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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걷다

: 르퓌 순례길에서 만난 생의 인문학

리뷰 총점9.2 리뷰 21건 | 판매지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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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90g | 140*198*30mm
ISBN13 9788931021219
ISBN10 89310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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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프랑스 르퓌에서 출발해 생장피에드포르에서 끝나는 750킬로미터의 길. 프랑스를 가로지르는 네 개의 순례길 중 하나인 르퓌 순례길은 그 역사성과 정취로 전 세계 순례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 책을 쓴 이재형은 25년간 프랑스에 거주하며 번역가로서 프랑스의 문화를 한국에 소개해왔다. 2010년 처음 순례 여행을 한 이후 여러 차례 순례길에 오른 그는 순례를 ‘새롭게 태어남’이라고 정의한다. 길에서 몸을 움직이고, 걷고, 생각하고, 관계를 맺고, 소통하며 새로운 나로 거듭나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있게 한 야고보 성인의 일화에서부터 프랑스-영국 간 백년전쟁의 자취, 프란츠 리스트와 카롤린의 사랑, 현재까지도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는 알제리 전쟁의 흔적까지, 이재형이 들려주는 프랑스 역사?정치?문화 이야기와 함께 낯선 그 길을 걸어본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여행으로의 초대
·르퓌, 순례의 시작
·또 하나의 길, 스티븐슨의 당나귀 길
·르퓌에서 생프리바달리에까지
·생프리바달리에에서 소그까지
·소그에서 소바주까지
·소바주에서 오몽오브락까지
·오몽오브락에서 나즈비나스까지
·나즈비나스에서 오브락까지
·오브락에서 생첼리도브락까지
·생첼리도브락에서 생콤돌트까지
·생콤돌트에서 에스탱까지
·에스탱에서 골리냑까지
·골리냑에서 콩크까지
·콩크에서 리비냐크르오까지
·리비냐크르오에서 피자크까지
·피자크에서 카오르까지
·카오르에서 몽퀴크까지
·몽퀴크에서 무아사크까지
·무아사크에서 오빌라르까지
·오빌라르에서 렉투르까지
·렉투르에서 콩동까지
·콩동에서 에오즈까지
·에오즈에서 에르쉬르라두르까지
·에르쉬르라두르에서 아르테즈드베아른까지
·아르테즈드베아른에서 나바랑스까지
·나바랑스에서 생장피에뒤포르까지
·다시 파리로

에필로그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보통 프랑스에 있는 이 르퓌 순례길과 스페인에 있는 프랑스 순례길을 합쳐서 산티아고 순례길이라고 부른다. 물론 프랑스에는 르퓌 길 말고 다른 순례길들이 있고, 스페인에도 프랑스 길 말고 다른 순례길들이 있다. 어느 길을 걷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일단 길을 나서는 일이다.
---「프롤로그」중에서

오베르뉴 지방은 4월에도 눈이 올 정도로 날이 추우므로 걷다 보면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양파수프로 속을 든든히 채우면 좋다. 양파수프는 대부분 스타터로 먹지만, 위가 작은 사람에게는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지역에 따라 조리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양파와 버터, 식용유, 빵 조각, 치즈, 소금, 후추는 기본으로 들어간다. 파리 같은 대도시에서는 양파수프 값이 10유로가 넘는 경우도 있지만, 추운 날 르퓌 길 순례를 할 때 어느 이름 없는 시골 식당에서 1유로에 먹어본 적도 있다. 후다닥 먹어치우고 식당 주인을 무심결에 쳐다봤더니 한 그릇 더 가져다준 적도 있다. 프랑스에서도 아직 시골 인심은 넘쳐난다.
---「오몽오브락에서 나즈비나스까지」중에서

오브락을 떠나 생첼리도브락 Saint-Chely-d’Aubrac으로 향하다 보면 드넓은 밤나무 숲이 나타난다. 특히 고산지대의 토양은 밀을 재배하는 데 적당하지 않지만, 밤나무는 메마른 규토질의 산성 토양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높이가 최대 30미터에 달하기도 하고 수령이 500년에 이르기도 한다. 50여 종에 이르는 다양한 품종을 가진 밤나무는 빵나무 arbre a pain라고 불릴 만큼 프랑스의 경제와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 몇백 년 동안 밤은 기본 식량으로 쓰이거나 올리브유나 치즈, 포도주와 맞바꿔졌다. 흉년이 들면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이 상황이 힘들어졌지만, 그때에도 최소한 밤은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오브락에서 생첼리도브락까지」중에서

