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2월 21일 |
---|---|
쪽수, 무게, 크기 | 360쪽 | 640g | 152*223*22mm |
ISBN13 | 9791157687794 |
ISBN10 | 1157687792 |
발행일 | 2022년 02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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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0쪽 | 640g | 152*223*22mm |
ISBN13 | 9791157687794 |
ISBN10 | 1157687792 |
들어가는 말 --- 8 Part 1 영어 글쓰기의 기초 1 CHAPTER 1 간결한 영문을 만드는 법 --- 20 CHAPTER 2 영어 글쓰기의 원칙과 비원칙 --- 23 CHAPTER 3 문장부호 사용법 67가지 ?? 40 CHAPTER 4 영어로 숫자 표기하는 법 --- 99 CHAPTER 5 외국어와 외래어 표기하는 법 --- 107 CHAPTER 6 문장을 해치는 문법 오류 --- 119 CHAPTER 7 영문 소설 쓰기의 기본 --- 141 Part 2 영어 글쓰기의 기초 2 CHAPTER 8 누구나 한 번쯤 잘못 쓰는 영단어 --- 170 CHAPTER 9 영단어의 쓰임새에 대한 호불호 --- 195 CHAPTER 10 작가들도 혼동하는 영단어 --- 219 CHAPTER 11 교열자도 틀리는 고유 명사 --- 280 CHAPTER 12 글을 망치는 동어 반복 표현 --- 326 CHAPTER 13 사소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교열 요령 --- 341 나가는 말 --- 359 영문 교열자가 즐겨찾는 사이트 --- 360 |
언어의 네 가지 기능 가운데 읽고 듣기는 수동적 기능으로, 쓰고 말하기는 능동적 기능으로 분류된다. 그 가운데 가장 어려운 기능은 단연코 쓰기다. 작문이 가능해지면 나머지 기능은 거의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정도다. 게다가 한국어도 아닌 영어를, 취미도 아닌 생계 수단으로 작문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우리나라 인구 가운데 과연 몇 명이나 해당할까? 모르기는 해도 영자 신문기자, 외교관, 해외 영업직, 교수, 작가, 기업가 등 해당 직군을 다 합쳐봐야 인구의 0.05%도 안 될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은 제목처럼 오로지 영어 글쓰기만을, 그것도 기본 원칙부터 차근차근 다루고 있다. 저자처럼 출판 교열자이거나 문법학자라면, 또는 정말로 영어 자체에 관심이 많거나 작문 실력의 향상이 필요한 경우라면, 왜 이제야 세상에 나타났느냐는 애정 어린 원망을 듣기에 충분할 것 같다.
영어는 규칙적으로 쉽게 통제하거나 규제할 수 없다. 영어는 규범화 과정 없이 영국 제도에 외국인들이 발을 들일 때마다 새로운 문형과 어휘를 흡수하면서 발전했고 우리 미국인들이 수백 년에 걸쳐 장난질 치며 훼손한 건 물론이다 무정부 상태로 진화를 거듭했다. 강제할 수 있는 법이 없다는데, 있지도 않은 법을 강제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23쪽)
오늘날의 영어 문법은 성, 시제, 격, 수 등의 문법 요소가 형제 격인 유럽 언어보다 단순해 보인다. 소유격만 해도 영어는 my, your, his/her, their, its 5개인데 비해 프랑스어는 인칭과 성, 수를 구별하여 mon, ma, mes, ton, ta, tes, son, sa, ses 9개로 세분되어있다. 그러나 영어보다 언어 규칙이 엄격한 프랑스어는 변형과 예외가 적은 편으로 문법만 놓고 보자면 영어보다 배우기 수월하다. 영어의 불규칙성이 커진 데에는 노르만족, 게르만족, 프랑크족 등의 외세가 영국 원주민 켈트족을 지배하던 당시에 끼쳤던 언어 역사적 배경이 한몫한다. 더욱더 가깝게는 보스턴 차 사건 이후 미국에 정착한 개척민들의 영어가 모국으로부터의 간섭을 덜 받게 된 결과 오늘날 의미, 철자, 용례가 달라져 소통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변형되었다.
