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4년 07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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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96쪽 | 725g | 152*225*29mm |
ISBN13 | 9788960514065 |
ISBN10 | 8960514063 |
발행일 | 2014년 07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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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96쪽 | 725g | 152*225*29mm |
ISBN13 | 9788960514065 |
ISBN10 | 8960514063 |
감사의 말 프롤로그-귀찮게 뭘…?: 경제학은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사람들은 경제학에 별 관심이 없는 걸까?│이 책은 어떻게 다른가? 1부 경제학에 익숙해지기 1장 인생, 우주, 그리고 모든 것: 경제학이란 무엇인가?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적 선택에 관한 연구다?│아니면 경제학은 경제를 연구하는 학문인가?│맺는말: 경제를 연구하는 학문으로서의 경제학 2장 핀에서 핀 넘버까지: 1776년의 자본주의와 2014년의 자본주의 핀에서 핀 넘버까지│모든 것이 변한다: 자본주의의 주체와 제도는 어떻게 바뀌었는가│맺는말: 변화하는 실제 세상과 경제 이론들 3장 우리는 어떻게 여기에 도달했는가?: 자본주의의 간단한 역사 빌어먹을 일의 연속: 역사는 왜 공부할까?│거북이 vs 달팽이: 자본주의 이전의 세계 경제│자본주의의 여명: 1550∼1820년│1820년∼1870년: 산업 혁명│1870∼1913년: 결정적인 하이눈 시기│1914∼1945년: 파란의 시기│1945∼1973년: 자본주의의 황금기│1973∼1979년: 과도기│1980년∼현재: 신자유주의의 흥망 4장 백화제방: 경제학을 ‘하는’ 방법 모든 반지 위에 군림하는 절대반지?: 경제학의 다양한 접근법│경제학파 칵테일: 이 장을 읽는 방법│고전주의 학파│신고전주의 학파│마르크스학파│개발주의 전통│오스트리아 학파│(신)슘페터 학파│케인스학파│제도학파: 신제도학파? 구제도학파?│행동주의 학파│맺는말: 어떻게 경제학을 더 나은 학문으로 발전시킬까? 5장 드라마티스 페르소나이: 경제의 등장인물 주인공은 개인│진짜 주인공은 조직: 경제적 의사 결정의 현실│개인조차도 이론과는 다르다│맺는말: 불완전한 개인만이 진정한 선택을 할 수 있다 2부 경제학 사용하기 6장 “몇이길 원하십니까?”: 생산량, 소득, 그리고 행복 생산량│실제 숫자│소득│실제 숫자│행복│실제 숫자│맺는말: 경제학에 나오는 숫자가 절대 객관적일 수 없는 이유 7장 세상 모든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생산의 세계 경제 성장과 경제 발전│실제 숫자│산업화와 탈산업화│실제 숫자│지구가 바닥난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환경 보호│맺는말: 왜 생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가 8장 피델리티 피두시어리 뱅크에 난리가 났어요: 금융 은행과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투자 은행과 새로운 금융 시스템의 탄생│실제 숫자│새로운 금융 시스템과 그 영향│실제 숫자│맺는말: 금융은 너무도 중요하다. 바로 그 때문에 엄격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 9장 보리스네 염소가 그냥 고꾸라져 죽어 버렸으면: 불평등과 빈곤 불평등│실제 숫자│빈곤│실제 숫자│맺는말: 빈곤과 불평등은 인간이 제어할 수 있다 10장 일을 해 본 사람 몇 명은 알아요: 일과 실업 일│실제 숫자│실업│실제 숫자│맺는말: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자 11장 리바이어던 아니면 철인 왕?: 정부의 역할 정부와 경제학│국가 개입의 도덕성│시장 실패│정부 실패│시장과 정치│정부가 하는 일│실제 숫자│맺는말: 경제학은 정치적 논쟁이다 12장 지대물박(地大物博): 국제적 차원 국제 교역│실제 숫자│국제 수지│실제 숫자│외국인 직접 투자와 초국적 기업│실제 숫자│이민과 노동자 송금│실제 숫자│맺는말: 가능한 모든 세상 중에 가장 좋은 세상? 에필로그-그래서 이제는?: 어떻게 우리는 경제학을 사용해서 경제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을까? 경제학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그래서 어쩌라고?: 경제는 경제학자들에게만 맡겨 두기에는 너무 중요한 문제다│마지막 부탁: 생각하는 것보다 쉽다 주 찾아보기 |
해외에 있는 동안 경제학을 좀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문득 들었다. 마침 경제학을 전공한 지인이 있어서, 한국에서 일반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만한 경제 입문서를 한 권 보내달라고 했다. 그리고 받은 소포 안에 모셔져 있던, “맨큐의 경제학”. 그 충격이란.. 표지와 두께에 감탄하며 나의 경제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대로 책장에 꽂아 두고, 아직도 친정 책장에 그대로 꽂혀 있다. 섣부른 시도는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쉽사리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리라.
