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베스트셀러
미리보기 공유하기

불장난

: 2022 제45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리뷰 총점9.8 리뷰 53건 | 판매지수 23,856
베스트
한국소설 50위 | 소설/시/희곡 top20 1주
정가
15,500
판매가
13,950 (10% 할인)
YES포인트
이 상품의 수상내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내 주변 사물들 - 탁상시계/러그/규조토발매트/데스크정리함/트레이/유리머그컵
키워드로 읽는 2022 상반기 베스트셀러 100
MD의 구매리스트
[2022년 6월의 추리 책방] 이 책은 무엇일까요?
작은 출판사 응원 프로젝트 <중쇄를 찍게 하자!>
6월 전사
6월 쇼핑혜택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12g | 143*218*21mm
ISBN13 9788970125336
ISBN10 8970125337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소설가 손보미,
2022년 제45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한 해 동안 발표된 중, 단편소설을 결산하는 ‘이상문학상’의 45번째 작품집이 출간됐다. 2022년 이상문학상 심사위원회(권영민, 권성우, 권지예, 우찬제, 윤대녕)는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던 손보미의 「불장난」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작품집에는 대상 수상작 「불장난」과 손보미의 자선 대표작 「임시교사」 외에도 6편의 우수작이 수록돼 있다. 이들 모두가 특이한 소재적 관심만이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겪는 삶의 문제성에 접근하는 소설적 방법에도 새로운 시도를 보여 주고 있음이 돋보인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제45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선정 이유

1부 _ 대상 수상작 그리고 작가 손보미
대상 수상작 | 불장난
수상 소감 | 매일매일
문학적 자서전 | 일인칭 여자애
작품론 | 한계 없는 이야기의 방법ㆍ김나영
작가론 | 소설가의 보은ㆍ서효인
자선 대표작 | 임시 교사

2부 _ 우수작
강화길 복도
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서이제 벽과 선을 넘는 플로우
염승숙 믿음의 도약
이장욱 잠수종과 독
최은미 고별

3부 _ 선정 경위와 심사평
심사 및 선정 경위
심사평
- 예심 총평 ㆍ 한국 소설의 다양성과 회복
- 권성우 ㆍ 글쓰기의 기원과 욕망
- 권지예 ㆍ 점화의 순간과 소설의 폭발력
- 우찬제 ㆍ 파괴의 불과 창조의 불 사이에서
- 윤대녕 ㆍ 주술적 방식으로 구성한 작가의 새로운 탄생
- 권영민 ㆍ 절제와 긴장으로 엮어진 성장기의 불안과 방황

이상문학상의 취지와 선정 규정

저자 소개 (7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때때로 삶에서 가장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건, 바로 그런 착각과 기만, 허상에 기꺼이 내 몸을 내주는 일이라고. 그런 기만과 착각, 허상을 디뎌야지만 도약할 수 있는, 그런 삶이 존재한다고. 언젠가 모든 것을 한꺼번에 돌이켜 보는 눈 속에서 어떤 사실들은 재배열되고 새롭게 의미를 획 득한다. 불가피하게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며, 허구가 사실이 되고 사실이 허구가 되는 그런 순간들! 그러므로 이 여정 자체가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돌이켜 보는 눈의 진짜 용도가 될 것이다.
--- p.75, 「불장난」 중에서

약간 이상하긴 한데, 내가 바란 건 오늘보다 내일 더 잘 쓰는 게 아니라, 오늘보다 내일은 더 많이 쓰는 것이었다. 더 굉장한 걸 바라는 것, 이를테면 누군가의 마음을 얼얼하게 만드는 그런 소설을 쓰기를 바라는 건 너무 욕심이리라는 생각을 했던 것도 같다. 그저 오늘도 쓰고, 내일은 더 많이 쓰는 것. 그게 내가 소설에게 부릴 수 있는, 가장 최대치의 사치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이십여 년 전,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도 하지 않았던 시절, 아무것도 모르는 내 마음을 얼얼하게 만든 소설과 내 「불장난」이 같은 상의 수상작 목록에 올랐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기쁘다.
--- p.79, 「수상소감」 중에서

