판을 드러내는 방식에 있어서 해학과 풍자는 판소리 특유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습니다.
1시간짜리 명강의보다 3초짜리 유머가 더 파급력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세상을 향해 통쾌한 한방을 날리는 판소리 해학의 힘은 현재까지도 강렬한 힘을 발휘합니다.
--- p.73, 「세상을 향해 저항하다 《흥보가》」 중에서

《심청가》가 효에 관한 작품이 아닌, 자신의 영혼을 찾아서 떠나는 여정에 관한 작품이라고 여긴다면 심청이 마주한 깊은 한이 마냥 한스럽게만 느껴지지 않기도 합니다. 오히려, ‘그래, 네가 그러한 영혼을 가졌기 때문에 삶이 그렇게 어려웠던 거구나’, ‘아파도 너무 아파하지마’와 같은 공감의 여백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어쩌면 삶의 즐거움도 이해할 수 없는 괴로움도, 내 영혼이 안내하는 길일 수도 있겠구나’
효를 위한 여정이 아닌 본인의 영혼을 위한 여정이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이는 판소리 《심청가》는 그전에는 찾을 수 없던 깊은 공감의 머리를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나 자신의 존재와 자아, 영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지요. 단지 조금 비틀어 생각해보았을 뿐인데 작품이 새롭게 보입니다.
판소리를 구시대의 전유물로만 보지 않고 마음과 귀를 열고 우리의 삶을 반추하여 들어볼 때, 일상을 더 풍요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판소리의 현대적 공감이랄까요? 21년째 소리꾼으로서 같은 소리를 반복적으로 연습합니다만, 늘 같은 모양으로 소리가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삶에 관한 질문은 계속 바뀌고 그에 대한 답은 늘 새롭기 때문입니다
--- p.97~98, 「아버지를 위한 효심? 아니, 나의 영혼이 떠나는 여행 《심청가》」 중에서

가야금은 꽃의 농염한 희롱 같고요. 거문고는 대나무 숲의 우직함을 닮았습니다. 아쟁은 낮게 우는 사람의 울음소리 같기도 하고 “내 그럴 줄 알았지!” 하는 웃음소리 같기도 합니다. 대금은 평화로운 바람 같지만 청을 울릴 때는 매섭게 타오르는 불같기도 하지요. 이 모든 악기를 징이 살아있는 혼으로 모아서 승화시켜줍니다. 생김새도 음색도 개성이 뚜렷한 악기들의 집합이니 화성 음악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악기구성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서양 악기들을 떠올려봅시다. 주선율의 서사를 가장 많이 이끌어가는 현악 파트 악기들을 살펴볼까요.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베이스. 이 악기들은 생김새가 비슷합니다. 눈에 들어오는 차이라고는 악기의 크기밖에 없습니다. 크기에 따라 음역대가 달라지긴 하지만 현이 내는 음색의 차이는 전통 악기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서양 음악이 화성 음악을 지향한다는 방증입니다. 물론 관악기들은 생김새가 크게 다르지만 생김새와 음색이 달라진다고 화성 음악을 따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음악을 구조적으로 아름답게 확장할 뿐, 모두 화성 음악을 따르고 있지요. 주선율과 부선율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음악의 강약을 조절해냅니다.
반면 전통 악기들은 합주할 때 좀처럼 제 목소리의 기세를 꺾지 않습니다. 하나의 곡을 완성하는 데 있어 이들이 선택한 합주 방법은 화성이 아니라 레이어링layering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시나위〉 즉흥 연주의 합은 마치 만산(萬山)의 늘어진 가지들이 바람에 나부끼며 부딪히듯, 철새들이 바람을 타고 떼를 지어 날아가듯 기이한 움직임입니다. 불규칙과 규칙을, 경계와 비경계를 오가는 자연 같지요. 그렇게 서로 흩어졌다가 만났다가 다시 흩어지고 만나는 것이 〈시나위〉의 백미입니다.
--- p.151~152, 「베토벤과 전통 시나위」 중에서

먼저 신재효는 광대가 제일 먼저 지녀야 하는 것을 ‘인물치레’라 하였습니다. 여기서 치레는 ‘치러 내는 일’을 뜻합니다. 그러니 인물치레는 말 그대로 광대의 겉모양, 즉 외모를 담는 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니, 소리꾼 하면 제일 먼저 득음을 꼽을 것 같은데 인물치레라니, 판소리도 결국 외모지상주의라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지요? 정말 외모를 강조한 것일까요?
그런데 제일로 중요하다는 인물치레를 마지막 부분에 언급합니다. ‘사설치레’나 ‘득음’이나 ‘너름새’는 그것이 어떠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풀이해놓았지만 인물치레는 “인물은 천생으로 타고난 것이기 때문에 후천적으로 변통할 수 없다.”라는 정도만 풀이하고 마칩니다. 결국 인물치레라는 것은 판소리 광대가 갖추어야 할 선천적인 외모의 됨됨이를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기 있는 연예인들도 미남미녀로 얼굴이 잘나야 사랑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꼽은 인물치레는 한낱 가벼운 ‘눈요기’용의 외모만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판소리라는 예술이 단지 듣는 예술이 아닌 ‘보이는’ 예술이기도 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즉 판소리는 소리꾼의 음악(창악, 唱樂)일 뿐 아니라 연기력과 함께 어우러져 빚어내는 예술임을 명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 p.159~160, 「판소리의 생김새」 중에서

