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2년 05월 20일 |
---|---|
쪽수, 무게, 크기 | 348쪽 | 466g | 140*210*16mm |
ISBN13 | 9788954686785 |
ISBN10 | 8954686788 |
출간일 | 2022년 05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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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8쪽 | 466g | 140*210*16mm |
ISBN13 | 9788954686785 |
ISBN10 | 8954686788 |
MD 한마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부재하는 낙원의 초상]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대표작. 『낙원』은 탄자니아의 가상의 마을에서 시작하는 열두 살 소년의 성장기다. 작가는 집을 떠나 낯선 세상 앞에 선 소년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을 따라 제1차세계대전 직전의 세계를 정교하고 생생하게 그려낸다. -소설MD 박형욱
“낙원이 이럴 거라고 생각하면 기분좋지 않아?”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 대표작 202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잔지바르 출신 영국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낙원』(원제: Paradise)이 출간되었다.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가상의 마을 카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12세 소년 유수프의 성장기이자 비극적 사랑 이야기인 『낙원』은 1994년 발표한 그의 네번째 장편소설로, 부커상과 휫브레드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압둘라자크 구르나라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대표작이다. 1948년 영국 보호령 잔지바르섬에서 태어난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1964년 1월 발발한 잔지바르 혁명으로 이슬람 왕조가 전복되고 아랍계 엘리트 계층 및 이슬람에 대한 박해가 거세지자 1968년 잔지바르를 떠나 영국으로 이주해 캔터베리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에 입학한다. 그 이듬해부터 영어로 소설 습작을 시작해 1983년 켄트대학교 영문학 및 탈식민주의문학 교수로 부임한 이후로도 줄곧 창작을 병행하며 현재까지 10편의 장편소설을 펴냈다. 제국의 중심이자 기독교와 백인이 주류를 이루는 영국 사회에서 아랍계 이슬람 동아프리카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제국의 언어인 영어로 창작에 전념해온 과정 자체가 “나는 그곳에서 떠나왔지만, 마음속에서는 그곳에 산다”라는 그 자신의 말을 삶과 문학으로 구체화한 과정이었다. 열두 살 소년 유수프가 집을 떠나는 장면에서 시작하는 『낙원』 역시 구르나의 많은 소설들이 형상화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디아스포라의 삶을 환기하지만, 독일에 의해 식민화된 동아프리카를 공간으로 영국군과 독일군의 임박한 전쟁을 곳곳에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디아스포라의 동시대적 삶을 다루는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시간적으로 선행한다. |
담장이 있는 정원 9 산동네 67 내륙 여행 127 화염 문 173 욕망의 숲 233 핏덩어리 287 해설 | 이슬람 아프리카 작가의 유목민적인 소설 323 압둘라자크 구르나 연보 335 |
시대적 역사적으로 조금 생소한 배경이다 보니 딱히 어려운게 아닌데도 머뭇거리면서 읽게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무슬림들의 이야기인 듯 싶다가도 그 시대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좀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상단으로 움직이며 보게되는 아프리카의 다양한 모습과, 그곳으로 점점 들어오고 있는 식민지배세력. 그리고 이익에 따라 여러 사람의 운명을 쉽게 바꿔버리는 아지즈가 지니고 있는 힘과 매력이 엄청납니다 그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결국 바꿀 의지조차 잊고 최악이 아닌 주어진 환경안에서 만족하면서 살게 됩니다 주인공 유수프 꿈속에 내내 등장하다 가장 더러운 모습으로 현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개처럼, 결국 닫힌 문밖의 사람일 수 밖에 없는 유수프가 어린시절을 끝내고 어떤 어른이 될지는 소설 속에는 나오지 않지만 소설 속 여러 군상들과 대입하며 적어도 어떤 모습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두운 이야일 수 밖에 없는데 주인공의 마음이 덤덤해서 그런 게 덜 느껴지는 편입니다
자유를 찾아 자의로, 타의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난민들의 삶을 들여다 보다!
아프리카 문학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고 동아프리카인들의 실존 문제를 매우 예리하게 그려낸 작품!
얼마 전, 흑인 노예 역사와의 화해를 시도한 소설 『빌러비드』를 읽고 흑인 문학 혹은 난민을 주제로 한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중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낙원』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식민주의의 영향과 난민들의 운명에 대한 타협 없고 열정적인 통찰을 보여줬다”는 평가와 함께 그가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지목되어서이기도 하지만, 가 닿지 못할 낙원을 향한 상실자들의 애환을 어떠한 방식으로 그려냈는지 궁금해서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낙원』은 아프리카 문학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고 동아프리카인들의 실존 문제를 매우 예리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어쩌면 ‘아프리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 놓은 이 세계의 이야기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이제야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을 통해 조금 엿보았을 뿐이라고, 소설은 그렇게 내게 말하는 듯했다.