그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이 일을 해내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하기 위해 얼마나 울었을까. 언제고 웃을 수 있을까. 좋은 동료와 소중한 독자 혹은 가끔 주어지는 인정의 기쁨이 그를 웃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손보미를 웃게 하는 것은 결국 소설을 쓰는 손보미 자신의 모습이다. 대관람차를 설계하고 속도를 조절하고 바깥의 풍경을 만드는 그의 손과 머리가 작가를 웃게 할 것이며, 나아가 울고 있는 모두를 웃게 할 것이고, 그리하여 소설을 읽게 할 것이다.
--- p.117, 「작가론」 중에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손보미의 소설은 무엇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명백히 다른 것들이 부딪혀 발생시키는 힘에 주목해 왔다. 그 힘은 오랜 시간 은근하게 누적되기도 하고, 한순간 폭발하듯 발생하기도 한다. 충돌하는 세계가 서로를 비껴가고 부수며 발생하는 마찰로 마침내 흔적도 없이 연소해 버리는 게 있고, 그것을 오래 바라보는 눈이 있고, 마침내 사라지지 않는 그 감각과 기억으로 쓰이는 이야기가 있다. 에너지는 그렇게 보존되어 새로운 대륙과 대기로 우리의 다음 시간에 놓이게 될 것이다. 손보미의 소설이 거기에 있을 것이다.
--- p.105, 「작품론」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 대상 수상작 「불장난」 줄거리

소설의 주인공 ‘나’가 아홉 살이었을 때, 아버지는 ‘나’의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신입 교사와 사랑에 빠져 재혼한다. 아버지는 담배나 술 등으로 대변되는 어른들의 세상에 아이가 접하지 못하도록 ‘나’의 눈을 가리지만, ‘나’는 자신에게 붙은 아버지의 ‘접근 금지’ 딱지에 오히려 더 큰 흥미를 느낀다. ‘나’는 아버지의 손님들이 집을 방문한 날이면 잠든 척하고 문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자신이 엿듣고 있다는 것을 어른들이 모르길 바라면서도 그런 행동을 멈출 수 없는 스스로가 초라하고 부끄럽다.
어린 ‘나’는 이사한 아버지의 새 집과, 지방에 있는 어머니의 집, 어느 쪽에서도 원하는 바를 얻어 내지 못해서 얕은수를 써야 하는 자신이 수치스럽게 느껴지고 거기서 상처를 받는다.
5학년 때 ‘나’의 반에는 ‘양우정’이라는 아이를 중심으로 한 무리가 숙직실 청소를 도맡고 있었다. ‘나’는 양우정이 가진 냉정함과 평정심을 타고난 여자만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그녀를 선택받은 존재로 여긴다. 양우정은 당시 중학생 오빠들과 어울리며 “날라리 짓”을 하고 숙직실을 함부로 이용한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그것은 ‘나’와 친구들에게 야릇하고 오묘한 상상을 하게 했다. ‘나’는 양우정에 대한 소문을 단순한 이야깃거리로 떠들고 넘겨 버리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소문의 진위를 따지려 한다. ‘나’는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모습에 양우정과 중학생 오빠를 겹쳐 보며 숙직실에서 벌어질 일을 상상한다. 그리고 자신의 상상에서 불경함을 느끼며 아무에게도 발설할 수 없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이 자기 자신뿐이라는 생각에 누구에게랄 것도 없는 화가 난다.
여름방학을 일주일 앞둔 날, 귀가하던 중 ‘나’는 친구들에게 별다른 설명도 않고 홀로 학교 숙직실로 달려간다. 용기를 내서 연 숙직실 문 너머에는 낡은 목재 문이 하나 더 있다. 나가지도 들어가지도 못하고 무력감을 느끼고 있던 ‘나’의 눈앞에서 ‘진짜’ 숙직실 문이 열리며 양우정이 등장한다. 열기가 느껴지는 숙직실에는 중학생 오빠들은 없고 양우정과 양우정의 친구들뿐이었다. 양우정과 그 친구들은 거울 앞에서 팝송에 맞춰 가상의 런웨이를 걷고 있다. 처량하고 궁색 맞고 우스꽝스러운 흉내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붉어진 얼굴을 감출 수가 없다. 아이들의 부추김에 옷매무새를 다듬고 거울 앞에 서지만 결국 나는 한 걸음도 걷지 못한 채 그대로 숙직실 바깥으로 도망친다.
그 후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된 ‘나’는 방학식 날이 되자 학교에 가지 않겠다며 꾀병을 부린다. 그날 집 안은 텅 비어 있었다. ‘나’는 안방과 베란다와 거실을 둘러보다 아버지의 라이터를 발견한다. 식탁 위에 놓여 있던 새어머니의 메모를 아버지의 라이터로 태우던 ‘나’는 두꺼운 스프링 노트까지 찢어 가며 불장난을 시작하고, 싱크대 개수대에 남겨진 재와 종잇조각이 배수구로 흘러가는 것을 보며 물이 없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결심한다.
‘나’는 정우맨션의 이십오 층 옥상으로 걸어 올라간다. 노트를 찢어 태우는 순간 불길이 허공에서 살아 있음을 느낀 ‘나’는 여름의 오후에, 열기에 열기를 더한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 순간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혔던 수치심과 굴욕감, 이물스러움과 꼴사나운 천진함에서 보호받고 있으며 어느 때보다 안전하다고 느낀다. 그해 여름, ‘나’는 틈만 나면 옥상으로 올라가 불장난을 했다.
이후 중학교 2학년이 된 ‘나’는 불조심 관련 글쓰기 대회에서 5학년 여름방학 때의 불장난 이야기를 썼다가 학교 대표로 뽑히고, 시 전체에서 은상을 받게 된다. 아이들 앞에서 글을 읽어 보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나’는 당황한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토록 열광하던 순간들이 일시적이고 잠정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사이 깨달았던 ‘나’는 글을 읽어 보라는 선생님의 채근에 실제 쓴 글과 다른 이야기를 즉흥적으로 읊어 댄다. 「불장난」을 다 읽은 후 선생님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지만, 그 순간 ‘나’는 세상의 비밀 하나를 알게 되었다고 느낀다. 누구도 가닿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도달했다고. 성의 없는 반 아이들의 박수 소리를 들으며 ‘나’는 이번에야말로 마음껏 의기양양해하며 자리로 돌아와 앉는다.