단어가 글을 이루는 살과 근육, 뼈대라면 문장부호는 호흡이다. (40쪽)
이 책은 미국 랜덤하우스의 교열국장 벤자민 드레이어가 교열 작업 중에 발견한 작문 오류를 집대성한 것으로, 다소 익살스럽고 흥미로운 어조로 피해야 할 일반적인 철자 실수를 비롯하여 문장의 가독성과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글을 단순화하고 조이는 일을 다룬다. 그는 유명 작가들의 글쓰기에 대한 많은 실수와 오해들을 다루면서, 작가들이나 작품에 대한 자신의 편견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기도 하고, 보편적인 글쓰기 지침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글쓰기의 모든 걸 알려주겠다며 가르치려 들거나 작문법 종결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30년 교열자 경력을 통해 발견하고 축적한 다수의 오류를 제시함으로써 영어 작문이 필요한 이들에게 마땅한 도구를 제공한다. 그의 설명 방식은 교열자로서 겪었을 남모를 고생과 치열한 고민을 담은 동시에 칭찬받을 만한 재치도 겸비하고 있으며, 일방적인 비판이나 힐난이 아닌 매우 절제된 방식의 유머로 코딩되어 있다. 저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편집하고 교정하는 일이 얼마나 멋진지 뽐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는 작가들에 대한 존경심 또한 빠짐없이 표현하고 있다.
Here’s one of those grammar rules that infuriate people.
사람들을 격분시키는 문법 규칙들을 하나 알려주겠다. (120쪽)
저자는 대부분 사람이 철자와 구두점은 물론 문법과 표기법을 경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역시 문법이 싫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영어의 적절한 사용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문장 구성, 구두법, 단어 선택 등의 세부사항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저자의 정성이 고마울 따름이다. 영어 전공자조차도 미처 몰랐던 지독하게 까다로운 내용을 다루면서도 현학적이고 답답하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저자의 어조는 전반적으로 진지하고 강렬하면서도 거의 모든 페이지에 달린 각주를 통해 경쾌하게 사안에 접근한다. 그는 글쓰기와 편집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기까지 여러 사안을 오해하기도 했으며 교열자 특유의 고집으로 작가들의 원성을 산적도 많았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오류를 바로잡으려면 아무리 말 많고 탈 많아도 교열 작업을 멈출 수는 없다고 말하는 걸 보면, 그는 천성이 타고난 교열자인 것 같다.
맞춤법, 문장부호, 문법 등의 기초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방대한 기술적 작업을 제쳐 두면, 글에 특정한 표기 원칙을 적용하는 문제는 글을 경청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경청하는 교열자란 작가의 의도를 훤히 꿰뚫어 글 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경지에 이를 정도로 작가의 목소리에 열중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다. (141쪽)
대부분 편집자와 마찬가지로 그는 단어의 미묘한 뉘앙스, 매끈한 문장의 흐름, 전체적으로 잘 구성된 글이 주는 원초적 즐거움에 감동한다. 독자 취향에 따라 저자가 선호하는 교열 방식에 선뜻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교열자의 영혼을 갈아 넣는 지루한 작업 과정을 통해 개별 단어의 의미는 물론 철자의 뉘앙스까지 세세히 일러주는 그의 세심함에는 찬탄을 금할 수 없다. 특히, 미국과 영국의 철자법 차이점을 논하면서, ‘미국 회색과 영국 회색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색으로, 전자는 빛나다 못해 거의 은빛 광택이 나지만 후자는 더 무겁고, 칙칙하고, 촉촉하다’고 말한다. 단어 하나에도 미국과 영국의 기후조건이 다르다는 뉘앙스를 이렇게 표현하다니.
영어에 관한 많은 재미있는 사실과 함께 문법과 문체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이 책은 영어 학습자들과 특히 새내기 편집자들을 위한 훌륭한 자료집이자 영어 학습 사전이다. 영어 글쓰기의 규칙을 명확하고 우아하게 정해 줄 뿐만 아니라 올바른 글을 원하는 작가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글쓰기 영역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표준화된 언어 사용 규칙(규범성)과 사람들이 실제로 언어를 사용하는 방법(서술성) 사이의 간격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반드시 지켜져야 할 규칙이 있는 한편, 지켜지지 않아도 되는 규칙 역시 있음을 인정한다. 이러한 입장은 “영어가 불규칙적이고 비논리적인 것으로 악명이 높다면, 영어 사용자들 역시 그렇게 해서 안 될 게 뭐냐”는 그의 질문 속에 녹아있다. 기존의 문법 체계에서 어긋나더라도 절대다수가 사용하면 대세가 되었다가 언젠가는 사라지듯, 언어 역시 유기체와 닮은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는다는 뜻으로 읽힌다.
