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11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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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2쪽 | 310g | 130*190*15mm |
ISBN13 | 9788986022469 |
ISBN10 | 898602246X |
사랑한다고 말할 편지지 증정(포인트 차감)
출간일 | 2021년 11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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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2쪽 | 310g | 130*190*15mm |
ISBN13 | 9788986022469 |
ISBN10 | 898602246X |
일과 건강한 관계 맺기가 어려운 시대, ‘목숨 건다’와 ‘때려치운다’의 사이, 그 어딘가에 나 자신을 지키며 잘 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멋있으면 다 언니』 황선우 작가 신작 에세이! 20년이라는 오랜 시간 잡지 에디터로 일하며 누구보다 일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길어 올려온 황선우 작가의 일을 마주하는 마음과 태도, 그리고 그로 인해 단단해지고 넓어지는 삶에 관한 에세이. “오늘도 일을 하며 배운다. 일 자체를 배우며, 일 바깥세상의 흐름도 알게 된다. 나를 견디고 다루는 법을 익히는 한편으로 다른 이들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동료들과 부딪치고 협력하는 동안 내 안에만 고여 있지 않고 변화한다. 일하는 사람으로 살기에 조금씩 나아질 기회를 얻는다고 나는 믿는다.” (12쪽) |
추천의 글 들어가며 1부 일하는 마음 1장 일하기 운을 만드는 사람 | 완벽주의자는 결코 완벽할 수 없다 | 시대에 어울리는 배움의 방식 | 90년대생 동료와 일하기 | 메일, 전화, 메신저라는 도구 | 열심만으로는 안 통할 때 | 누가 관리자가 되는가 | 9명 중 9명이라는 말 _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2장 프리랜서로 일하기 직장인 아닌 직업인이 되다 | 계속 해나가기 위해서 | 생산성도 외주 줄 수 있나요? | 계약서는 카드 영수증이 아니니까 | 거절 못하는 사람들에게 | 선택과 집중을 위한 거절의 기술 | 끝에서 시작되는 기회 | 일하는 사람의 SNS 사용법 | 과정 속에서 덜 외롭도록 _비비안 마이어 3장 여성으로 일하기 새로운 여자들은 새로운 장소를 필요로 한다 | 여초 회사에서 일할 때는 안 보이던 진실 | 우리가 진짜 싫어한 게 회식이었을까? | 서로의 연결 고리 | 1인분의 노동 뒤에는 1인분의 가사노동이 | 눈에 많이 보인다는 것 | 어두운 시절을 통과하는 우리들에게 2부 넓어지는 삶 4장 단단한 마음 당신은 언제를 살고 있나요? | 삽질에도 쓸모는 있다 | 20대보다 30대, 30대보다 40대 | 할머니, 더 뉴 제너레이션 | 손 내밀 줄 아는 용기 | 끝을 알고도 시작하는 사랑 | 일이 나를 일으켜줄 때 | 가장 좋은 나이 91세 _타샤 튜더 5장 튼튼한 몸 바치지 말기, 갈아넣지 않기 | 저축하듯 근육을 모은다 | 글쓰기와 달리기의 공통점 | 수영장이라는 사회 | 아무도 이기려 하지 않고 슬렁슬렁 | 생활과 체육이 공존할 때 | 껍데기에 머무르지 않을 자유 | 여자 둘이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_김하나 6장 넓어지는 삶 자기만의 차 | 다르게 사는 선택 | 누구의 가족이 아니어도 | 현재진행형의 재테크 | 당근마켓의 기쁨과 슬픔 | 『천자문』이 가르쳐준 진짜 깨달음 |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일이 되어주자 |
얼핏 책 제목만 보면 사랑이야기 같았는데 띠지에 친철하게도 '목숨 걸지도 때려치우지도 않고,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기'라는 문구를 보고 구입했다. 작가가 친구랑 공동으로 쓴 책도 매우 재미났고 그래서 작가에 대한 기대가 있어서 한 번 읽어보자꾸나 하게 되었다.
추천의 글에서 작가의 동거인이 쓴 글이 읽자마자 대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나는 일이 아니라 출근을 힘겨워 했고, 일이 아니라 조직 생활을 싫어했으며, 일이 아니라 일로 만나 내 영혼을 다치게 하는 사람이 미웠던 것이다'.