◈ 우수작 (6편) 소개

1. 강화길, 「복도」
주인공 부부는 재개발이 시작된 지역의 아파트로 이사 온다. 그들의 집인 1단지 100동은 길가 앞에 상자를 쌓아 둔 것 같은 모양새로, 건너편에 있는 판자촌과의 길이 마치 길고 좁은 복도처럼 느껴질 정도다. 밖에서는 안이 훤하게 들여다보이지만, 지도 앱에는 주인공의 집이 존재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두꺼운 블라인드를 쳐놓고 안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동시에 택배나 음식 배달을 시킬 때마다 마치 이 집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을 맛본다. 주인공은 어느 날 2단지로 잘못 배달된 자신의 택배를 찾으러 간다. ‘내 것’을 찾는다는데 무슨 잘못이 있느냐고 생각하던 주인공은 열려진 문으로 빠르게 들어가는데…….

2. 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여주인공은 하나뿐인 딸을 무사히 대학 졸업까지 시키고 시집도 보내 손주를 둘이나 보았다. 그러나 너무 힘들게 일만 해온 탓에 딸은 어머니에게 친밀감 대신 거리감을 느끼고 남편은 암에 걸려 먼저 세상을 떠났다. 혼자 남게 된 주인공은 가게를 정리하고 혼자 살면서 매일 기계처럼 스스로 정한 일과를 지키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사위가 와서 여주인공에게 어린 앵무새를 맡긴다. 귀찮기만 했던 앵무새에게 물과 먹이만을 주며 신경을 쓰지 않던 주인공은 앵무새의 상태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고, 앵무새가 사람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죽고 만다는 의사의 말을 듣게 된다. 하는 수 없이 앵무새에게 관심을 보이던 주인공은 점점 앵무새가 귀엽게 느껴진다.

3. 서이제, 「벽과 선을 넘는 플로우」
주인공은 한밤중에도 끊이지 않는 벽간소음에 시달린다. 끝도 없이 들려오는 힙합 음악은 무언가 쓴소리를 하고 싶다는 충동과 함께 고등학생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와 즐겼던 힙합 문화와 힙합 음악을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된다. 주인공은 이제 자기 적성에도 맞지 않는 회사에서 일하며 자기 때문에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전전긍긍하는 어른이 되었고, 자기 의견을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그러나 수많은 래퍼들의 펜과 입을 통해 발표된 가사를 인용하며 주인공은 과거의 추억과 분노로 오해했던 현재의 애증과 미래를 향한 기대를 풀어낸다.

4. 염승숙, 「믿음의 도약」
철과 영은 다섯 살 된 아이를 키우는 부부다. 적어도 전세 보증금은 마련하고 아이를 갖자는 영의 말에 두 사람은 결혼한 지 십 년 만에야 빌라를 구하고 임신을 확인했다. 아이가 커가고 코로나 시국에 돈을 모으기는 더욱 어려워지는데, 집주인은 전셋값을 올려달라고 한다. 영은 ‘우리한테 누가 있어, 여보. 아무도 없어, 아무도’라고 반복하며 집착적으로 수많은 영양제를 구해다 아이와 남편에게 먹인다. 믿을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라는 듯이. 두 사람은 ‘영혼까지 끌어’ 집을 장만하려 하지만 그렇게 끌어 모을 영혼도 지쳐갈 즈음, 그렇게 영양제를 먹이며 지키려 했던 두 사람의 건강까지 흔들린다. 더 이상 보러 갈 매물도 없고 전세 만기는 다가오는데 건강까지 적신호를 보내자 철은 자신의 인생에서 끝도 없이 누수되고 있는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에 잠긴다.

