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3년 07월 26일 |
---|---|
쪽수, 무게, 크기 | 673쪽 | 1286g | 153*224*35mm |
발행일 | 2013년 07월 26일 |
---|---|
쪽수, 무게, 크기 | 673쪽 | 1286g | 153*224*35mm |
발간사_ KBS 〈백년의 가게〉 책임 프로듀서 이학송 추천글_ 이영석 대표(총각네 야채가게) 프롤로그 1부 변하지 않는 맛의 가치를 고수하는 백년의 가게 111년 전통으로 나폴리의 맛을 계승한다 이탈리아 피자 명가 _스타리타 222년을 지켜온 교토의 맛 일본 두부피 명가 _유바키치 시대의 맛을 빚어내다 일본 초밥 명가 _긴자 스시코 혼텐 시대가 원하는 맛을 만들다 일본 가이세키 요리 전문점 _헤이하치자야 최고의 고기 맛을 지켜온 100년 스페인 정육점 _솔로부예 혁신으로 이어온 녹차의 맛 일본 녹차 명가 _나카무라 토키치 2부 장인의 손길이 깃든 백년의 가게 작품을 담는 또 하나의 작품 독일 전통 액자 가게 _F. G. 콘젠 역사의 가치를 복원한다 벨기에 골동품 전문점 _코스테르망스 전통을 두드리다 터키 구리공예 명가 _카슬란 바크르즐륵 역사의 물길을 가르다 이탈리아 곤돌라 조선소 _도메니코 트라몬틴 역사를 넘어 세계를 걷다 터키 신발 명가 _데뎀 오스만르 챠륵 시대를 이어온 울림의 기록 오스트리아 전통 종 _그라스마이어 222년 전통으로 빚는 도자기 폴란드 도자기 명가 _치미엘루프 3부 신용으로 인정받는 백년의 가게 역사가 흐르는 직물 프랑스 직물 명가 _장 로즈 화려함으로 세계를 사로잡다 터키 전통 도자기 공방 _규라이 촘렉칠릭 꿈을 만드는 연필 공장 포르투갈 연필 회사 _비아르쿠 단 한 사람만을 위한 보석 벨기에 보석 가게 _드 그레프 평생 품질 보증, 110년 전통 미국 휴대용 칼 _벅 나이프 전통 기술로 완성하는 현대의 멋 독일 모자 명가 _후트쾨니히 편안한 잠을 위한 182년의 연구 일본 침구 회사 _이와타 에필로그 KBS 〈백년의 가게〉 제작진 |
보통 '세대'라고 하면 30년을 일컫는다. 그럼 100년이란 시간은 세대가 세번 바뀌었다는 말이다.
조부, 부모, 자식까지 이렇게 3대에 걸쳐 약 100년이라고 한다. 이런 100년의 시간을 한가지 일을 하며 가업으로 물려받는 가게들을 소개한 것이 이 책 <백년의 가게>이다. 동명 타이틀의 TV 방송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것으로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던 세계에 현존하고 있는 백년된 가게들을 소개하고 있다.
언젠가 이 프로그램을 우연히 본 적이 있다. 그때 방송은 유럽의 한 우산가게였다. 100년을 이어오고 있는 이 가게의 우산은 특별한 것은 없었다. 디자인이 세련되거나 유명 브랜드의 이름을 딴 고가의 명품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 우산 가게에서 우산을 사는 소비자들은 알고 있었다. 이 가게의 우산이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듯 만들어지는 우산이 아닌, 우산 장인이 우산살을 직접 손으로 다듬고 만들어 무척이나 강하고 튼튼하다는 것을. 게다가 100년이라는 시간동안 축척된 우산 만드는 기술은 대량생산으로도 따라갈 수 없는 정교하고 세밀한 작업이었다. 백발의 노인이 우산살을 다듬고 젊은 손자가 우산을 현대감각으로 디자인하고 판매까지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자신의 자식들에게 이 우산가게를 물려줄 것이라고 한다.
