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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판 ] 이금이 청소년문학이동
이금이 | 밤티 | 2021년 09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32건 | 판매지수 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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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320g | 135*200*15mm
ISBN13 9791191826036
ISBN10 1191826031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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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저기가 내 방이야.”
소희가 2층을 가리켰다. 불행을 걱정해 주는 것보다 행운을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사람이 더 진정한 친구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무슨 소린가 싶던 그 말이 단번에 이해됐다. 친구에게 닥친 불행을 함께 슬퍼해 주는 건 행운을 내 일인 양 기뻐해 주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다.
--- p.8

“강미르, 솔직하게 말해 봐. 너, 바우랑 사귀지?”
느닷없는 말에 미르는 슬리퍼를 신지 않은 발을 바닥에 디뎠다 다시 깨금발을 했다.
“뭐? 그 답답이랑 내가 미쳤냐?”
소희가 떠난 뒤 미르는 선택적 함구증을 앓고 있는 바우를 돌봐 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하지만 아주 스스럼 없는 사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상태에서 중간 역할을 하던 소희가 떠나 버리자 둘은 어정쩡한 사이인 채로 중학생이 되었다.
--- p.10

소희가 말한 외고 이름에 미르는 깜짝 놀랐다. 초등학교 때 성적이 좋긴 했지만 그때는 미르도 뒤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자신은 3학년 전체 67명 중에서도 10등 안에 못 드는데, 소희는 전국의 최상위권 아이들이나 갈 수 있다는 특목고를 준비하고 있다. 집이나 엄마를 두고 비교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열패감이 밀려왔다.
--- p.19

미르는 활기차게 움직이는 그 아이가 어쩐지 신나거나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이상했다. 내 마음 때문일까. 이 세상 무엇이든 눈이 먼저 보는 건 없는 것 같았다. 아니, 눈이 먼저 보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건 마음이다. 내 기분이 좋았으면 저 아이도 신나 보였을까. 남자애는 나뭇가지에 혼자 앉아 있는 새처럼 외로워 보였다. 미르, 자신의 모습이기도 했다.
--- p.39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재이가 서울에서 온 걸 알곤 특별한 감정을 갖기도 했다. 이사 온 이유를 알기 전부터 그랬다. 뭔가 아픈 사연이 있을 테고 재이의 명랑함은 그 아픔을 감추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미르는 재이가 마음을 꽁꽁 닫아걸고 가시를 세웠던 자신보다 더 안돼 보여 이런저런 소문이 돌 때도 재이를 적극적으로 감싸 주었다. 하지만 재이는 별로 고마워하지 않았고 미르를 특별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미르가 동질감을 불러일으키고자 슬며시 꺼낸 서울 이야기에도 시큰둥했다.
--- p.50

소희가 떠나고 둘만 남자 더 친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중간 역할을 하던 소희가 없으니 걸핏하면 삐치거나 토라지는 미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사촌들도 모두 형이나 누나만 있고 가장 가까웠던 소희도 나이보다 어른스러웠던 터라 미르 같은 아이는 처음이었다. 스트레스 받던 바우는 미르를 한참 어린 동생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자 미르가 하는 행동이나 말들이 신경에 덜 거슬렸다.
--- p.76

바우는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었다. 말 없음을 생각까지 없는 걸로 여기며 무시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 평가에 무심한 척했지만 사실은 억울하고 속상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신과 남들이 생각하는 자신 중 선택해야 할 때가 있으면 대부분 후자를 따랐다. 주목받는 게 더 힘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원에서는 낯가릴 일도,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할 일도, 생각을 말로 바꿔야 할 때 느끼는 어려움도 없었다. 그냥 자기 자신으로 충분하고 충만했다. 그런 공간이 이제 사라진다.
--- p.103

재이가 끼자 미르는 오래된 동네 친구처럼 바우가 편해졌다. 그리고 예전, 바우와 자기 사이에서 소희가 하던 역할을 맡게 됐다. 바우가 왔다. 바우는 소희가 살 때는 물론 그 뒤에도 제 집처럼 드나들었으면서 낯선 곳에 온 양 쭈뼛거렸다. 이런 애가 어디가 좋다고. 미르는 둘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뭐 할까?”
부산스레 먹을 걸 내온 재이가 상기된 얼굴로 물었다. 바우는 뭘 해도 상관없다는 표정이었다.
--- p.121

엄마가 살아 계시다면 어땠을까, 나도 재이처럼 엄마하고 영화를 보았을까. 영화를 보고 나서 대화도 나누었을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위안받는 느낌이 들었다. 바우는 엄마가, 자신이 잊고 있을 때에도 여전히 지켜보며 어루만져 주고 있음을 깨달았다.
--- p.129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달밭마을 느티나무 아래에서 헤어진 3년 뒤 서울 대학로에서 다시 만나 미르, 소희, 바우.

중학교 3학년이 된 세 청소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전히 서로 애틋하고 정겹지만, 각자가 처한 문제로 고민한다. 미르는 갑자기 신데렐라가 되어 보이는 소희 모습에 당황스럽고, 그 감정이 질투심일까 두려워하다가, 소희 앞에서 뭔가 특별해 보이고 싶은 욕심 때문에 뮤지컬 배우가 되려 한다고 선언해 버린다. 그러나 뮤지컬 배우가 되는 길은 멀고 험하기만 하다. 미래에 대한 확신도 없이 포트폴리오를 위해 평소 미워했던 재이가 주최하는 연극에 참여하게 된 미르지만, 재이의 행동이 늘 아니꼬운데다가, 연기 학원에는 보내주면서 한 번도 응원의 말을 해 주지 않는 엄마에게는 섭섭한 마음만 쌓인다.

여전히 말없이 과묵한 바우는, 소희가 살던 빈집에 비밀 정원을 가꾸며 남몰래 외로움을 달래지만,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다. 게다가 어느 날부터 바우의 눈에 들어온 재이, 배경을 맡게 되고, 이를 계기로 화초와 정원을 가꾸는 농업고등학교 진학을 희망한다. 그러나 농사를 생업으로 삼으면서도 농사에 부정적인 아빠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고, 아빠의 이중적 태도에 크게 실망한다. 미르와 바우는 자신의 앞날을 잘 헤쳐 나갈 것인가?

달밭마을에 남은 미르와 바우의 뒷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쓰인 이 이야기는, 청소년들의 꿈과 사랑, 불안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현실적으로 잘 담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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