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7년 11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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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4쪽 | 354g | 130*205*20mm |
ISBN13 | 9791130614779 |
ISBN10 | 1130614778 |
발행일 | 2017년 11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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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4쪽 | 354g | 130*205*20mm |
ISBN13 | 9791130614779 |
ISBN10 | 1130614778 |
조남주 「현남 오빠에게」 최은영 「당신의 평화」 김이설 「경년(更年)」 최정화 「모든 것을 제자리에」 손보미 「이방인」 구병모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 김성중 「화성의 아이」 발문_이민경 「여성의 이야기에 오래 머무른다는 것은」 |
오로지 여성 작가만의 글을 모아 엮었다. 그렇기에 ‘페미니즘 소설’집이 된 건 결코 아닐 것이다. 이 수식어가 붙는 순간 위험(?)해진다는 걸 그들도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시도는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다.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곧 소설이라는 말에 부합하는 글들의 연속만은 아니었다. 일부는 그랬고 일부는 어쩌면 ‘터무니없다’는 평을 들을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왜 내가 세간의 평을 걱정하는 걸까. 즐기면 그만인 독서가 어느 순간 심오한 무언가로 돌변해버렸음을 깨달았다. 마음을 가벼이 먹기로 했다. 쉽지는 않았으나 필히 그래야만 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현남오빠에게’를 읽으면서부터 그랬던 거 같다. 난 주인공에게 나 자신을 대입시켰고, 마치 내가 써 내려간 글을 되뇌이기라도 하는 것만 같은 기분에 빠져들었다. 난 결혼을 앞둔 처지도 아니였고, 내 일거수를 살뜰히 보살피는 누군가가 곁에 있지도 않았다. 메마를 대로 메말라 버린 연애 세포 탓인지 부럽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현남 오빠를 대체할 인물이 나에겐 없었다. 그럼에도 난 주인공의 지난날이 마치 내 자신과도 같아 보였다. 누군가가 나 대신 중요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랐다. 마지 못해 떠밀리듯 부모의 요구를 수용했으며, 지금의 나는 그 결과물이었다. 과연 난 나로서 이제껏 살아왔던가! 페미니즘을 뛰어넘어 주체성의 문제를 고민하는 내 모습이 낯설게 다가왔다.
이어진 작품 역시 나에게 각성을 요구했다. 난 마지막 순간까지도 결혼 당사자의 ‘버럭’을 상상했다. 정해진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은 소설을 읽으면서도 이유 모를 긴장감을 느꼈는데, 문제를 야기할 것만 같은 정순보다도 유진으로 인함이 컸다. 아들이 없는 우리 집에서 부모가 누군가에게 며느리로서의 희생을 요구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첫째 딸이라면 으레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야만 한다는 식의 사고는 누구보다도 나에게 강렬하게 자리잡은 터다. 난 독립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에게 씌운 굴레를 기꺼이 짊어졌다.
앞선 두 작품이 갑갑했다면 이어진 ‘경년’은 끔찍했다. 아들과 딸에게 사뭇 다른 역할을 바라는 건 오랜 전통(?)과도 같다. 이른바 성 역할이라 하는 것이 포괄하지 못하는 무언가마저도 우리 사회에선 당연한 것마냥 여기고 있음을 작가는 꼬집는다. 딸를 키우는 입장이어도 이는 마찬가지다. 등장인물인 윤서 엄마의 위험하고도 아찔한 사고 앞에서 주인공은 어떠한 동지애도 끌어내지 못한다. 일탈은 일탈이다. 그걸 발설하는 순간 오히려 말썽이 발생하는 사회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침묵에 반항하고픈 찰나에 이를 비트는 작품들이 뒤를 이으니, 통쾌해야 하는데 마냥 그렇지만은 않았다.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이라는 난해한(?) 제목을 지닌 작품 속에 난 결코 속하고 싶지 않았다. 영문도 모른 채 쫓기는 상황이다. 그것도 매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한 채로. 거액의 상금이 미심쩍었으나 아니다 싶으면 뒤돌아 나오면 그만이라며 발을 담근 건 주인공이었다. 그게 한 번뿐인 목숨을 내놓아야 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큰 잘못이었는지, 주인공격 인물인 표는 이해치 못했다. 나 또한 그랬다. 어쩌면 공격성을 보이는 쪽이 현실에서와는 반대로 그려진 게 원인인 것도 같았다. 피를 부르는 응징은 여성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일종의 고정관념이 내 사고를 압박하고 있음을 느꼈다.
