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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

문학동네시인선-102이동
리뷰 총점9.5 리뷰 2건 | 판매지수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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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8년 03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182g | 130*224*20mm
ISBN13 9788954650205
ISBN10 89546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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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고백한다. 그의 시는 쉽지 않다. 그러나 계속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어려운데도 시를 계속 끼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시가 마치 살풀이를 하듯 탈탈, 때로는 털털 꿈틀거리는 경험은 아무 시에서나 할 수 없다. 이번 살풀이는 고맙게도 칼과 살이 만나 더 넓고 찐하다. - 문학MD 김유리

문학동네시인선 102 김언 시집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이 출간되었다. 3부로 나뉜 이번 시집에는 총 49편의 시가 담겼다. 시 한 편 한 편이 짧은 단편소설처럼 선명한 서사를 자랑하기도 하고, 시 구절구절이 정확하면서도 논리정연하게 이어짐으로 인과관계의 설득력에 충분한 힘을 얹고 있기도 하다. 제 안에 있으나 저는 모르는 기억을 좇아 자연발생적으로 터지고 있는 시들. 공교히 터질 수밖에 없는 시들. 왜냐고 시냐고 물으면 입을 다무는 시들. 물음표 던지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그냥 봐주자 하면 입을 털기 바쁜 시들. 이게 뭔가 싶은 시들. 이게 뭘까 싶은 시들. 그런데 시인 따라 안으로 더 안으로 깊어지게 되는 시들. 그 패턴에 중독이 되게도 만드는 시들.

김언 시인은 쓰고자 하는 작심에서 언제나 손을 탈탈 터는 사람이다. 그는 일단 쓰는 사람이고 쓰면서 제 문장을 좇으며 그 문장에서 절로 태어난 사람들과 함께 ‘살이’를 하고 끝끝내 그 운명을 함께하는 사람이다. 시에 등장하듯 ‘예민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는 의리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책임을 진다는 것, 그러니까 그의 시에 ‘그냥’은 없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시인의 말

1부
칼맛과 살맛
갑오징어와 을오징어
짐과 집
소식
물고기와 불고기
문신
격군
예민한 사람
아픈 사람
혼자 있는 사람과 아무도 없는 사람
혼이 담긴 담배
마음이
홀로
신혼여행
영광된 하늘
환상의 나라
생각하는 사람
직립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어떻게 알까?
입과 손아귀
저수지다운 사건
장화 신고 묘지 가기
장화 신고 묘지 가기 2

2부
장소
동반자
진술서
증언
제보자
약속해야 한다면 이렇게
사과 폭탄
행복한 망언 가게
식물과 선물

나를 찾는 사람들
내가 등장하지 않는 소설
마르케스가, 마르케스를, 마르케스에게
왕은 죽어서도……
검은색 륙색 가방
부산
한창때
진짜 시인
정가
성깔 있는 개

3부
피살자
변사체
시체의 친구
문장 감식반
먼지 행성의 주민들을 위한 무관심한 노트
전쟁과 평화

해설|문장-사유-주체
-‘쓰다’와 ‘발생하다’의 변증법
|조재룡(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칼맛을 아는 자와 살맛을 아는 자가 만나서 싸웠다. 한바탕 격전을 치르고 나서 칼맛을 아는 자가 말했다. 내 살을 남김없이 바쳐도 아깝지 않은 맛이야. 인정! 그러자 살맛을 안다는 자가 대꾸했다. 내 칼이 제대로 임자를 만났군. 그 맛에 푹 빠져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으니 말이야. 그는 살에 담긴 칼을 빼지 않고 돌아갔다. 살과 칼은 서로를 맞물고 놓지 않았다. 마치 천생연분인 것처럼 각자의 집을 허물고 한집에 붙어살았다. 칼집이 아니면 살집인 그 집에서.
---「칼맛과 살맛」중에서