골리냑 마을 초입에서는 지팡이를 든 순례자의 모습이 새겨진 아름다운 돌 십자가가 순례자를 맞는다. 이 십자가는 중세의 순례자들이 이 마을을 지나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흔적이다. 우리는 지난 1200년 동안 우리보다 먼저 이 길을 걸어갔던 수많은 순례자의 발걸음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딘다. 그들은 돈도 거의 없이 옷 몇 벌만 들고 말도 통하지 않는 멀고 먼 그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의 성당을 향해 몇 달 동안 걸어갔다. 그런 다음 자신이 갈 때 남긴 흔적을 다시 하나하나 발견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그들의 눈은 영롱하게 반짝이는 별로 가득했다.
---「에스탱에서 골리냑까지」중에서

순례는 하강과 상승의 반복이다. 해가 뜨면 태아가 어머니 배 밖으로 나아가듯 세상을 향해 걸어 나가고 해질 무렵이 되면 고단한 몸을 눕히기 위해 저 아래 마을로 내려가 다시 안온하고 평화로운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들어가기를 되풀이한다. 프랑스 철학자 바슐라르는 《공간의 시학 La Poetique de l'espace》(1957)에서 우리가 어머니 태반 속에 있을 때 무의식 속에 형성된 원형적 이미지를 ‘요나 콤플렉스’라고 불렀다. 즉 우리는 어떤 공간 속에 감싸이듯이 들어 있을 때 안온함과 평화로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모태 회귀본능이다.
---「골리냑에서 콩크까지」중에서

아르마냐크 브랜디는 숙성되면서 맛이 더 복잡해지고 풍성해지고 섬세해지는데, 그 품질은 가스코뉴산 참나무로 만든 400리터짜리 통에 좌우된다. 리무쟁 Limousin 지방에서 베어낸 참나무로 만든 통은 부드럽고 우아하며, 살짝 달콤한 바닐라 향을 내는 반면 가스코뉴 지방에서 베어낸 참나무로 만든 통은 더 시고 떫은 맛과 태운 듯한 강한 향을 낸다. 최장 18개월 뒤에 무색의 증류물을 더 오래된 참나무통에 옮겨 붓는데, 타닌이 너무 많이 생기고 색깔이 지나치게 진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술 창고의 습도나 기온은 아르마냐크 브랜디의 숙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다.
---「콩동에서 에오즈까지」중에서

아르테즈드베아른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바로 오른편으로 ‘카고들의 샘 La Fontaines des Cagots’이라는 표지판이 나타난다. 샘은 이 표지판에서 머지않은 곳에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옛날에 프랑스 남서부 지방에서 ‘카고’라고 불렸던 사람들, 즉 나환자들은 루제스 성당의 작은 문을 통해서만 성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들은 나병이 전염될지 모른다는 이유로 마을의 성벽 밖에서만 살아야 했고, 같은 이유로 그들의 샘에서만 물을 길어야 했다. 이 ‘카고들의 샘’은 아직 남아 있는 그들의 샘 중 하나다. 나병은 사라졌지만, 이 집단은 오랫동안 격리되어 살아야만 했다.
---「아르테즈드베아른에서 나바랑스까지」중에서

순례자들은 연대, 나눔, 공존, 소통, 배려 등의 가치들을 배우거나 실천함으로써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날 것이다. 고래가 배 속에 가두었다가 뱉어낸 요나처럼,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서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존재가 되어 푸른색 옷을 입고 미래를 향해 당당히 걸어가는 아델처럼 말이다. 순례자는 또 다른 나, 새로운 나가 되어 더 넓은 곳, 더 높은 세계로 걸어나갈 것이다.
---「에필로그」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세상의 모든 길은 또 다른 삶의 현장이다
스페인 산티아고로 이어지는 르퓌 순례길
그 길 위에서 만나는 평등·나눔·연대의 메시지

