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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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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88g | 138*202*20mm
ISBN13 9788956057682
ISBN10 8956057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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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도 된다
도서2팀 박은영(pey1835@yes24.com)
하루의 끝,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을 때 스멀스멀 불안이 몰려온다. 자신과의 섀도우 복싱이 시작된다. 불안의 근원은 크게 두 가지 중 하나라고 한다.

1. 굶어 죽으면 어떡하지?
2. 타인이 날 나쁘게 보면 어떡하지?

이렇게 불안해하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이 책이 그 해독제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는 『퇴사하겠습니다』로 퇴사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이나가키 에미코의 책이다. 이 책에서 그는 절약하는 삶을 선택한다. 퇴사를 했기 때문에 수입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디까지 절약할 수 있는 건가 싶지만,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전자레인지를 없애는 건 약과다. 그는 절약을 위해 청소기도 없애고 결국에는 냉장고도 없애버리는, 그야말로 흔히 생활 필수품이라 생각할만한 모든 것들을 없애버린다.

냉장고 없음. 저장 불가능. 오늘 먹을 양식만 구입해서 쓱싹 요리해서 먹는다. 낭비 없는 삶이 시작된다. 사지 않으니 돈이 절약된다. 생활에 필요한 돈은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 '1. 굶어 죽으면 어떡하지!'는 해결.

내가 선택한 삶이므로 '2. 타인이 날 나쁘게 보면 어떡하지?'는 자연스레 해결될 것만 같지만. 불안이 그리 만만한 상대였다면 인류는 아직도 불안과 싸우고 있진 않을 것이다. 다만 사지 않는 삶을 통해 내 안의 욕망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이렇게 살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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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쩌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 어떻게 평가할까, 그런 것에만 신경 쓰며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혼자가 되는 걸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p.9

“아마 죽을 때까지 이 쓸쓸함은 사라지지 않겠지. 그런데, 작고 쓸쓸한 생활, 어쩌면 이게 가장 나다운 삶이 아닐까, 자꾸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p.11

“있으면 편리한 것들이 어느새 꼭 있어야 하는 것들로 변한 게 아닐까.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없어지는 게 두려운 것은 아닐까. 불안한 게 아닐까.”--- p.68

“인간 고뇌의 대부분은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거니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면서 생기는 것이다.”--- p.127

“내가 과거에 아무리 많은 실패를 거듭하고 모욕과 배신과 불합리한 대우 속에서 흙탕물을 뒤집어썼더라도, 나의 미래가 아무리 어둡고 험난할 것이라는 예감에 휩싸여도, ‘지금 이 순간’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 한 순간, 한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p.127

“나는 지금, 미래(앞으로 쓰게 될 식재료)도 과거(사서 냉장고에 넣어둔 식재료)도 없는 날을 살고 있다. 사실 따분하기는 하다. 두근거리는 꿈이 없기 때문이다. 당근과 튀긴 두부밖에 살 수 없는 밋밋하고 ‘소소한 지금’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소한 지금이 뭐가 어때서!--- p.129

“지금까지 냉장고 깊숙이 가득 채워넣으며 얼마나 많은 것들을 상하게 만들었나! 어쩌면 내 인생 역시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이런 꿈 저런 꿈을 그러모아 한자리에 방치한 다음, 조금씩 상하게 만들어온 건 아닐까?--- p.131

“뭔가를 손에 넣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면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손에 넣은 사람들이 있다. 겨우 손에 넣은 만족은, 곧바로 불만과 비참의 원천이 된다.” --- p.194

“그래서 우리는 풍요로워졌는가? 다들 괴롭다고 아우성이다. 왜일까?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사야 한다. 그것도 끊임없이 사야 한다. 끊임없이 남과 비교해야 하니까. 끝없는 경쟁이 이어진다. 돈은 없어지고, 집은 좁아지고, 월세는 늘어간다. 어디가 끝인지 아무도 모른다.”--- p.195

“아무도 ‘필요하다’고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점점 필요한 것이 되어갔다. ‘더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세상에 넘쳐났고, ‘왠지 필요한 것 같은’ 생각에 사람들은 사도 사도 멈출 줄을 몰랐다. 이게 바로 ‘경제 성장’의 실체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해졌을까.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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