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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애의 문장들

정애의 문장들

: 우린 푸른 곰팡내가 아닌 볕의 냄새를 맡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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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14쪽 | 220g | 125*180*13mm
ISBN13 9791189129989
ISBN10 1189129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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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말을 입 안에서 굴려 보았다. 모든 것들에는 맛이 존재할 거라 생각했고 이토록 추상적인 것에도 맛이 있다면 사랑은 씁쓸한 솜사탕 맛일 거라고 생각했다. 스물하고도 하나, 짧은 생을 살아오며 나 자신에 대해서 깨달은 게 있다면 사랑에 굉장한 낭만과 결핍 그리고 애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입 밖으로 내뱉기까지 많은 침묵의 대화를 나눠야만 했다. 그것은 오로지 나만의 시간이었고, 나는 첫 번째 세계를 깨트리지 못한 채로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했던 사랑 이야기들을 모두 손으로 옮겼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책이 ‘정애의 문장들’이다. 사랑해야만 했었던 것들, 사랑해선 안 되는 것들을 사랑했었던 것, 그저 사랑했던 것,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한 기억들의 표상들. 나는 막이 아주 얇고 투명한 비눗방울을 만지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 안에 녹여내다 타버리고 그저 탄 채로 아니면, 버리고 다시 끓어 올리며 이야기를 지어갔다. 그 안에서 나는 자주 병들었고 잔잔한 재미에 샐쭉 웃기도 했으며 영문 모를 눈물을 맺기도 했다. 살짝 무언가에 집착하는 사람처럼 쓰고 버리고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온갖 종류의 사랑들이 쌓인 걸 보았다. 그중 독자분들에게 삶 안에서 공유하고 싶었던 나의 일부를 몇 가지 발췌해서 엮어 보았다.

‘사랑, 사랑...사랑.’ 자칫하다 발음을 잘못하기라도 하면 ‘삶’이 될 것만 같다. 나는 사랑과 삶의 경계선이 비로소 모호해지는 순간을 맞이하고 오랫동안 그 금을 넘나들며 구분을 지어보려 애썼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사랑은 삶이었다. 사랑을 삶으로 삼는 자신이 되자는 말을 손가락, 발가락으로 더듬은 지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도 손 끝은 저온 화상으로 따갑기만 하다. 그럼에도 사랑에 노출되어 보려 한다. 마음껏 발가벗겨져 보기로 한다. 스물하고도 하나의 나이이기에 말할 수 있는 이야기라 할지 몰라도 나는 지겹도록 사랑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사랑이 지겹게 느껴진다는 것 자체가 사랑을 더 해 보라는, 더 느껴보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 보며 울퉁불퉁한 날 것의 사랑을 나눠 드리고자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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