나만 이럴까? 정말? 당신은 아니란 말인가? 세계 동향이 눈에 보이며, 어느 기사가 진실이며, 도움이 되고, 지금의 정세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슥슥 보고도 알아 차릴 수 있는 당신이라면, 이 책을 읽을 필요도, 이 글을 읽고 있을 필요도 없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세요^^
그렇다. 경제라는 영역이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전문가적인 부분처럼 싸여 있다. 하지만 경제란 무엇인가?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모두와 관련 있는 그런 무언가. 지금 당장 내 밥줄에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있는 그런 무언가. 정책 하나 하나에 누군가의 희비가 가려질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닌가? 당장 내 삶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경제를 너무 막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가들이 잘 하면 되겠지. 지금 당장 내 먹고 살 일만 잘하면 되겠지. 그러기엔 이 경제라는 것은 너무 큰 영역이고, 영향력이 엄청나다.
저자는 경제는 돈, 직업, 기술, 국제 무역, 세금 등을 비롯해 우리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수입을 분배하고, 그 결과 나온 생산물을 소비하는 것과 관계되는 연구를 하는 것(33)이라고 한다. 그 나열만 봐도 뭔가 복잡하고 많아 보인다. 이는 정말 전문가(혹은 그 정도로 잘 아는)들만이 알 수 있고, 그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그 상황이 괜찮은가? 이런 질문에 저자는 답한다. 경제는 경제학자들에게만 맡겨 두기에는 너무 중요한 문제(440)라고. 특히 우리 손으로 뽑지 않은 전문가 집단에게 우리 사회를 맡겨 두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경제학을 배워 전문 경제학자들에게 도전해야 한다(442)고. 우리 인생이 달린 문제인데 우리가 직접 나서야 하는 것이다. 전체를 통제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는 알아야 할 일이다.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경제학적 논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특정 경제 상황과 특정 도덕적 가치 및 정치적 목표하에서는 어떤 경제학적 시각이 가장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경제학을 배우는 일이다. (15)
당장 내가 먹고 살기가 막막해서, 좀 더 잘 살고 싶어서, 돈이 필요해서 경제를 공부해야 한다. 그것도 좋은 이유다. 하지만 거기에 국한하지 않고, 더 잘 살기 위해서 전체 경제를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그를 위한 발판으로 저자는 친절히 도와준다. 이 책은 정말 강의이다. 경제를 좀 더 잘 알아듣고 이해하기 위해서, 혹은 우리가 지금 왜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가늠해보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배경 지식을 가득 가득 알려준다.
저자의 특유의 문체가 마음에 든다.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에 그 위에 장식으로 뿌려져 있는 듯한 유머스러움이 좋다. 가장 좋은 건 온전히 우리 입장에서 글을 쓰는 그의 태도이다. 어려운 건 어렵다. 이건 이거다. 이것만 기억해라와 같은 태도도 꽤나 좋다. ‘경제학 교과서’라고 붙인 부제가 꽤나 잘 어울린다. 가이드도 시원 시원하다. 필요한 부분만 읽어도 좋고, 다 읽어도 좋다는 그의 태도. 가장 편한 건 마지막 맺음말이다. 개인적으로 어렵고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싶지 않다면 이 책의 각 장의 맺음말만 읽어 보아도 개략적으로 저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저자의 이야기는 나 같은 무지한 평민의 마음을 끈다.
