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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eBook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 한국문학 번역가 안톤 허의 내 갈 길 가는 에세이

[ EPUB ]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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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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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9.19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7.7만자, 약 2.4만 단어, A4 약 49쪽?
ISBN13 97911677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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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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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프롤로그: 조용히 앉아서 번역이나 하지

1부 나는 한국문학 번역가다

무서운 분
국내파? 해외파?
무슨 배짱으로
불타는 쓰레기 수거통
문학번역가 지망생의 ‘죽음의 계곡’
몸으로 하는 일
문학 소년, 전공을 살리다

2부 이 순간을 어떻게 옮겨야 할까?

작가님과는 자주 소통하세요?
내가 사랑한 한국문학
달나라 동지들
문학번역가의 멸종
그때 나는 할 말이 없어서
대학원에서 배운 것
노위치 이야기
번역가를 사칭한 사기꾼
번역가를 사칭한 사기꾼의 정체
시행만 있고 착오는 없는 사람
부커상 메모리즈
문학으로 먹고살 수 있어 통쾌합니다: 홍진기 창조인상 수상 소감문

3부 목소리에서 활자로

지식의 저주: 옥스퍼드대학교 강연
작가 대 번역가: 미들베리칼리지 브레드 로프 번역가 대회 강연
주제 파악하기를 사양합니다: 프린스턴대학교 강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당신은 얼마든지 대체 가능한 사람이다”라는 둥 “널린 게 당신 같은 통번역가다”라는 둥의 언사는 실제로 내가 가르친 졸업생들이 급여 협상 과정에서 들었던 말이다. 이 땅의 모든 번역가 지망생에게 고하노라. 그런 말을 믿지 말 것. 당신 같은 번역가는 오로지 당신만이 유일하다. 당신은 대체 가능하지도 않고, 대체된다 한들 그런 악조건에서 좋은 번역이 나올 리 만무하니 그 자리를 아쉬워할 필요가 조금도 없다. 아니, 오히려 클라이언트는 얼마든 대체 가능하며 번역 일은 도처에 널려 있다.
---「불타는 쓰레기 수거통」 중에서

부모님 말은 절대 들어서도, 믿어서도 안 된다. 그들은 자기 인생밖에 모르는 사람들이다. 실수를 해도 자신의 실수를 하는 것이 낫다. 인생을 망쳐도 내 손으로 망쳐야 한다. 이 진리를 십 대 때 알았더라면, 가장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한 번뿐인 소중한 이십 대 시절을 그처럼 무의미하게 낭비하진 않았을 텐데….
---「문학 소년, 전공을 살리다」 중에서

왜 이렇게 많은 번역가들이 퀴어일까? 어디선가 누군가가 공식적으로 연구 중일 테니 그 문제는 제쳐두기로 하자. 개인적 생각으로는 한영 번역을 하다 보면 한국문학의 ‘벽장스러움’이 퀴어 번역가가 벽장문을 열어젖히도록 자극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벽장 속 작품을 번역함으로써 그 작품의 퀴어함을 ‘노출’하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벽장의 서사를 보존하고 전수할 수 있다. 평론가는 의도를 가진 채 텍스트의 퀴어함을 대놓고 노출시킬 수도 있는데 이러한 노출은 확신이 아닌 정황증거의 수집에 불과하다. 벽장은 여전히 보존되며, 결코 완전히 열릴 수 없다.
---「달나라 동지들」 중에서

“『저주토끼』가 부커상 후보에 올랐어!” 순간 코로나에 걸린 사실은 완전히 잊었고 감격해서 눈물을 터트렸다. 배우자도 함께 울었다. 내가 고생하는 것을 곁에서 봐왔기 때문일 수도, 순전히 내가 울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몸이 아프지 않았으면 덜 울었을까. 몸과 마음은 너무나도 나약해진 상태였고, 기쁜 소식이었지만 너무 갑작스러워서 아주, 아주 멋진 교통사고를 당하는 느낌이었다.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부커상 메모리즈」 중에서

