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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노래

: 노래와 함께 오래된 사람이 된다

[ 한정 사인+편지 인쇄본 ] 아무튼, OO-049이동
이슬아 | 위고 | 2022년 04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5건 | 판매지수 1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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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62g | 110*178*11mm
ISBN13 9791186602713
ISBN10 118660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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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노래와 함께 점점 더 오래된 사람이 된다

“노래방을 장악해보지도 않은 내가 왜 노래에 관한 책을 쓰는가?” 이슬아 작가는 스스로 던진 이 물음에, 생각해보면 몹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답한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 우사인 볼트가 육상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 복희가 요리에 관한 글을 쓰지 않듯, 가왕들은 노래에 관한 글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자신이 잘하는 것을 잘하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이슬아는 가왕들이 차폭을 정확히 인지한 운전자처럼 두려움 없이 다음 소절로 힘차게 나아가는 모습에 감탄한다. 그런가 하면 잘 못 불렀는데도 좋아죽겠는 노래를 맞닥뜨릴 때마다 음악을, 삶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기분이 된다. 어느덧 “나를 까먹으며 남의 노래를 보고 듣”게 된다.

『아무튼, 노래』는 아무튼 시리즈 마흔아홉 번째 책이자 이슬아 작가의 열 번째 책으로, 노래에 대한 오랜 사랑의 고백이면서 노래와 함께 점점 더 깨끗하고, 아름답고, 오래된 사람이 되어가는 이야기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노래방에서는 뭔가를 들키고 만다
태어나보니 노래방이 있었다
엇박적 인간과 정박적 인간
가정 노래 교육

강부자와 정향자와 프레디 머큐리의 기분
투 머치 러브 윌 킬 유
축가
히트곡을 향하여
비문학적 노래방
네가 먼저 1절 불러
세월과 노래
노래를 본다는 것
허전하고 쓸쓸할 때 내가 너의 벗 되리라
모를 거야 누나는
아이 돈 라이크 워칭 유 고
앞으로 걸으니 바다가 가까워졌어
노래와 함께 오래된 사람이 된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일주일에 한 번 구민회관 노래 교실에 다니는 여자와 거실 중앙에 노래방 기계를 설치한 남자가 있었다.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노래 교실에 다니는 여자를 위해 남자가 반주 기계를 산 건지, 아니면 남자가 사놓은 반주 기계 때문에 여자가 노래 교실에 다니기 시작한 건지. 아무튼 나는 그들의 손주로 태어났다.
--- p.17

가왕들이 화려한 열창으로 자신의 기량을 뽐내며 세 평 남짓한 방을 뒤흔드는 동안 나는 소심하게 리모컨을 들고 다음 곡을 고른다. 예약 버튼을 누른 뒤엔 목을 가다듬고 다른 이의 노래를 경청하며 기다린다. 드디어 차례가 다가오면 마이크를 두 손으로 쥔다. 좀 송구스러운 모습으로 첫 소절을 부른다. 에코 섞인 내 목소리는 내가 아는 나보다 어리고 여린 것만 같다. 가슴을 진정시키고 최대한 집중해서 두 번째 소절을 부를 때쯤 가왕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기 시작한다. […] 지금은 그저 가왕들이 쉬어 가는 시간일 뿐이란 걸 1절 후렴을 부르며 깨닫는다.
--- p.7

새삼스럽지만 나는 오늘의 신랑 신부도 잘 몰랐고 결혼식이 뭔지도 몰랐고 결혼이 뭔지는 더욱더 몰랐다. 어디 가서 축가를 불러본 적도 없었고 직접 녹음한 반주도 실은 엉성했고 노래 제목은 하필 〈사랑밖엔 난 몰라〉인데 사랑이라도 알면 그나마 다행이겠으나 사실은 사랑마저 잘 몰랐다. 이 자리에 섭외되기에는 내가 너무 덜 살았으며 그러므로 축가 수락은 여러모로 부적절했다는 판단이 설 무렵 점잖은 사회자의 준엄한 안내 멘트가 들려왔다.
--- p.54~55

나이를 먹는 것은 두렵지 않다고 내가 노래하자마자 그가 물 흐르듯 양손 검지를 흐르게 하더니 두 손바닥을 부르르 떨고선 두렵지 않다는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 상냥함을 잃어가는 것이 두려울 뿐이라고 내가 노래하자마자, 그가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턱끝에 살짝 톡톡 친 뒤 상심하듯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아까처럼 양손을 떤 뒤 고개를 끄덕였다.
--- p.91

