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4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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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44쪽 | 162g | 110*178*11mm |
ISBN13 | 9791186602713 |
ISBN10 | 1186602716 |
발행일 | 2022년 04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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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44쪽 | 162g | 110*178*11mm |
ISBN13 | 9791186602713 |
ISBN10 | 1186602716 |
노래방에서는 뭔가를 들키고 만다 태어나보니 노래방이 있었다 엇박적 인간과 정박적 인간 가정 노래 교육 강부자와 정향자와 프레디 머큐리의 기분 투 머치 러브 윌 킬 유 축가 히트곡을 향하여 비문학적 노래방 네가 먼저 1절 불러 세월과 노래 노래를 본다는 것 허전하고 쓸쓸할 때 내가 너의 벗 되리라 모를 거야 누나는 아이 돈 라이크 워칭 유 고 앞으로 걸으니 바다가 가까워졌어 노래와 함께 오래된 사람이 된다 |
그 많던 (노래방 기기에 입력된) 시간은 누가 다 불렀을까
<아무튼, 노래>를 읽고
아직도 거기에 있을지 모르겠다. 고교시절, 한 달에 한 번꼴로 토요일 오전 수업을 파하면 친구들과 찾았던 대학가에 자리한 노래방이. 대학생이 되고부터는 (알코올의 에너지를 빌어) 입장시간대가 낮에서 밤으로 바뀌고 조금 더 자주 갔다는 차이를 빼면, 그때 노래방은 내 청춘의 안식처 가운데 하나였다. 아무튼 시리즈의 최신작 <아무튼, 노래>는 태어나보니 노래방이 있었다는 92년생 이슬아 작가의 노래와 노래방 그리고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보다 10년 먼저 태어난 82년생 김ㅇㅇ(이라 쓰고 흙바람이라 읽는다) 독자는 살다보니 노래방이 생겼기에 얼핏 보기에는 작가와 독자로서 둘의 접점은 없어 보이지만, 우리 사이에는 90년대 대중음악이라는 거대하고 힘찬 강이 흐르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 강에서 건져 올린 노래(는 곧 이야기)를 같이 부르고 듣다보면 저마다의 인생곡은 무엇인지 되묻고 노래는 우리의 인생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노래방은 만화경처럼 영롱하고 오묘하게 우리를 가두고 드러낸다. 노래를 부르지 않는 사람조차 노래방에서는 뭔가를 들키고 만다. 말로도 글로도 못할 얘기들을 입 밖에 꺼내도록 노래가 인도하니까. 대중가요의 특수한 악력에 이끌리면 누구든 평소보다 더 열렬한 사람이 되어버리고 마니까.(9쪽)
노래방은 묘한 시공간을 품고 있다. 입장하는 순간부터 낮과 밤의 경계가 흐려진다. 노래방 기기 화면에 "60분이 입력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동시에 노래방의 시간은 흐른다. 주어진 한 시간은 선곡에 따라 느리게 또는 빠르게 흐른다. 또한 노래방 사장님의 인심에 따라 그 시간이 무한대에 수렴할 수도 있다. 더불어 곡의 분위기에 따라 몇 평 남짓한 무대는 공연장이나 경연장 또는 무도회장으로 자유자재로 전환되기도 한다. (독자 마음대로 노래방의 3요소를 시간, 공간, '이것'으로 정해보자면) 여기에 사람, 즉 (마이크를 쥔 자와 템버린을 든 자로 나누고 싶으나 저자의 견해에 따라) 노래방을 장악하는 노래방적 인간(을 저자는 '가왕'이라 부른다)과 그렇지 못한 비(非)노래방적 인간도 빼놓을 수 없다.
잘 못불렀더라도 좋아죽겠는 노래를 맞닥뜨릴 때마다 음악이라는 것을 그리고 삶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기분이다.(중략) 딱히 기대받지 않으며 순서를 기다리는 나 같은 친구의 마음속에 들어갔다 나온다. 비노래방적 인간은 심취하지 않으므로 모조리 느낀다. 그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9쪽)
자신을 비노래방적 인간이자 정박적 인간이자 산문적 인간으로 규정한 저자, 그의 기억 속 노래(방)에는 항상 사람이 있(었)다. 이를테면, 어린 저자를 데려간 구민회관의 노래 교실을 주름잡았던 '엇박적 인간' 할머니, 거의 모든 노래 제목을 틀리게 말하지만 틀리지 않고 1절을 부르는 저자의 목소리를 들은 뒤 2절을 부르는 엄마, 서로의 마음을 다 알지만 때로는 미지의 타인으로 느껴지는 밴드음악을 하는 '운문적 인간' 동생, 쟁반 노래방만큼이나 유쾌했던 비문학적 노래방을 빛낸 선후배 문인들, 저자의 우정과 사랑에 관한 가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연인과 친구들, '그때 그 사람'들은 이제 저자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내사람들이 되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태초에 노래를 가르쳐준 어른들이 있었다. 노래와 그들을 번갈아 보며 세상을 배웠다. 그들은 내게 노래를 들려주었고 나 역시 그들에게 들려주었다. 이제는 내 노래를 가장 먼저 듣는 사람이 나라는 걸 안다. 나는 내가 듣고 싶은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래한다.(142쪽)
글을 소리내어 부르면 노래가 되고, 어디든 노랫말을 써내려가면 글이 된다. 글감과 노래의 영감은 삶의 어느 시공간에서 구하면 된다. 누군가에게 글과 노래는 내 삶에 관한 이야기를 실어 나르는 도구이자 목적이 될 수 있다. 물론 저자는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노래에 관해 쓰는 게 더 쉽다고 말하지만, 그에게 글과 노래를 지어 부르는 것은 각각이 아닌 하나의 일일지도 모른다. 대낮과 한밤의 노래(방)에 관한 지난 경험을 레퍼토리로 삼아 동전(코인) 노래방과 같은 자기만의 작업실에서 오늘도 계속 '혼자 쓰고 불러서' 자신에게 보여주고 또 들려주고 있을 작가를 상상해본다. 그의 노래에 귀기울이는 사람들이 있는 한 노래는 멀리멀리 날아갈 것이다. 그 노래가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작고도 큰 위로와 힘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이웃과 벗들의 웃음속에는
조그만 가락이 울려 나오면
나는 부르리 나의 노래를
나는 부르리 가난한 마음을
그러나 그대 모두 귀기울일때
노래는 멀리멀리 날아가리
김광석, 「나의 노래」 중에서
아무튼, 노래 리뷰
이슬아 작가님이 아무튼 시리즈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구매를 서둘렀던 책이다.
전체적인 글의 내용에 웃음을 짓게 되었다
다만 이전에 출간 되었던 몇몇 글들과 이 책에 삽입된 글들에 중복이 많아 새로운 글을 접할 수
없어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다
내가 워낙에 이슬아 작가님 글에 관심을 가져 왔기 때문일수도
또는 너무 중복적인 글을 여러 출판사를 거쳐 출판한 작가님의 욕심 때문일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