뉴욕 맨하탄의 144년 된 스테이크 레스토랑은 사장이 직접 육류시장에 가 고기의 품질을 관리한다. 초콜릿으로 112년의 역사를 이어온 프랑스의 초콜릿 가게는 100년 넘은 레시피로 자신의 가게만이 낼 수 있는 맛을 유지하고 있다. 1900년에 문을 열 때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체코의 레스토랑, 3대째 수작업으로 전통 디저트를 만들고 있는 터키 레스토랑, 152년을 지켜온 일본의 과자 명가, 546년을 지켜온 체코의 전통 하우스맥주, 7대째 수제구두를 만들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구두가게, 천연비누만을 만드는 프랑스 비누가게, 270년 전통 중국 먹을 만들고 있는 먹 공방, 스페인의 양초 회사, 자연을 생각하는 포르투갈 와인 코르크 마개 가게 등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고 고수하고 있는 백년의 가게들을 소개하고 있다.
100년의 장수가게들은 그들만의 철칙이나 철학이 있었다. 우선 전통을 지키며 좋은 제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노력이나 정성도 배로 든다. 하지만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100년 동안 지켜온 가게와 만든 물건이 변질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마음가짐이 그들이 10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싶다. 또 하나, 그들이 그 오랜시간 동안 가게를 유지하고 경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통을 그대로 살렸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방법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롭기도 하지만 그만큼 예전과 같은 기술을 유지할 수 있다. 전통을 유지하며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계속해서 가게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 출판사를 통해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간서치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일요일 낮에 우연히 본 <백년의 가게>는 100년이라는 전통을 가진 가게에 대해 이야기한다. 100년 그들은 한 세기를 그 자리에서 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사장은 평균 한 3번 이상은 바뀌었다. 가족으로 인해 세습된 곳도 있었지만 이제는 전문 CEO에게 맡기는 추세이기도 했다. 전세계의 100년의 가게를 가본다는 목적도 신선했지만 내 집에 앉아서 그 곳의 비밀을 듣는 것 또한 쏠쏠한 재미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100년을 넘은 곳이 많다는 것도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방송은 61회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안타까움도 잠시, 책 <백년의 가게>가 나온 것이다. 나는 그 방송의 애청자로써 <백년의 가게>의 출간소식에 반가웠다.
알렉스 씨는 친구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셀 수 조차 없다고 한다. 이런 직원들이 평생 이곳을 지키고 있으니 손님들도 평생에 걸쳐 찾는다. 40년 전 이곳에서 아내와 첫 데이트를 했다는 살바토르 버론 씨는 지금도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는다. 올드 홈스테드는 단순히 한 끼의 식사가 아닌 평생을 간직할 추억을 제공한다. (27쪽)
144년 동안 한결같은 맛으로 뉴욕의 맛을 책임지고 있는 스테이크 명가 올드홈스테드의 이야기이다. 가게의 직원들은 손님들과 스스럼없게 지낼 정도로 손님과의 관계도 오래되었다. 그만큼 직원들도 가족과도 같다. 또, 가게가 오래되면 그곳에 머물렀던 손님들도 함께 나이를 먹는다. 추억의 장소이기 때문에 다시 찾아오고 다시 찾아와도 변하지 않는 맛 때문에 새로운 추억을 쌓기 위해서도 오게 된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9·11사태 때 도시 전체가 폐쇄되었다. 그래서 가게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에 그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도움의 손길을 보낸 것이다. 가게에서 만든 음식을 들고 나가 경찰관, 소방관, 뉴욕 시민들과 나누었다. 회사의 임금도 늦어졌다. 그런데 이런 회사 사정으로 이해해주고 직원들은 원상복귀가 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그래서 함께 위기를 이겨냈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보욜라는 1년에 평균 10건 정도의 수선을 의뢰받는다. 대부분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제품이다. 부품을 구할 수 없을 만큼 오래된 물건을 보내오는 손님도 있다. 그럴 때는 피렌체 전역을 뒤져 비슷한 부품을 찾는다. 세르지오 사장은 수선 작업에서 그 무엇보다 큰 보람을 느낀다. 손님들이 자신을 믿고 가방을 맡긴다는 것이 기쁘고 그들의 요구대로 수선해주면서 만족을 느낀다. (165쪽)