부엔카미노, 본보야지(Buen Camino, Bon Voyage)!
스페인과 맞닿은 또 다른 순례길, 프랑스 르퓌 길


예수 부활 이후 이베리아반도까지 기독교를 전도한 것으로 알려진 야고보 성인의 무덤을 810년경에 스페인의 한 은둔자가 ‘캄푸스 스텔라’(현재의 산티아고)에서 발견했다. 그곳으로 유럽의 기독교인들이 순례하러 가면서 산티아고 순례길이 생겨났다. 수 세기가 지난 오늘날 순례는 종교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초월하는 경험을 하기 위한 체험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순례길’ 하면 제일 먼저 스페인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지만, 스페인의 접경인 프랑스에도 유명한 순례길이 있다. 르퓌 순례길이다. 이 길은 프랑스 남부 산간지방의 르퓌(Le Puy En Velay)에서 생장피에드포르(Saint-Jean-Pied-de-Port)로 이어지는 750킬로미터의 여정으로, 이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산티아고까지 순례길이 이어진다. 스페인에 비해 프랑스의 순례길은 산맥을 따라 언덕과 계곡이 반복되고, 고요한 숲속으로 길이 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연 풍경이 펼쳐지고 지역마다 살펴볼 문화유산이 많아 전 세계 순례자들을 조용히 불러 모으고 있다.

이재형은 1996년부터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프랑스의 문학, 사상, 사회과학 도서 90여 권을 번역해 한국에 소개한 전문 번역가다. 그는 2010년에 불현듯 “떠나라고 등을 떠미는 알 수 없는 힘”으로 니콜라 부비에의 책 한 권과 함께 길을 나섰다. 준비되지 않은 여행이었지만 그 길에서 정신적인 변화를 느낀다. 그것을 종교적인 체험으로 받아들인 그는, 종교인으로서 한 번, 그 후에는 여러 이유로 르퓌 순례길을 걸었다. 이재형은 프랑스 전문 번역가답게 프랑스 역사, 정치, 문화 전반에 걸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의 구석구석을 소개하고자 했고, 또한 그가 느낀 프랑스의 아름다운 정취를 사진으로 포착하려고 했다. 그렇게 쌓인 이야기와 이미지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르퓌에서 생장피에드포르까지
역사·문화·자연이 어우러진 색다른 순례 여행


‘프랑스’ 하면 바게트, 포도주, 프랑스혁명 등으로 상징되는 풍요로움과 자유로움이 먼저 떠오르지만, 르퓌 순례길에서 우리가 곱씹게 되는 풍경들은 이들과는 조금 다르다. 종교전쟁, 가난, 고립, 박해의 역사가 이 순례길 위에 새겨져 있다. 고요한 숲길이 안내하는 르퓌 순례길을 걷다 보면 『보물섬』을 쓴 루이스 스티븐슨이 당나귀와 함께 걸었던 고독한 순례길, 세벤 지역의 종교적 박해, 보호받지 못한 순례자를 돌보는 오브락 자선병원, 토켈 정신병원이 지키고자 애쓴 자유의 가치, 제보당에 괴물상으로 남아 있는 집단 공포, 훌륭한 보존 상태를 자랑하는 콩크 대수도원 성당의 [최후의 심판] 팀파눔과 이 부조가 전하는 종교적 교훈, 또 오방 광산에서 떠올리는 한국의 사북항쟁, 프랑스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알제리 전쟁의 흔적 등이 역사의 단편들을 불러온다.

하지만 역시 프랑스는 예술과 문화의 도시라는 점도 이 순례 여행에서 느낄 수 있다. 이재형은 르퓌 길 위에서 얀 페르메이르, 오귀스트 로댕, 장 바티스트 피갈, 에두아르 마네, 폴 엘뤼아르, 에밀 졸라, 프랑수아즈 사강, 프랑시스 잠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러 예술가의 자취를 발견하고, 그들이 작품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프랑스의 일상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또, 순례자의 마음을 채우는 렌틸콩 수프, 추위를 달래주는 오베르뉴 대표 음식 알리고, 척박한 환경에서 밀가루를 대신해 주식이 되어준 밤가루 요리, 한국의 찌개를 연상시키는 카술레와 푸짐한 인심을 담은 쿠스쿠스, 프랑스에서만 맛볼 수 있는 치즈 등 고된 여행에 지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주는 소박한 프랑스 음식을 소개한다.

평등, 연대, 나눔, 공존, 소통, 배려, 소박함
순례길에서 배우는 뉴노멀 시대 공생의 진리


우리는 왜 순례 여행을 떠나는 걸까? 이재형은 순례길을 걷는 데는 모두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길이 꼭 순례길일 필요는 없다고도 한다. 익숙한 집을 나서, 길 위에 올라, 한 걸음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가 ‘요나’의 비유를 들어 말하길 “나, 나 순례자는 고래 배 속에 갇혀 있다가 또 다른 나, 새로운 나가 되어 그곳에서 나와 더 넓은 곳으로, 더 높은 세계로 걸어 나간다.” 그렇게 ‘또 다른 나’가 되는 과정은 순례자의 태도와 유사하다.

