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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후아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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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남은 평생 비탄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만 같던, 두고두고 회자될 사랑의 열병을 주기적으로 앓았다. 한동안은 언젠가 자신이 유례없이 슬픈 이야기를 써나가게 되리라는 생각에 빠져 있었다.
--- p.13 교육을 중시하는 많은 이민자처럼 우리 부모님도 과학 같은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그런 과목은 해석에 내맡겨져 있지 않다는 점 때문이었다. 채점으로 차별하지 못하는 분야니까. 하지만 나는 이런저런 해석에 매달리길 더 좋아하는 체질이었다. --- p.17 이민자들이 모이면 곧잘 밀고 당김의 역학을 얘기하게 된다. 고향으로부터 자신을 떠미는 무언가와 저 멀리 어딘가에서 끌어당기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한 곳에서는 기회가 말라붙고 다른 곳에서는 움터,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하는 쪽으로 우리를 이끄는 힘이 있다고. 수백 년 전부터 이런 여정들이 각양각색으로 도처에서 쭉 펼쳐져 왔다. --- p.25 그 순간의 경험. 우정의 앞을 내다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서로가 점점 나이를 먹고 헤어지리라는 사실을 알고, 어느 날 지금은 상상하지 못하는 이유로 서로가 필요해질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우정이 가볍고 일시적이라는 걸 일찌감치 깨닫는다. --- p.69 데리다는 이 번역문에서 얼핏 엿보이는 역설에 이끌렸다. 친구와 적, 공적 생활과 사적 생활, 산 자와 ‘유령’ 사이에 내재된 긴장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유대의 가능성을 생각했다. --- p.83 발의안 209호의 통과가 확실시되기가 무섭게 거리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그날 저녁, 나는 캠퍼스 시계탑으로 갔다. 이미 일부 학생 시위자들이 시계탑 꼭대기의 난간에 사슬로 몸을 묶은 채 법안이 파기되기 전까지 내려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었다. --- p.112 이 수업은 진지한 열의로 가득했고 전국에서 몰려든 기자들은 대학에서 랩 음악이 수업 주제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얼빠진 듯 바라봤다. --- p.116 그러자 내 멘티 한 명이 권총을 휙 내보였고 (나는 그 애가 그런 걸 가지고 있는 줄도 몰랐다) 그러자 상대편 차가 다른 차선으로 피했다. 그 애가 손가락질을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저 중국 놈들.” 그 애들의 분류에서 나는 어느 쪽에 드는지 궁금했지만, 굳이 물어볼 만큼 궁금하진 않았다. --- p.137 이야길 아무리 많이 해도 네가 그립다는 사실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아서 이제는 그 감정을 여러 시대로 구분할 수 있게 됐어. 1998년 10월경에 너를 그리워했던 때가 그리워. 뒤를 조심하며 다니지 않던 때가 그립고, 밤에 저녁 먹으러 나가던 때가 그립고, 너희 집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던 때가 그리워. --- p.278 |
“우리가 어떻게 슬픔과 상처를 딛고
어른이 되었는지를 생생히 기억하게 해주는 책이다. 심장이 뻐근하다.”_임경선(작가) 비극을 다루면서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까. [뉴요커] 전속 기자 후아 쉬를 미 전역에 알린 감동적인 에세이. “나는 이 책을 20년 넘게 써 왔다.” - ‘감사의 말’ 중에서. 1998년, 20대 초반의 어느 날 친한 친구가 살해당한 이후로 후아 쉬는 언젠가 이 모든 것을 써내기로 결심한다. 그 후로 20여 년이 지난 2022년 출간된 이 책은 다수의 주요 언론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최종 수상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듬해인 2023년 5월, 그 기세를 잃지 않고 회고록 부문 퓰리처상을 최종 수상한다. 2023 퓰리처상 심사위원단은 “청년들의 강렬한 우정, 삶을 영원히 변화시키고 마는 무작위적인 폭력을 세심히 들여다보는 우아하고 가슴 아픈 성장 기록”이라고 평했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도착한 경계의 삶. 타국에서 자발적인 유배자로 살다 그곳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대만계 미국인 이민 1세대는 자녀의 교육을 위해 미국과 대만 두 나라를 오갔다. 그들은 떠나온 대만을 고향이라 생각했지만, 그들의 자녀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국 아이’였다. 그러나 자녀들 역시 집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었고 금요일 밤 피자 가게에 갈 때면 다른 백인 미국 아이들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지 못했다. 후아 쉬는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 너바나의 등장과 커트 코베인의 죽음, 투팍 샤커의 죽음이 이끈 대학 수업의 변화, 흑인 인권 운동 등 1990년대의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통과하며 그 격동의 시기에 자신과 같은 이민자들이 미국이라는 나라 안에서 어디에 위치했는지, 당시의 사회가 30년 전인 1960년대의 해방 운동의 장면과 어떻게 겹치는지 회상한다. ‘쿨함’이 최고의 미덕이라는 신념 아래, 음지에 있는 대안문화를 발굴해 자신만의 닫힌 세상을 구축해 오던 후아는 사회와 타인이 ‘나’라는 사람을 정의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차츰 알아간다. 그는 버클리대에 입학해 같은 이민 2세대지만 취향과 성격, 문화적 배경까지 전혀 다른 일본계 미국인 학생 켄을 만난다. 