판소리 하면 보통 #허스키함, #폭포수 아래서 수련하는 통성, #한이 서린 목소리 정도를 많이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이걸 대략 정리해보면 폭포수를 뚫고 나올 정도의 허스키하고도 큰 목소리로 한스러움을 노래하는 걸 텐데요. 실제로 판소리는 쉰 듯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맞고, 한이 서린 목소리도 맞고, 자연에서 수련하는 것도 맞지만 왜 이런 목소리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잘 모를 겁니다. 그걸 알게 된다면, 판소리에 한층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판소리는 악기 외에 음악의 재료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글자’입니다. 글자로 지은 이야기가 판소리의 바탕이 되었으니까요. 판소리가 문학예술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판소리는 문학예술을 소리 음악으로 구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가 되나요?
이는 텍스트를 그대로 소리를 통해 재현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테면 《수궁가》의 범 내려오는 대목은 실제로 기골 장대한 호랑이가 산속에서 어슬렁어슬렁 내려오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듯 그려내야 하며, 《춘향가》에서 뼈가 부러질 만큼 곤장을 맞은 춘향이가 한밤에 차디찬 옥방에 앉아 귀신 소리를 듣는 대목에서는 스산하고 공포스러우면서도 한스러운 귀신 소리를 내어야 그 상황이 온전히 청중에게 와닿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리꾼은 청중에게 눈에 보이듯이 판소리로 보여줘야 합니다. 이것을 ‘이면(裡面)에 맞게 소리한다’ 혹은 ‘이면을 그리는 소리’라고 합니다. 판소리에서 아주 핵심적인 부분이죠.
--- p.188~189, 「세상사 만물의 소리를 보여주는 판소리 음악의 원리」 중에서

완창은 짧게는 3시간부터 길게는 8시간까지의 러닝타임을 자랑합니다. 모험으로 치자면 대장정과 같은 공연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험난한 여정에 동료가 여럿도 아닙니다. 소리꾼 하나, 고수 하나! 이 둘이 공연의 기승전결을 전부 풀어나갑니다. 어쩌면 ‘판소리는 지루하다’는 선입견에 이 완창 무대도 한몫 가담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굳이 통으로 공연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판소리 완창은 사실 1968년에 최초로 등장한, 제법 최근에 생겨난 소리판 양식입니다. 판소리는 조선 숙종 말에서 영조 초 즈음에 시작되었다고 하고 가장 흥했던 시기는 조선 후기라고 꼽고 있는데요. 완창은 판소리 전성기가 한참 지난 뒤 생겨난 일종의 만들어진 전통(양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모두 토막소리로만 공연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완창이 시작됐느냐고요? 완창은 돌아가신 박동진 명창이 처음 도입한 공연 양식입니다. 지금이야 국창(國唱) 칭호를 받는 소리계 큰 별이지만 박동진 명창은 사실 젊었을 당시에는 그리 이름난 명창이 아니었습니다. 첫 완창 이후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지요. 그것도 52세 때 말입니다. 이것을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8시간짜리 《춘향가》를 발표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 부른 노래로 기네스북에 등재됩니다. 이어 매년 도장 깨기 하듯 남은 바탕소리를 완창 합니다. 사람들은 이 대단한 무대를 보기 위해 공연장에 구름떼처럼 몰려들었습니다.
--- p.196~197, 「공연 트렌드의 저 건너편, 완창」 중에서

진정 우리는 추임새를 잃어버린 걸까요? 우리의 추임새 문화는 유명 가수의 공연이나 세계적인 팝 가수의 내한 공연에서 볼 수 있는 소위 ‘떼창 문화’로 진화한 듯 보입니다. 공연내내 가수와 흥을 나란히 하는 관객들은 모습만 다를 뿐 전통 예술 공연에 추임새를 넣는 청중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소멸은 또 다른 탄생으로 이어지고 낯선 것은 새로움이 됩니다. 오늘날의 소리판에서는 추임새 하나 던지기 쭈뼛하고 어색하지만 다시금 전통의 힘이 되살아나고 있는 지금, 판소리 판으로 가서 “대박!”, “쩔어!”와 같은 추임새를 시원하게 던지며 함께 완성해가는 소리판을 경험하는 것은 어떨지요.
--- p.214, 「얼씨구 좋다! 추임새 좋다굿!」 중에서

