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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그림일기 통합본

고양이 그림일기 통합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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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508쪽 | 152*225*35mm
ISBN13 9788997137831
ISBN10 8997137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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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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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 때리는 시간에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으면 가끔 눈물이 나려고 해서, 참기도 하고 그냥 울기도 하고 그런다.

· 장군이는 강아지풀 말고는 특별한 기호의 대상이 없어서 장군이의 마음을 사려면 물량 공세보다는 존중받는 느낌이 들게 해 줘야 한다. 큰 물건을 들고 옮길 때, 놀라지 않게 조금 떨어져서 지나치는 것, 안아 올리기 전, '들어 올린다' 미리 귀띔하는 것, 주전자에서 나오는 김이 장군이 얼굴을 향할 때, 주전자 방향을 살짝 돌려놓는 것. 그런 작은 행동을 좋아한다.

· 흰둥이를 보살피고 싸움을 따라다니며 말리는 동안 길고양이가 어떻게 사는지 알게 되었다. 도시의 골목에는 먹을 게 터무니없이 모자라고, 영역을 지키느라 며칠 동안 잠도 자지 못한다. 언젠가 잔뜩 지친 흰둥이를 지나가는 중학생 무리가 발을 구르며 겁주는 것을 보았다. 그 아이들은 흰둥이가 어떤 밤을 보내는지 모를 것이다. 그리고 갈색 털 고양이가 8차선 도로 옆에서 차에 치여 죽었다는 것도 모를 것이다. 먹고사는 게 너무 너무 힘든 건 정상적인 일도, 자연스러운 일도 아니다.

· 나는 꽤 오랫동안 흰둥이의 영역이 좁아지기만을 바랐다. 그것이 점점 작아지다, 결국엔 우리 집 안까지 후퇴해 평화롭게 집고양이로 은퇴해 우리와 살길 바랐다.

· 늙어 버린 흰둥이는 한결 편해 보인다. 죽음이나 노년 같은 개념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건 역시 인간 쪽인지 나만이 잠든 흰둥이를 오래 들여다볼 뿐이다.

· 많은 고양이가 보호소로 가는 이유만큼이나, 구조도 언제나 인간의 이유로 시작된다.

· 한 마리를 키울 때는 이런 문제는 없었다. 이런 바보 같은! 다섯 마리면 똥도 오줌도 설사도 모두 다섯 배인 것을 몰랐다!

· 차에서 내려 바로 걸어가 트럭 밑에서 웅크리고 있던 녀석을 잡아채 품안에 넣고, 겉옷으로 감싸 안았다. 그 순간 비쩍 마른 페르시안 고양이로부터 자기 몸을 돌볼 수 없는 동물에게서 나는 특유의 악취가 올라왔다.

· 입양자들에게 아이들의 새 이름에 대해서 들을 때마다 기뻤다. 새로운 종류의 기쁨이었다. 이렇게 형태가 없으면서도, 단단한 존재감의 무엇을 가져본 적이 없다. 삼색이의 새 이름 홍시를 마지막으로 다섯 개의 이름을 모두 수집한 날엔 배부르고 행복한 용이 된 기분으로 잠자리에 누웠다. 그런 날에는 악몽을 꿀 리가 없었다. 용이 고양이를 모두 구했으니까.

· 지금의 나는 매일 똑같은 루틴의 잔잔하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새끼 고양이 다섯과 시로가 나를 스쳐 지나갔던 시간이 전생에 벌어진 소동 같다.

· 나도 괴로운 것이 한둘쯤 생긴 순간이 있었다. 원래 지루한 인간이면서 고양이를 여럿 구조했던 건 그즈음 내가 괴로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괴롭긴 했지만 외롭진 않았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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