맞춤법 검사기는 기막힌 발명품이지만 틀린 철자만 고쳐 줄 뿐 맥락과 무관하게 잘못 쓴 단어는 잡아내지 못한다. 교열 작업의 대부분이 이런 오류를 잡아내는 일인데, 장담컨대 최고의 작가라는 사람들도 이런 실수를 범한다. (219쪽)
끝으로 이 책의 모든 내용을 흡수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래도 굳이 내용을 선별해서 읽고픈 독자에게 조언하자면,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첫 세 장은 정독하시기를 권해드린다. 간결한 영문을 만드는 법과 영어 글쓰기의 원칙과 비원칙 그리고 문장부호를 사용하는 67가지 방법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접하기에 앞서 전체 분량과 내용의 세밀한 정도를 고려해 보시면 좋겠다. 글쓰기와 편집에 관한 지혜를 간결하게 압축했다기보다는, 저자가 수십 년 동안 교열자로서 작업했던 내용을 모아놓은 일련의 장황한 아이디어로 읽힐지도 모르겠다. 영어 글쓰기의 기초를 다룬 20개의 목록이 유익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기는 하나, 분명한 것은 글쓰기 요령이나 스타일 또는 문법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룬 참고서는 아니란 점이다. 영어 글쓰기의 지침이 필요하다면, 고민하지 마시고 이 책을 곁에 두시기 바란다.
#영작문 #교정이필요없는영어글쓰기 #영작지침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영어 글쓰기'라는 키워드 때문이었다.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몇 번 읽어봤지만 이 책이 차별성을 가지는 이유는 '영어'라는 언어에 특화된 글쓰기 지침서이며, 교열자라는 직업의 특징이 묻어나다 못해 뚝뚝 흘러넘치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전에 내가 읽었던 글쓰기 책은 작가의 생각을 글자라는 미디어를 통해 독자에게 어떻게 더 잘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이 책 <교정이 필요 없는 영어 글쓰기>는 '글'이라는 미디어에 알맞은 옷을 어떻게 입힐 것인가를 고민한다.
이 무슨 개떡같은 비유인가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이 책에서는 영어의 문장부호 사용법 67가지가 친절하고도 유쾌하게 설명된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영어에서 마침표, 쉼표, 세미콜론(이 나오면 콜론도 당연 나오겠지? 그래, 나왔다!), 하이픈, 대시(대시의 종류도 2가지나 배웠다!) 느낌표, 물음표, 아포스트로피, 따옴표가 어떤 자리에 어떻게 들어가야 하며, 여전히 잘못 사용되고 있는 수많은 용례를 저자의 잔소리와 함께 살펴보았다. 방금의 문장에서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괄호와 대괄호의 사용법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물음표와 느낌표, 괄호를 사용해서 너무나 자세하게 설명한 것도 눈치챘는가? 나는 <교정이 필요 없는 영어 글쓰기>의 저자가 사용한 문체를 따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안심하시라, 작가의 무지막지한 각주 사랑은 따라 하지 않을 테니까. 보통 각주는 *로 표시를 하는데 이 책에서는 각주가 두 페이지에 걸쳐 연결되는가 하면 *로도 모자라 †, ‡까지 등장한다.
<교정이 필요 없는 영어 글쓰기>의 저자는 수십 년 동안 작가들의 글을 교정하면서 느꼈을 울분을 이 책을 통해서 풀어낸다. 분명 이 책도 누군가의 교정을 거쳤을 터인데 자신의 글에 대한 교열자의 걱정 어린 권고를 가볍게 내치는 부분도 그대로 언급한다.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을 이 책을 통해 해소하려는 저자의 의지가 확실한데 그런 부분에서 느끼는 통쾌함은 이 책의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하다.