악단광칠 또한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활동 초기 ‘클럽으로 간 굿’이라는 공연명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황해도 굿을 활용하여 많은 곡을 만들었는데요. 대표곡 〈영정거리〉는 아예 황해도 굿의 〈영정거리〉의 무가를 그대로 가져와 만들었습니다. 영정거리란 굿 초반에 행해지는 의식 중 하나로 온갖 신(영정)들을 불러 액운을 몰아내는 절차입니다. 무가의 원문을 그대로 사용했다 하니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 어렵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들어보면 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퍼포먼스가 만들어내는 환각적인 무드와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굿판의 사운드가 이미 관객을 열광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곡을 접한 사람들은 “한국의 접신록이다.”, “이것이야말로 한국인의 샤머니즘 펑크, 코리안 샤머닉 펑크 아닌가?”와 같은 기발한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 p.243~244, 「굿판을 새롭게 가져왔더니 글로벌 전역에 제대로 통했다」 중에서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이 영상은 단숨에 조회 수 6억 뷰 이상을 올립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의 조합. 그 총체들은 세계 사람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더 열광한 이들은 한국인입니다. “국악이 이렇게 힙할 줄이야.”, “엄마, 나 국악 좋아하나 봐.”와 같은 댓글들이 달리며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음악에 깊이 중독되었습니다.
밴드 사운드와 판소리의 만남인데 밴드 구성이 독특합니다. 드럼과 베이스 기타 두 대가 끝. 그리고 네 명의 소리꾼입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장르가 만났는데 묘한 밸런스를 이룹니다. (중략)
이들의 음악은 다른 팀들과 다르게 대비되는 것이 있습니다. 밴드 사운드와 판소리가 서로 양보 없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간다는 겁니다. 밴드는 밴드대로 견고한데 판소리는 《수궁가》를 큰 변형 없이 그대로 썼습니다. 서로가 굽히지 않고 나란히 서서 그런지 그 기세가 거침없이 당돌합니다.
--- p.252~253, 「서로 다른 에너지가 만나서 폭발하다」 중에서

명창 소리를 추천하는데 이 분을 빼놓는다면 판소리 애호가들이 “소리하는 사람이 맞냐?”며 비난할 것 같습니다. 바로 만정(?汀) 김소희 명창입니다.
김소희 명창은 1917년에 태어나 1995년 별세하신 근현대 명창입니다. 그가 별세하자 한 신문사는 “하늘이 거둬간 하늘의 소리”라는 기사를 냈습니다. 그 정도로 나라가 사랑한 ‘국창’입니다. 김소희 명창을 빼놓고 현대 판소리사를 정립하기란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판소리 유파의 굵직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정제’의 창시자이기 때문입니다.
만정제 소리가 오늘날 굵직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부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고 부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에게 사사한 제자가 많다는 것일 테지요. 위대한 스승은 제자를 훌륭히 길러내기 마련입니다. 그의 귀한 가르침은 삶의 귀감이 되었으며 소리 속에는 형용할 수 없는 깊이가 있습니다.
--- p.283~284, 「300년 지층이 축적된 '명창의 소리' 안에서 유영하기」 중에서

수많은 무형문화재 속에 인간문화재가 있습니다. 인간문화재는 눈으로 보이지 않고 손으로 잡히지 않는 무형 예술을 계속해서 보존·발전시키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요. 유일하게 인간문화재가 없는 무형문화재가 있습니다. 바로 2017년에 지정된 김치 담그기 문화(국가 무형문화재 제 133호)입니다. 김치 담그기에는 인간문화재가 없습니다. 아니, 필요가 없겠지요. 이미 우리나라 전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생활이고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판소리는 인간문화재가 있습니다만, 언젠가는 우리나라 대표 먹거리인 김치만큼이나 일상으로 즐기게 되어 대중에 의해 입혀지고 쓰이며 새로워지면서 인간문화재 보호의 그늘에서 벗어나면 좋겠습니다.
--- p.313,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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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이 모태가 되는 판소리는 광대와 고수, 청중의 추임새가 어우러지는 화합과 자유의 음악입니다. 세계를 돌며 판소리를 버스킹했던 당돌한 젊은 소리꾼이 판소리는 과거의 것이라는 ‘편견의 고리’를 ‘이야기의 고리’로 바꾸고자 써내려간 이 책에서 여러분은 판소리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것입니다.
- 선정규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겸 한국문화예술콘텐츠학회 회장)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 대한민국. 하지만 정작 잘 모르는 우리 국악. 세계로 뻗어나갈 무형콘텐츠 보물 창고, 우리 음악을 즐길 수 있게 안내하는 이 책을 격하게 환영합니다. 전통은 지키고 창작을 자유롭게 하고픈 뮤지션과 국민 모두에게 장르를 넘어선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김영일 (국악전문 음반사 악당이반 대표)
꿈꿔왔던 전통 음악의 세계화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가벼운 유행은 클래식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가 좀 더 깊이 문화를 향유한다면 단단하고 견고한 그 문화는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문화의 물결에 우리를 위한 최고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책이 그 중심을 잡아줄 것입니다.
- 서도밴드 sEODo
전통 음악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현주소를 작가 특유의 재치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참으로 재밌는 책! 전통이라는 바다에서 물질해 올린 보석 같은 음악들을 글로 엮고 재치로 꿰어 예쁜 상자에 담아주었네요. 수많은 음악인이 해녀인냥 바다에 들고 있습니다. 이 책이 그들의 음악과 함께하길 바랍니다.
- 악단광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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