그게 동원과의 마지막 대화였다. 정말로 불러드렸다면 좋았을 것이다. 임종 때 가장 마지막까지 남는 감각이 청각이라는데, 내가 노래를 미루지 않았다면 참 좋았을 것이다. 찬송가가 끝나자 하마가 영정 사진을 들었다. 하마의 발치에는 동원과 합장하기 위해 고이 모셔둔 할머님의 유골함이 놓여 있었다. 식구가 적은 장례라 그것을 들 손이 부족했다. 망설이지 않고 얼른 가서 소중히 안아 들었다.
--- p.106

“모를 거야, 누나는.” 무슨 일인지 다 말해놓고선 꼭 그렇게 마무리한다. 우리 사이의 유행어 같은 거다. 얼마나 우스웠는지 얼마나 서러웠는지 얼마나 앞이 캄캄했는지 누나가 어떻게 다 알겠냐는 푸념이다. 그럼 나는 한순간에 모르는 누나가 되어 웃는다. 웃으면서 똑같이 대꾸한다. “모를 거야, 너도.” 그럼 걔가 한 번 더 응수한다. “아니, 누나는 진짜로 모를 거야.” 우리는 서로가 얼마나 모르는지 강조하며 웃는다. 몰라도 괜찮다는 듯이 웃는다. 나는 그 순간이 “넌 내 마음 다 알잖아.” 같은 말을 주고받을 때보다 더 좋다. 그냥 우연히 남매가 되었을 뿐이다. 가족이어도 다 알 수가 없다.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 p.117

우리는 그런 순간을 알아볼 수 있다. 겪으면서도 아쉽다. 흔치 않아서. 영영 계속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서. 시간이 우리를 가만두지 않는다. 좋은 곳에서만 계속 멈춰 있을 수는 없다. 현희진은 여기에 쭉 머물고 싶은지 자신이 이대로 더 깊이 떠내려가도 붙잡지 말라고 했다. 내가 단호하게 말했다. 아직은 안 돼. 힘차게 그의 튜브를 끌고 해변을 향해 헤엄쳤다. 친구가 표류하거나 익사해서 죽게 놔두기엔 나는 수영을 너무 잘했다. 현희진은 순순히 뭍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함께 깊은 물에 머물던 순간은 이 모든 걸 모래 위에서 지켜보던 이훤의 카메라에 담겼다. 이 여름 한 장의 사진만 세상에 남아야 한다면 그 사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단 한 곡의 노래만 세상에 남아야 한다면 그 노래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 p.134

하지만 어떻게 다시 그렇게 부를 수 있을까? 아무도 보고 있지 않다는 듯이. 누가 보고 있어도 괜찮다는 듯이. 내가 나여서 다행이라는 듯이. 언제든 네가 될 수도 있다는 듯이. 노래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영혼을 들켜버리고 만다. 좋은 가수는 좋은 작가가 해낸 것과 비슷한 일을 해낸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도 아닌, 동시에 십만 명인 어떤 사람이 되는 것. 그렇게 투명하고 담대한 사람이 되면 음악의 사랑을 받으며 노래할 수 있을 것이다.
--- p.14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_노래와 함께 점점 더 오래된 사람이 된다
“노래방을 장악해보지도 않은 내가 왜 노래에 관한 책을 쓰는가?” 이슬아 작가는 스스로 던진 이 물음에, 생각해보면 몹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답한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 우사인 볼트가 육상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 복희가 요리에 관한 글을 쓰지 않듯, 가왕들은 노래에 관한 글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자신이 잘하는 것을 잘하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이슬아는 가왕들이 차폭을 정확히 인지한 운전자처럼 두려움 없이 다음 소절로 힘차게 나아가는 모습에 감탄한다. 그런가 하면 잘 못 불렀는데도 좋아죽겠는 노래를 맞닥뜨릴 때마다 음악을, 삶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기분이 된다. 어느덧 “나를 까먹으며 남의 노래를 보고 듣”게 된다. 『아무튼, 노래』는 아무튼 시리즈 마흔아홉 번째 책이자 이슬아 작가의 열 번째 책으로, 노래에 대한 오랜 사랑의 고백이면서 노래와 함께 점점 더 깨끗하고, 아름답고, 오래된 사람이 되어가는 이야기이다.