- 경제학 이론들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서로 다른 도덕적, 정치적 가치관에 근거하기 때문임을 이해하고 나면, 경제학을 제대로 알게 되고, 다시 말해서 옳고 그름이 확실한 ‘과학’이 아닌 정치적 논쟁으로서의 경제학을 토론할 자신감을 얻게 된다. (166)
경제학 이론들이 경제학자들만 알아야 하는 전문 분야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삶에서 드러나는 흐름임을 알아야 한다. 그들의 이론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배경이 있었고, 그 배경에 우리가 있다. 배경이 되어 있는 우리의 삶이 달려 있다. 그러니 더 잘 알아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바를 제대로 그릴 수 있다.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우리의 삶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 상품을 만든 사람들이 그 상품의 폐해보다 혜택이 더 많다는 것을 명백하게 입증하지 못할 때는 더욱 제한해 단순화 해야 한다. (303)
금융파트는 참 어려웠다. 쉽게 풀어 주신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나는 어려웠다. 헷갈리고. 뭐야 뭔 소리야!! 를 울부짖으며 경제 신문이 안 읽히는 이유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리고 그 상황이 마냥 내 잘못이 아님을. 자산 전문가들, 혹은 금융 설계사라는 사람들은 반드시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걸 생색낸다.) 그게 문제인 거다. 우리 돈을 맡기는 건데, 관리자들도 어려워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힘들게 습득하는 걸 소비자인 우리에게 어떻게 이해 시키겠다는 것인가. (그렇게 금융 사기 아닌 사기 당한 경험을 위로해본다.) 최대한 단순화 시키고, 누가 봐도 쉽게 만들어 두어야 한다. 어려워 지는 건 단순히 자신들의 사리사욕만 취하고 있다는 걸 가리기 위해서일 테니 말이다.
- 누가 가난하게 살게 되는지 또한 공적 개입에 많이 달려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가난을 떨쳐 버리는 것을 돕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아이들에게 더 공평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고용 시장에 더 쉽게 접근하도록 하고,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이 시장을 조작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332)
- 기업들의 주주 이익 극대화 전략이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잘못된 거시 경제 정책으로 인해 과다한 실업이 발생하며, 숙련 노동자를 훈련시키는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아 자국 노동자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425)
기업들이 자신만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가리고 수 쓰는 상황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가 알아야 한다. 눈 뜨고 코 베이는 사회는 없다. 그저 몰랐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으리라. 초국적 기업이 세금을 포탈하는 방식은 윤리적인 문제일 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우리가 그들을 마냥 비난할 수는 있지만, 바꾸기 위해서는 알아야 한다. 제대로 작동되게 하려면 우리가 먼저 알고 움직여야 한다.
정부가 잘 규제해야 한다. 하지만 강대국들이 그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 경제에서 일을 제대로 논하고 있지 않다니. 등등.. 읽으면서 꽤나 많은 걸 생각하고 느꼈는데 글로 풀어 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경제학에 관해 이게 무엇인지는 대략 감을 잡을 순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왜 경제를 알아야 하는지도.
요즘 대학가에선 원론적 경제학 입문 교재로 어떤 책을 많이 배우는지……. 얼마 전만 해도 '맨큐의 경제학'이 대세였던 거 같은데, 요즘은 이준구·이창용의 '경제학원론'도 많이 선호하나 보다. 내가 학부시절에 배운 경제학원론은 누구의 저서라고 밝히긴 좀 그렇지만, 참 어려웠다는 느낌이 아직도 앙금처럼 남아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오는 일반인 대상 경제서적들은 사례를 통해 보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듯하다. 이번에 읽은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도 책 제목처럼 마치 강의를 하듯이 아주 쉽게 원론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주더라. 얼마 전에 읽은 팀 하포드의 <당신이 경제학자라면>도 쉽게 설명하는 강의형 책이었지만 뭔가 답답하고 내용 이해가 오히려 어렵게 느껴지곤 했는데,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자신의 색깔을 잘 살려 마치 내 곁에서 내 자신만을 위해 강의하는 듯이 유려하게 와 닿았다. 자신의 관점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풀어내어 현실을 직시하고 인식하게 하는 힘이 있더라. 이 책을 경제학 주교재로 쓰기는 좀 그렇지만, 폭넓은 시야를 갖게 하는 보완 교재로써는 아주 훌륭하다고 하겠다.
