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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방의 시작
첫 휴가에 사라진 직장 책방을 열기로 했다 조악해서 끌렸던 ‘헐’ ‘부자 아빠’와 함께 꽃을 안 팔면 큰일 날 줄 알았다 결국은 함께하는 일 예상하지 못한 첫 손님 손님은 다 어디에 있을까 2. 책방의 오늘 무늬책방의 책들 SF에서, 에세이로 프레드릭에서, 다시 SF로 왜 그렇게 사냐고 묻는다면 멀어져야 깨닫는 소중함 3. 책방의 내일 성공보다 실패에 익숙하려면 모이지 않는 사람들 실패의 최종 보스 다정함이 넘쳐흐르는 책방 여러 마음으로 만들어진 행운 내가 박무늬라서 다행이야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 파도는 한 방향에서만 치지 않는다 단단하고 큰 나무가 되고 싶다 4. 무늬책방 시즌2 추천의 말 무늬 언니 하늬 무늬 친구 원소정 무늬책방 손님 이나래 |
저박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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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한 지 1년 만에 코로나19를 맞았다. 회사 규정에 따라 1년이 지나야 근로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그때까지 회사와 나 사이에는 서류 한 장 존재하지 않았다. 유급 휴직 대상도 아니었고, 실업 급여 대상도 아니었다. 여행업에 종사했으나 국가에서 주는 특수직 종사자에 대한 복지 혜택도 받을 수 없었다.
--- p.17 창업을 하기로 했는데, 그렇다고 당장에 무엇을 할지는 몰랐다. 난 좋아하는 게 많았고, 잘하는 것도 꽤 많았다. 문제는 그게 다 창업으로 이어질 만큼 확신이 있는 건 아니었다. 하나를 끈질기게 배우면서 한 우물을 깊게 판 적이 없으니 얕은 웅덩이만 많았다. 막막했다. 밤에 잠이 안 왔다. --- p.20 팔기 전에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은 괜히 주문했다’라거나 ‘이건 우리 책방에서 팔고 싶지 않다’ 같은 후회가 생길 거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런 책은 없다. 어떤 책이든 장점은 꼭 있다. 그 장점을 발견하는 게 서점 주인의 역할이다. 가끔 장점을 발견하기 힘들 때는 왜 이 책을 주문했는지 생각해 본다. 표지를 꼼꼼히 보고, 소개 글을 두세 번 읽으면서 매력 포인트를 찾는다. 그게 책을 만든 편집자가 생각한 장점일 테니까. --- p.70 독립서점이라는 공간은 진입장벽이 높다. 평소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대형서점이나 도서관이 아닌 독립서점 문을 열고 들어오기는 쉽지 않다. 독립출판물이 가진 마이너함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새로운 세계로의 첫발을 내딛기, 그게 참 어렵다. --- p.82 책방을 준비하면서 투잡은 각오했다. 잘 되는 책방도 분명히 있지만, 대부분의 책방 주인들은 작업실 겸용으로 책방을 운영하며 다른 곳에서 돈을 번다. 그래서 나도 자연스레 야간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언니에게 말했더니, “너는 도대체가 가만히 있을 줄을 모른다”라며 말렸다.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돈이 생겨? 누가 일이라도 더 시켜줘?”라는 내 반박에 아무 말 하지 않았다. --- p.92 책방을 운영 중인 나는 대표이면서, 기획팀이고, 동시에 홍보팀이고, 운영팀이면서, 재무팀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팀원들이 다 신입이라는 거다. 능력치와 경험치가 모두 부족했다. 스스로의 한계를 많이 느꼈다. --- p.110 책방을 열고 초기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비관적인 말이나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저 꾹 참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서 행복해요’라는 분위기를 풍겨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절대 그럴 수 없다. 책방을 열고 사장님이 된다고 하루아침에 사람이 바뀌는 건 아니다. 삶은 여전히 고단하고, 지루하다. --- p.119 당연히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니까 무례한 사람도 가끔 있고, 모임을 하다 보면 무책임한 사람에 실망할 일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비율로 따지면 극소수다. 자극적이기는 하지만 여운이 길게 남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쁨을 선사한 사람들, 감동을 준 손님들은 잊히지 않는다. 그 사람들은 말소리와 발걸음마다 애정의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이 깊고 커서 나의 책방에는 다정함이 넘쳐흐른다. --- p.120 매일 오던 사람이 안 오면 서운할 줄 알았다. 하지만 매일 하던 걸 안 한다고 서운한 건 친구나 연인 관계지, 손님과 사장 관계는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평일에 계속 오시던 분이 어느 날은 안 오셨다. 궁금했지만, 그냥 별일 없이 오늘도 행복하기를 바랐다. 훨씬 더 맛있는 걸 먹는다든지,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 가 볼 데가 생겼기를 바랐다. --- p.123 변화 앞에서 제법 든든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무언가를 무턱대고 시작할 용기를 얻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다른 것을 느끼신다면 그 또한 기쁠 겁니다. --- p.155 |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휴가 온 신입 가이드,
