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1. 설레는 건 싫지만 좋아하는 건 많지 - 우리는 만남이 필요해 도시여행자는 서점을 열었다 (서점 다다르다 X 도시여행자)
2. 계획은 항상 나를 바라보고 웃지 - 이번에 내리실 곳은 책방, 책방 정류장입니다 (책방정류장) 3.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인가 -내가 그랬듯,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 (해윰책방) 4. 문을 두드리려 생각해낸 핑계 -이리 봐도 좋고 저리 봐도 좋다 (이도저도 책방) 5. 커피와 놀이동산 - 가끔은 다른 것이 되어 돌아오는 것들이 있다 (책방채움) 6. 꿈을 엮어 네가 될 수 있다면 -여행수칙 첫 번째: 내 삶에서 나를 잃지 말기(버찌책방) 7. 캔 맥주 한 캔, 컵라면 한 용기, 박카스 한 박스 -만나야 할 것들이 서로 만날 수 있도록 (고려당 헌책방 장세철 씨) 8. 책방 이데 |
글황훈주
관심작가 알림신청
생일 선물을 받으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울어야 할까 아니면 웃어야 할까. 아직은 부끄러우니 부디 다들 오 분만 뒤돌아 있으면 좋겠다. 내 표정을 아무도 못 봤으면 좋겠다. 너무 기뻐서 방방 뛰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으니까.
맛있는 음식은 언제나 맨 마지막에 먹는다. 설레는 건 맨 마지막에. 이왕이면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뤘다가. 친구가 가끔 냉장고를 보며 오래된 건 버리라고 하는데 그게 참 쉽게 안 된다. 그게 내겐 추억이거든. 혼자 밥을 먹을 땐 라면이 좋다. 냉장고는 보통 친구들이 놀러 오는 날 채운다. 언제나 과하게 사서 친구들을 보내고 나면 재료가 항상 남는다. 마요네즈, 올리브, 팔각, 후식으로 먹으려다 잊은 아이스크림까지. 그것들을 보면 나는 기분이 좋다. 내 추억은 냉장고에 꽁꽁 싸매 얼려 버려야지. 매일 두고두고 봐야지. --- p.11, 「#1. 설레는 마음은 묶고 던져 찾아오지 못하게 해야지」 중에서 방 한 곳에 아직 난로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책방은 겨울에 문을 열었다. 2020년 12월. 그때 들여놓은 난로는 그대로 트레이드마크처럼 책방을 지키고 있다. "글 쓰는 걸 좋아해요. 책도 출판하고 있어요. 시리즈로 기획하고 있는데 3편까지는 원고도 다 썼죠. 원래 이곳에서 책방을 할 생각은 없었어요. 아내가 카페를 하고 싶어 했거든요. 공간 인테리어까지 마쳤는데 개인 사정으로 1년 동안 운영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책을 좋아하니까, 책 방을 만들어 보기로 한 거죠." 송영인 대표가 좋아하는 소설책에선 굿나잇 책방이 나오지만 해윰책방은 이제 막 도안동에 자리 잡고 마치 '굿모닝' 하며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 p.40, 「내가 그랬듯,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_해윰책방」 중에서 예전엔 노는 것엔 핑계가 필요 없었는데 이젠 점점 핑계가 많아진다. 예전엔 뭔 기념일이 많은지 성가셨는데 요즘은 그 기념일 만드신 분들, 감사합니다. 덕분에 사람 만나고 살아요. 기념일을 핑계 삼아서라도 서로 만난다. 어른이 될수록 간단한 것도 빙빙 돌아간다. 인생은 로터리 같아. 한번은 차 운전하는 친구에게 로터리가 있는 이유를 물었다. “그야 차가 많으니까.” 장롱면허 10년 차가 될 예정인 내가 그 말뜻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뭔지 대강은 알 것 같다. 바빠지고 일이 많으면 오히려 길을 빙빙 돌아가야 하는 게 삶의 이치인 걸까? 사람 만나는 것도 그렇고 모든 것이 점점 더 핑계가 필요하다. 그러니 나는 더 많은 핑계를 생각해 낼 거다. 언제나 그랬듯이. 책방에 가는 핑계도 있다. 책방마다 매번 살 책을 정하기. 그게 시리즈 책이면 더 좋다. 이 시리즈 책은 오직 이 책방에서만 사기로 결심하는 거다. 그리고 시간이 없어 책방을 들르지 못해 읽고 싶은 시리즈 책을 한동안 못 읽기도 하지만 나쁘지 않는 핑계다. 만나려면 핑계가 필요한 나이가 되어 버렸으니까. --- p.64-65, 「#5. 커피와 놀이동산」 중에서 |
책방을 만든 건 순전히 핑계였습니다. 잡지사 사무실 한쪽에 서점을 만들었습니다.
친구들을 초대할 생각입니다. 친구에게 사무실로 놀러 오라고 하는 것보단 아무래도 책방에 한 번 들러 차 한잔 하자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우니까요. -서문 중에서- “인생은 로터리 같아.” 차가 많으니 로터리가 있다는 친구 말은 그럴싸했다. 바빠지고 일이 많으면 오히려 길을 빙빙 돌아가야 하는 게 삶의 이치인 걸까? 사람 만나는 것도 이젠 핑계가 필요하다. 모든 것이 점점 더 핑계가 필요하다. 그러니 나는 더 많은 핑계를 생각해 낼 거다. 언제나 그랬듯이. 책방에 가는 것도 핑계가 필요하다. 만나려면 핑계가 필요한 나이가 되어 버렸으니까. 대전 독립책방 8곳 수록 사실 대전엔 더 좋고 더 멋진 책방이 많습니다. 그곳을 다 담지 못한 건 아무래도 제 게으름입니다. 하지만 아직 풀어 보지 못한 선물 박스가 더 기대되듯 가 보지 못한 책방을 여러분께 선물처럼 남기고 싶었단 핑계를 더해 봅니다. 처음 잡지사 에디터가 되고 여러 취재 핑계를 다니며 책방을 다녔습니다. 책은 서로를 이어준다 합니다. 그렇다면 책방은 사람이 서로 모이고 인연이 되는 공간이 분명합니다. 새로운 인연이 기다려지니 나는 책방을 좋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