5. 이장욱, 「잠수종과 독」
주인공인 공은 외과 전문의로, 방화 사건을 일으키고 몸에 불이 붙은 채 투신해서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를 돌보고 있다. 공은 매일 집중 치료실에 가서 환자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면서 깊은 의식의 아래에 잠긴 환자의 모습에서 영화 「잠수종과 나비」의 주인공을 떠올린다. 공은 환자를 볼 때마다 지난 오 년간 동거한 남자 친구 현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작가인 그는 이제 막 능력을 인정받고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날, 환자가 방화를 일으킨 날도, 현우는 언론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차를 몰고 있었다. 환자의 혼수상태와 현우의 부재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아니 적어도 환자에게 법적인 책임은 없다. 그러나 공은 환자를 볼 때마다 현우의 모습을 자꾸 떠올리게 된다.

6. 최은미, 「고별」
주인공은 결혼을 하면서 다니던 문화재단에서 퇴직을 하고 전업주부로 지낸다. 프리랜서로 외주 일을 간간히 하기는 하지만 직장인으로서의 경력은 단절되어 버린 상태다. 그에 비해 직장 상사였던 남편은 재단의 요직에 올라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시어머니가 육 년간의 암 투병 생활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떠나게 되자, 주인공은 남편과 함께 빈소를 지키게 된다. 어머니의 빈소에는 대표이사 선출을 앞둔 재단의 사람들이 몰려온다. 빈소에는 애도의 감정보다 욕망과 권력 구조에 나오는 암투가 더욱 선득인다. 주인공은 동기였던 경주와 석현이 여전히 재단에서 일을 하고 있는 지금, 자기는 어쩌다 상사였던 남자의 아내가 되어 그를 낳은 여성의 빈소를 지키고 있는지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직장 생활을 하던 동안 모아 둔 거의 모든 것이 담긴 USB를 다시 상기한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세련된 언어 표현과 섬세한 내면묘사,
절제된 감정과 서사적 긴장을 통해
‘자기 기원의 탐색’과 ‘성장’을 보여 주는 수작!


한 해 동안 발표된 중ㆍ단편소설을 결산하는 ‘이상문학상’의 45번째 작품집이 출간됐다.
2022년 이상문학상 심사위원회(권영민ㆍ권성우ㆍ권지예ㆍ우찬제ㆍ윤대녕)는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던 손보미의 「불장난」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작품집에는 대상 수상작 「불장난」과 손보미의 자선 대표작 「임시교사」 외에도 6편의 우수작이 수록돼 있다. 이들 모두가 특이한 소재적 관심만이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겪는 삶의 문제성에 접근하는 소설적 방법에도 새로운 시도를 보여 주고 있음이 돋보인다.
우수작은 다음과 같다.

ㆍ강화길 「복도」
ㆍ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ㆍ서이제 「벽과 선을 넘는 플로우」
ㆍ염승숙 「믿음의 도약」
ㆍ이장욱 「잠수종과 독」
ㆍ최은미 「고별」


◈ 「불장난」에 대한 심사평

「불장난」의 세련된 언어 표현과 섬세한 내면묘사, 그리고 절제된 감정과 거기서 비롯되는 서사적 긴장을 처리하는 기법의 탁월성은 소설 미학의 전범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의 정신적 혼란과 그것을 겪어 내는 성장통의 아픔을 불장난이라는 상징적 모티프를 통해 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은 이 작품이 이룬 소설적 성과로 기억될 것이다.
― 권영민ㆍ월간 『문학사상』 편집주간, 문학평론가

손보미의 「불장난」은 사춘기의 상처와 치기, 갈등과 추억, 수치심과 굴욕감, 외로움과 열정, 금기 파괴의 열망에 대한 밀도 높은 형상화를 통해 글쓰기의 기원과 욕망을 인상적으로 되돌아본 작품이다. 어떤 작가에게나 자신이 왜 숙명적으로 작가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암시하는 작품이 있을 테다. 손보미의 「불장난」이 바로 그런 소설이다.
― 권성우ㆍ문학평론가

이 소설은 단번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다시 한번 처음부터 정독할 때 새로운 충격을 느끼게 한다. 독자는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식의 ‘결정적 순간’을 소설 속에서 발견하거나 반대로 끊임없이 흐르는 인생의 시간이 그것을 무화(無化)하는 순간을 목도하게 되리라. 더 자유롭고 깊어진 손보미의 소설 세계에서는 읽는 만큼, 살아온 만큼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
― 권지예ㆍ소설가

