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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미하라

야미하라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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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1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04쪽 | 592g | 118*188*35mm
ISBN13 9791189571788
ISBN10 1189571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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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을 소개합니다.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자마자 눈이 마주쳤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첫 문장」중에서

혼자서만 다른 차이나칼라 교복 차림의 남자가 주위에서 불쑥불쑥 나타나 미오의 눈에 띄었다. 또 눈이 마주칠 것 같아 재빨리 시선을 내리깔았다. 시라이시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척했다.
--- p.15

“오늘 집에 가도 돼?” 그 얼굴이…… 입술이 웃었다. 좌우로 천천히 입꼬리가 올라갔고, 입술 사이로 치열이 그다지 고르지 않은, 심지어 몇 개는 톱니처럼 마구 날카롭고 뾰족뾰족한 이가 보였다. 아주, 아주 흉악해 보이는 미소였다.
--- p.25

“일가 참살.” 뭐라고……? 목구멍 깊숙이서 목소리가 딱딱하게 굳었다. 불온한 목소리는 시라이시의 것이었다. 미오의 다리가 굳었다. 옆을 보니 간바라도 움직이지 않았다. 눈을 부릅뜨고 시라이시를 응시하는 모습이었다. “가족 중 한 사람에게 접근해 그 사람을 구워삶아 어느새 집까지 파고들지. 자신의 논리를 강요하면서 네가 틀렸다며 상대를 세뇌하고, 자신의 정의를 주입해. 집 안까지 들어가면 어느샌가 한 사람도 남김없이 장악해 버리지. 이번에도 그럴 계획이었겠지만…….”
--- p.94

야미하라.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어둠을 흩뿌리고, 강요하고, 타인을 끌어들이는 야미하라. 마음과 눈 속에 도사린 어둠이 밖으로 나와 주변을 물들인다. 그러니까 그것은 어둠으로 휘두르는 폭력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 p.115

이 집에서 왜 마음이 불편한지 지금 분명하게 알았다. 히로미가 휘감고 있는 그 묘한 긴장감 때문이었다. 히로미보다 돋보일 만한 화제는 누구도 입에 담아서는 안 된다. 이 자리에서는 사와타리 부부를 치켜세우는 행동만 허락된다.
--- p.200

리쓰 씨, 가자. 목소리가 들린다. 싱글싱글 웃는 목소리가. “히로미 씨 만나러 가자. 이번에는 아는 사이였잖아. 얼굴 보러 갈 자격 돼. 히로미는 아직 있어. 반가워할 테니 만나러 가 줘. 편지도 쓰자.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알려 줘.” 머리를 부여잡았다. 공기가 희박했다. 숨을 쉴 수 없었다. 가오리가 히죽 웃었다. 얼굴을 인터폰 카메라에 쑥 들이밀었다.
--- p.265

석양이 고운 빛을 띠었다. 스즈이는 자신의 발치를 보고 등 뒤로 또렷하게 뻗은 자신의 그림자를 봤다. 그 그림자를 보고 나서 걷기 시작했다. 자신의 그림자밖에 보지 못했다. 나란히 걷는 스즈이의 옆에서 간바라 씨의 그림자 모양이 발치에서 길고 길게……, 더 길게 자라나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주변 사람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 p.334

“이 집에 드나들었던 모양이야. 소문의 진위는 정확하지 않지만 놈들은 아마 학교 행사나 주부들 사이에 끼어들어 주위에 조금씩 어둠을 강요했을 거야.” 어둠을 강요한다는 표현에 기억이 꿈틀거렸다. 고등학교 시절 자신의 휴대폰. 무서웠던 수많은 LINE 메시지. 상대의 멈추지 않는 정체 모를 폭력 같은 언어. 내 잘못이라고 건강하지 못한 마음으로 반성에 반성을 거듭하던 그 감각…….
--- p.399

나 기다렸구나. 나는 당신이 영역 다툼을 걸어오기를 기다렸다. 나를 상대로 전력으로 우스운 싸움을 걸어오기를, 그것을 되갚아줄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이봐, 방금 대놓고 자기 자랑한 거지? 다들 봤지? 이 사람이 먼저 싸움 건 것 봤지? 걸어온 싸움은 피하지 않는다. 당신 마음에 안 들어요. 쇼코가 되받아치려던 그때였다.
--- p.418

미오가 가슴을 꾹 눌렀다. 그럴 수가. 심장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졌다. 목적이 없다. 그저 존재할 뿐. 어둠을 뿌리는, 어둠을 폭력으로 휘두르는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 시대를 지나 세대를 넘어 그때그때 누군가의 성격과 특징을 학습하면서 어둠의 가족이 업데이트된다. 계속 그 짓을 한다.
--- p.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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