어디에도, 다시없을 그곳 ‘낙원’에 대하여
“네가 여기 있는 건 네 아버지가 사이드에게 빚을 졌기 때문이야.”
열두 살의 소년 유수프는 종종 아버지가 운영하는 작은 호텔에 방문하곤 하는 부유한 상인, 아지즈 아저씨의 일행을 따라 집을 나선다. 영문도 모른 채 아지즈 아저씨네로 오게 된 유수프는 그곳에서 일하는 칼릴이라는 청년으로부터 자신이 이곳에 오게 된 이유를 듣게 된다. 더 이상 아저씨가 아니라 사이드 즉, 주인이라 불러야 한다는 것도. 그렇게 부모가 진 빚에 팔려 낯선 곳에서 생활하게 된 유수프는 버림받은 기분을 애써 외면해보지만, 밤마다 흘러나오는 눈물과 무서운 꿈은 그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쉬이 감추지 못한다. 특히 밤이 되면 어두운 거리를 배회하며 찾아오는 개들이야말로 유수프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창백한 반달 불빛 속에서 으르렁거리며 자신을 집요하게 노려보는 개들의 시선은 이 냉혹한 거리에서 그가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준다.
어쩌면 언젠가는, 그의 아버지가 성공하는 날이 온다면, 그를 구하러 올지도 몰랐다. 그는 할 수 있을 때마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위해 울었다. 때때로 그는 그들의 모습이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간다는 생각에 공포에 질렸다. 그들의 음성이나 특유의 성향-어머니의 웃음, 마지못해 짓는 아버지의 웃음-에 대한 생각이 다시 그를 안심시켰다. 그가 그들을 애타게 그리워한다는 말이 아니었다. 사실 시간이 쌓여갈수록 그들을 점점 덜 그리워했다. (…) 그는 주어진 일을 했고, 칼릴이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완수했으며, 그 ‘형’에게 의존하게 되었다. 그리고 허락을 받을 때면, 정원에서 일했다. / 71p
하지만 칼릴을 따라 집안일을 배우게 된 것도 잠시, 유수프는 아지즈의 뜻에 따라 인도양에 위치한 스와힐리 해안에서 탕가니카 호수와 콩고를 거쳐 그 너머의 깊숙한 내륙으로 들어가는 무역 여행에 동행하게 된다. 이때부터 소설은 동아프리카 상인과 현지인들, 부족민들, 인도인, 이슬람 아프리카인, 유럽 식민주의자들로 대표되는 독인인들까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와 종교가 합류하는 매우 복잡한 역사적 공간인 동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이 땅의 현실과 동아프리카인들의 내밀한 삶을 유수프의 시선을 통해 매우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를 테면 흙처럼 붉게 염색된 머리와 황갈색의 매끈한 몸을 지닌 부족 전사들을 보며 ‘저들은 피를 마시는 야만인’이라고 조롱하는 동족들, 부모의 출신지를 조롱하고 거기에 우스꽝스럽고 불쾌한 이름들을 갖다 붙이는 소년들, 불행에 저항하기보다 신의 뜻이라며 그저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사는 사람들, 장신구를 얻기 위해 자기 사촌과 이웃들을 파는 이들, 처음에는 호의로 받아주었으나 역병과 재앙만을 남기고 떠난 여행자들에게 분노하는 원주민 부족들의 적대감 등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다양한 곳에서 동아프리카로 모여든 사람들은 거기에서 독특한 다언어적, 다인종적 문화를 형성하며 역동적’으로 살아 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섞이고 또 섞이며 자신들이 누구인지 더 이상 알지 못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는 번역가 왕은철의 해석처럼, 모호한 정체성으로 뒤얽힌 동아프리카인들의 삶 속에서 성장해야 했던 유수프의 삶 역시 매번 위태롭게 느껴진다.
