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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세월

[ 개정판 ]
리뷰 총점9.6 리뷰 8건 | 판매지수 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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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소설 62위 | 소설/시/희곡 top100 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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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372g | 120*205*22mm
ISBN13 9791190533126
ISBN10 11905331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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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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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성적 욕망처럼 결코 멈추는 법이 없다. 그것은 망자와 산자를, 실존하는 존재와 상상의 존재를, 꿈과 역사를 결합한다.
--- p.12

이러한 환경 속에서 결혼으로 섹스를 허락받기 전까지 자위의 시대는 끝없이 이어졌다. 우리는 이 쾌락의 욕구를 가지고 살아가야만 했고, 쾌락이란 모든 시도와 기도에도 불구하고,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욕구의 충족을 주장하는, 성도착자나 히스테리 환자, 창녀들로 분류되는, 비밀을 안고 있는 어른들을 위한 것이라고 믿었다. (중략) 우리는 침대 혹은 화장실에서 사회 전체의 감시를 받으며 자위했다.
--- p.60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나이마다 자신이 살아온 해를 규명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과거를 어떻게 그릴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 p.97

한 개인의 삶에 역사는 의미가 없었다. 우리는 그날그날 그저 행복하거나 불행했다.
--- p.20

그녀는 내면의 목표를 빗겨나가 그저 어머니로서만 전진하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조용하고 편안한 이 삶에 정착하는 것이, 자신도 모르게 이 삶을 살아 버리는 것이 두렵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순간에도, 그녀는 일기장에 절대 적혀 있지 않은 모든 것들, 함께 하는 삶, 같은 공간을 나누는 친밀함, 그녀가 수업이 끝나면 빨리 돌아가고 싶어 하는 집, 둘이서 자는 잠, 아침의 전기면도기 소리, 저녁의 돼지 삼 형제 이야기, 이러한 것들이 반복되는 일상, 잠시 떨어지면 삼 일을 넘기지 못하고 그리워지는, 그녀가 증오하고 아낀다고 믿는 것들을 ― 사고로 잃는다는 상상만 해도 그녀의 가슴을 옥죄는 모든 것들 ―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 p.128

얼굴에는 분노와 경멸, 쾌락이 드러났다. 태도의 자유로움과 몸의 에너지가 화면을 뚫고 나왔다. 그것을 혁명이라고 한다면, 그렇다, 혁명은 그곳에 있었다. 선명하게, 육체의 팽창과 안이 속에, 혁명은 아무 곳에나 앉아 있었다.
--- p.134

우리는 여성들의 역사를 돌아봤다. 성적인 자유, 창조의 자유, 남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충분히 갖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p.142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책 한 권이 저절로 써지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없다.
--- p.188

그녀는 태어나서부터 2차 세계대전을 거쳐 지금까지 분리되고 조화가 깨진 그녀만의 수많은 장면들을 서사의 흐름, 자신의 삶의 이야기로 한데 모으고 싶어 한다. 개인의 것이지만 세대의 변화가 녹아 있는 삶. 그녀는 시작하는 순간, 늘 같은 문제에 부딪친다. 어떻게 역사적인 시간의 흐름과 사물들, 생각들, 관습들의 변화와 이 여자의 내면의 변화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떻게 45년의 프레스코화와 역사 밖 자아의 탐구, 고독이란 시를 썼던 스무 살의 일시 정지된 순간들의 자아를 동시에 만나게 할 수 있을까, 등등. 그녀의 가장 큰 고민은 ≪나≫와 ≪그녀≫ 사이의 선택이다. ≪나≫ 안에는 너무도 확고부동한 것들, 편협하고 숨 막히는 무언가가 있고, ≪그녀≫ 안에는 너무 많은 외재성과 거리감이 있다.
--- p.238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주어진 시대에 이 땅 위에 살다간 그녀의 행적을 이루고 있는 기간이 아니라 그녀를 관통한 그 시간, 그녀가 살아 있을 때만 기록할 수 있는 그 세상이다.
--- p.31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즈 모리아크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램 독자상
*2019 맨부커상 최종후보작*

주의 깊은 방식으로 공동의 기억을 담은, 진정으로 새로운 작품인 아니 에르노의 『세월』은
그야말로 놀라운 업적이다.
- 올리비아 랭, 『이상한 날씨』 저자

의심할 여지없이, 위대한 현대 문학 작품 중 하나!
- 엠마뉴엘 카레르, 『왕국』 저자


“≪여자의 운명 같은 것≫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역사 속에서 그녀의 내면과 그녀의 외부에 흐르는 시간을 느끼게 해주는 모파상의 인생 같은 어떤 것, 존재와 사물들의 상실, 부모, 남편, 집을 떠나는 자식들, 팔아 버린 가구들 속에서 끝이 날 ≪완전한 소설≫을.”