문학은 신비롭습니다. 번역을 할 때 제 영혼의 작은 파편이 번역에 실리게 되고, 독자는 그 파편에 반응하는 듯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부분들을 좋아하고, 제가 의도했던 리딩을(정확히 말하면 제가 작가의 의도라고 생각하는 리딩을) 그대로 쫓아가는 독자들을 보면 번역가로서 말로 형언하기 힘든 뿌듯함을 느낍니다. 물론 독자들은 스스로의 희망, 불안, 편견을 이런 ‘부재’의 공간에 투여하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문학의 범주에 속하며 문학은 누군가 생각하듯 그렇게 나약하지는 않습니다. 훌륭한 문학은 깊은 독서와 번역을 통해 더 풍요로워지지 파괴되지는 않습니다.
---「지식의 저주」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부커상 후보 동시 지명 번역가
안톤 허의 첫 번째 에세이집
정보라 작가, 박상영 작가, 소제 번역가 강력 추천

문학이 좋아서, 번역이 좋아서, 무례한 사람은 싫고…
번역가 안톤 허, 여기 우아하지 못한 기록을 남기다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1차 후보에는 정보라의 『저주토끼』와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 총 2편의 한국 소설이 올랐다. 이 두 편은 모두 한국문학 번역가 안톤 허가 영어로 옮긴 작품들이었고, 안톤 허는 부커상 역사상 한 해에 두 권의 책을 올린 세 번째 번역가이자 유색인종으로서는 첫 번째 번역가가 되었다. 『저주토끼』가 최종 후보에 진출하면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첫 번째 한국인 번역가가 된 것은 물론이다.

안톤 허의 첫 번째 에세이집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는 언론에는 많이 오르내렸지만 개인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던 번역가 안톤 허의 일과 삶을 다룬 책이다. 법대생이었던 안톤 허가 늦은 나이에 문학 공부를 시작하여 한국문학 번역가로 데뷔하고, 부커상 후보 동시 지명의 신기록을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정보라 작가와의 우정, 부커상 뒷이야기, 영미 출판계를 뒤흔든 사기 사건, 번역가와 퀴어라는 정체성의 관계 등 안톤 허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는 이 책은 한국문학의 빛나는 성취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인생을 망쳐도 내 손으로 망쳐야 한다
이토록 능동적이고, 야성적이고, 전복적인 번역가


“부모님 말은 절대 들어서도, 믿어서도 안 된다. 그들은 자기 인생밖에 모르는 사람들이다. 실수를 해도 자신의 실수를 하는 것이 낫다. 인생을 망쳐도 내 손으로 망쳐야 한다.”(63쪽)

흔히 번역가에 대해 갖는 편견이 있다. 내성적인 성격, 조용한 작업 환경, 한 발짝 물러서서 세상을 관조하는 태도, 오랜 시간 굳어진 클리셰 덕분에 번역가가 쓴 에세이 역시 비슷한 분위기일 거라고 지레짐작하곤 한다.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를 읽는 순간 번역가에 대한 편견은 박살이 난다. 안톤 허는 능동적이고, 야성적이고, 전복적인 번역가이다.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사실에 멈칫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길’이라는 사실에 동력을 얻는 번역가이다. 관습과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질주하는 안톤 허의 행보는 독자들에게 기분 좋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에는 안톤 허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일화가 등장한다. 영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 시험을 치르게 된 안톤 허는 영어로 답안을 작성한다. 영문학과이니 당연히 영어로 답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시험 감독을 하던 영문학과 교수가 안톤 허를 향해 왜 영어로 답을 쓰고 있냐고 비아냥거리며 질문하자 안톤 허는 대답한다. “영어로 쓰면 안 된다는 지시가 없잖아요…?”

하지 말라고는 안 했기에 안톤 허는 한다. 사실은 하지 말라고 했어도 안톤 허는 한다. 사법시험을 보길 바라는 부모님의 집착을 끝내 이겨내고 문학의 길로 뛰어든다. 보수적인 한국 출판사를 설득해 좋아하는 작품의 번역권을 따내고,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현지 출판사에 제안서를 내민다. 번역 계약이 한꺼번에 성사되자 앞날이 보장된 컴퓨터 프로그래머 일을 그만두고 미래가 불투명한 한국문학 번역가의 길로 뛰어든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장편 소설을 쓰더니 미국의 대형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맺는다. 부커상 후보 동시 지명이라는 신기록은 하라는 대로 해서 얻은 모범생의 성적표가 아니라 관습과 규칙 따위 가볍게 뛰어넘는 프런티어의 성취이다.