_태어나보니 노래방이 있었다
삼대가 함께 모여 사는 이슬아의 집 거실에는 노래방 기계가 있었다. 할아버지 한우는 술이 거나하게 취한 날이면 어김없이 집안 식구들을 호출하고 노래방 기계를 틀었다. 할머니 향자는 “먼동이 트면 철새처럼 떠나겠다”고 노래했고, 당숙모는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 땜에 내일은 행복할” 거라고 노래했다. 어른들이 깜빡 잊은 사각지대에서 어린 이슬아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 노래가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세월이 흘러 어린 이슬아는 작가가 되었다. 그러나 이따금 노래를 잘하는 게 제일 멋진 일인데 글쓰기 같은 게 대체 무슨 소용이냐 싶었다. 술에 취해 노래할 때만 명곡의 힘을 빌려 마음을 내보이는 애인 때문에 꾸역꾸역 새벽의 시간을 견디기도 했다. 글쓰기가 두렵고 힘들 때 노래로 도망가곤 했다. 그때마다 노래는 넉넉한 품으로 노래에 대한 이슬아의 짝사랑을 받아안았다. 어느 날에는 한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며 자신이 노인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사랑밖엔 난 몰라”라고 노래하지만 사랑 말고도 많은 것을 알게 된 노인으로서 축가를 건네고 싶었다. 그렇게 알지 못하는 채로 스물아홉의 이슬아는 미래의 자신을 향해 까치발을 하고선 2절까지 꿋꿋하게 불렀다.

_고속도로를 달리며, 바다 수영을 하며, 〈눈사람〉을 들으며
우리 모두가 그렇듯, 이슬아는 노래와 함께 순간들을 산다. 할아버지를 잃어 외롭고 상심한, 이제는 헤어진 오래된 연인에게 “허전하고 쓸쓸할 때 내가 너의 벗 되리라” 나직이 노래를 불러준다. 죽음 곁에서 생의 의지를 다지며 그와 함께 삶을 구석구석 사는 벗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눈도 닮고 코도 닮고 입도 닮았지만 이제 서로를 속속들이는 알 수 없게 되어버린 동생과 집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며 노래 〈밤운전〉을 만든다. 살아가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친구가 처음으로 바다 수영을 하며 삶의 기쁨에 잠기는 것을 바라볼 때 단 한 곡의 노래만 세상에 남아야 한다면 〈안식 없는 평안〉이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한 해가 끝나던 어느 날 정미조의 〈눈사람〉을 들으면서 마음속에 하얗고 커다란 벌판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노래를 부르면 부를수록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되고 싶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지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노래와 함께 점점 더 오래된 사람이 되고 싶다.

회원리뷰 (5건) 리뷰 총점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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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주간우수작 노래로 이어지는 삶의 연속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k*******7 | 2022.06.13 | 추천9 | 댓글7 리뷰제목
이슬아 작가의 <아무튼, 노래>는 삶의 요소요소마다 자리를 잡으며 추억이라는 흔적을 진하게 남기는 ‘노래’를 향한 예찬을 담고있다. <아무튼, 노래> 속 이슬아 작가의 노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읽는 이의 삶 속에 자리매김한 노래들을 향한 기억들이 자연스레 샘솟게 된다. 특별히 나는 기억 속에 자리매김한 노래에 얽힌 수많은 에피소드들 중 누군가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
리뷰제목
이슬아 작가의 <아무튼, 노래>는 삶의 요소요소마다 자리를 잡으며 추억이라는 흔적을 진하게 남기는 ‘노래’를 향한 예찬을 담고있다. <아무튼, 노래> 속 이슬아 작가의 노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읽는 이의 삶 속에 자리매김한 노래들을 향한 기억들이 자연스레 샘솟게 된다. 특별히 나는 기억 속에 자리매김한 노래에 얽힌 수많은 에피소드들 중 누군가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고 싶었던 마음에 관한 기억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친척들의 증언에 따르면 나는 4살 때부터 타인의 시선을 즐기듯 노래를 부르며 이상우의 ‘그녀를 만나는 곳 백 미터 전’과 신승훈의 ‘미소 속에 비친 그대’와 같은 발라드곡부터 태진아의 ‘거울도 안 보는 여자’와 같은 트로트곡까지 섭렵했다고 전해진다. 아버지의 작은어머니, 즉 나에게 작은 할머니라 불리던 할머니의 환갑잔치 때 나는 마이크를 쥐고 노래(남행열차)를 부른 유일한 꼬맹이이기도 했다. 이처럼 나는 태생부터 (이슬아 작가의 표현을 빌리면) 지극히 ‘노래방적인 사람’이었다.