국적과 출신지,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 남성과 여성을 가르는 차별과 배제가 없는 순례자들, 공존과 연대의 가치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험하는 소바주 영지, 자동차가 없는 길, 이름 모를 순례자를 위해 마을 사람들이 마련한 먹거리 등. 르퓌 순례길 위에서 만나는 평등, 연대, 나눔, 공존, 소통, 배려의 순간을 통해 소유와 집착의 삶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계에 마음을 여는 삶을 상상할 수 있다. 꼭 멀리 이국땅을 밟지 않아도 좋다. 저자의 무한한 호기심이 프랑스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한 것처럼, 우리도 어느 길 위에서든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이재형의 르퓌 순례길 여행은 그러한 생의 진리를 발견하는 인문학적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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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선한리뷰 2021-025) 이재형의 프랑스 산티아고 순례 걷기 “프랑스를 걷다”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생* | 2021.03.2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독서후기   (선한리뷰 2021-025) 이재형의 프랑스 산티아고 순례 걷기 “프랑스를 걷다”   이재형은 프랑스 전문 번역가이다. 그가 번역한 책으로는 ‘꾸뻬 씨의 여행’ 시리즈가 있고, 그리스인 조르바, 나는 걷는다,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등 걷기와 여행에 관한 책이 다수 있다. 아마도 그는 번역을 하면서 프랑스 걷기에 대한 매력에 빠졌으리라. 나도 <나는;
리뷰제목

#독서후기

  (선한리뷰 2021-025) 이재형의 프랑스 산티아고 순례 걷기 프랑스를 걷다

 

이재형은 프랑스 전문 번역가이다. 그가 번역한 책으로는 꾸뻬 씨의 여행시리즈가 있고, 그리스인 조르바, 나는 걷는다,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등 걷기와 여행에 관한 책이 다수 있다. 아마도 그는 번역을 하면서 프랑스 걷기에 대한 매력에 빠졌으리라. 나도 나는 걷는다>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꾸뻬 씨 여행시리즈 중 하나 정도는 읽어보았기에 그의 책이 사실 첫 책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그가 번역물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글로 최초로 펴낸 책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그의 그간의 경험들이 농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최소 프랑스 르퓌에서 출발하는 산티아고 순례 걷기를 5회 이상 하였고, 드디어 그 결과물을 자신의 이름으로 글과 사진을 실어냈다.

 

우리는 왜 걷는 걸까 

왜 떠나고 돌아오는 걷기를 반복하는 걸까 

 

골고루 섞여 있는 돌의 세계처럼, 순례자의 세계에도 차별과 배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중요하지 않고,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중요하지도 않으며, 가난한지 부유한지도 중요하지 않다. 다만, 길을 묵묵히 걸을 뿐이다. 순례자의 세계는 완전히 평등한 세계다. (46)

 

그것은 완전한 평등, 완전한 평화, 완전한 자유, 완전한 고독, 완전한 고립, 완전한 침묵이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세상과 관계의 모든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혼자 걷는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창조주의 놀라운 신비인 자연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순례는 걷기의 한 종류일 수 있지만 완전히 독립된 하나의 걷기 장르이다. 순례는 종교심과 경건이 포함된 걷기이며, 최종 목적지가 분명하다. 건강을 위해 걷는 올레길과는 차원이 다르다. 잘 다듬어지지 않은 길이 도처에 있다. 나는 아직 한번도 순례를 위한 걷기는 경험해보지 않았다. 천주교인이 아니기에 산티아고 순례를 꿈꾸어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꼭 종교적인 신앙심 때문이 아니라도, 순례 걷기는 그 자체만으로 자신을 성장시키는 하나의 큰 선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순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순례는 하강과 상승의 반복이다.

해가 뜨면 어머니 배 밖으로 세상을 향해 걸어 나가고

해질 무렵이 되면 고단한 몸을 눕히기 위해 저 아래 마을로 내려가

다시 안온하고 평화로운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들어가기를 되풀이 한다.

(160)

 


 

 

산티아고 순례 걷기와 인문학의 결합을 위해 지나치게 욕심이 많았던 걸까.