가스라이팅에 속지 마라, 당신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다
사회생활의 무게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한 모험담


“문학번역에 손을 대기 전 돈 잘 버는 통역사이자 번역가였던 나는 갑질을 하거나 무례하게 구는 의뢰인은 미련 없이 내 인생에서 도려내고 다음 의뢰인을 받았다.”(40쪽)

누구나 사회생활의 무게에 짓눌린 적이 있다. 갑에게 더러운 꼴을 겪더라도 ‘이게 사회생활이니까… 프로라면 참아야 하니까…’ 하며 억울함과 분노를 억누른다. 하지만 그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삶인가? 안톤 허는 갑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과격한 서술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프로가 아니라 자신만의 영역을 완성하는 것이 프로라는 걸 보여준다.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에서는 수많은 ‘갑’들이 안톤 허의 도마 위에 오른다. 한국인 번역가 지망생을 차별하는 공공기관, 번역가를 대체 가능한 부품으로 보는 작가와 출판사, 한국문학의 세계적 선전에서 번역가의 공을 외면하는 언론, “은퇴하고 번역가나 할까”라고 말하는 교수 등 무례한 행동을 저지르는 모든 이들에게 화살을 날린다.

비단 번역가가 아니라도 안톤 허의 이야기에 통쾌함을 느끼는 이유는 그가 만난 무례한 이들이 한국사회에서 만날 수 있는 흔한 인간 유형이기 때문이며, 또 안톤 허가 그들이 비위를 맞추지 않고도 자신의 일에서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마음에 안 드는 세상을 참고 견디는 것이 사회생활을 잘하는 것이라고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이들에게 안톤 허는 ‘당신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이며 당신 같은 사람은 당신뿐’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한국문학의 놀라운 작가들을 향한 러브레터
그리고 번역이라는 창조적 행위


“문학은 신비롭습니다. 번역을 할 때 제 영혼의 작은 파편이 번역에 실리게 되고, 독자는 그 파편에 반응하는 듯합니다.”(177쪽)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는 번역가 안톤 허가 한국문학에 보내는 러브 레터이기도 하다. 안톤 허는 한국문학이 위대한 이유가 한글, 수능, 세종대왕 때문이 아니라 한국에 대범하고 비범한 작가가 유독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정보라, 박상영, 전삼혜, 박서련에 대해 다채로운 시도와 참신한 문장력, 거침없는 솔직함으로 무장한 작가들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문학을 시간 낭비로 여기는 한국사회에서 이토록 도전적인 작가들이 나온 게 기적이라는 촌철살인도 빼놓지 않는다.

문학에 대한 사랑은 번역가 안톤 허를 지탱하는 원동력이다. 유명 작가들과의 소통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안톤 허는 작가들과 딱히 소통을 많이 하지는 않는다고 대답한다. 그에 따르면 자신이 번역하는 작품의 작가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글쟁이들이기에 의문 사항이 생길 리가 없다. 만약 의문이 생긴다면 언제나 원문으로 돌아가곤 한다. 답은 언제나 원문에 있다는 것이 안톤 허의 중요한 번역 철학이다.