삶의 자잘한 기미를 통해 서사의 심원한 의미를 길어 올리는 감각을 지닌 작가가 이번에는 불을 지폈다. 그것은 불길한 불이자 은혜로운 불이다. 파괴의 불과 창조의 불이 장난처럼 작란(作亂)한다. 어린 시절의 수치심과 굴욕감, 고립과 상처를 정화하는 불꽃은, 연금술적인 작가 탄생의 원동력으로 승화한다. 손보미의 「불장난」은 불과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의 후예들이 어떻게 창의적인 작가로 성장하는가, 그 미묘한 기미를 보여 준다. 높은 곳에서 불 지피기, 별처럼 불타오르기, 손보미라는 서사의 활화산은 그런 ‘불장난’에서 비롯되었던 것일까?
― 우찬제ㆍ문학평론가

「불장난」은 손보미 소설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내적으로 손상된 어딘가 낯선 존재들’의 고요한 역경을 섬세하고 집요하게 형상화한 작품이다. 작가는 어둡게 차단된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특유의 ‘주술적 방식’으로 보여 주는데, 이 작품에서는 곧 ‘불장난’이다. 결말에 이르러 등장하는 낭독 장면은 명백히 통과의례(입사식)를 의미하는 바, ‘작가로서의 새로운 탄생’을 예고하는 것에 다름없다.
― 윤대녕ㆍ소설가

회원리뷰 (53건) 리뷰 총점9.8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2022 이상문학산 작품집 불장난 -손보미 외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키*만 | 2022.04.2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2022.03월의 네 번째 "2022 이상문학상 작품집 불장난" - 손보미 외..   해마다 챙겨 읽어야지 하는데 잠깐 놓치면 벌써 몇 년이 후딱 지나가 있다. 작년 수상집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2019년 수상집을 읽고는 바로 2022년이다. 해가 지날 수록 수상 작가가 예전에는 젊은 작가였거나 신인 작가였었는데, 이제는 점점 그 자리에서 이름을 각인 시키고 있는 작가가 되어 가고 있다;
리뷰제목

2022.03월의 네 번째
"2022 이상문학상 작품집 불장난"
- 손보미 외..

 


해마다 챙겨 읽어야지 하는데 잠깐 놓치면 벌써 몇 년이 후딱 지나가 있다. 작년 수상집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2019년 수상집을 읽고는 바로 2022년이다.
해가 지날 수록 수상 작가가 예전에는 젊은 작가였거나 신인 작가였었는데, 이제는 점점 그 자리에서 이름을 각인 시키고 있는 작가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 책읽기였다.
요즘 불멍에 빠져 있는 내가 활활 타는 불을 바라보는 느낌 중 이런 부분도 있겠구나.. 를 느끼게 해 준 "불장난"
점점 나이가 들면서 무뎌지거나 없어지는 것들을 당연히 느끼게 되지만 우연치 않게 생각지도 못했던 앵무새 한 마리로 그런 것들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어딘가에 남아 있으면서 고개를 들고 싶어할 뿐이라는 것을 다시 알게 해 준 "아주 환한 날들"
너무 현실적이라는 생각에 에휴.. 하고 한 숨이 나왔던 "믿음의 도약"
시어머니와의 영원한 이별..먹먹한 마지막 장면이 임상적인 "고별"등..

수상작들의 작품성은 평론가들에 의해 검증된 것이지만 그것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끼는가에 대한 평가는 나의 몫이다.
공감가는 부분도 있고 내 생각과는 다른 부분도 있다. 선입견 없이 작품을 즐기는 것이 내 원칙이라면 원칙이다.
앞으로는 이런 수상작품집, 좀 더 신경쓰고 챙겨 읽어야겠다.

 



'날아가며 타들어 가는 종이를 보다가 문득 내 자신이 화상 한번 입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불길은 절대 내 신체나 정신에 위해를 끼칠 수 없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불을 피우는 동안 나는 그 어디도 아프지 않았다. 바로 지금 나는 모든 것 - 수치심과 굴욕감, 이물스러움과 꼴사나운 천진함 기타 등등 - 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 바로 지금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안전하다. 이것이 내가 무모하고 치명적이게 타들어가는 종이를 보며 끝도 없이 머릿속으로 되뇐 말이었다. ("불장난" 중에서- p. 65)'