자전적 요소와 사회학적 방법론이 결합된, 자신만의 글쓰기 스타일을 만들며 전세계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아니 에르노의 소설 『세월』 개정판이 1984Books에서 출간되었다.
출간 직후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아,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즈 모리아크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램 독자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후보에 오르기도 한, 아니 에르노의 대표작으로 여겨지는 소설 『세월』은 1941년에서부터 2006년까지, 노르망디에서 노동자 계급으로 태어나 자라온 것에서 시작해 파리 교외의 세르지에서 프랑스 문학을 가르치던 교수 그리고 작가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족 사진첩을 넘기듯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하는 자신의 굴곡진 전 생애를 다룬다.

“하나의 삶을 이야기하거나 자신을 설명하는 것을 추구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회고 작업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는 생각과?믿음, 감각의 변화, 사람과 주제의 변환을 포착하고 세상과 세상의 과거에?대한 기억과 상상을 되찾기 위해서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것이다. 어쩌면?그녀가 경험한 것은 그녀의 손녀와 2070년의 인간들이 경험할 것들에 비하면?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지만, 그녀를 쓰게 만드는, 이미 거기에 있는, 아직 이름 없는 감각들을 뒤쫓는다.”

그러나 이 책은 단지 자서전으로 그치지 않는다. 아니 에르노는 이 책을 자서전에서 일반적으로 택하는 일인칭 시점이 아닌, ‘나’를 배제한 ‘그녀’와 ‘우리’, 그리고 ‘사람들’로 서술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야기 속 ‘그녀’는 아니 에르노 자신이면서 동시에 사진 속의 인물, 1941년부터 2006년까지 프랑스의 사회를 바라보는 여성의 시각이고, ‘우리’와 ‘사람들’은 언급된 시대 속에 형체 없이 숨어 버린 조금 더 포괄적인, 비개인적인 시선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삶을 이야기하거나 자신을 설명하는 것을 추구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회고 작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책 속에서 스스로 밝혔듯이, 아니 에르노는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세대의 이야기 속에 위치시키면서 개인의 역사에 공동의 기억을 투영하여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비개인적인 자서전’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탄생시키며 커다란 문학적 성취를 이뤘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의 무언가를 구하는 것.

아니 에르노는 자신의 글쓰기를 ‘하강하는 것’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제자리에 서서 흘러가는 것들을 쓰다듬거나 지나간 것들을 불러들이는, 즉 회상의 과정이 아닌, 시간의 결을 스스로 거스름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에 적힌 모든 언어는 하강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물론 거기에는 시간이란 한쪽으로 기울어져 흘러가 버리거나 사라지는 것만이 다가 아닌 어딘가에 쌓일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세월이라는 믿음이 필요할 것이다. 다치고, 깨지고, 풍화되나 단단하게 쌓여 가는 층들, 그녀의 언어는 그것을 하나씩 더듬으며 하강한다. 어느 시절의 목소리들이 다시 들릴 때까지, 어느 순간의 감각들이 되살아날 때까지.

하강의 과정은 재연이 아니다. 그녀는 책에 기록된 모든 순간을, 모든 시대를 다시 산다. 그것은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인 느낌이 아닌, 육체를 통해 감지하는 감각의 부활이다. 시간의 불가역성 속에서 하강하는 것, 그것이 그녀가 쌓아 올린 혹은 더듬어 내려간 세월이 아닐까. 그러니 책의 첫 문장 ‘모든 장면들은 사라질 것이다’라는 그녀의 예언은 틀렸다고 해야 할 것이다. 모든 장면은 여기, 그녀만의 언어로 기록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이미 방향이 정해진 시간과 시간의 등에 올라탄 우리는 어쩔 수 없을지라도, 이곳에 적힌 ‘삶’만큼은 사라지는 모든 것들 사이에서 구원받은 것이 아니겠는가.