둘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 혼자 있다는 건 자기 말고는 아무도 없다는 것. 아무와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 없어진다는 것. 정말로 혼자 있다면 그 누구를 지우기 전에 관계부터 지워야 한다. 대상이 문제가 아니라 관계가 문제였으니. 관계부터 지우자. 너라는 대상이 아니라 너라는 관계. 그라는 한 사람이 아니라 그라는 관계를 통째로 지우기 위해 나는 혼자 있다. 너도 혼자 있다. 둘 다 아무도 없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서로 만날 일은 없다. 혼자 있기 때문에. 혼자 있어야 하기 때문에 관계를 삭제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마을은 그래서 없다. 아무도 없는 마을. 아무도 없는 마을에서 혼자 있는 사람과 혼자 있는 사람이 걸어다닌다. 도무지 마주칠 일이 없는 사람끼리 걸어다니고 돌아다니고 쉬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내 옆에 누군가 있다는 생각도 관계. 내 곁에 나도 모르는 누군가가 쉬고 있다는 생각도 일종의 관계. 그래서 생각을 지운다. 생각을 지우기 위해 나를 지워야 하는 것. 그것이 혼자 있기의 정수. 혼자 있기의 진실. 혼자 있기의 불가능한 실현을 돕기 위하여 죽음이 있고 자살이 있고 때로는 타살도 필요하다. 그렇게도 혼자 있고 싶어했으니 누군가라도 도와줘야 한다. 혼자 있도록 영원히 그리고 완전무결하게 혼자 있는 상태를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죽음. 누가 관여했건 무엇이 원인이 되었건 어떤 사건이 발단이 되었건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아무도 없는 죽음이 혼자 있는 나를 돕는다. 결정적으로 돕는다. 혼자 있는지도 모르는 나를 실현한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는 혼자 있다. 누구도 없는 곳에서 너도 혼자 있다. 둘은 만나봐야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각자를 생각하지도 못한다. 각자의 생각조차 씨가 마른 곳에서 아무도 없는 몸이 태어난다. 혼자 있는 생각이 만개한다.
---「혼자 있는 사람과 아무도 없는 사람」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문학동네시인선 102 김언 시집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이 출간되었다. 2003년 첫 시집 『숨 쉬는 무덤』을 필두로 2005년에 『거인』, 2009년에 『소설을 쓰자』, 2013년에 『모두가 움직인다』, 그리고 2018년 2월에 『한 문장』을 펴냈으니 이는 그의 여섯번째 시집 되시겠다.

1998년 『시와사상』으로 등단하였으니 올해로 시력 활동 20년을 맞은 김언 시인.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이 시인 자신뿐 아니라 그의 시를 꾸준히 따라 읽어온 독자들을 위한 일종의 20주년 기념 특별 선물이 되어주겠구나 ‘생각’하게 된 건 물론 이 시집의 탁월한 ‘좋음’에 기인한 바 크렷다. 이때의 이 좋음은 어떤 ‘맛’으로 표출이 될 우리들의 오감이 죄다 건드려졌다는 풀이이기도 하렷다. 시를 읽으며 우리들의 눈이 다시 뜨이고 우리들의 귀가 다시 열리고 우리들의 코가 다시 뚫리고 우리들의 입이 다시 벌어지는 경험은 어찌 보면 보편적인 시 감상의 열일일 터, 여기 김언의 시를 읽으며 보태지는 또하나의 특수한 ‘감’이라 하면 읽는 이를 쓰는 이로 아름답게 포섭하는 ‘손’의 촉이 아닐까 한다. 김언처럼 쓰고 싶다는 욕망의 발로는 김언처럼 자유롭고 싶다는 의지의 표명일 수 있으니 말이다.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을 통과하기에 앞서 반드시 ‘시인의 말’을 먼저 읽어주십사 부탁 말씀을 드리려 한다.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이미 일어났다. 일어나고 있다. 아직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기억이 있을 것이다.”라는 대목이 이 시집을 읽어나가는 일에 있어 분명 힌트가 되어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제 안에 있으나 저는 모르는 기억을 좇아 자연발생적으로 터지고 있는 시들. 공교히 터질 수밖에 없는 시들. 왜냐고 시냐고 물으면 입을 다무는 시들. 물음표 던지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그냥 봐주자 하면 입을 털기 바쁜 시들. 이게 뭔가 싶은 시들. 이게 뭘까 싶은 시들. 그런데 시인 따라 안으로 더 안으로 깊어지게 되는 시들. 그 패턴에 중독이 되게도 만드는 시들.

3부로 나뉜 이번 시집에는 총 49편의 시가 담겼다. 시 한 편 한 편이 짧은 단편소설처럼 선명한 서사를 자랑하기도 하고, 시 구절구절이 정확하면서도 논리정연하게 이어짐으로 인과관계의 설득력에 충분한 힘을 얹고 있기도 하다. 예서 무릎을 치게 되는 구절, 그러니까 “살과 칼은 서로를 맞물고 놓지 않았다”(「칼맛과 살맛」)라는 문장에서 예의 고개를 끄덕거리게도 되는 바, 이내 이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한 문장’으로 밑줄을 그어보니 뭐랄까, 김언의 ‘시집’ 곳곳을 열 수 있는 열쇠꾸러미를 받아든 안도가 된다. ‘살과 칼’이라는 대비, ‘서로’라는 대비, ‘맞물고’라는 마주함, ‘놓지 않았다’라는 마주함. 이렇듯 ‘대비’라는 ‘마주함’은 이 시집 곳곳에서 빈번히 발생하는데 이를 보다 넓고 깊게 퍼뜨리는 역할은 역시나 시인의 상상력이다. 눈치볼 것이 없고 꺼릴 것이 없으며 하여간에 내키는 대로다. 그렇게 자유로다. 말이 안 되는 건 그러니까 안 쓴다. 말이 안 되는 건 하여간에 시도 안 되는 거니까.