코로나19로 출국하지 못하면서 맞이한 실직, 어떤 무늬를 남길지 고민 끝에 선택한 ‘무늬책방’ 로마에서 한국으로의 휴가, 휴가 첫날에 맞이한 코로나바이러스 대확산, 일터로 복귀하지 못한 채 실직, 재취업과 재퇴사를 반복한 끝에 선택한 ‘책방’ 오픈.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가 아니다. 이탈리아 현지 여행 가이드였던 ‘박무늬’ 작가가 1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겪은 일들이다.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일로 삼으라’는 말을 지겹도록 들었지만, 정작 ‘내가 뭘 좋아하는지’조차 모르는 게 사실이다. 작가 역시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그리고 일로 삼고 싶은 것 등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강제(?) 귀국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마침내 스스로를 돌아보며 무엇을 일로 삼을지 찾기 시작했고, 책방 사장으로 다시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것을 일로 삼았으니 ‘당연히’ 행복해야 할까? 작가는 이에 대해 단호히 말한다. “책방을 열고 초기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비관적인 말이나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저 꾹 참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서 행복해요’라는 분위기를 풍겨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절대 그럴 수 없다. 책방을 열고 사장님이 된다고 하루아침에 사람이 바뀌는 건 아니다. 삶은 여전히 고단하고, 지루하다.” _119쪽 하지만 책방이라는 공간이 마냥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어느 곳이든 함께하는 사람이 중요한 것처럼, 책방을 찾는 손님들 덕분에 무늬책방은 ‘다정함이 넘쳐흐르는 책방’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금도 이따금 쪽지나 꽃을 주시거나 사장님이랑 같이 먹고 싶다고 쿠키 같은 것을 사 오시는 분이 있다. 그런 손님들의 마음은 아무것도 아닌 내 삶에 자꾸 의미를 부여한다.” _121쪽 무늬책방을 찾는 손님들은 매일 책방으로 사랑을 퍼 나른다. 그 덕분인지 작가는 마침내, 스스로의 존재 자체에 감사를 표할 수도 있게 됐다.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서로 연결되지 않았다면 미처 느끼지 못했을 행복이었을 것이다. “책방 문을 닫고 걸어서 집으로 갔다. 비가 오기 전이라 살짝 추웠지만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았다. 일부러 질질 끌면서 걸었다. 아 행복해. 내가 박무늬라서 다행이야. 죽을 때 이 행복 끌어안고 가고 싶어. 이런 문장을 중얼거리면서.” _132쪽 이번 책은 온통 책방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채워졌지만, 어쩐지 꼭 우리가 겪었거나 곧 겪을 것만 같은 일처럼 기시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추천인들은 다음과 같은 말들을 남긴 것 아닐까. “분명 책방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인데 왜 그 일상에 모두 공감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작은 실패와 큰 절망, 소소한 다정함과 좋은 대화들이 모인 순간을 기록한 글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는 모두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_무늬 언니 하늬 “그의 노력과 사랑이 담긴 글을 읽으니 나의 꿈을 떠올려보게 된다. 누군가 내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 책을 건네고 싶다. “ _무늬책방 손님 이나래 여기까지 오는 동안 ‘무늬’라는 단어는 총 여덟 번 등장했다. 이제 아홉 번째, 열 번째, 백 번째 무늬를 남길 사람은 바로 이 글을 읽는 우리일 것이다. 작가는 묻는다. 당신의 어떤 무늬를 여기에 남기고 가실 건가요? _ [발코니 출판사 ‘일의 자리’ 시리즈는?] 백의 자리, 천의 자리로 나아가는 시작점이 일의 자리인 것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을 구성하는 기초 단위는 일자리일 것이다. 발코니 출판사 ‘일의 자리’ 시리즈는 세상에 뼈대를 세우고 확장해가는 당신의 모든 일자리를 다룰 예정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몫을 다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일하는 사람’이기에, ‘일의 자리’ 시리즈에 기록된 이야기들은 곧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퇴근 시각을 맞춰 만난 친구와 나누던 한탄, 어떤 일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하던 시절, 벼랑 끝까지 몰리다 겨우 뒷걸음질 칠 수 있었던 경험 등 꼭 내가 겪은 것만 같은 일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또한 ‘일의 자리’는 영리 단체와 비영리 단체, 소득이 있는 일과 없는 일, 명함이 발급되는 일자리와 스스로가 브랜드인 일자리 등 경계를 두지 않는다. 각 시리즈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우리의 세계는 어제보다 조금 더 넓혀져 있을 것이다. |
분명 책방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인데 왜 그 일상에 모두 공감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작은 실패와 큰 절망, 소소한 다정함과 좋은 대화들이 모인 순간을 기록한 글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는 모두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 하늬 (무늬 언늬, 책방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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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위로할 만큼 따뜻한 공간을 만드는 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까. 그런 그의 노력과 사랑이 담긴 글을 읽으니 나의 꿈을 떠올려보게 된다. 누군가 내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 책을 건네고 싶다. - 이나래 (무늬책방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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