친구란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닌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깨닫고, 우정에서는 내가 이해받길 바라는 마음보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아 가는 과정은 잔잔하고 아름답다. 친밀한 이의 죽음 이후 기억으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가 여전히 진실하도록. 1998년 7월 19일 새벽, 켄이 세 명의 강도에게 살해당한다. 살해범 중 한 명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켄의 시신은 날이 밝은 후 발견된다. 이 살인 사건은 샌프란시스코 전역에 보도되었으며 아직까지도 인터넷에는 당시의 기사가 남아 있다. 후아는 실현되지 않은 일들을 상상한다. 스물한 살 생일 파티를 하는 켄의 모습, 꿈을 이뤄 로스쿨에 다니는 모습. 불가능한 시간을 그리면서, “잘못된 세계에 출몰한 유령”을 마주하길 기대한다. 후아의 슬픔은 “일어나지 않은 시간에 대한 가능성”을 마음에 새기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슬픔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후아는 켄에 대한 자신의 기억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지 의심하는 지경에 이른다. 자신이 슬픔에 도취되어 죽은 친구가 아닌 변형된 누군가를 기억하는 것은 아닐지, 자신이 켄과 정말 친한 사이가 맞기는 했는지. 이때 사진, 음악, 영화, 글쓰기는 과거의 시간을 현재로 가져와, 기억을 여전히 살아 있도록 하는 수단이 된다. 후아 쉬는 친구를 죽음 속으로 떠나보내거나 기억 저편으로 밀어내는 것이 아닌, 그와 함께 나이 들어갈 방법을 찾는다. 켄에게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면이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 그를 받아들이고, 켄이 남기고 간 흔적을 통해 그와의 대화를 이어 간다. 친밀한 이들과 작별하지 않기 위해서, 죽음 이후에도 삶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죽은 이를 애도하는 후아 쉬의 이 작업은 상실에 관한 에세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글쓰기가 가진 능력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우정과 기억, 애도에 관해 오랫동안 기억될 책이다. |
어른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운명적인 친구란 어떤 의미일까. 아시아계 미국 이민자 2세인 저자는, 버클리대에서 같은 처지이나 정반대 성격을 가진 켄을 만나 예술과 철학을 논하며 깊은 우정을 나누지만 예기치 못한 비극을 맞이한다. 상실과 정체성, 그리고 성장의 이야기를 담은 『진실에 다가가기』는 그 무엇보다도 우리가 어떻게 슬픔과 상처를 딛고 어른이 되었는지를 생생히 기억하게 해주는 책이다. 심장이 뻐근하다. - 임경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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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강렬한 우정, 삶을 영원히 변화시키고 마는 무작위적인 폭력을 세심히 들여다보는 우아하고 가슴 아픈 성장 기록 - 2023 퓰리처상위원회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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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게 비통한…. 모든 순간의 몸짓, 삶을 이루는 작은 조각과 파편의 힘을 보여 주는 회고록. 후아 쉬는 과시적이지 않으며 섬세하다. 은근한 즐거움과 비틀린 유머들이 내내 펼쳐진다. -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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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슬픔, 그리고 기억에 대한 놀랍고 풍부한 회고록. - 커커스 리뷰(Kirkus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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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고 섬세한 이야기. 『진실에 다가가기』는 엉성하고 활기찬 순간 속 청춘들을 미묘하고 아름답게 불러온다. -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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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이 얼마나 무수한 요인으로 형성되는지, 성격이 어떻게 서로에게 스며드는지, 우연과 운명을 구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담아낸 책. - 뉴욕 리뷰 오브 북스(The New York Review of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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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미국인의 삶이 담긴 초상화이자 우정과 슬픔에 대한 가슴 아픈 경의. - 보스턴 글로브(The Boston Gl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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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에 관한 최고의 책. -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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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하고 아름다우면서 고통스럽다. 나는 앞으로 수년간 이 책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 - 레이철 쿠시너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마스 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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