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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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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3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556쪽 | 742g | 140*210*35mm
ISBN13 9791191248975
ISBN10 1191248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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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문어가 위로해 드립니다] 모두가 잠든 밤, 아쿠아리움에서 문어 한 마리와 70세 청소부 할머니가 남몰래 우정을 키워 나가는 사랑스러운 이야기. 생의 마지막에 만난 둘은 종을 뛰어넘어 진실한 위로와 용기를 주고받는다. 작가의 첫 소설이지만 단번에 2022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오른 화제작. - 소설/시 P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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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펴자 허리에서 소리가 났다. 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텅 빈 복도를 돌아 비품 창고로 가는 중에도 허리에서 나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바닥에 붙은 껌을 모르는 척 지나가도 그녀에게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다. 일흔 살인 토바가 꼼꼼하게 청소하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게다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토바는 소웰베이 아쿠아리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직원이다. 매일 밤 그녀는 바닥을 걸레질하고, 유리를 닦고, 쓰레기통을 비운다. 2주마다 휴게실 내 사물함에 급여 명세서가 꽂힌다. 시급 14달러는 세금과 공제 내역을 제하지 않은 금액이다. 펼쳐 보지도 않은 급여 명세서들이 냉장고 위 낡은 신발 상자 안에 쌓여 있다. 급여는 소웰베이 저축대부조합 계좌에 차곡차곡 쌓인다. 토바가 결의에 차서 곧장 비품 창고로 향하는 모습은 굽은 허리에 가냘프고 왜소한 노인의 기세라고 하기에 믿기 힘들 정도였다.
--- p.16

“세상에.”
토바는 텅 빈 휴게실을 향해 호통을 쳤다. 아까는 껌이더니 이제는 다 먹고 난 음식 쓰레기까지. 토바는 포장 용기를 집어 쓰레기통으로 던졌다. 이상하게도 쓰레기통은 원래 자리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있었다. 큰 봉투에 내용물을 쏟은 후 쓰레기통을 제자리로 옮겼다. 쓰레기통 옆 작은 테이블과 의자들을 정리했다. 그러고는 봤다. 그것을. 저 구석의 무언가를.
--- p.20

오늘 밤에는 특별한 냄새가 나를 유혹했다. 달고, 짜고, 맛있는 냄새의 주인공이 쓰레기통 속 하얀색 포장 용기에 떡하니 담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무엇인지 몰라도 맛이 좋았다. 하지만 자칫 그것으로 파멸을 맞이할 뻔했다. 청소하는 여자. 그녀가 내 목숨을 살렸다.
--- p.28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니트-위츠(Knit-Wits, 뜨개질 애호가들?옮긴이)는 처음엔 뜨개질 클럽이었다. 25년 전, 소웰베이에 사는 여자들 몇 명이 모여 실을 교환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다 자란 자식들이 떠나고 텅 빈 집에서 느껴지는 달콤하고도 씁쓸한 공허함으로부터 벗어날 피난처가 되었다. 다른 무엇보다 이 때문에 토바는 처음엔 이 클럽에 들어올 생각이 없었다. 그녀의 공허함에는 달콤함은커녕 씁쓸함뿐이었다. 당시 에릭이 사망한 지 5년이 되는 해였다. 얼마나 예민했던지 아주 사소한 것에도 쉽게 딱지가 벌어지며 다시 피가 뚝뚝 흐르던 때였다. (중략) 토바는 화장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응시하며 손으로 얼굴의 물기를 두드렸다. 니트-위츠 멤버는 오랜 친구들이었지만, 그들과 함께 있으면 가끔씩 실수로 다른 판에 낀 퍼즐 조각이 된 기분이 들었다.
--- pp.34~36

문어는 다 그렇다. 걸음을 멈추고 내 수조를 들여다본 모든 인간의 얼굴을 기억한다. 패턴을 기억하는 것은 쉽다. 동틀 녘, 일출이 시작되면 벽 위쪽으로 어떤 문양이 떠오르는데 계절이 변함에 따라 그게 매일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알고 있다. 듣고자 한다면 무엇이든 들을 수 있다. 바닷물이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이 감옥 바깥의 조류가 언제 썰물로 바뀌는지도 알 수 있다. 보고자 한다면 내 눈은 더없이 정밀해진다. 유리에 남긴 지문만으로도 정확히 누가 내 수조를 만졌는지 안다. 인간들의 글자와 말을 배우는 것은 쉬웠다.

나는 도구를 사용할 줄 안다. 퍼즐도 풀 수 있다. 여기에 감금된 누구도 이런 능력이 없다. 나는 5억 개의 뉴런을 지녔고, 그것들은 여덟 개의 팔에 퍼져 있다. 가끔은 내 촉수 하나가 인간의 머리보다 지능이 더 높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 pp.120~121

테리가 어찌나 깔끔하고도 능숙하게 젓가락으로 밥을 떠먹는지, 자메이카 낚싯배에서 자란 사람이라기엔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였다. 젊은 사람들은 무엇이든 쉽게 배운다.
--- p.146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 해양 생물들하고만 있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할 일이 있다는 게, 바쁘게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좋았고, 게다가 혼자 하는 일이라 다른 사람에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 청소하는 게 이상할 정도로 낯설었다. 필시 캐머런도 여기 있어야 했다. 이런 확신 어린 생각에 토바 자신도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지금쯤 캘리포니아 근처에 다다랐을 것이다. 꼬리 밑을 다 닦은 후 마지막으로 어두운 복도를 한번 더 지났다. 블루길을 향해 인사했다.
“잘 있어, 친구들.”
--- p.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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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정말 오랜만에 최고의 캐릭터를 만났다. 풍자적이면서 현명하고,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이 책은 다 읽을 때까지 절대 내려놓지 못할 것이다.
- 신시아 다프리 스위니 (소설가)
상실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오만하지만 왠지 모르게 사랑스러운 야생 문어의 역할을 정교하게 표현해냈다. 우리의 외로움이 다른 존재와 이어졌을 때 어떻게 변화하는지 아름답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 케빈 윌슨 (소설가)
이 이야기에는 가족, 공동체, 어둠에도 꺾이지 않는 낙관주의가 들어 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문어와 사랑에 빠질 준비를 하시라.
- 헬렌 호앙 (『키스의 지수』 저자)
완벽하지 않은 캐릭터로 가장 완벽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영원히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읽지 않을 때는 꼭 껴안고 있을 테니까.
- 제이미 포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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