'때때로 삶에서 가장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건, 바로 그런 착각과 기만, 허상에 기꺼이 내 몸을 내주는 일이라고. 그런 기만과 착각, 허상을 디뎌야지만 도약할 수 있는, 그런 삶이 존재한다고. 언젠가 모든 것을 한꺼번에 돌이켜 보는 눈 속에서 어떤 사실들은 재배열되고 새롭게 의미를 획득한다. 불가피하게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며, 허구가 사실이 되고 사실이 허구가 되는 그런 순간들! 그러므로 이 여정 자체가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돌이켜 보는 눈의 진짜 용도가 될 것이다. ("불장난" 중에서-
p. 75)'

'수없이 많은 것을 잃어 온 그녀에게 그런 일이 또 일어났다. 사람들은 기어코 사랑에 빠졌다. 상실한 이후의 고통을 조금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렇게 되고 마는 데 나이를 먹는 일 따위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아주 환한 날들" 중에서- p. 209)'

'그렇다고, 공은 생각하고 있었다. 부작용이 없으면 작용도 없다. 그것을 이해하지 않으면 약리학도 배울 수 없고, 사랑도 할 수 없고, 인생을 이해할 수도 없다. ("잠수종과 독" 중에서 -p. 317)'

#제45회이상문학상작품집 #문학사상 #불장난 #복도 #아주환한날들 #믿음의도약 #잠수종과독 #고별 #벽과선을넘는플로우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요즘 소설을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고, 받아들입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민*박 | 2022.04.12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작가 이상의 이름이 가지는 영향력에 이끌려 제45회 이상문학상수상집을 구매했다. 손보미 작가의 수상작 불장난을 읽은 뒤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언젠가부터 비슷한 주제와 형식의 작품들이 한국 문단에 주류가 된 것 같다. 한국 소설가들이 대부분 비슷한 나이대의 여성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많이 진부하다. 세상은 여성을 억압하고 있어, 세상은 여성에게 희생을 강;
리뷰제목
작가 이상의 이름이 가지는 영향력에 이끌려 제45회 이상문학상수상집을 구매했다. 손보미 작가의 수상작 불장난을 읽은 뒤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언젠가부터 비슷한 주제와 형식의 작품들이 한국 문단에 주류가 된 것 같다. 한국 소설가들이 대부분 비슷한 나이대의 여성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많이 진부하다. 세상은 여성을 억압하고 있어, 세상은 여성에게 희생을 강요해, 여성은 피해를 보고 있어, 여성은 차별을 당하고 있어, 여성은 우월해… 이런 식의 소설을 읽고 또 읽고 계속해서 읽고 있다. 그러나 오늘로써 깨달았다. 세상에 대한 애정이 없는 사람은 작가의 자질이 약하다는 것이다.
세상에 대한 애정… 삶에 대한 애정… 인간에 대한 애정… 자신에 대한 애정… 타인에 대한 애정… 추억에 대한 애정… 등등 내가 좋아하며 인정하는 작가들은 모두 애정 넘치는 사람이었다. 이상문학상에 이름을 팔고 있는 작가 이상도 그랬다. 비록 기생집을 전전하며 살았으나 아스피린 아달린 아스피린 아달린… 이 주문 같은 문장에도 세상에 대한, 삶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한국 최고의 소설가라고 생각하는 박완서 작가님도 그랬다. 애정과 인정이 넘치는 사람이라서 전쟁 시대에 관한 이야기나 녹록하지 않았던 삶에 관한 이야기나 남편과 자녀들에 관한 이야기나 또는 가슴 아픈 어머니 세대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주면서도 공감과 이해를 얻었다. 그러나 세월이 조금 더 흘러 모든 게 불편하고 짜증스러운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면 박완서 작가님이 ‘그 남자네 집’에서 시각장애인이 된 첫사랑을 향해 외쳤던

“어리광 좀 작작 부려 이 새끼야. 안 보이면 안 보이는 척하라고. 장난치지 말고 생긴 대로 살란 말야. 너 도대체 몇 살이냐. 장님이 눈을 떠도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리고 노력도 해야 할걸. 새 세상이 열린 건 눈뜬장님이나 장님 된 너나 다를 게 뭐냐? 일생에 두 세상 살기가 쉬운 줄 알아. 그것도 복이려니 해. 이 한심한 새끼야.”

이 문장도 장애인 혐오에 불과할까, 두려운 마음이 든다. 사상을 검증하듯 시비를 걸면 내가 사랑하는 박완서 작가님도 혐오의 굴레를 벗지 못할 것이다. 이것처럼 애정 없는 작가들이 써내는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식사를 차려주는 게 불편하고, 어머니가 청소하는 모습이 불편하고, 어머니가 아버지와 결혼을 한 게 불쌍하고, 더불어 여자로 태어나 불행하다는 소설을 언제까지 읽어야 할까 싶다.

