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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그린이의 말 풀꽃 1 풀꽃 2 풀꽃 3 들길을 걸으며 안부 소망 희망 터미널 식당 산수유 네가 있어 유월에 혼자서 다시 중학생에게 행운 너를 두고 어여쁜 짐승 선물 사랑 행복 그리움 돌멩이 산티아고로 떠나는 시인에게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봄비 묘비명 멀리서 빈다 인생 눈을 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의 일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근황 한 사람 건너 새해 인사 먼 길 꽃 그 말 눈 위에 쓴다 9월에 만나요 가을 안부 꽃이 되어 새가 되어 내가 너를 잊지 말아라 어머니의 축원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오늘 하루 사랑은 그런 것 섬에서 서로가 꽃 사는 일 서점에서 오늘의 약속 |
저나태주
관심작가 알림신청羅泰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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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다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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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안부」중에서 사람이 길을 가다 보면 버스를 놓칠 때가 있단다 잘못한 일도 없이 버스를 놓치듯 힘든 일 당할 때가 있단다 그럴 때마다 아이야 잊지 말아라 다음에도 버스는 오고 그다음에 오는 버스가 때로는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어떠한 경우라도 아이야 너 자신을 사랑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너 자신임을 잊지 말아라. ---「다시 중학생에게」중에서 너 많이 예쁘거라 오래오래 웃고 있거라 우선은 너를 위해서 그다음은 나를 위해서 세상을 위해서 너처럼 예쁜 세상 네가 웃고 있는 세상은 얼마나 좋은 세상이겠니! ---「사랑」중에서 지금 사람들 너나없이 살기 힘들다, 지쳤다, 고달프다, 심지어 화가 난다고까지 말을 한다 그렇지만 이 대목에서도 우리가 마땅히 기댈 말과 부탁할 마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밥을 먹어야 하고 잠을 자야 하고 일을 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낌없이 사랑해야 하고 조금은 더 참아낼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소망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기다림의 까치발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날마다 아침이 오는 까닭이고 봄과 가을 사계절이 있는 까닭이고 어린것들이 우리와 함께하는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중에서 요새 네 마음속에 살고 있는 나는 어떠니? 내 마음속에 들어와 살고 있는 너는 여전히 예쁘고 귀엽단다. ---「근황」중에서 |
우리 시대 가장 따스한 나태주 시인의 시와
감성 충만한 다홍 작가의 그림에 담긴 살아 있는 순간의 아름다움, 가까이 있는 모든 것들의 소중함! 나태주 다홍 만화시집의 스토리는 시인이 끔찍이 아끼는 손녀 아영과의 추억에서 시작한다. 서너 살이나 되었을까. 들판에서 오래 머문 탓에 꾀죄죄한 얼굴을 한 아영은 시인인 할아버지에게 풀꽃 반지를 만들어 선물한다. 풀꽃 반지로 열 손가락을 꽉 채운 시인은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모르고, 아영은 목걸이까지 선물할 심산인지 풀꽃 엮기에 바쁘다. “자세히 보아야/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시인이 손녀 아영을 보는 마음은 「풀꽃 1」에 담긴 마음과 다르지 않다. 시인은 챙이 짧은 모자를 쓰고 “될수록 소로길을 찾아서/개울길을 따라서” 장바구니 달린 자전거 페달을 힘들여 밟는다. 그리고 “아는 사람을 만나면 자전거에서 내려/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한다. 아영은 할아버지가 모는 자전거 뒤에 앉아 할아버지가 부는 휘파람 소리를 들으며 주렁주렁 열린 석류 열매에 환호한다. 시인은 “언제까지고 거기 너 그렇게 웃고만 있거라 / 예뻐 있거라.”는 바람을 「소망」에 담는다. 어느덧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된 아영에게 시인은 “아프지만 다시 봄//그래도 시작하는 거야/다시 먼 길 떠나보는 거야//어떠한 경우에도 나는/네 편이란다.” 하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바람 부는 이 세상”에서도 시인에게는 아영이 있어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된다.” 한편으로 시인은 중학교에 입학해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아영에게도 “어떠한 경우라도 아이 /너 자신을 사랑하고/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너 자신임을 잊지 말아라.”며 위로의 말을 건넨다. 시인과 손녀 아영의 잔잔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이야기는 아영이 성장하여 사회인이 되고 결혼하여 아기를 낳은 이후까지 이어진다. 바쁘게 사는 아영의 안부가 시인은 늘 궁금하다. 그러나 어쩌랴? 아영에게는 그가 가꾸어 나가는 그만의 세계가 있는 것을. 시인은 뒤돌아 어린 날 아영의 모습을 떠올리며 입가에 지그시 미소를 짓는다. “요새/네 마음속에 살고 있는/나는 어떠니?//내 마음속에 들어와 살고 있는 너는 여전히/예쁘고 귀엽단다.” 시인의 시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감성적인 다홍 작가의 그림과 시인 할아버지와 깜찍하고 발랄한 손녀 아영이 엮어 나가는 잔잔한 이야기는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살아 있는 순간의 아름다움, 가까이 있는 모든 것들의 소중함을 담은 나태주 시인과 다홍 웹툰 작가의 컬래버레이션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은 생일선물처럼 달콤하다. 추천의 말 읽을거리가 아주 많이 부족하던 그 시절, 그래도 우리에게는 만화란 것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 박기당 작가의 만화는 우리가 교과서 다음으로 많이 읽은 책이다. 얼마나 유익하고 재미있고 마음에 위안을 주고 꿈을 주었는지 모른다. 어른이 되어 시 쓰는 사람이 되고 어린 독자를 주로 만나면서 나의 시를 만화책으로 내보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 이것도 일종의 로망이고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학습 도서를 만화로 만들고 소설까지도 만화로 만드는데 시는 만화로 만들지 않는 걸까? 그런 염원이 오랜 기다림 끝에 이번에 나의 시가 만화와 어울려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림을 그려준 다홍 작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은 작가라고 한다. 섬세한 그림을 그려준 다홍 작가에게 감사드리고, 부디 이 책이 젊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 _나태주(시인) 시 한 편을 오래도록 바라보며 제가 느끼는 시상과 따뜻한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건 저에게도 지친 일상에 소소하게 위로가 되는 일이었습니다. 한 편의 시를 두고 여느 단편 만화처럼 스토리를 풀어보아야 할지, 여러 편의 시를 각각의 짧은 이야기로 풀어보아야 할지, 그것도 아니라면 어떤 큰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펼쳐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한편으론, 시인이 보는 시상과 만화가가 보는 시상은 어떤 지점에서 만날 수 있고 어떤 점에서 다른 색을 펼쳐내며 표현될지 내심 기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살면서 이토록 한 편의 시를, 하나의 단어를 오래 바라보고 있었던 적이 있었을까요. 시인의 말처럼 오래 바라보니 사랑스럽고, 정화가 되고, 환기가 되었습니다. 이 책을 펼친 분들께 작은 위로가 되고, 어느 틈 사이의 포근한 쉼이 되기를 바랍니다. _다홍(네이버웹툰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