거짓없이 정말 매일매일 출근하기 싫다, 일하기 싫다를 입에 달고 살면서, 진짜 나는(나 뿐만 아인 사람도 있겠지) 일이 싫은 걸로, 오해를 하고 있지 않나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나는 사람들이 싫은 거였다. 조직 내의 권력 투쟁, 배려와 존경 없는 인간 관계가 끔찍히 싫었지 일이 싫은 게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아니 근데 이 글을 쓰면서 일이 싫을 수도 있겠네 라는 생각이 든 거는 뭐니???? 오락가락 내 마음). 요새는 '나는 이 일이 맞지 않아', ' 직장생활이 안 맞는 거 같아'를 수 없이 내뱉으면서 지금까지 어찌 살아왔나 생각해보니 역시 돈이었다. 일을 하면서 나에게 돈을 주는데 현재까지 내가 이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데 어찌 일이 싫을 수 있냐고. 나 자신 양심도 없다.
이일과 멀어지고 싶은(나같은 사람), 좀 더 일과 가까워지고 더 잘 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둘 다 만족 시킬만한 작가의 노하우 전수가 이어지겠다. 특히 프리랜서 파트에서의 많은 양은 아니지만 프리랜서들이나 꿈꾸는 이들에게 압축적인 프리랜서 노하우를 살짝 실어나서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슬그머니 든 생각이 굳이 내가 임원이나 대표까지 해 봐야 하나라는 거였다(그럴 가능성은 제로다). 어릴 적 우스갯소리로 동료들이랑 우리는 직장생활 가늘고 길게 가자 였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굳게 믿었다. 왠지 잉여인간, 무임승차 같은 소리를 하고 있나 살짝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데, 내가 있는 자리에서 조용조용 티 안나게 내 일에 최선을 하면서 살 수는 없는 건가. 기존의 일을 하면서 새로운 일 있으면 받는 거고 아님 마는 거고, 굉장한 실력으로 돋보일 수 있는 거고 아닌 거고. 소수일 수도 있겠지만 나 같은 사람도 있겠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아니 도대체 뭘 위해서 아둥바둥 치열하게 살려고 하는 걸까.
아무튼!
왜 나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의 책은 없는 거지? 임원 또는 대표, 유명인들만 성공한 삶이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의 워너비라서? 저런 사람들 아니어도 대다수의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생존기, 가늘고 길게 가는 노하우들은 없는 건가? 이런 책들도 좀 나와줘야 하는데...세상의 온갖 이야기와 정보들이 책으로 쓰여진다는데 이러한 이야기도 나와줬음 하는 바람이다.
"목숨 걸지도 때려치우지도 않고,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기."
제목보다 부제가 가슴에 박혔다. 박히다 못해 목구멍을 뚫고 응어리같은 게 뚫고 나오려고 했다. 때로, 책과의 만남은 운명적일 때가 있는데, 이번은 절박하게 운명을 느꼈다. 일주일 평균 수면 시간 3시간으로 좀비처럼 집-회사만 반복하던, '확 튈까?' 하는 생각만 곱씹으며 출근 지하철에 몸을 실던 시기였으니까. 괜찮다고 말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괜찮아질 거라고 위로해줄 누군가가. 이 상황을 타개할 아주 작은 힌트를 줄 누군가가.
황선우의 에세이를 좋아한다. 저자가 황선우인 것을 보고, 나는 이 책을 읽고난 후 내가 분명 힘을 얻을 거란 걸 예감했다. 그녀의 글은 언제나 적당한 웃음과 적당한 활력을 주었으니까. 이번에도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일과 나 사이에 적절한 온도를 찾는 게 수월할 것만 같다.
물론 나는 여전히 일주일에 7일 야근을 하고 있고, 아침에 눈을 뜸과 동시에 퇴근을 바라고, 퇴사 후 자유로운 시간을 꿈꾼다. 그래도 절박한 운명을 바라던 그 때보다는 아주 조금 마음이 가볍다. 삶은 계속 될 거고, 앞으로 어떤 일들을 만나게 될 지 모르지만 나는 오래도록 일을 할 거니까. 날이 좋든 비가 오든 눈이 오든간에 상관 없이 내 스타일대로 서서. 이렇게 삶을 이어나가는 누군가들이 어딘가에 또 있을 거란 사실에 힘을 얻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