내 소양이 부족해 이렇게 느끼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국 문학은 언제부터인가 이런 소설이 득세하고 줄곧 양산되고 있다. 그래서 소설을 읽는 일이 즐겁지 않다.

신경숙 작가의 “외딴방”이라는 작품에서 큰오빠에게 신세를 진다고 느끼는 작가 자신은 사실 소녀공으로 하루하루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스스로 자신의 밥벌이는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아버지 탓하지 않는다. 큰오빠 탓하지 않는다. 공장에서 소녀공을 강간하여 임신시키고도 책임지지 않는 유부남 범죄자를 직접 비난하고 파업을 하며 알몸으로 사이다병을 깨 손목을 그은 소녀공을 직접 위로하고 그 사회를 비난하고 비판한다. 더불어 큰오빠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큰오빠가 처한 현실의 문제를 바라보며 “아! 나는 왜 저 남자의 누나가 아닌지, 나를 왜 이리도 어린지,” 한탄한다. 정말 힘들었던 세대를 살아온 여성 작가들은 우리 엄마는 불쌍해, 여자라서 불쌍해, 이런 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사용하더라도 애정을 담기에 전혀 다른 문장이 되는 것이다.

세상이 각박하게 변했다. 애정이 사라진 공간에 혐오가 자리 잡았고, 이제는 다른 성별을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혐오한다. 내 아비라도 어미가 차려준 밥을 먹는 모습이 혐오스럽다. 손이 없어? 발이 없어? 왜 청소는 엄마 몫이야? 이해한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소설이 상을 받을까, 싶다. 좀 더 즐겁고 재밌는 소설을 읽고 싶다. 자녀를 훈육하기 위해 든 회초리마저 폭력으로 판결되는 세상이다. 폭력과 훈육의 구분을 할 수 없는 세대라서 일방적으로 폭력으로 규정해야 사회가 유지된다.

애정이 없다. 애정이 없어.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도 없다. 이기심도 애정일까?

내가 산 소설마다 우연히 이런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에도 이런 소설을 읽어서 마음이 괴로웠다. 박경리 박완서가 있는데, 박보미를 읽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그 시간에 이상의 소설을 읽고 싶다.
댓글 0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2022 이상문학상 작품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알**콩 | 2022.03.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2022 이상문학상 작품집』 대상 수상작/손보미-불장난/ 문학사상   자의식이 강한 작가. 초현실주의적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작가. 감각적이고 은유적인 문장을 만들어내는 작가 이상. 이상은 요절한 천재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천재성과 독특함을 기리기 위해 1977년 문학사상사가 제정한 이상문학상은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중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매년 후보작과;
리뷰제목


 

2022 이상문학상 작품집

대상 수상작/손보미-불장난/ 문학사상

 

자의식이 강한 작가. 초현실주의적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작가. 감각적이고 은유적인 문장을 만들어내는 작가 이상. 이상은 요절한 천재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천재성과 독특함을 기리기 위해 1977년 문학사상사가 제정한 이상문학상은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중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매년 후보작과 수상작을 발표한다. 이 상의 특징은 예술적인 완성도와 실험성이 가미된 작품 위주로 수상작을 선정한다는 것이다. 올해 2022년에 발표된 이상문학상 수상작들도 상이 가지고 있는 취지에 맞게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작품들이었다.

.

.

불장난-손보미 / 대상 수상작

 

p.29

어머니의 거실 집 중앙에는 커다란 책상이 하나 있었다. 사실 나는 그게 식탁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머니는 그걸 언제나 책상이라고 불렀고, 나에게도 그렇게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흘러가는 대로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여진다. 그들은 모두 화가 나있는 듯 보이지만 의연한 척 한다.

 

''의 엄마는 외도를 한 아빠에게 실망하고 절망하지만 의연한 척 이혼을 진행했을 것이고, ''의 아빠는 외도가 사랑이었다고 생각했지만 일탈이었을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아빠와 결혼을 한 젊은 여자는 본인의 선택에 자신이 있었지만, 과연 그 선택이 자신의 젊은 날과 직장을 포기할 만큼의 가치가 있었을까 의구심이 들었을 것이다.

 

''는 우연히 쇼파 밑에서 발견한 아빠의 라이터를 가지고 옥상에 올라가 종이를 태운다. 종이는 짧게 불꽃이 일지만 곧 사그라든다. ''는 의식을 치르듯 25층 맨션의 옥상까지 계단으로 올라가고, 종이들을 한 장 , 한 장 태운다. '' 의 일렬의 의식들은 들키지 않았지만, 옥상에는 '불장난'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 흔적으로 ''는 모든 것이 발각되기를 원한다.