회원리뷰 (8건) 리뷰 총점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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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세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컬**드 | 2023.04.23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지독한 것들과 죽음은 눈에 보이지 않아야 했다. / p.203   예전에는 얼른 어른이 되게 해 달라고 빌었지만 지금은 한 살이라도 젊어지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러면서 부모님과 다른 어른들의 이야기 하나가 크게 공감이 된다. 세월은 갈수록 빠르게 흐른다는 말. 그때는 이해도, 공감도, 그렇다고 실제로 빠르게 흐르는 것 같지도 않았다. 끝이 없는 학교 생활이 계속;
리뷰제목

 

지독한 것들과 죽음은 눈에 보이지 않아야 했다. / p.203

 

예전에는 얼른 어른이 되게 해 달라고 빌었지만 지금은 한 살이라도 젊어지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러면서 부모님과 다른 어른들의 이야기 하나가 크게 공감이 된다. 세월은 갈수록 빠르게 흐른다는 말. 그때는 이해도, 공감도, 그렇다고 실제로 빠르게 흐르는 것 같지도 않았다. 끝이 없는 학교 생활이 계속 이어질 줄만 알았다.

 

지금은 너무나 하루하루 빠르게 흐르고 있음을 체감한다. 눈을 감았다 뜨면 일주일, 한 달, 그리고 일 년. 2023 년에 모 방송사의 연말 음악 축제에서 가수 장기하 님의 <새해 복>이라는 노래를 들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 분기가 흘렀다. 아니, 아예 봄이 되어 벚꽃도 졌다. 옷차림도 많이 얇아졌다. 찰나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한 살 카운트가 오를 것임을 알고 있다. 더 빠르게 흐를 세월이 이제는 무섭기까지 하다.

 

이 책은 아니 에르노의 장편소설이다. 전에 아버지의 삶을 다룬 책이 꽤 인상 깊게 남았다. 다른 이성인 남성의 삶을 객관적으로 나열이 되었다는 점이 지금까지 읽었던 주제와 조금 다르게 느껴졌는데 주변에서 이 작품에 대한 추천을 많이 받았다. 분명히 좋은 기억을 받았다면 이 작품 역시도 만족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 책은 꽤 오래 전에 구매했는데 시간이 없어 미루다 이제서야 펼치게 되었다.

 

소설의 화자는 사진 또는 그림, 영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1941 년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꽤 오랜 시간동안 전개가 된다. 남자를 만나 성애적인 사랑을 나누고, 전쟁과 종교, 사회적인 분위기에 대한 기술도 한다. 끝까지 이름을 밝힌다거나 드러내지 않고 '단지 그 여자는 사진의 누구다.' 정로도 표현된다. 한 사람의 생에서부터 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읽으면서 여성으로서, 프랑스라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당시 사회를 살고 있는 한 인간으로서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감정을 어렴풋이 경험할 수 있었다. 나름 기대를 가지고 읽었던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그것도 묵직하게 와닿았다. 그 지점이 감정적으로 감당하기 조금 힘들었으며, 작품의 문체를 떠나 어려웠다. 어려움과 별개로 화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첫 번째는 공간적인 배경이었다. 소설이기는 하지만 겪은 이야기를 집필한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작품 역시도 읽으면서 저자의 세월을 다루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주된 무대가 프랑스인데 세계사를 배운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디테일하게 배우지 않다 보니 용어들을 이해하는 게 조금 힘들었다. 아래 주석을 보지 않는다면 더욱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는 여성에 대한 시각이었다. 소설에서는 성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낙태는 하나의 죄악이 되고, 여자는 성적인 욕구를 내비치거나 결혼하기 전 남자와 관계를 가지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시대상과 함께 여성으로서의 감정을 이야기한다. 이런 부분에서 조금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직접적인 단어들이 자주 보였는데 아무래도 보수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이기에 이 부분은 익숙하지 않았다. 그러나 외설적인 느낌을 받은 것과 별개로 화자의 감정과 생각 자체는 많은 공감이 되었다.

 

도전이자 과제를 한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꾹꾹 완독을 했던 것 같다. 작품을 통해 한 여성의 진실된 삶을 보게 되어 참 인상 깊었다. 그러나 아직은 감정을 받아낸 것보다 어렵게 느껴져서 이 부분은 많이 아쉬웠다. 추후 조금 더 문학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면 온전히 이해하고 싶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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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아니 에르노 작품을 만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그*비 | 2023.09.0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이라 관심이 갔고, 첫 책으로 젊은남자를 먼저 읽고서, 이 책을 선택했다. 얇은 책이어서 두 번을 내리 읽었다. 얇다고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나의 종(種)을 배신하기 위해 나는 글을 쓰겠어?" 라는 작가...기억, 시간, 사랑과 글쓰기... 고령의 작가의 경험과 정수를 녹인 작품들 쉽지 않았다. 번역이 다소 부자연스러워 매끄럽게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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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이라 관심이 갔고,

첫 책으로 젊은남자를 먼저 읽고서, 이 책을 선택했다.