교열자는 작가가 - 수없이 고쳐 썼을 원고를 편집자와 함께 다시 수정하고 보완하여 - 넘긴 원고를 좀 더 나은 글로 만드는 일을 한다. 오탈자뿐 아니라 문장부호를 고쳐 쓰는 것도 이 일의 일부이지만 이 책의 저자 벤자민 드레이어는 단언하건대(이 단어 사용하지 말라고 벤자민이 누누이 경고했고, 자신이 교정하는 원고에서는 다 빼버린다고 못 받았지만! 내 글을 그가 읽을 리는 만무하니 나는 맘껏 쓰겠다.) 자신의 인생의 절반은 쉼표를 떼어내는 일에, 나머지 절반은 쉼표를 다른 자리에 붙박아 두는 일에 바쳤다고 말한다. - "단언하건대"를 들어내고 싶지만 잘못된 용례를 직접 체험하시라는 마음으로 그냥 두겠다. 이 글의 다음 부분에서도 그러한 예가 충분히 언급되니 지금 글을 읽는 이는 기대하든지, 마음을 단단히 먹든지 둘 중의 하나는 꼭 하기 바란다.
기초적인 오류를 수정했다면 문법도 신경 써야 한다. 격식체와 비격식체를 구분하거나 주술 호응도 신경 써야 하고, 작가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을 들어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지나치게 조밀한 문장에는 단어를 끼워 넣고 단락을 재배치하는 대수술을 감행하고, 문장이 다소 어설프거나 진부할 때는 표현 방식이 식상하다는 의견을 덧붙인다. 이러한 작업은 작가와의 치열한 신경전이다. 대부분의 작가는 자신의 글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자식과도 같은 마음으로 세상에 내보낸 글을 교열자가 이리저리 난도질해 놓은 것을 보면 분노를 느끼고 붉은색으로 덧칠된 원고를 출판사로 돌려보내면서 자신의 고유한 문체에 손대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혹은 전화로 부드럽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도 한다. 그럴 경우 대부분의 교열자는 작가의 의견을 존중한다. 그런가 하면 교열자를 "자신의 신념을 수호하는 사제들과 같"다며 감사를 표하는 작가를 만나기도 한다.
교열자가 하는 일은 저자의 머릿속을
파고들어 자신이 저자였다면 문장을
어떻게 다듬고 바꾸고 썼을지를
짐작하면서 그 망할 문장을 657번째
읽으면서 다듬고 바꾸고 쓰는 일이라고.
- 교정이 필요 없는 영어 글쓰기
아아, 나는 감탄한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작가의 글이 얼마나 많은 수정과 보완을 거쳤을 것인지를 가늠해 본다. 그에 비하면 내 글은 피가 철철 나는 날것의 그대로이다. 이 넘쳐나는 오류들을 감내하며 읽어내는 지금의 당신에게 무한한 애정을 보낸다. 그리고 작가들이 사무치게 부럽다. 작가가 쓴 글을 이리저리 재고 맞추어 아름다운 옷을 입혀주는 이들이 있으니 말이다. 물론 작가의 취향이 아닌 옷을 들이미는 교열자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땐 작가가 분명히 밝혀야 할 터, 그렇게 의견을 조정하면서 작가의 혈육과도 같은 글은 가장 알맞은 옷을 입고 서점에 데뷔한다.
<교정이 필요 없는 영어 글쓰기>는 교열자라는 직업인의 처절한 에세이이자, 유쾌한 글쓰기 지침서(혹은 사전)의 역할을 분담하면서 균형을 맞춘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영어 글쓰기가 단번에 높은 수준이 될 수는 없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impact를 동사로 쓸 때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공룡을 멸종시킨 사건에 비견될 만큼 지대한 영향이 끼친 일이 아니라면" 쓰지 않기로 했다. 이 부분은 "영단어의 쓰임새에 대한 호불호" 꼭지에 나오는 한 가지 잔소리일 뿐이다. 이외에도 62가지(혹은 63개일 수도, 세다가 헷갈려서)의 단어 쓰임새가 저자의 유쾌한 설명(이라 하고 잔소리로 읽자)과 함께 쓰여있으니, 굳이 밑줄 그어가며 외울 필요 없이 이 단어를 이 문장에 사용해도 될까 하는 의문이 들 때 책을 펼쳐들고 찾아보면 된다. 글쓰기에 있어 프로라고 할 수 있는 작가들조차도 번번이 틀리는 단어 사용을 우리라고 전부 맞게 쓸 수는 없으니 말이다. 앞서 언급한 67가지 문장부호 사용법도 마찬가지이다. 저자는 문장부호 사용법에서 느낌표를 전부 들어내야만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장이 될 수 있다 주장하지만 나는 이 글에서 일부러 더 많이 사용했다! 그리고 이 글 이후로 희망하건대! 느낌표 사용을 줄일 것을 다짐한다! 꼭!