중학교 1학년 시절, 나는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MP3 플레이어를 소유했었다. 총 서른 두 곡의 노래를 담을 수 있는 용량이었기에 한 곡 한 곡을 선택해나가는 과정에 심혈을 기울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곡 선정에 심혈을 기울인 또 다른 이유가 있었는데, 당시 마음 깊이 좋아한 친구가 선호할 곡들로 채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나의 MP3는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한 용도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쉬는 시간을 틈타 내 옆자리에서 나의 MP3 플레이어를 통해 노래를 듣던 그녀가 MP3에 담긴 조성모의 ‘To Heaven’을 듣고선 나에게 “너 나한테 ‘To Heaven’ 불러줄 수 있어?”라고 물었다. 망설임 없이 불러줄 수 있다고 답한 나는, 그녀 앞에서 노래를 잘 불러야겠다는 부담감에 얼마 남지 않은 쉬는 시간이 주는 압박감이 더해져 “괜찮은 거니”로 시작되는 첫 소절부터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 못한 채 버벅대고 말았다. 이에 그녀는 “괜히 부담을 줬다보다”라고 말하며 나를 향한 시선을 거둔 채 수업 준비에 몰두했다. 그 이후 언젠가 그녀가 나에게 “너 나한테 ‘To Heaven’ 다시 불러줄 수 있어?”라고 물을 날을 고대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었지만 그녀 앞에서 노래를 부를 기회는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조성모의 ‘To Heaven’을 우연한 계기로 듣게 될 때마다 미련 비슷한 감정이 샘솟곤 한다.

한편 한경일의 ‘내 삶의 반’을 하루에 서른 번 넘게 들을 정도로 좋아했던 학원 친구의 관심을 얻고 싶은 마음에 오락실 노래방에서 5천원 넘는 금액을 ‘내 삶의 반’을 연습하는데 사용한 적도 있다.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한 연습에 들이는 노력과, 그렇게 연습한 곡을 누군가에게 불러주는 용기가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내가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 점이 문제였다.

이외에 봉사활동이라는 명목 하에 잠시 몸 담았던 노숙인을 위한 무료병원의 직원들과 함께 했던 회식자리에서, 청춘을 오롯이 이 병원을 위해 쏟아 부은 실장님에게 헌사하듯 불러드렸던 봄여름가을겨울의 ‘Bravo, My Life’와 세월의 무상함 앞에 주눅들어 보이는 선배들에게 불러준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도 애틋한 기억으로 남는다.

오랜만에 누군가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고픈 마음이 샘솟는 요즘이다. 평소 코인노래방에 홀로 방문하거나 유튜브 노래방 채널을 통해서 노래 연습을 즐기며 ‘노래방적인 사람’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음이 다행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책에서도 언급되었던, 가라오케를 발명한 이노우에 다이스케가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20세기 아시아 인물’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된 것에 더해서 코인노래방에과 유튜브 노래방 채널에도 가라오케와 맞먹는 영예를 안겨주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을 담아 심혈을 기울여 한 곡 한 곡을 노래를 연습해나가는 내 모습이, MP3 플레이어에 심혈을 기울여 노래를 채우던 오래 전 나의 모습과 맞물려서 아련하게 다가온다. 노래와 함께 오래된 사람이 된다는 이슬아 작가의 말에 기대고 싶어진다.