얇은 책이어서 두 번을 내리 읽었다. 얇다고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나의 종(種)을 배신하기 위해 나는 글을 쓰겠어?" 라는 작가...기억, 시간, 사랑과 글쓰기...

고령의 작가의 경험과 정수를 녹인 작품들 쉽지 않았다.

번역이 다소 부자연스러워 매끄럽게 넘어가지 않아 여러 번 읽었다.

책은 1984books 책들이 그러하듯 소장 욕구를 일으키니 예쁘다.

그러나 조금 인내와 시간이 필요한 책이었다.

조금 더 나이들어 읽어보면 그때는 이 책이 어떻게 다가올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세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주*야 | 2022.12.1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누구에게나 주워진 똑같은 시간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는 펄펄 살아 숨 쉬는 것만 같다. 이토록 상세하게. 이토록 감각 있게. 이토록 명징하게. 아니 에르노의 <세월>을 읽고 난 느낌이었다. 그가 살아온 삶의 시간은 어쩜 이렇게나 세세하게 기록될 수 있었을까. 기억력이 너무 좋은 천재이거나 혹은 자신의 삶에 대한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아니었을까. 삶이 너무나 소중해서 한순;
리뷰제목

누구에게나 주워진 똑같은 시간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는 펄펄 살아 숨 쉬는 것만 같다. 이토록 상세하게. 이토록 감각 있게. 이토록 명징하게. 아니 에르노의 <세월>을 읽고 난 느낌이었다. 그가 살아온 삶의 시간은 어쩜 이렇게나 세세하게 기록될 수 있었을까. 기억력이 너무 좋은 천재이거나 혹은 자신의 삶에 대한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아니었을까. 삶이 너무나 소중해서 한순간도 허투루 자신의 삶을 낭비한 적 없는 사람의 기록이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수가 없겠다.

 

갑갑했던 학창 시절, 어른들의 삶을 동경하며 세 살씩 자라기를 바랐고, 개인의 사적인 감정, 삶과 사랑에 대한 고민을 날 것 그대로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했으며, 프랑스 사회의 정치적 이념이 힘겨운 시대를 거쳐야 했던 청춘들에게 어떻게 각인이 되었는지, 그 안에서 느꼈던 시대의 아픔과 고뇌가 지적인 언어들의 운동장인 양 <세월>이라는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결혼 후의 삶은 또 어떤가. 엄마의 자리와 커리어, 양립할 수 없는 큰 두 축 앞에서 느껴야 했던 여성의 삶에 대한 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인 여성들의 고뇌를 대변하는 것만 같다. 홀로 아이를 키우며 느꼈을 고독과 외로움은 마치 내 이야기 같아 가슴이 아리다. 특히 이런 글들은 더.

예전의 삶이 3년 전 혹은 그 이상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으며 그 시간을 즐기지 못했던 것을 후회했다. 그녀들은 음식과 빨래, 소아병을 고민하게 됐다. 절대 어머니를 닮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그녀들은 조금 더 가볍게 어머니의 뒤를 이어갔다. 그것은 제2의 성의 독서와 물리넥스가 여성을 해방시켰다가 장려한 거침없는 형태였으며, 어머니들과는 다르게 이유 없이 의무감을 느꼈던 모든 가치를 거부했다.

아니 에르노, <세월> 본문 117쪽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나를 둘러싼 세계는 적막처럼 고요하게 느껴지고,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해 세상과 나와의 괴리감을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독자들이라면 그녀가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변화의 흐름에 깊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세상을 응시하는 방식에서 불만과 우울이 아니라 섬세하고 예리하게 직시할 줄 아는 그 힘에서 독자들은 어떤 희열도 느끼리라. 세상의 발전이 우리의 행동과 자세까지 어떻게 바꾸어 나갔는지 그에 따른 우리 삶은 얼마나 더 편안함을 추구하고 있으며 만족감은 더 이상 도달하지 못하는 상상의 무엇인 양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습을 자연스레 떠올린다. 세월 앞에 우리는 모두 조금씩 두렵고, 조금씩 위로받고, 조금씩 절망하고, 같은 크기로 희망하면서.