안톤 허는 옥스퍼드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미들베리칼리지에서 진행한 강연을 통해 번역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번역가는 사전이 제공하지 못하는 의미를, 그리고 사전보다 더 정확한 의미를 전달한다. 한 언어의 특정 단어가 다른 언어에서 동일한 정서적 울림을 가질 수 없기에, 번역은 사전이 아닌 언어와 언어 사이의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원서의 의미를 100퍼센트 옮길 수 없는 번역의 숙명 덕분에 역설적으로 번역은 창조적 행위가 된다. 번역가는 전혀 다른 체계를 가진 두 언어 사이에서 원서의 빛을 전달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기 때문이다. 안톤 허는 번역가들이 창조적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번역이 하나의 예술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번역가로서의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다. 한국문학과 문학번역에 대한 생생한 현주소가 바로 이 책에 담겨 있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번역 이야기라기보다는 존경하는 분의 자서전을 읽는 기분으로 열심히 탐독했다. 그리하여 내가 얻은 이 책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 “인생을 망쳐도 내 손으로 망쳐야 한다.” 어떻게 보면 안톤 허 번역가이기에, 안톤 허 번역가니까 할 수 있는 얘기 같기도 하다. 그러나 멋진 말이다. 내 인생은 스스로 망치는 것이다(음?). 우리 모두 이 책을 읽고 열심히, 용감하게, 후회 없이 내 인생 내 손으로 망치도록 하자. 투쟁.
- 정보라 (소설가)
‘번역가와 번역에 대한 인식이 지옥에 떨어질 지경인 이 세상’에서, 번역가로 살아남은 한 인간의 눈물겨운 생존기다. 그렇다고 해서 진지하고 우울한 내용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시종일관 웃음이 터져 나오는 이 책을 통해 안톤 허는 훌륭한 번역가는 곧 훌륭한 작가라는 사실을 증명해 낸다.
- 박상영 (소설가)
소위 ‘한국을 빛낸 위인’의 자서전을 읽고 전국의 부모들이 ‘우리 애 영어 실력을 어떻게 늘려야 부커상 탈까’ 욕심을 품는 대신 ‘책벌레 성소수자 아이도 이렇게 큰사람이 될 수 있구나!’ 느끼면서 응원해 주길 바란다. 안톤 허를 보고 자라 한국문학사를 이어갈 다음 세대 괴짜 번역가들을 기대한다.
- 소제 (번역가)

eBook 회원리뷰 (1건) 리뷰 총점10.0

혜택 및 유의사항?
대단한 의지의 한국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j*****7 | 2023.09.1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독후감 :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 - 한국문학 번역가 안톤 허의 내 갈 길을 가는 에세이- 안톤 허 지음, 어크로스, 2023.   ‘안톤 허’는 2022년 부커상 국제부분 롱리스트(1차 후보)에 동시에 오른 한국소설 <저주토끼>(정보라의 소설)와 <대도시 사랑법>(박상영의 소설)을 영어로 번역한 사람이다. (소설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받은 상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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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 - 한국문학 번역가 안톤 허의 내 갈 길을 가는 에세이- 안톤 허 지음, 어크로스, 2023.

 

안톤 허2022년 부커상 국제부분 롱리스트(1차 후보)에 동시에 오른 한국소설 저주토끼>(정보라의 소설)대도시 사랑법>(박상영의 소설)을 영어로 번역한 사람이다.

(소설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받은 상이 이 부커상이다. 이 상은 영어로 번역된 문학책만을 심사대상으로 한다.)

저 책들이 최종적으로 부커상을 타지는 못했지만 저 때 한국 언론은 한국 책 두 권이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에 무게를 두었을 뿐 저 두 권의 책을 번역한 사람이 안톤 허라는 번역가 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무심했다. 한국 사회의 번역가에 대한 전반적인 무관심이 이러했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출판계에 은근히 퍼져 있는 번역가에 대한 천시 풍조와 영어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을 요령있고 실감나게 하고 있다.

 

안톤 허는 이름 때문에 오해를 받지만 아버지가 해외주재원으로 있었기 때문에 어렸을 때 9년동안 해외생활을 했지만 한국인이고 계속 한국에서 살고 있다. 그래도 아마도 어렸을 때 영어를 쓰면서 한 해외생활이 한국문학 번역을 가능하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는 아버지의 강요에 의해 법대에 진학했고 졸업은 했으나 흥미가 없었고 그의 관심은 문학이었고 결국 번역의 길로 들어섰다.

 

우리가 흔히 번역은 영어나 불어로 쓴 다른 나라 책을 한글로 번역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안톤 허는 우리나라 문학책을 영어로 번역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그냥 번역가라 하지 않고 특별히 한국문학 번역가라고 한다. 이 책을 읽어 보면 이런 사람이 아주 드물고, 정말 힘든 작업이다. 이런 사람이 전 세계를 통틀어 3명 정도이고 출판되는 책은 1년에 10여권 남짓이라고 한다.