여담으로 살아가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못하는 친구를 향해 ‘그래도 최대한 늦게 죽어줘’라는 말을 건냈다는, 이야기 속 이슬아 작가의 마음이 노래가 우리네 삶에 선사하는 위로와 다르지 않아 보였다. 어쩌면 노래는, 우리가 최대한 늦게 죽고 싶은 마음을 갖도록 이끌어주는지도 모르겠다.
댓글 7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아무튼, 노래, 이슬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심*이 | 2022.06.03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노래방에 관련된 추억 없는 사람 없겠지.   예약 버튼인 줄 알고 취소를 눌러서 노래 부르던 친구에게 욕먹은 기억.  애절한 발라드를 디스코 버전으로 바꿔 다 같이 흥겹게 춤추던 기억.  '그대 안의 블루'에 화음 넣어 부르던 기억. 10분 더, 10분 더 계속되는 서비스 시간에 결국 져버리고 시간 남기고 뛰쳐 나온 기억.  트렌드에 맞지;
리뷰제목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노래방에 관련된 추억 없는 사람 없겠지.

 

예약 버튼인 줄 알고 취소를 눌러서 노래 부르던 친구에게 욕먹은 기억. 

애절한 발라드를 디스코 버전으로 바꿔 다 같이 흥겹게 춤추던 기억. 

'그대 안의 블루'에 화음 넣어 부르던 기억.

10분 더, 10분 더 계속되는 서비스 시간에 결국 져버리고 시간 남기고 뛰쳐 나온 기억. 

트렌드에 맞지 않게 2절까지 부르던 친구를 어이없어하던 기억.  

곧잘 노래를 부르셨으나 이제는 박치가 되어버린 아빠의 노래를 듣고 슬펐던 기억. 

도저히 올라가지 않아 두 키 낮춰 부르던 기억.

내가 탬버린인지, 탬버린이 나인지 헷갈리게 물아일체되던 기억.

나도 모르게 흐르던 눈물을 몰래 손바닥으로 훔치던 기억. 그래놓고 더 크게 하하 웃던 기억. 

 

중고등학교 시절, 은광여고 앞 즉석 떡볶이 혹은 압구정 뱃고동에서 낚지 불고기 백반을 먹고 늘 노래방에 가서 그렇게 노래를 불러젖혔다.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엔 어김이 없었다. 다들 '노래방 자아'는 별도로 구비하고 있었다. 누군가와 함께 가서 뻔했던 적은 없다. 늘 의외였고, 신선했고, 놀라웠다.

 

'노래방이 아니라면 그 정도의 격정과 진심은 결코 드러나지 않는데 어떻게 노래방을 싫어할 수 있단 말인가.' 그땐 뭐가 그리 모든 게 슬프고, 기뻤는지 돌이켜보니 귀엽기 그지없네.

 

애정 하는 이슬아 작가가 쓴 <아무튼, 노래>. 그녀의 글은 여전히 거침이 없어 반짝인다.

 


심보선이 말하길 시란 두 번째로 슬픈 사람이 첫 번째로 슬픈 사람을 생각하며 쓰는 것이랬다. 그렇다면 나에게 글이란 한 네다섯 번째로 탁월한 내가 첫 번째로 탁월한 친구들을 생각하며 쓰는 것이다. 애매하게 탁월한 사람은 더 탁월한 사람을 구경하고 감탄하며 생의 대부분을 보낸다.

 

그 기계의 이름이 바로 ‘가라오케’다. ‘비어 있음.’, ‘가짜’라는 뜻의 가라와 오케스트라를 이어 붙인 합성어다. 즉 가라오케란 가짜 오케스트라 기계를 뜻한다. 직접 연주하기 귀찮았던 이노우에가 세계 최초로 만든 발명품이다.

 

1999년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노우에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마오쩌둥과 간디가 아시아의 낮을 변화시켰다면 이노우에는 아시아의 밤을 바꿔 놓았다. 이노우에는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20세기 아시아 인물” 중 한 명이 되었다.

 

나는 어둡고 습한 방에서 성인가요를 잠자코 흡수했다. 아이는 어쩜 그리도 어른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가장 많이 자라는지.

 

노래방. 그곳은 내게 사랑의 예습장이었다. 그 예습이 훗날 어떻게 실전을 방해할지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우리는 미러볼 조명이 스쳐 가는 서로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초등학생들이었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건 어떤 기분이냐는 질문에 프레디 머큐리는 대답했다. “관객들이 듣고 있고 모든 관심이 내게 쏠리면 틀리려고 해도 틀려지질 않아. 늘 내가 꿈꾸던 사람이 되어 있거든. 아무것도 두려운 게 없어.” 그 대답은 나를 너무 놀라게 한다. 나라면 정확히 반대로 대답할 것이기 때문이다. “관객들이 듣고 있고 모든 관심이 내게 쏠리면 안 틀리려고 해도 꼭 틀려버려. 나는 내가 꿈꾸던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돼. 그게 너무 두려워.”