소년들의 부모들인 날삯꾼들은 곳곳에서 왔다. 카와 북쪽 우삼바라 고원지대에서도 왔고, 고원지대 서쪽의 아름다운 호수지역에서도 왔고, 전쟁에 짓밟힌 남쪽 사바나에서도 왔다. 상당수는 해안 출신이었다. 소년들은 부모 얘기를 하며 웃고, 그들의 노동요를 흉내내고, 그들이 귀가할 때 묻어오는 혐오스럽고 시큼한 냄새에 얽힌 이야기들을 서로 비교했다. 그들은 서로 욕하고 조롱해왔던 우스꽝스럽고 불쾌한 이름들을 부모의 출신지에 아무렇게나 갖다붙였다. / 17p
그들이 돌아올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유수프는 이제는 병에 걸려 퉁퉁 부은, 믿을 수 없는 끔찍한 상처들을 도저히 바라볼 수 없었다. 그는 그런 고통을 보면서 삶이 끝났으면 싶었다. 그는 그와 같은 것을 본 적도 없고 상상한 적도 없었다. 시체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불탄 오두막 안에도 있었고 관목 가까이에도 있었고 나무 밑에도 있었다. / 169p
“너는 그렇게 많은 아랍인들이 그렇게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됐을지 궁금하겠지. 그들이 이곳에 오기 시작했을 때는 이 지역에서 노예들을 사는 것이 나무에서 과일을 따는 것과 같을 때였다. 그들이 직접 희생자들을 잡아야 했던 것도 아니었지. 물론 일부는 재미삼아 그러기도 했지만 말이다. 장신구를 위해 자기 사촌들과 이웃들을 팔려고 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었거든.” / 176p
무엇보다 유럽 열강 세력들의 아프리카 식민지화는 아프리카인들의 갈등을 촉발시킨 절대적인 계기가 되었던 게 분명하다. 유수프가 유년시절을 보낸 카와는 독일인들이 내륙의 고지대로 가는 철도 건설을 위한 기지로 삼은 신흥도시였고, 그 덕분에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한때 경기가 급부상하기도 했으나 그만큼 빠르게 식어가면서 도시 전체가 생지옥이 되어가는 과정을 경험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유수프는 아지즈의 무역 상단을 따라다니면서 어디를 가나 유럽인들이 자신들보다 먼저 와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만드는 데만 관심 있는 적들로부터 지켜주러 왔다고 하면서 정작 한 푼도 내지 않고 아름다운 땅을 가져가고 자신들을 위해 일하게 만들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이때 유수프가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 저 독일인들은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들을 목매달아 죽인다거나, 쇠도 씹어 먹을 수 있으며,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강탈된 자유와 억압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아프리카인들의 의식 속에 이제 ‘낙원’은 그들만의 삶을 일굴 수 있었던 저 먼 과거 혹은 그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일까. 제목이 『낙원』 인 이유는 그래서 더 뼈아프다.
“나는 우리 앞에 있는 시간들이 두려워.” 후세인이 조용히 말하자 하미드는 노곤한 듯 한숨을 쉬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 유럽인들은 아주 작정한 것 같아. 땅을 번창시키는 문제로 싸우다가 결국에는 우리 모두를 짓뭉갤 거야. 그들이 좋은 일을 하려고 여기에 와 있다고 생각하면 당신들은 바보야. 그들이 노리는 건 장사가 아니라 땅 자체라고. 그 안에 있는 모든 것…… 그리고 우리.” / 119p
땅에서 검은 기름이 솟구치고 사탄의 파수꾼들처럼 생긴 금속탑이 물속에 서 있더래요. 불길이 화염 문처럼 하늘에 가득했대요. 거기서 아저씨는 산과 계곡을 넘어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본 곳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갔대요. 헤라트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더래요. 과수원과 정원과 시냇물로 가득한 곳이었대요. 학식과 교양이 있는 사람들이 그곳에 살고 있었대요. 그런데 본질적으로는 전쟁과 모의를 강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대요. 그래서 그들의 나라들에는 평화가 없었대요. / 144p
유수프는 악몽에서 깨어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칼릴에게 자신이 여행중에 아주 자주 살이 말랑말랑한 동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껍질에서 막 열린 공간으로 나왔는데, 혐오스럽고 괴상하게 생긴 짐승이 잡석들과 가시들 속으로 난 길을 맹목적으로 짓이기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의 곳 한가운데를 맹목적으로 짓이기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지의 곳 한가운데를 맹목적으로 통과하는 그들 모두가 그런 상태였다고 말했다. 자신이 느꼈던 공포는 두려움과는 다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진짜로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았고, 꿈속에서 죽음의 가장자리 너머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장사를 하려고 그런 공포를 극복해가면서 그토록 원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 235p
이렇듯 소설 『낙원』은 아버지가 진 빚으로 팔려온 소년 유수프의 성장 이야기이자, 식민주의의 영향과 혼종된 정체성이 한 데로 뒤섞인 동아프리카인들의 삶을 능수능란하게 엮어낸 수작이다. 다만, 한 가지 의문이 내내 떠나질 않는다. 작가는 왜 주인공을 미소년으로 설정한 것일까? 유수프의 아름다운 외모는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낯선 부족민들에게까지 호감을 산다. 심지어 목숨을 잃을 위기로부터 그를 구하는 것은 누가 봐도 아름다운 얼굴이다. 그동안 아지즈의 집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마님은 ‘신이 너에게 천사의 모습을 주시고 선한 일을 하라고 이곳에 보냈다’며 원하는 것을 줄 테니 유수프로 하여금 자신의 병든 몸을 치료해달라고 하기까지 한다. 이 때문에 유수프가 겪는 시련은 독자들로 하여금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을 만한 것’처럼 여겨진다는 데에서 더 큰 의문으로 남는다. 작가는 왜, 굳이, 이런 설정을 한 것일까. 마님으로부터 얻을 수 있었던 새로운 기회와 타협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여인 아미나를 데리고 도망치지도 못한 채 끝내 아지즈와 독일군에게 제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는 유수프의 체념이 주는 씁쓸함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큰 그림일까.