우리는 일반적인 윤리의 언어를 버렸다. <욕구불만>과 <만족감>처럼 쾌락의 척도가 되는 행동과 자세 그리고 감정을 헤아리는 또 다른 언어를 위해서였다. 세상을 사는 새로운 방식은 <느긋함>이었고, 운동화를 신고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었으며, 자신에 대한 확신과 타인에 대한 무관심을 적절히 섞는 것이었다.

아니 에르노, <세월> 본문 156쪽

이런 문장들은 또 어떤가. 지구 반대편, 낭만으로 기억되고, 선진국으로 대표되는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여기 이곳에서 나의 욕망인지 정부의 욕망인지 모를 체제에 순응하며 정체성을 잃은지 오래인 우리 또한 시간을 수축시키며 빠른 속도로 늙어가며 울고 울었던 수많은 날들이 있었다. 전쟁을 겪고, 사회 변화를 겪고, 체제를 경험하고, 눈부신 성장 이면에 불편한 수많은 다툼. 슬프지만 4차 산업이니 대단한 과학 기술의 발전이니 세상이 변한다고 떠들어 댄다고 해도 우리 이후의 아이들의 삶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는 것. 치열하게 살다가 언젠가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애쓰는지도 모른 채 서서히 생을 마감한다는 사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우리 각자는 상상을 하지 않는다는 것. 이 세상을 책임질 몇 명의 뛰어난 사람들의 상상과 머리와 손에 의해 우리는 각자의 부와 편안함만을 추구하며 살 거라는 것.

우리들의 욕망과 은행, 주택 적금으로 이어진 정부의 욕망에 따라, 우리는 <집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이 실현된 꿈, 이 사회적인 실현은 시간을 수축시켰고 부부의 노화를 앞당겼다. 그들은 이곳에서 죽을 때까지 함께 살 것이다. 직장, 결혼, 아이들, 그들은 이제 20년 상환 어음으로 단단히 봉인된 재생산 여정의 끝에 이른 것이다.

아니 에르노, <세월> 본문 171쪽

 

"한밤중에 고개를 들면 수십억 인구가 우글거리는,

광대함이 느껴지는 세상 위에 달이 멀거니 빛났다.

지구 전체에서 의식이 팽창하여 다른 은하계를 항해 갔다.

무한대는 상상의 것이기를 멈췄고,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 죽는다고 말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세월>이니까. 누구나 각자의 세월을 가지고 살아가니까. 이 책은 누가 읽더라도 공감을 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평생 행복했다고도 할 수 없고 평생 고통 속에 살았다고도 할 수 없는 한 사람의 세월이 이 책 속에 있다. 다채로운 세월 속에 찰나의 순간을 살았고, 기록했고, 치열하게 삶을 사랑했던 한 사람의 인생이 있다. 그렇기에 그 가지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들이 그의 작품 세계에 날 것 그대로 녹아들 수 있었으리라 짐작한다. 삶을 치열하게 살고 생각하고 느끼고 사랑하며 살아갈 때 그 모든 화학반응들이 일어날 수 있음을 그녀의 세월을 통해 알게 된다. 단지 작가로서의 재능만이 아니라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를 깨달은 자만이 할 수 있는 지적인 노동일 거라고.

 

아니 에르노는 202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이다. 분명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그녀가 들려준 <세월>을 읽다 보면 알게 된다. 그는 결코 자신의 인생에서 성공이나 실패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대신 그는 자신의 삶을 살았을 뿐이다. 얼마나 삶을 욕망했으며 자신의 삶을 생생하게 살아왔고 무엇을 느꼈고 그 세월에 어떤 이야기가 담겼는지를 보여준다. 마치 우리 인생은 별것 없어, 다른 시대를 사는 것 같지만 비슷비슷하게 살고 있어,라고. 그게 곧 인생이야!라고 말하는 듯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라는 수식어도 그에겐 결국 무의미한 한낱 타이틀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벨 이전에도 이후에도 아니 에르노는 여전히 아니 에르노의 삶을 살 테니까.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한줄평 (12건) 한줄평 총점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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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1점
1950년대에 일본어번역본 재번역한 책처럼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러움. 원서로 읽는게 나음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v*****h | 2022.11.18
구매 평점5점
잘 읽었습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c*****3 | 2023.11.20
구매 평점5점
나에겐 잘 읽히지 않지만 좋은 글임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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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x**o |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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