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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가지 핑계

일곱 가지 핑계

: 대전 8개 독립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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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20*180mm
ISBN13 9791191651034
ISBN10 119165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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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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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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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선물을 받으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울어야 할까 아니면 웃어야 할까. 아직은 부끄러우니 부디 다들 오 분만 뒤돌아 있으면 좋겠다. 내 표정을 아무도 못 봤으면 좋겠다. 너무 기뻐서 방방 뛰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으니까.

맛있는 음식은 언제나 맨 마지막에 먹는다. 설레는 건 맨 마지막에. 이왕이면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뤘다가. 친구가 가끔 냉장고를 보며 오래된 건 버리라고 하는데 그게 참 쉽게 안 된다. 그게 내겐 추억이거든. 혼자 밥을 먹을 땐 라면이 좋다. 냉장고는 보통 친구들이 놀러 오는 날 채운다. 언제나 과하게 사서 친구들을 보내고 나면 재료가 항상 남는다. 마요네즈, 올리브, 팔각, 후식으로 먹으려다 잊은 아이스크림까지. 그것들을 보면 나는 기분이 좋다. 내 추억은 냉장고에 꽁꽁 싸매 얼려 버려야지. 매일 두고두고 봐야지.
--- p.11, 「#1. 설레는 마음은 묶고 던져 찾아오지 못하게 해야지」 중에서


방 한 곳에 아직 난로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책방은 겨울에 문을 열었다. 2020년 12월. 그때 들여놓은 난로는 그대로 트레이드마크처럼 책방을 지키고 있다.

"글 쓰는 걸 좋아해요. 책도 출판하고 있어요. 시리즈로 기획하고 있는데 3편까지는 원고도 다 썼죠. 원래 이곳에서 책방을 할 생각은 없었어요. 아내가 카페를 하고 싶어 했거든요. 공간 인테리어까지 마쳤는데 개인 사정으로 1년 동안 운영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책을 좋아하니까, 책
방을 만들어 보기로 한 거죠."

송영인 대표가 좋아하는 소설책에선 굿나잇 책방이 나오지만 해윰책방은 이제 막 도안동에 자리 잡고 마치 '굿모닝' 하며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 p.40, 「내가 그랬듯,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_해윰책방」 중에서


예전엔 노는 것엔 핑계가 필요 없었는데 이젠 점점 핑계가 많아진다. 예전엔 뭔 기념일이 많은지 성가셨는데 요즘은 그 기념일 만드신 분들, 감사합니다. 덕분에 사람 만나고 살아요. 기념일을 핑계 삼아서라도 서로 만난다. 어른이 될수록 간단한 것도 빙빙 돌아간다. 인생은 로터리 같아. 한번은 차 운전하는 친구에게 로터리가 있는 이유를 물었다.

“그야 차가 많으니까.”

장롱면허 10년 차가 될 예정인 내가 그 말뜻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뭔지 대강은 알 것 같다. 바빠지고 일이 많으면 오히려 길을 빙빙 돌아가야 하는 게 삶의 이치인 걸까? 사람 만나는 것도 그렇고 모든 것이 점점 더 핑계가 필요하다. 그러니 나는 더 많은 핑계를 생각해 낼 거다. 언제나 그랬듯이.

책방에 가는 핑계도 있다. 책방마다 매번 살 책을 정하기. 그게 시리즈 책이면 더 좋다. 이 시리즈 책은 오직 이 책방에서만 사기로 결심하는 거다. 그리고 시간이 없어 책방을 들르지 못해 읽고 싶은 시리즈 책을 한동안 못 읽기도 하지만 나쁘지 않는 핑계다. 만나려면 핑계가 필요한 나이가 되어 버렸으니까.
--- p.64-65, 「#5. 커피와 놀이동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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