마지막으로 <교정이 필요 없는 영어 글쓰기>의 저자 벤자민 드레이어가 사랑하는 문장을 남겨본다. 교열자가 사랑하는 문장이라 함은 가장 완벽한 문장일테니, 아래의 글도 작가와 편집자 그리고 교열자를 거쳐낸 문장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It was done; it was finished. Yes, she thought, laying down
her brush in extreme fatigue, I have had my vision.
됐다, 끝이다. 엄습하는 피로감을 느낀 그녀는 붓을 내려놓으며 생각했다. 그래, 생각했던 그대로야.
버지니아 울프 <등대로>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깔끔한 표지와 '영어 글쓰기'라는 키워드, 책 앞뒤 표지에 붙은 수식어구에 끌려서 홀린 듯 신청하게 된 책이다. '영어 글쓰기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책 뒤에 적혀있지만 구체적으로는 '영어 글쓰기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고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책 제목 위에 적혀있는 '미국 최대 출판사 랜덤하우스 "교열"국장의'라는 말이 그 힌트를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영어 글쓰기를 이 책으로 A to Z 한번 시작해보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책을 펼치는 것은 조금 목적에 안 맞을 것 같고, 글쓰기를 이제 시작하든, 글을 줄곧 써왔든 '영어로 글을 쓸 때 쉽게 틀리기 쉬운 것들'을 다양하게 접해보는 재미에 포커싱을 하면 만족스러운 독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내용들이 독립적으로 구분 되어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주욱 읽을 필요 없이 차례를 보고 읽고 싶은 부분에 들러서 스윽 읽는 방식으로 가볍게 즐겨주면 좋다. 물론 이런 교열 관련 내용에 흥미가 깊다면 처음부터 읽어도 쭉쭉 재밌게 읽힐 것이다. 저자가 상당히 유쾌하고 익살스럽게 글을 전개하기 때문에 교정의 딱딱함을 거의 느끼지 못하게 해 준다. 인덱스는 따로 없었기 때문에 좀 더 필요한 것을 핀포인트로 찾아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운 점은 있다.
책의 구성은 크게 1부, 2부 이렇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1부는 이 책의 특성이 '만들기'보다는 '고치기'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마디로 교열과 편집과 관련한 문법적, 어법적인 규칙들이 배치되어 있다. 차례의 소제목대로 영어 글쓰기의 널리 퍼진 원칙과 저자가 비판적으로 다루는 일부의 '비원칙', 문장부호 사용방법 등 순서대로 깔끔하게 작성되어 있다. 서술에 거의 페이지마다 각주들이 붙어있는데, 저자가 소곤소곤 농담이나 곁가지 이야기를 말해주는듯한 부분이라 읽는 재미가 있다. 2부는 좀 더 구체적으로 글쓰기에 사용되는 단어들을 잘못된 사례를 하나하나 짚으며 소개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영어 글쓰기보다는 오류에 흥미가 있는 독자에게는 2부가 좀 더 가볍고 쉽게 효용을 느낄 수 있는 코너라고 느껴졌다. 아래 이미지는 내가 읽다가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을 가져온 것인데, 오르되브르같은 단어를 영어로 사용할 때 철자를 어떻게 써야할지 같은 고민을 해본 적도 없는 나에게 낯선 생각의 자극을 준 것 같아 재밌었다. 스파이더맨같은 경우도 고유명사를 저런 식으로 써야 한다는게 흥미로웠다. 2부는 읽다보면 저자가 이런 지엽적인(?) 단어나 이런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캐치해내서 책에 붙잡아 내었다는게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책을 가볍게 휘휘 넘기며 보았지만, 책에 담긴 내용을 내가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소화하려면 곁에 두고 여러번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이 책 뒤에 있는 추천사에도 "무조건 사서 읽어라"라는 글귀가 적혀있나보다. 편집이나 필치나 내용이나 여러모로 영어 글 고쳐쓰기를 위한 책으로는 손색없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아마 서점에서 스쳐지나갔다면 이 책을 펴보지 못했을텐데 이번 기회에 이런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