대미를 장식한 ‘화성의 아이’ 역시도, 차원은 다르나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주인공은 모든 게 불안정하다. 그가 5백 년의 세월읠 뛰어넘어 깨어난 건 순전히 운이 좋아서였고, 낯선 공간에서 라이카라 불리는 개를 만난 것 또한 행운이었다. 그러나 주인공의 정체성은 더 이상 설명할 길이 없다. 그는 인간의 모습을 지녔으나 인간이 아니고, 임신 사실을 라이카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남성인지 여성인지 또한 불투명하다. 그의 탄생 이면에는 인간의 실험 정신이 깃들었으며, 그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시체가 되어 녹아내린 걸 보면 그는 인간에게 버림받았음이 분명했다. 왜 그는 여성의 모습으로 그려진 걸까. 지구 아닌 다른 별에서 완전히 새로이 출발해야 할 정도로 우리의 처지는 딱한가.
많은 생각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건 여성이 주변 인물로 전락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자신이 여성임에도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데는 서툴렀던 우리다. 여성은 왠지 좋은 어머니, 좋은 아내여야만 할 거 같다는 생각에 알게 모르게 굴복했으니, 많은 글이 실제로 그랬으며, 그래야만 좋은 글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어찌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낯설게 느껴진 글들을 향한 생각을 바꾸어야겠다. 지금 나에게 충만한 감정은 불편함 아닌 신선함이라고. 새로이 명명함으로써 내 안의 견고했던 세상을 한 꺼풀 벗겨내야겠다.
현남 오빠에게
조남주 외...7명의 작가들이 쓴 단편을 모은 페미니즘 소설..
얼마 전에 조남주 작가 님 작품을 몇 개 읽고 아직 감이 오지 않아 찾아 읽게 된 작품이다.
표제작인 ‘현남오빠에게’는 조남주 님의 작품이다.
제목만 보고 그리운 현남 오빠에게 보내는 편지일거라 내 맘대로 상상했는데... 그냥.. 완전 아니었다..(나는 예상하면 항상 어긋난다.) 전 남친에게 보내는 편지는 맞는데.... 처음에 애정어린 느낌으로 다정하게 시작되는 듯 하나, 끝은 그냥... 욕으로 끝맺으며 나 다시 찾으면 가만히 안둔다는 편지... 쉽게 읽히지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여기 글쓴이가 나중에 벗어나서 다행이지만 그냥 자신이 벗어날 수 있었는데 너무 수동적으로만 살았던게 갑갑했다.
‘당신의 평화’(최은영 작가) ... 이 작품이 가장 공감이 되었다. 답답한 시집살이에, 결혼생활 내내 갑갑하게 살아온 엄마는 항상 딸에게 하소연하곤 한다. 그러나 정작 시어머니가 되려고 하니 며느리를 잡으려고 하고.. 그런 모습을 보는 딸의 이야기.... 이해되고 있을 법하는 이야기이지.
경년(김이설)....갱년기를 맞이 한 사춘기 아들, 딸을 키우고 사는 그녀가 자랑하는 공부 잘하고 똑똑한 아들.. 중학생 그 아이의 성생활을 알게 되면서 여자로서 딸을 가진 엄마로서 가지는 죄책감, 아픔에 대한 이야기.... 아.... 나도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를 할지..
모든 것을 제자리에(최정화), 이방인(손보미), 하르피아와 축제의 밤(구병모), 화성의 아이(김성중...... 사실 위의 3작품도 딱히 마음에는 들지 않았지만 읽는 건 쉬웠다. 근데 이 뒤 4작품은 읽기 힘들었다. 사실 뭔소리인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페미니즘 소설은 어렵게 써야하는 것인가... 정확하게 무얼 말하는지 알 수가 없고 숨겨져있는 의미는 더더욱 모르겠다. 나는 소설을 사실 재미로 읽는다. 직장도 다니고 살림도 해야하고 애도 키우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의 행복을 위하여 텔레비전 볼 거 안 보고 뒹굴뒹굴 늘어지는 행복을 포기하고 시간을 내가며 읽는 책은... 난 정말 재미있었으면 좋겠다.(이번 주말은 코로나 시국으로 온전히 책만 읽었다. 몇 권을 읽었지만... 사실 이 책을 읽은 시간이 넘 아깝다. 만화책이면 4권은 읽었고 다른 소설도 1권 이상은 읽었을 시간을 낭비했다. 특히, 난해했던 작품 작가님의 다음 작품 절대 읽지 않을거야!!!)
나는 몇 번의 실패를 통해 아는 작가 위주로 작품을 읽고 있는데 너무 편파적이라 다양한 작가를 지금 도전하고 있는데 조금 힘이 든다.
그리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우선 소설이나 이야기, 읽을 거리는 읽기 쉬운걸 써주시기 바란다. (읽기 쉬운 글을 쓰는게 굉장히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그치만 작가 님들은 프로아니신가. 좀... 쉽게 읽을 수 있어야 의미도 전달되는 거다.) 이만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