내가 읽고 싶은 프랑스 걷기에 대한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 길과 풍경에 대한 이야기보다 지나쳐 가는 지역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아 많이 아쉬웠다. 내가 원했던 이야기는 짧게 박스 처리되어 각 장 후단부에 실렸다.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더 많이 실려있다.

 

그럼 프랑스에서는 맛있는 바게트를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겉이 황금색을 띠고 바삭해야 한다. 그 안의 속살은 크림색을 띠되 너무 흰색이 아니어야 하고 만졌을 때 물렁물렁하고 부드러워야 한다. 그뿐 아니라 작은 구멍들이 나 있어야 하고, 우유와 아몬드 맛 같은 고소한 맛이 살짝 나야 한다. 껍질이 떨어져 나가고 속살이 맛없으면 냉동된 반죽을 썼다는 확실한 증거다. (89)

 

어쨌든 저자는 인문학적 사색으로 프랑스 지역에 대한 역사, 지역축제, 건축물에 관한 지식, 전쟁에 관한 글, 지역 인사, 지역 축산물 등에 관한 박학다식한 정보들이 비엔나 소시지처럼 줄줄이 엮여져 나온다. 우리나라의 역사로 연결고리 삼아 또 다른 걷기를 시도하는데, 책을 통해 새롭게 안 사실이 사북항쟁이다.

 

저자는 프랑스의 드카즈빌 지역을 지나면서 석탄 광산과 광부들에 대한 역사적인 과거를 설명하면서 우리나라의 사북항쟁사건을 끄집어낸다. 사북항쟁은 제주 4·3사건이나 광주의 5·18 민주화운동, 아니면 최근의 세월호 사건처럼 사회적인 참사로 재평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직 그분들의 명예가 회복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1869년 오방 지역에서 탄광 광부들의 파업을 진압하기 위해 대대적인 학살이 일어나는데, 빅토르 위고는 아버지가 군인들의 총에 맞아 사망한 열여섯 살 여성 노동자를 주제로 오방이라는 시를 썼고, 졸라는 제르미날이라는 소설을 썼다. 우리나라에서는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19804, 강원도 정선에 있던 국내 최대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에서 탄광 노동자와 그 가족 6천여 명이 노동 착취와 어용 노조, 임금 소폭 인상에 항의하여 시위를 일으켰다. 이 사북항쟁으로 경찰 1명이 숨지고 경찰과 민간인 16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사태를 진압한 전두환 군부는 계엄사령부를 통해 31명을 구속하고 50명을 불구속하여 군사법원에서 처리하였다.

 

봄도 되고, 이제 슬슬 걷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봐야 될 것 같아 이 책을 읽었는데, 기대했던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이 책은 걷기에 중심을 둔 책이라기보다, 저자가 다섯 번이나 다녔던 프랑스 순례길 각 지역에 대한 인문학적 집필 도서라고 보는 게 맞다. 그 안에 걷기 조금, 숙박과 음식 조금씩 양념으로 들어가 있다.

 

내게는 조금 아쉬운 책이었다. 다섯 번의 순례길을 다 경험하고 이를 지식 전달 방식으로 걸어갔던 지역을 나누어 편집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섯 번 걷기 중 한 번의 걷기 때 그 일정따라 죽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지역을 지나면서 힘들었던 이야기, 그것을 극복한 이야기 같은 1인칭 개념의 자기경험 책이었으면 좋았으리라. 그런 글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내가 몽퀴크에 마지막으로 들렀을 때 이 식당 주인 남자가 내게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었다. 한국사람이라고 대답했더니 자기가 태권도 선수라며 얼마 후에 한국으로 시합을 하러 간다고 말했다. 과연 그는 그 시합에서 이겼을까? (221)

 

저자는 자신이 번역했던 책 니콜라 부비에의 세상의 용도에서 추려낸 글을 지역을 소개하는 각 장의 첫머리에 적어 놓았는데, 이 책도 꼭 읽고 싶어진다.

 

여행은 몸을 털고 일어나 기운을 차릴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자유를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일종의 축소를 경험하게 해줄 뿐이다. 일상적인 주변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습성을 박탈당한 여행자는 마치 포장지가 벗겨지듯 자기 자신이 보잘것없는 크기로 줄어든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는 좀 더 왕성한 호기심과 날카로운 직관을 발휘하게 되고, 첫인상을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81, <세상의 용도에서 옮김)

 

(선한리뷰)

왜 걸어야 할까.

