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사사로운 여행기의 쓸모1부. 아주 사적인 이유사랑이 넘치는 신세계 · 서울아무도 모르는 사람 · 바르셀로나 & 칼레야미처 기대하지 못한 이야기 · 바르셀로나2부. 아주 사적인 관찰밤과 낮의 바다 · 니스여름과 겨울의 일 · 파리 몽마르트지독하게 아름다운 파라다이스 · 플라야 델 카르멘적당한 거리의 인간 · 비엔티안 & 루앙프라방만약 우리의 언어가 같았더라면 · 몽펠리에LOVE&FEAR · 푸에르토 모렐로스부끄러운 소망 · 이스탄불장국영이 죽던 해 · 홍콩타코 리브레! · 멕시코시티밀라노의 백 년 객잔 · 밀라노발아래서 빛나는 별 · 르아브르3부. 아주 사적인 다짐LIFE, SOMETIMES, MEANINGLESS · 벨리코 터르노보살기로 마음먹은 춤 · 멕시코시티숭고한 소명 · 코바출국장에서의 결심 ·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이토록 찬란한 죽음 · 오키나와 구메지마사라질 이름들을 위하여 · 전곡끝을 대신하며. 루빈 나타지 일로나추신. 나의 친애하는 당신에게추천의 글 1추천의 글 2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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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양주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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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지 않은 여행 속 충만한 시간과 어디로든 떠나고 싶을 때 꺼내 볼 장면들“멕시코시티에서 가장 맛있는 타코 집을 추천해줄 수 있어요?” “타코는 길에서 태어난 음식이에요. 진짜 타코를 맛보고 싶다면 길거리에서 먹는 게 좋아요.” (162쪽)‘진정한 여행’이란 무엇일까. 모두가 여행에 있어 각자의 정답을 갖고 있겠지만 공통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평소와는 다른 새로운 풍경’일 것이다. 한때는 로망 가득한 마음으로, 또 한때는 직업으로 여행한 양주안 작가는 낯선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들, 그리고 낯선 자신과 대화를 나눈 기억을 풀어놓는다. 큰 관광지보다 작은 삶을 궁금해하며 내적 세계를 넓혀가는 저자의 이야기는 마치 성장담 같기도 하다. 그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충실히 자신의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사회적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를 가져보기도 하고, 여행하는 나라의 비관적 현실을 바라보며 모른 척하고 싶었던 마음을 솔직히 고백하는 등 다양한 삶의 모양을 바라본다.여행자란 낯선 감각을 얻고 계속 발걸음을 옮겨 또 다른 어딘가로 향하는 사람일 것이다. 저자는 유럽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삶에서 변한 건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다음 도시, 그다음 도시로 떠나며 세계 곳곳의 고유하고 작은 풍경과 사람에 스며든다. 책의 차례 또한 나라가 아닌 지역의 이름으로, 랜드마크가 아닌 우연한 만남이 있던 장소의 이름으로 쓰였다. 조금은 낯설지도 모를 이곳들을 따라가면,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람이 살아가는 여행지의 본모습에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여행이라는 짧은 순간, 순간을 여행하는 글누구나 자기만의 여행을 찾아간다일상으로 돌아오면 여행지에서의 시간은 금세 잊히고 만다. 그대로 무뎌진 채 지내다 여행에서 느꼈던 ‘나의 모습’이 모두 소진될 때쯤, 잠재적 여행자들은 다시 짐을 싸고 떠나기를 반복하게 된다. 『아주 사적인 여행』의 구성은 마치 여행을 가기 전부터 여행 도중, 그리고 돌아오는 과정을 옮겨놓은 듯하다. 1부 ‘아주 사적인 이유’에서 이십 대 초반에 가졌던 여행에 대한 환상, 떠날 준비, 가치관을 바꿔준 첫 여행의 기억을 꺼냈다면 2부 ‘아주 사적인 관찰’은 본격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우연히 만난 모습들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3부 ‘아주 사적인 다짐’에서는 집으로 돌아오며 들 법한 감정과 여행하며 느낀 깨달음을 섬세히 풀어놓았다.여행하는 순간은 금세 사라지지만 기록은 오래 남는다. 여행은 저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결말을 모른 채 하게 되지만, 작가는 결말을 몰라도 “언젠가 묻혀버릴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세상에 던져놓기” 위해 기록을 한다. 사적인 여행기가 아니라면 사라질 이름들을 기록하고, “위대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고유”한 이야기의 힘을 믿기로 한다. 그것은 언젠가 그리워질 오늘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다짐으로도 읽힌다. 어쩌면 ‘자기만의 여행’이란 각자가 심은 다짐 속에서 끝맺고 다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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