이탈리아 수제 가죽가방 명가 보욜라는 재료의 무게를 재어서 거품 없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과 만날 뿐만 아니라 수선까지도 끝까지 책임진다. 우리나라의 보통 서비스센터들은 오래된 물건을 수선을 맡기러 가면 재료가 없으니 새 제품을 사라는 말을 듣게 된다. 오래토록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환경적으로도 좋고 그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애정이 있는 것인데도 새 것을 만나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런데 보욜라는 달랐다. 어떻게든지 오래토록 소비자가 자사의 제품을 쓰기를 원했다. 아마도 그들은 그 가방이 어머니에게 물려받아 쓴 딸이 자신이 낳은 딸, 즉 손녀에게까지 물려받게 될 지라도 수선해줄 역량이 있는 것이다. 보욜라를 오래 쓴다는 것, 그만큼 소비자가 보욜라의 가죽가방에 만족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코르크 참나무는 껍질을 벗겨도 생장에 지장이 없는 나무로, 이 코르크참나무에서 얻은 두껍고 단단한 껍질이 코르크이며 코르크 마개 제작의 핵심 재료로 사용된다. 따라서 나무를 벌목하지는 않는다. 나무의 껍질만 필요하기 때문이다.(221쪽)
포르투갈 와인 코르크 마개 회사 아모림은 첫 코르크 마개를 만든 것이 142년 전이다. 그들은 모든 제품 생산에 자연을 품은 천연 코르크를 사용한다. 코르크를 만드는 과정 또한 흥미롭다. 나무로 무언가를 만든다고 하면은 우리는 보통 벌목을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그들은 나무의 껍질만 필요하다고 한다. 코르크를 만들기 위해 나무의 껍질만을 벗겨낸다. 껍질을 벗겨낸 나무는 죽지 않을뿐더러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코르크를 가공할 때 필요한 것은 화확물질이 아닌 물뿐이다. 수분을 말린 코르크 마개를 다시 증기로 삶고 그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탄력성이 생기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이 떨어지는 코르크들은 분리해서 재활용을 한다. 재활용을 10년 연구한 끝에 그들은 코르크 가루를 압착해 바닥재를 만들었다. 벌목하지 않고 자연분해까지 쉬운 재료인지라 이 제품들은 친환경적이기 까지 하다!
책으로 전 세계의 백년의 가게를 두루두루 보면서 2가지 공통점을 느꼈다. 첫째로, 중국의 저렴한 제품들로 인해 백년의 가게들은 모두 위기를 맞았다. 가격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그들은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했다. 둘째로, 제품 차별화였다. 이 회사만이 생산할 수 있는 기술, 예를 들면, 수제로 만드는 세라스 로우라의 양초, 마틴기타등 품질의 고급화로 차별화를 두었다. 그러니 가격으로 이들과 경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품이 워낙 좋기에 가격이 높더라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연다. 그러므로 중국 제품과 더는 가격경쟁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100년이라는 흐름속에서 견뎌냈기에 자국의 대표상품이 되고 하나의 대표 관광지가 되기도 한다. 나는 언젠가 100년의 가게들이 속한 나라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책에 소개된 100년의 가게에 들려 그들의 제품을 느껴보고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책의 시리즈중 다른 하나인 백년의 가게 명가의 비결도 빨리 만나보고 싶어졌다.
매년 가을 겨울이면 독일에서 가공 초콜릿을 박스 째 구매해 먹는 일인으로서, 프랑스 수제 초콜릿 가게 이르상제르의 마롱글라세와 콰트르는 프랑스 여행을 꿈꾸게 하는 이유가 될 정도로 강렬한 유혹이다. 짐작대로, 제작팀은 이르상제르의 성공 비결로 대대로 전해오는 장인의 기술, 신선한 친환경 재료, 차별화된 맛과 신제품 개발을 꼽았다.
장인 정신, 최상의 재료, 손님과 직원을 존중하는 마음은 초콜릿 가게 이르상제르 뿐 아니라 다른 장수 가게에서도 공통으로 발견되는 요소이다.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자신의 가게와 전통에 대한 애정과 민족적 자부심을 더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이르상제르 가게는 1차 세계대전당시 독일군을 위해 일하기를 거부하고 가게 문을 아예 닫고, 정원에서 채소를 길러 먹으며 살았다고 한다. 터키의 디저트 가게, '카랴쿄이 귤류올루' 역시 1980년 군사정권치하에서 정부의 지시에 반발하여 1년 동안 바클라바를 팔지 않았다고 하니 그 결단과 자부심이 감동적이다.
<백년의 탄생>은 단순히 창업을 꿈꾸는 이나, 가게 운영을 하고 있는 이들 외에도 세계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전통과 장인'이라는 화두로 생각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즐거운 독서경험을 선사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