나는 물론 건강을 위해서 걷기를 시작했다.

지금도 몸은 편안함을 추구하는데, 건강을 위해서 억지로 걸으려고 한다.

 

하루 만보.

한 번에 채우려면 힘들지만, 버스에서 내려 사무실까지 1,200, 사무실에서 양재 시민의숲 지하철역까지 1,500. 점심 먹으로 왔다갔다 1,000. 퇴근길 지하철 멀리 떨어진 역에서 내려 집까지 3,000. 회사에서 오후에 주변 등산로 3,000. 이런 식으로 걷는다.

 

거의 집 다 도착할 때쯤이면 손목에 채워둔 중국산 스마트 시계가 만 보 채웠음을 드르르르 진동으로 알려준다.

 

토요일, 일요일은 걷기도 좀 쉬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시간을 빼내어 걷기를 해야겠다. 5월이면 곧 더워져 걷기도 힘들어질 것이다. 동기부여가 더 되는 빡센 걷기 책을 하나 더 읽어야겠다.

 

, 무엇 때문에 걸어야 할까.

걸으면서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걷기는 자기를 사랑하는 최소한의 양심이다.

걷기는 자연을 사랑하는 최소한의 지구애이며,

신과 부모가 내려준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최고의 전인적 활동이다.

 

순례길 옆에는 순례자를 위해 과일이라든가 음료수를 놓아둔 걸 흔히 볼 수 있다. 나는 무아사크 근처, 수확이 끝난 자두밭에서 다음의 문구가 쓰인 표지판을 보았다. “길 옆 한 줄은 순례자 당신을 위해 일부러 수확하지 않았답니다. 그러니 마음껏 따 드세요.” 그리고 어느 집 앞에는 방울토마토가 수북하게 담긴 바구니가 놓여 있고, “순례자들이여, 토마토 맛있게 드시고 여행 잘 하세요라고 쓴 쪽지가 있었다. 나눔이 길 위에서 이루어진다. (341)

 

순례길 주변에 살며 그들의 양식을 내놓은 그들은 성경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는 진짜 순례자들이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눔인가. 저자는 말한다. 순례자는 소비를 줄이고, 느리고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살게 된다고. 걷기는 나눔과 축소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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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순례길에서 펼쳐지는 생의 인문학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l*****7 | 2020.12.26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프랑스를걷다 #이재형지음 #문예출판사 코로나의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방콕을 해야하는 이 시기에 여행, 특히 트레킹하며 사진으로 안가본 곳을 상세히 같이 여행하는 기분을 주는 책이 참 고마운 요즘이다. 페친으로 알고는 있었으나 이리도 유명하고 멋지신 분인지 안건 책을 읽고 나서 아~! 내가 예전에 읽은 책을 번역하신 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시리즈로 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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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걷다 #이재형지음 #문예출판사

코로나의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방콕을 해야하는 이 시기에 여행, 특히 트레킹하며 사진으로 안가본 곳을 상세히 같이 여행하는 기분을 주는 책이 참 고마운 요즘이다. 페친으로 알고는 있었으나 이리도 유명하고 멋지신 분인지 안건 책을 읽고 나서 아~! 내가 예전에 읽은 책을 번역하신 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시리즈로 봤던, 여운이 크게 남았던 '꾸뻬씨의 여행'시리즈로 마음따뜻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번역 출간을 하였으며 《그리스인조르바》,《법의정신》등등 고전을 비롯한 프랑스 인문학, 사회과학도서 등 한국어로 번역하여 옮겼다. 저자는 전문번역가이자 작가이다. 저자는 1996년부터 쭈욱 프랑스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르퓌 순례길에서 강렬한 종교체험을 한 뒤 여러차례 순례길에 올랐다고 한다. 그 경험으로 길위의 삶을 이야기하고 소통하며 그 만의 언어로 프랑스를 이야기한다.

순례길을 걸어가면서 낡고 오래된 돌로된 십자가도 보게되고 배고프면 가면서 산딸기도 따먹고 9월경에는 길옆에 지나다보면 과일이 지천에 널려있어 가는 길을 멈추게 한다. 순례자들이 모여 점심을 먹기도 하고 졸리면 자리를 깔고 잠시 눈도 붙이기도 하고 묵상, 사색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며 체험 할 듯 하다. 중세의 순례자도 같은 길을 지나왔을텐데 같은 길을 지나는 기분이란... 순례는 새롭게 태어남을 뜻한다. 고통을 환희로 바꿔주는 행위이다. 글이 끝나갈 즈음에 순례자의 노트로 친절한 설명을 더해주니 가고싶다.