 

노래를 잘하는 게 제일 멋진 일인데 말이다. 내 노래는 정직하지만 재미없고 뻔했으며 어떠한 장악력도 없었다. … 그러므로 노래방은 내가 나라는 사실에 가장 자주 절망했던 장소다.

 

노래방이 아니라면 그 정도의 격정과 진심은 결코 드러나지 않는데 어떻게 노래방을 싫어할 수 있단 말인가. 룡이처럼 과묵하고 쑥스러운 자의 진심을 대신 전해주는 세상의 명곡들에게 어떻게 감사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노래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것 같다. 가장 잘하고 싶은 일이 아니어서다. 그런 일은 자유를 준다. 즐거울 수 있는 만큼만 매달릴 자유 말이다. 글을 쓸 때는 그런 자유가 따르지 않는다.

 

복희는 말하곤 했다. 너는 이미 다 자란 채로 태어난 것 같았다고. 모든 걸 알아서 해서 키울 때 품이 별로 들지 않았다고. 그래서인지 복희와 나는 오래전부터 친구였다. 초등학교 때 수업이 끝나면 두발자전거를 각자 몰고 바지락칼국수를 먹으러 갔었다.

 

시간과 시간을 이어주는 힘에 있어서 음악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장기하는 말했다. 이 노래들 중 하나가 흐르기만 하면 길을 걷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언제고 몇 번이고 과거로 가서 머문다. 머물 수는 있지만 바꿀 수는 없다. 시간의 흐름이 허용하지 않는 일이다. 이제는 그 노래로부터 꽤나 멀리 왔단 걸 알아차릴 때도 있다.

 

나는 벌써 이 순간이 그리워. 우리는 그런 순간을 알아볼 수 있다. 겪으면서도 아쉽다. 흔치 않아서. 영영 계속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서. 시간이 우리를 가만두지 않는다. 좋은 곳에서만 계속 멈춰 있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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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시간을 이어주는 노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홍* | 2022.05.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코로나가 발생한지 횟수로 3년째, 나의 일상에 사라진 것들 중 가장 아쉬운 것이 있다면 노래방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술자리의 이차나 삼차에 노래방이 있었다. 노래방에서 난 흥이 많은 사람, 고독한 싱어(singer), 감정에 푹 절은 아웃사이더였다. 그러나 전염병의 힘은 위대하다. 그런 걸 잊고 살았다. 얼마 전 12시가 넘은 시각, 남편이 라디오를 틀었다. 라디오 DJ의 멘트 없이 음;
리뷰제목
코로나가 발생한지 횟수로 3년째, 나의 일상에 사라진 것들 중 가장 아쉬운 것이 있다면 노래방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술자리의 이차나 삼차에 노래방이 있었다. 노래방에서 난 흥이 많은 사람, 고독한 싱어(singer), 감정에 푹 절은 아웃사이더였다. 그러나 전염병의 힘은 위대하다. 그런 걸 잊고 살았다.

얼마 전 12시가 넘은 시각, 남편이 라디오를 틀었다. 라디오 DJ의 멘트 없이 음악만 틀어주는 방송이었다. 마침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어디선가 많이 듣던 노래였다. 아련하면서 감성을 자극하는, 언젠가 내가 사랑했던 순간에 많이 불렀던 노래. 누구 노래지? 혼잣말을 하며 기억을 더듬는 사이 속삭이듯 애절한 거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언젠가는 헤어질 것 같아서
아플 만큼 아파할 것 같아서
나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사랑에게 멀어졌는데

가사를 들으니 생각났다. 거미의 ‘이별은 사랑 뒤를 따라와’라는 노래다. 아이 둘을 낳고 둘째가 3살이 되어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게 되자 나는 직장을 다니게 되었다. 그때 마음 맞는 회사 동기들과 회식을 하고 노래방에 가서 처음으로 부른 노래다. 그 전까지 거미 노래를 잘 몰랐다. ‘이별은 사랑 뒤를 따라와’는 그때 막 발매된 노래였다. 거미를 모르는데 어째서 이 노래를 알았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때는 노래방에 가면 꼭 먼저 불렀던 노래다. 속삭이듯 시작하는 노래가 나의 감성을 자극했다. 어딘지 아련한 곳에 그리움을 두고 온 듯한 느낌이 나서 노래를 부르고 나면 애가 탔다. 나는 이미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이가 있는 엄마인데 홀로 외로운 기분이었다.