김언 시인은 쓰고자 하는 작심에서 언제나 손을 탈탈 터는 사람이다. 그는 일단 쓰는 사람이고 쓰면서 제 문장을 좇으며 그 문장에서 절로 태어난 사람들과 함께 ‘살이’를 하고 끝끝내 그 운명을 함께하는 사람이다. 시에 등장하듯 ‘예민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는 의리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책임을 진다는 것, 그러니까 그의 시에 ‘그냥’은 없다는 것.

김언은 그 ‘그냥’을 한참이나 말없이 바라보는 사람이다. 결코 노려볼 줄은 모르는 사람이다. 노려보는 눈은 째진 일자이지만 바라보는 눈은 둥근 원이다. 부드러운 가능성, 그 무한한 시의 놀이. 김언 시인의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을 우리가 어찌 알겠느냐 하면 모르겠고, 다만 우리도 이렇게는 항변할 수 있을 듯하다. 너의 마음만 알다가도 모를까요, 내 마음 역시 나도 알다가도 모르겠는데요. 그렇다 하면 이 시집, 평생 옆구리에 낄 수 있음을!

회원리뷰 (2건) 리뷰 총점9.5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s*****m | 2018.05.3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지난 1월에 한 문장을 읽고 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여운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출판사를 다르게 다른 시집이 신간으로 나왔다는 알람이 울려서 정말 깜짝 놀랐다.열작 하셔서 나의 메마르고 팍팍한 삶에 위로가 자주 되어주면 얼마나 좋을까.세상에 많은 시집들이 있지만 읽었을 때 마음을 때리는 글을 몇 없다.내 기준 가장 좋은 시는 읽었을 때 이해가 되는 시다. 지금 말하라;
리뷰제목

지난 1월에 한 문장을 읽고 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여운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출판사를 다르게 다른 시집이 신간으로 나왔다는 알람이 울려서

정말 깜짝 놀랐다.

열작 하셔서 나의 메마르고 팍팍한 삶에 위로가 자주 되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에 많은 시집들이 있지만 읽었을 때 마음을 때리는 글을 몇 없다.

내 기준 가장 좋은 시는 읽었을 때 이해가 되는 시다.

 

지금 말하라. 나중에 말하면 달라진다. 예전에 말하던 것도 달라진다. 지금 말하라. 지금 무엇을 말하는지. 어떻게 말하고 왜 말하는지. 이유도 경위도 없는 지금을 말하라.

 

누군가는 그게 시가 아니라고 그래도 내가 좋으면 됐지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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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킨 맘, 훔친 맘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싱* | 2018.04.29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커트 보니것 할아버지의 책을 읽으며 깊은 위안을 받고 있다. 어디를 펼쳐도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세계로의 진입이 가능하고 못마땅한 나를 지우고 다른 내가 되어볼 수 있다. 그런 공간을 제공하니 몸을 맡길 수밖에 없다. 영화 <어바웃 타임>의 시간이동은 어처구니 없어하면서 소설이 제공하는 평행 우주에는 환호하고 눈물을 흘린다.   
리뷰제목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커트 보니것 할아버지의 책을 읽으며 깊은 위안을 받고 있다. 어디를 펼쳐도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세계로의 진입이 가능하고 못마땅한 나를 지우고 다른 내가 되어볼 수 있다. 그런 공간을 제공하니 몸을 맡길 수밖에 없다. 영화 어바웃 타임의 시간이동은 어처구니 없어하면서 소설이 제공하는 평행 우주에는 환호하고 눈물을 흘린다.