그러고 보면 이 소설은 고향과 자유를 상실한 아프리카인들의 처절한 운명을 다루고 있음에도 슴슴하게 읽히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는 유수프의 시선이 한 몫 한다.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아지즈의 뜻에 따라 이리저리 이동하며 위험천만한 일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자신의 삶을 비롯해 주변 인물들을 철저히 방관자적인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민족주의에의 향수와 자유를 상실한 난민들의 비극을 감상주의로 포장하지 않고, 이른바 피해자의 입장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냉소적으로 직시하고 있는 특유의 문체는 아프리카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듯하다.
그는 부모에 대한 가책을 느끼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지 않을 것이었다.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 수년 전에 그를 버린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그가 그들을 버릴 차례였다. 그가 붙잡혀 있는 것으로부터 그들이 느꼈던 안도감은 이제 끝났다. 그는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고자 했다. 자유롭게 평원을 돌아다니면서 언젠가 그들한테 들러 그런 삶을 시작하도록 어려운 교훈을 가르쳐준 것에 고맙다고 할지도 몰랐다. / 305p
수치스러운 것은 그들이 그에게 살도록 강요한, 그들 모두에게 살도록 강요한 방식이었다. 그들의 음모와 증오와 보복적인 탐욕이 단순한 미덕들조차 교환과 교역의 상징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는 떠나려고 했다. 그보다 단순한 것은 없었다. 모든 것이 그에게 요구하는 억압적인 것들을 피할 수 있는 어딘가로 가야 했다. 그러나 그는 외로움의 단단한 덩어리가 그의 추방당한 가슴에 오래전부터 만들어졌다는 것을, 그리고 어디를 가든 그것이 함께 있으면서 그가 작은 성취를 위해 계획하는 걸 축소시키거나 흩어놓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 308p
마님이 자유를 주겠다고 했는데도 왜 떠나지 않았는지 묻는 유수프에게 노인 음지 함다니는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내게 자유를 선물로 주었어. 그녀가 줬지. 그녀가 그걸 줄 수 있다고 누가 말해줬을까? 나는 네가 얘기하는 자유가 뭔지 알아. 내가 태어난 순간 가지고 있던 자유지. (…) 그들은 너를 가두고 쇠사슬로 묶고 네가 가진 하찮은 것까지 모두 남용하지만, 자유는 그들이 가져갈 수 있는 게 아니야. 네가 쓸모없어질 때도 여전히 너를 소유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자유는 주어지는 것도,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자유를 속박당하고 타인의 의지에 나를 맡기곤 한다. 어쩌면 내 안에서 진정한 자유가 실현되는 그곳이 바로 낙원이 아닐까.
아프리카라는 낯선 이미지와 토속 언어로 인해 간간이 읽기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읽히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인류의 시작점이자 지구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이지만 여전히 생소한 아프리카의 모습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자유를 찾아 자의로, 타의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난민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작품으로도 이 책을 추천드린다.
낙원 책을 읽고
낙원 책을 읽는 동안에
왠지 모르는 사막 같은 공간에
낙원 책을 읽는 듯 싶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속에 주인공도 나와 같은 생각아닐까 싶기도 하다.
낙원 책은 종교와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건지도 모른다.
낙원이라는 곳이 어떻게 생겼을까 하면
어떤 곳인지 한번씩 생각하고 상상하게 된다.
낙원 소설 책을 잘 구입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