 

한국작품을 번역하려면 탁월한 영어 실력을 갖추고 힘겹게 번역 작업을 하는 노고는 물론이고 작가에게 호소하고 한국출판사를 설득하고 번역 전문 기관에게 매달리고, 미국출판사에 제안서를 내밀어 허락을 받고 영미권 미국 인플루언서와 독자들에게 호소하여 책이 팔리게 해야 하는데 그런 작업에 더 많은 노고를 쏟았고 그것이 더 힘들었다고 했다. 안톤 허는 문학번역 수업을 받고 첫 단행본을 펴내는 데 약 9년이 걸렸다고 했는데 그는 낮은 지위와 안 좋은 대우에도 불구하고 끈기있게 번역하고 저런 작업을 했고 드디어 인정을 받았다. 이 책은 번역가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살아남은 눈물겨운 생존기이고 의지의 한국인의 자랑스런 성공스토리이다.

 

나도 한국 사람이 쓴 이런저런 책들을 많이 보지만 또한 영어권에서 쓰여진 번역책도 많이 읽는 편이다. 나는 책을 쓰는 저자들을 존경하지만 번역가들도 좋아하고 눈여겨 본다. 나도 오래전에 전임교수가 되기 전에 독일어 번역을 해 볼까도 생각했었다. 지금은 번역가들이 많지만 30년전에는 흔하지 않았고 독일 유학파 교수들은 번역을 안했다. (국내에서) 박사논문을 쓸 때 거의 완벽하게 통독한 독일 서적들이 몇 권 있었는데, 그때 그 책들과 독일 (문학이 아니라) 사회과학이나 법학 책들을 번역을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과 미련이 지금도 있다. 그래서 나는 번역가들의 기사를 흥미있게 보고 있고 그들이 쓴 책을 종종 사서 읽었고 이 책의 소개도 그래서 내 눈에 꽂혔다.

 

안톤 허는 서울대 대학원 영문학과 입학시험을 칠 때 영어로 답안지를 썼다고 한다. 그러니까 시험감독을 하던 영문과 교수가 왜 영어로 쓰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는 영어로 쓰면 안된다는 지시가 없잖아요?”

이 말이 이 책의 제목의 탄생 배경이다. 이렇게 안톤 허는 엉뚱했고 탁월했고 용감했다. 그러니까 이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안톤 허는 번역가가 되기 위해서는 누가 불러주어야만 꽃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불러주지 않아도 꽃 필 수 있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상당수의 번역가들은 지식에 대한 욕심으로 박사과정 끝까지 전력질주하듯 달리는데 지식의 끝까지 갔더니 낭떠러지만 존재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걸 인식해야만 제대로 된 번역, 배움, 삶에 임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말을 누가 감히 할 수 있겠고 이런 자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안톤 허의 한국문학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독서는 기본이다.

창작은 제 번역 일의 일부일 뿐이고, 번역 일도 결국 제 독서 행위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했다. 결국 독자가 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이 책에 가끔 언급되지만 대학 교수님들은 대부분이 논문은 쓰지만 대부분이 독서는 안한다.) 어렸을 때부터 독서도 많이 했고 우여곡절 끝에 법학, 심리학, 불문학, 영문학의 학위를 가졌으니 나름 공부도 집요하게 했겠다.

 

모든 책은 탐구와 정진의 산물이지만 특히 이 책은 번역가로서 직업을 알리고 자신이 자진해서 선택한 고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한 안톤 허 자신의 다큐멘터리라고 봐도 된다. 이 책을 계기로 번역가들에 대한 대우와 지위가 향상되었으면 좋겠다.

 

* 알고 보니 안톤 허는 성소수자다. 그런 것은 염두에 두지 않고 읽었는데 하기야 굳이 그것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아내나 와이프라 하지 않고 배우자라 했다. 나의 선입견은 동성애자는 나약하다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굳센 의지를 가진 사람도 동성애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성소수자에 대한 선입견이 오류이었음을 인정한다.

 

* 안톤 허는 신경숙 작가의 소설을 좋아하는데 첫 번역 작품이 신경숙 작가의 리진이라는데, 나도 오래전에 그 책을 읽었는데, 전체적으로 별로였고 역사소설은 참 쓰기 힘든 것이구나 하고 느꼈었다. 하기야 안톤 허의 문학에 대한 안목이 나보다는 더욱 뛰어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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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건) 한줄평 총점 9.0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5점
안톤 출간 축하해요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들로 계속 만나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시******l | 2023.09.20
구매 평점4점
뚝심 있는 안톤 허이기에 쓸 수 있는 글. 많은 자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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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d*******3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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