 

잔잔히 옥죄어 오는 탁한 공기는 사람을 더 힘겹게 한다. 조여오는 숨막힘과 곧 숨을 쉴 수 없게 될 거라는 두려움까지 합처져서 더 힘겹다. 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든지, 집 밖으로 나가 버려야 한다. 읽는 내내 긴장감이 느껴지는 단편이었다. 예민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주변의 잡음이 팽팽하게 전달되었다. '손보미'작가의 장편들을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

.

복도-강화길/우수작

 

p.182-183

나는 그곳에 너와 함께 숨었다. 네가 또다시 버둥거렸다. 내게서 빠져나가려고 애를 썼다. 나는 다시 너를 달랬다. , ,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아질 거야. 내가 설명할게. 언제나 그랬으니까. 뭐든 설명하면 다 해결할 수 있었으니까. 납득할 수 있었으니까. 받아들이게 되었으니까. 너도 그럴 수 있을 거야. 그리하여 나는 너를 확 끌어안았다. 네 턱이 내 어깨에 묻혔다. 네가 헉, 하고 숨이 막히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것이 내 앞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우리는 서로의 눈을 마주했다.

 

나는 공감각 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강화길 작가의 단편 [복도]를 읽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작가가 묘사하는 집의 위치와 형태가 도저히 머리 속에 그려지지 않아서 답답했다. 나에게는 작가가 구현하는 집의 모습를 알 수 있는 삽화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하지만 작품 전체에서 풍겨나오는 미스테리하고 음산한 기운은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강화길 작가의 [복도]는 기괴하다. 게다가 마지막 전개는 충격적이고 스산하다. ''가 했던 것이 무엇이었든 그것은 변명 혹은 해명이 필요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복도 끝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자신의 집을 설명했던 것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상대를 납득시키거나, 받아들이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강화길 작가의 시선과 필력에 매혹되었다. 제목 때문에 관심이 일었던 [대불호텔의 유령]을 빨리 읽어보아야겠다.

.

.

아주 환한 날-백수린/ 우수작

 

p.209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작지만 분명한 놀라움이 그녀의 늙고 지친 몸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번져 나갔다. 수없이 많은 것을 잃어 온 그녀에게 그런 일이 또 이러났다니. 사람들은 기어코 사랑에 빠졌다. 상실한 이후의 고통을 조금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렇게 되고 마는 데 나이를 먹는 일 따위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이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 본 기억이 없어서 자신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어떤 마음인지 스스로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작은 앵무새가 사람의 마음을 그리 흔들 줄 그녀는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다.

 

억척같이 살았고, 그런 자신의 억척같음을 창피해 하는 딸이 서운하고 분해서 딸의 뺨을 때린 그녀는 앵무새를 돌보며 자신의 작은 세심함이 일깨워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거칠기만 했던 지난 날을 떠올렸을 것이다. 조금만 더 감정을 펄럭여 볼 걸 후회했을 것이다. 자신이 세심했다면 딸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과일 트럭 차를 빼라고 말하는 경비원과 삿대질을 하며 싸우지 않았을 것이고, 똥이 안 나온다며 힘겨워하다 대장암으로 죽은 남편에게 암것도 모르고 변비약을 주며 타박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먹고 사는 것이 바쁘고, 힘겨워서 자신의 마음과 감정이 느끼는 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했던 그녀를 누가 뭐라 할 수 있을까. 그녀들이 있어 우리가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살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제라도 그녀에게 '아주 환한 날'이 와서 다행이다.

.

.

이상문학상은 2020년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관행처럼 수상작의 저작권을 출판사가 3년동안 행사하는 것에 대해 수상자였던 소설가 김금희를 시작으로 최은영, 이기호 소설가가 이의를 제기하며 수상을 거부하였기 때문이다. 김승옥, 이청준, 박완서, 이문열, 신경숙 , 한강 등 유명 작가들도 이상문학상을 거쳐갔다. 이렇듯 권위있는 상의 수상거부는 문학계의 큰 파란을 일으켰을 것이다. 불공평한 관행에 대해 용기를 낸 멋진 작가들과 작가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공개적 사과와 함께 계약 조건을 수정하며 상의 권위를 지킨 출판사의 아량에 감동했다. 이상문학상이 오래도록 독특하고 예술적인 작품들에게 힘을 주는 상으로 남아있길 다시 바래본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한줄평 (16건) 한줄평 총점 9.8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많은 작가님들의 다양한 작품들, 기대한 만큼 좋았습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t******6 | 2022.05.25
구매 평점5점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8*****9 | 2022.05.11
구매 평점4점
조금 저에게는 무거운 내용입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뭉* | 2022.04.14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950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