P.160 순례는 하강과 상승의 반복이다. 해가 뜨면 태아가 어머니 밖으로 나아가듯 세상을 향해 걸어나가고 해질 무렵이 되면 고단한 몸을 눕히기 위해 저 아래 마을로 내려가 다시 안온하고 평화로운 어머니의 자궁속으로 들어가기를 되풀이한다.

P.163 순례자도 물고기가 토해낸 요나처럼 새로운 사람이 되어 콩크마을을 빠져나간다. 순례란 '새롭게 태어남' 이다.

순례길 곳곳에는 오랜시간 순례자를 받아준 성당과 예배당이 있다. 순례길 지나면서의 사진들과 프랑스의 역사와 그 음식에, 과일에 대한 유래 등등 순례길 곳곳의 성당에 팀파눔(건물 정면의 대문이나 출입문, 창문 위에 얹혀 있는 반원형, 삼각형의?부조?장식을 뜻한다.) 을 설명하는데 흥미로웠다. 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눈으로 걸어보자. 순례자의 길은 온전히 평등한 세계이기 때문에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날 것이다. 내 생에 순례길을 걷는 날은 올까? 나의 버킷리스트에 담아본다.

#버킷리스트추가 #보라색표지가너무맘에들고 #생의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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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서로를 배려하며 [프랑스를 걷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다***마 | 2020.09.17 | 추천5 | 댓글0 리뷰제목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은 환상을 가진다. 물론 다양한 정보들이 있어 가보지 않아도 한 나라의 문화를 알고 마치 가본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다양한 영화와 책에서 만나는 프랑스는 낭만과 환상을 주는 곳이다. 언젠가 가보고 싶은 나라여서 작가의 안내를 따라 함께 걷는다. 화려함이 아닌 일상의 행복을 찾아가는 소박한 여행같은 안내서이다. 유명한 장소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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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보지 못한 곳은 환상을 가진다. 물론 다양한 정보들이 있어 가보지 않아도 한 나라의 문화를 알고 마치 가본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다양한 영화와 책에서 만나는 프랑스는 낭만과 환상을 주는 곳이다. 언젠가 가보고 싶은 나라여서 작가의 안내를 따라 함께 걷는다. 화려함이 아닌 일상의 행복을 찾아가는 소박한 여행같은 안내서이다. 유명한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순례길을 따라가며 지금의 상황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프랑스를 생각하며 떠올리는 장면들 중 하나는 사람들이 노천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다. 나 또한 한적한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는 상상을 해본다. 책에서도 그런 부분을 언급한다. 프랑스 사람들은 바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만든 블랙커피를 한 잔씩 마시며 아침에 출근도 커피와 함께 시작할 정도로 삶이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커피에 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어 반갑다. 단순히 프랑스 사람들은 커피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살의 일부가 된 이유에 대해서도 알아간다.

 

지금 처한 상황들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치고 힘든 시간에 만난 <프랑스를 걷다>는 안식을 준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이 잠시 멈춤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 작가의 순례길에서 만나는 이야기들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한다. 프랑스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고 알아간다. 세계사에서 만나는 프랑스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이전에는 거대한 나라의 이야기였던 것이 이 책을 보면서 다양한 사건과 마주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순례자의 세계는 완전히 평등한 세계다. 전라도 사람이라고 해서, 여성이라고 해서, 동남아시아에서 왔다고 해서, 장애인이라고 해서, 성소수자라고 해서 혐오하지 않는다. - 에필로그 중에서

 

대부분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담아오려고 한다. 일정 내에 조금은 무리하며 많은 것을 보았다 생각했는데 마음에 남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어쩌면 그런 마음으로 출발한 것부터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순례길이라고 해서 종교적인 느낌을 많이 줄 거라 생각했는데 읽으면서 그런 부분보다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삶들을 만날 수 있다, 서로 다르지만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며 배려하고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의 우리들의 상황을 돌아보게 만든다. 앞으로 한발 나가기 힘든 상황이지만 책을 보며 지금의 시간들을 소중함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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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게 만드는 책이네요.딸 사준건데 저도 읽고 싶게 표지부터 이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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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오****하 |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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