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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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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민음의 시-260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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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266g | 130*217*11mm
ISBN13 9788937408809
ISBN10 8937408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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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리들의 마음속에 잿더미가 쌓여 있다. 이것이 나의 생각이다. 나는 생각을 헤쳐 나간다. 램프를 들고. 흔들리는 램프 안에 불이 흔들린다. 이것이 너의 표정이다. 너의 표정은 죽어 가는 사람의 숨결처럼 아득하게 퍼져 나간다. 램프를 들고 복도의 잿더미를 헤쳐 나가면 잿더미의 복도에서 램프를 들고 다가오는 사람. 그는 나에게 비어 있는 한 손을 내민다. 악수할 수 없는 손을.
--- 「램프」중에서

아무도 없는 거리
모두 사라진 거리를 산책하며 쏟아지는
이상한 빛을 바라본다는 것
빛의 좋음 때문에
더는 혼자가 아니라는 착각에 휘감기고 있다면

그것은 신의 사랑일 것이다
불타는 이 도시의 꼴이 신의 교육이듯이
--- 「사랑과 교육」중에서

살아 있는 책을 출간해야 했다
읽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책으로 가득 찬 서가의 운명이
소방대의 가치관에 전적으로 내맡겨질 때
모국어의 운명을 아는 책들이 자살을 결심했을 때
책이 스스로 경험을 쌓고
더 쓸모없는 장르로 진화하는 가운데
책의 분신을 지켜보는 와중에

우리가 마지막 꿈을 꾸고 깨어났을 때
아니, 우리의 깨어남이 마지막일 때
영원한 꿈으로 돌아가는 초입에
우리가 보았던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 「재의 연대기」중에서

햇살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과
속으로 빠져나오는 사람이
잠시 교환하는 눈빛 속에서 영원해질 때

걸어가면서
아직도 살아 있어야 할 이유 따위는 없다 느낄 때

우리는 조금 더 자라나고 조금 더 슬픔 모르게 되고

커튼의 무늬 헤아리며
없을 혁명을 연습했죠
--- 「빛의 모험」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그가 낯선 언어로 ‘영혼’이라는 단어를 발화할 때, 독자들은 이 창백한 현실의 너머를 지향하는 시인의 내밀한 열망과 마주하게 된다. 송승언은 조작(操作)의 세계에 한쪽 얼굴을 담근 전도된 낭만주의자이며, 그의 시는 환멸로 가득 찬 조작(造作)의 현실에 던지는 역설적 비가이다.
- 이기성 (시인)
이 시집은 아무것도 망설이거나 유보하지 않는다. 그저 죽은 것은 죽었다고, 없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그 정직함을 통해 부재 이후의 지평이 가까스로 발견된다. 그 정직함은 부러 아름다움을 만들지 않고, 억지로 대상을 붙잡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이 시집이 내게는 더없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 황인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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