 

  지금 이때에 나와 맞는 글이 따로 있다. 보니것의 소설에 빠져서일까 전에 없이 김중혁의 바디무빙>(에세이집)을 읽는데 유사 공간을 제공하는 사람이 한국에도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의 상상력과 해학, 그 아래로 흐르는 진지한 성찰을 이제야 바로 본다. 그전에도 어렴풋이 느꼈겠지만 이 정도의 강렬함은 아니었다.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에 대해 말하는 자리에 굳이 보니것과 김중혁 작가를 언급하는 이유는 비슷한 기운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철에서 붉고 노란(눈에 띄는) 시집에 눈치를 보다가 그만 확 빠져들었다. 보통 모더니즘 기법을 따른 글, 특히 그것이 시일 때 나는 적응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훌륭하다는데 문이 눈앞에서 쾅 닫혀버린다.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은 그냥 내 마음과 정신 상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분명 나에게 속한 것인데 알다가도 모르겠는 내 마음의 혼미함과 복잡함과 결론 없음을 빼다 박았다. 스무 살 즈음이었던 것 같은데 나는 내 생각 많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생각 많음은 사려 깊음과 웅숭깊음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그것을 들킬까봐 조심스러웠다. 최소한의 사람만 나의 성향을 알았으면 싶었다.

 

  자신의 실체를 감추려들다 보니 외로웠다. 연배가 확연히 높거나 책속 인물이 아니라면 마음을 열기 어려웠다. 김언의 시집은 그렇게 습관화된 벽을 단숨에 허물고 나란히 걸어주었다. 주관적인 생각은 어디로도 가닿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그것대로 길을 텄다. 반듯하고 넓은 길은 아니지만 길이 되어 펼쳐졌다. 어느 시에서 시인은 시를 통해 자신을 관찰하고 안다고 착각하는 독자가 있다고 토로한다. “문이 없다는데도 모두들 책을 읽으면서 나를 찾고 있다. 일부는 사랑한다고도 말한다. 집 나가고 없는 나를.” 그러지 않으려 하는데 시적 화자가 작가로 보이는 순간이 있다. 평행 우주선상에 있는 남자 시인 를 본 듯해 덜 외롭다.

 

식물이 되는 방식을. 저 식물처럼 우아하게 동의하는 방식. 동의하면서 항변하는 방식을 배워하고 있다. 모가지 하나가 새로 올라오면서 이파리를 열어간다. 왕녀의 부채처럼 넓은 그늘을 새로 배우고 있다.

 

  문장론 같은 거 잘 모른다. 한강의 을 읽으며 산문시 같다고 생각했기에 혈흔이 녹아서 흐르는 피의 냄새가 어떤 문장에서 난다면 그 문장은 이미 시의 문장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를 겹쳐볼 뿐이다. <전쟁과 평화스스로 자청해서 외로워지는 떠돌이이자 외톨이인 한 외계인에 대한 보고서로 읽는 지적 사유화에 오호라 감탄할 뿐이다.

 

  김언의 시집은 이번이 처음이고, 이름이 필명이라는 사실도 좀전에 알았다. 필명에 담긴 절연함을 생각하니 앞서 작성한 감상을 모조리 지워야 할성싶지만 어떤 독자에게 당도할지 모르고 쓴 시집의 운명이니 그냥 둔다. 시인으로 반평생을 살아온 시인만이 아는 비애와 상처, 고뇌임이 분명하지만 시인이 아니더라도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앞으로 매겨질 정가를 모른 채 달려온 게 어찌 시인의 삶 만이겠는가. 왠지 가격을 알았더라도 돌아섰을 것 같지 않지만.

 

  생각 많은 나, 질문(회의)하는 나,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한 채 겉도는 나를 행간에서 만난다. 미안해도 쓰고, 미안해서 쓰는 시적 화자는 미안해도 살고, 미안해서 사는 내가 된다. 모더니즘적 글쓰기는 고독한 나, 상처 입은 나, 나아지고 싶으나 결국은 정체된, 본연의 나를 담는다. 겉보기에는 추상화 같지만 속은 인물화나 정물화인 것이다.

 

  형편없고 부정하고 싶은 나이고, 세상에 이해받지 못한 잉여적인 나이지만 적어도 말이 있기에 다른 재생이 가능하다. “모든 것이 쓰는 것의 방식으로 쓰이고 지워지고 다듬어지고 조정되고 또 건설된다.” 랩실에 오도카니 앉아 새로이 조립되는 나와 세상과 관계를 그린다. 어쩌면 김언의 시는 너와 세상보다는 철저히 나에 집중하는지도 모른다. 지독한 자기항변에 빠져든 것일 수도 있다. “혼자서 술잔을 들고 이런저런 진심을 섞어가며 거짓말하는 장소가 필요하니까.

 

  시집을 닫으며 방금 전까지 죽겠다고 하더니 웃고 떠들고 잠잠해지고 있다. 서서히 행복하다.” 이것으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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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8건) 한줄평 총점 9.2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서점에서 보구 집으로 왔다가 기억에 남아서 구매했어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미*리 | 2019.10.23
구매 평점5점
잘 읽을게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s********6 | 2019.02.24
구매 평점5점
추천받았어요.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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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E**y | 201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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