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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3년 05월 17일 |
|---|---|
| 판형 | 양장? |
| 쪽수, 무게, 크기 | 132쪽 | 222g | 100*180*20mm |
| ISBN13 | 9791168127128 |
| ISBN10 | 1168127122 |
-
조예은 사인 유리컵 증정(포인트 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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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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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고작 숨바꼭질 때문에 죽게 생겼는데도?”
“네가 뭔가 착각하는 거 같은데.”
우영은 잠시 말을 멈추고 몸을 떨었다. 오한이 드는 듯했다.
“난 이 갯벌에 언제 물이 차는지 알아. 그래도 널 찾고 싶어서 찾은 거야.”
--- p.7
“걔가 저한테 남기려던 메시지가 뭔데요?”
우영이 보내려던 메시지는 딱 한 문장이었다.
우리 숨바꼭질 기억해?
실종되었다는 바로 그날이었다.
--- p.14
정해는 이 섬에 아직 남아 있는지 사라졌는지 모를 이를 향해 중얼거렸다. 그러니 영산에서 기다려. 아직 떠나지 말고 날 지켜봐.
--- p.20
재회 소망 사랑. 그 순간, 복은이 세 단어를 빠르게 중얼거리며 몸을 붙여왔고 마른 나뭇가지 같은 손가락이 정해의 손에 얽혔다. 복은은 집요하게 눈을 맞추며 속삭였다.
“어쩐지, 아가씨한테선 같은 냄새가 났어.”
그리고 같은 결승선을 향해 달리는 동지를 보듯이 다정하게 속삭였다.
“상실의 냄새 말이야. 산주님한테 가자. 그분이 다 해결해주실 거야.”
--- p.22
“그러니 여러분도 마음을 다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 영산교는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 존재합니다. 산신님은 감복하면 생과 사의 경계를 넘어 재회를 가능하게 하지만, 모두가 영산에서 재회를 경험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고는 싱긋 미소 지으며 덧붙였다.
“정성을 보여야 하죠.”
--- pp.28~29
내가 저 바위에 도착하더라도, 그땐 물이 더 차 있을 테고 헤엄쳐서는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걸 알았어. 그래도 나아갈 수밖에 없었어. 그건 분명 내 선택이야. 그러니까 내가 죽어도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 하지만 넌 죽지 마.
--- p.57
정해는 꽤 자주 우영을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만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는데, 정해에게 우영은 영산 혹은 등껍질바위나 마찬가지인 존재였기 때문이다. 섬과 바위는 움직이지 않으니, 우영도 언제까지고 그 섬에 있는 게 당연했다.
--- pp.67~68
“그제야 섬 안에서만 머물렀던 게 억울하더라고. 난 여전히 산지기야. 산이 있는 한 그곳에 돌아갈 거야. 하지만 한 번은 너처럼 살아보고 싶었어.”
그렇게 말하며 우영은 정해를 마주 보았다. 정해는 너처럼, 이라는 말이 자신을 비난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 p.72
“죽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준다는 게 속이는 거지 뭐야.”
우영의 반응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난 그 사람들 속인 적 없어.”
그리고 정해가 지금껏 보았던 얼굴 중 가장 차가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며 말했다.
“넌 단 한 번도 내 말을 진심으로 믿은 적이 없구나.”
고시원을 나간 우영은 그날 이후로 연락을 하지도, 받지도 않았다.
“네가 뭔가 착각하는 거 같은데.”
우영은 잠시 말을 멈추고 몸을 떨었다. 오한이 드는 듯했다.
“난 이 갯벌에 언제 물이 차는지 알아. 그래도 널 찾고 싶어서 찾은 거야.”
--- p.7
“걔가 저한테 남기려던 메시지가 뭔데요?”
우영이 보내려던 메시지는 딱 한 문장이었다.
우리 숨바꼭질 기억해?
실종되었다는 바로 그날이었다.
--- p.14
정해는 이 섬에 아직 남아 있는지 사라졌는지 모를 이를 향해 중얼거렸다. 그러니 영산에서 기다려. 아직 떠나지 말고 날 지켜봐.
--- p.20
재회 소망 사랑. 그 순간, 복은이 세 단어를 빠르게 중얼거리며 몸을 붙여왔고 마른 나뭇가지 같은 손가락이 정해의 손에 얽혔다. 복은은 집요하게 눈을 맞추며 속삭였다.
“어쩐지, 아가씨한테선 같은 냄새가 났어.”
그리고 같은 결승선을 향해 달리는 동지를 보듯이 다정하게 속삭였다.
“상실의 냄새 말이야. 산주님한테 가자. 그분이 다 해결해주실 거야.”
--- p.22
“그러니 여러분도 마음을 다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 영산교는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 존재합니다. 산신님은 감복하면 생과 사의 경계를 넘어 재회를 가능하게 하지만, 모두가 영산에서 재회를 경험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고는 싱긋 미소 지으며 덧붙였다.
“정성을 보여야 하죠.”
--- pp.28~29
내가 저 바위에 도착하더라도, 그땐 물이 더 차 있을 테고 헤엄쳐서는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걸 알았어. 그래도 나아갈 수밖에 없었어. 그건 분명 내 선택이야. 그러니까 내가 죽어도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 하지만 넌 죽지 마.
--- p.57
정해는 꽤 자주 우영을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만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는데, 정해에게 우영은 영산 혹은 등껍질바위나 마찬가지인 존재였기 때문이다. 섬과 바위는 움직이지 않으니, 우영도 언제까지고 그 섬에 있는 게 당연했다.
--- pp.67~68
“그제야 섬 안에서만 머물렀던 게 억울하더라고. 난 여전히 산지기야. 산이 있는 한 그곳에 돌아갈 거야. 하지만 한 번은 너처럼 살아보고 싶었어.”
그렇게 말하며 우영은 정해를 마주 보았다. 정해는 너처럼, 이라는 말이 자신을 비난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 p.72
“죽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준다는 게 속이는 거지 뭐야.”
우영의 반응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난 그 사람들 속인 적 없어.”
그리고 정해가 지금껏 보았던 얼굴 중 가장 차가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며 말했다.
“넌 단 한 번도 내 말을 진심으로 믿은 적이 없구나.”
고시원을 나간 우영은 그날 이후로 연락을 하지도, 받지도 않았다.
--- pp.7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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