이슬아 작가의 ‘아무튼, 노래’를 읽다가 그 시절을 생각했다.
아무튼, 노래 첫장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이 책을 펼쳐 든 당신은 노래방적인 사람인가? 아니면 비(非) 노래방적인 사람인가?
밀리의 서재 7P

이슬아 작가는 비 노래방적인 사람이고 한다. 이건 너무 의외다. 종종 노래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릴 정도로 노래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그것도 그렇게 잘 부르는 사람이) ‘노래방에서 기깔나게 노래하는 친구들의 아우라에 묻히기 일쑤(밀리의서재 7p)’라고 한다. 이슬아 작가에게서 풍기는 아우라를 생각하면 노래방에서 미친사람 보다 더 미친듯이 흔들어 제끼고 샤우팅을 하며 분위기를 띄울 것 같은데, ‘세 평짜리 노래방을 장악하는 것도 이렇게 어려운데(밀리의서재 9p)’라는 고백을 하다니. 그러나 그녀의 순수성은 앞문장에서 이미 전해진다. 그녀는 자신이 노래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에코 섞인 내 목소리는 내가 아는 나보다 어리고 여린 것만 같다.(밀리의서재 8p)’고 하는데, 그런 묘사가 다정하게 느껴진다.

이슬아 작가의 글을 읽고 있으면 다정해진다. 시니컬한 외모답지 않게 그녀의 글은 따뜻하다. 그녀가 쓰고자 하는 주제를 면밀히 살피고 묘사하는 글을 읽다 보면 그 안에 오래된 정이 담겨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그녀의 글을 다 읽고 나면 계속 읽고 싶은 미련이 남는다.

‘아무튼, 노래’에서도 이슬아 작가의 끼는 유감없이 발휘된다. 노래가 이어주는 추억들이 재밌고, 따뜻하고, 몽글몽글하다. 때론 눈물을 글썽이기도 한다. 슬프기 보다 감동적이라서 찔끔찔끔 눈물을 찍어낸다.(허전하고 쓸쓸할 때 내가 너의 벗 되리라)

그러면 안 되는데, 하루만에 책을 다 읽어버리고 가슴이 먹먹해서 가만히 멍을 때렸다. 그런 책이 좋다. 읽고 나면 잔존하는 감동을 주체하지 못해 멍해지는 글이 담긴 책. 갑자기 노래방이 가고 싶어졌다. 노래방에 가서 감성에 푹 절은 아웃사이더처럼 슬픈 노래를 부르고 싶다. 내가 멍 때리던 곳은 지하철 안이었고, 지하철에서 내리면…

시간과 시간을 이어주는 힘에 있어서 음악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장기하는 말했다. 이 노래들 중 하나가 흐르기만 하면 길을 걷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언제고 몇 번이고 과거로 가서 머문다. 머물 수는 있지만 바꿀 수 없다. 시간의 흐름이 허용하지 않는 일이다. 이제는 그 노래로부터 꽤나 멀리 왔단 걸 알아차릴 때도 있다.
밀리의 서재 155p

노래는 우리 마음을 뒤죽박죽 휘젓는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게 해서다. 노래를 듣고 부르다가 문득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어떤 점에선 하나도 변하지 않았는지. 어쨌거나 시간은 계속 흐른다. 지금 듣고 있는 노래로 미래의 내가 시간 여행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밀리의 서재 169p

나는 내가 듣고 싶은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래한다. 부르면 부를수록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지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그게 내가 먼저 노래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노래가 나를 사랑할 때까지 나는 노래를 짝사랑할 것이다. 이 사랑을 계속하면서 점점 더 오래된 사람이 되어갈 것이다.
밀리의 서재 28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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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의 글. 글쓰기에 진심인 글 써보고 싶다면 읽자.그녀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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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가 | 20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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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아작가님의 글쓰기는 진심이다. 아무튼 시리즈중 탑5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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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w*****7 |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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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무튼' 시리즈에 기대하는 그 자체. 살게 하는 아름답고 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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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a********i | 202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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