장 교수의 경제관은 10여 년 전 <사다리 걷어차기>를 읽으면서 대략 느낀 바가 있다. 그 후 <나쁜 사마리아인들>,<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을 읽으면서 이 분에게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더라.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가진 자'에게만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던 차, 신자유주의가 가진 한계를 신랄하게 학문적으로 지적하고 인간 평등의 가치와 복지국가의 실현을 중요시하는 그의 철학이 상당히 마음이 들었다. 장 교수를 신제도학파로 분류하기에 이 학파의 경제 접근법이 뭔지 알아보던 게 엊그제 같네. 이 앞 보수정권들이 내세운 정책이 바로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성장 우선'이었다. 파이를 키우면 떨어지는 떡고물도 많다는 논리_낙수 효과 이론 trickle-down effect theory_를 전개하여 밀어붙이긴 했는데, 이게 이상하게도 규모는 커져 성공한 듯한데 실상 가계나 개인 소득이 줄어든 거 같다는 거다. 가진 자들은 더욱 잘 살게 되었는데 서민들의 살림은 더욱 팍팍해진 거 같았으니……. 복지는 증세 없이 이루기 힘들다는 것이 화두다. 전 정권의 증세 아닌 증세(?)는 과세 형평성에 매우 어긋나 보였다. 있는 자들이 좀 더 많이 내어야 하는데 저소득층의 호주머니만 털어간다는 느낌……. '부자 정당'이란 말을 실감했었다... 에고~ 여기서 이런 글 적을게 아니니 그만하고 본론으로 다시 넘어가자...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를 표방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참 괜찮았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경제학 입문서를 쓰자'는 제안을 받고 썼다는 이 책의 프롤로그를 보면 장 교수가 경제학을 바라보는 시각의 근저를 찾아낼 수 있다. 조금 길지만 인용해 보면 "경제 문제에 정답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전문가들 손에만 맡겨 둘 수 없다. 즉 책임 있는 시민은 모두 어느 정도 경제학적 지식을 갖춰야 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해서 두꺼운 경제학 교과서를 읽으면서 특정 경제학의 시각을 무조건적으로 흡수하라는 말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경제학적 논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특정 경제 상황과 특정 도덕적 가치 및 정치적 목표 하에서는 어떤 경제학적 시각이 가장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경제학을 배우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경제학을 이야기하는 책이 필요하다. 나는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고 믿는다." 옳다. 전적으로 장 교수의 생각에 공감한다. 우리도 이제 경제를 어느 정도는 알아야 만 올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경제의 여러 접근법과 함께 경제학의 가장 근본적인 방법론적 문제들을 논하여 독자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게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1부는 경제학에 익숙해지는 과정이었다. 경제학과 경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경제가 현재의 모습이 되었는지, 경제를 연구하는 방법이 얼마나 다양한지,_고전주의, 신고전주의, 마르크스학파, 개발주의, 오스트리아학파, 슘페터학파, 케인스학파, 제도학파, 행동주의 등 9가지 주요 경제학파의 장단점을 소개_ 그리고 경제의 주요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여기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부록으로 제공된 경제학파의 비교 도표였다. 정리 방법이나 관점이 아주 신선하더라. 보통 인터넷을 통해 찾는 자료와는 다른게 솔직히 한 수 배웠다. 2부는 실제 세상의 경제를 이해하는 데 경제학을 어떻게 '사용'할 지를 알아보는데, 불평등과 빈곤을 다루는 9장의 '보리스네 염소가 그냥 고꾸라져 죽어 버렸으면'에서 공감을 많이 했다. "지난 30년간 다수의 정부가 낙수 효과를 믿고 부자에게 유리한 정책을 시행하였다. (중략) 그 결과 생산, 노동, 금융 시장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어 부자가 돈 벌기 더 쉬운 환경이 조성되었다." 공산당도 아니고 극단적인 평등주의를 지지할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너무 심한 불평등도 사회 통합을 방해해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진다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강조한다. 정치 불안은 결국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성장이 감소한다는 논리이다. 불평등은 사회적 지표에서도 열등한 결과를 낳는다고 하니 경제정책이 왜 중요한지를 명확히 알겠다. 장 교수는 빈곤과 불평등은 인간이 제어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당연히 그랬으면 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가난을 떨쳐 버리는 것을 돕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아이들에게 더 공평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복지혜택과 교육 등), 가난한 사람들이 고용 시장에 더 쉽게 접근하도록 하고(차별을 줄이고 최급 직종의 '끼리끼리' 문화를 없앰으로써),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이 시장을 조작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332쪽
'시장 실패'와 '정부 실패'를 다루는 11장 '리바이어던 아니면 철인 왕?'은 결국 정부의 역할을 강조_탈정치화 제안은 반민주적이다. 경제학은 정치적 논쟁이다_하는 장 교수의 경제 철학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물론 무엇이 시장실패인지, 그리고 그에 따른 정부의 행위를 어디까지 정당화할 수 있는지는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우리 각자가 선택한 이론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역설적으로 경제학에 대한 다원적 접근의 필요성이 재차 강조된다 하겠다. 11장의 '지대물박(地大物博)'에서도 장 교수의 냉철한 진단이 눈에 띈다. 자유무역 경제학자들은 '보상 원칙'을 들어가며 무역자유화를 옹호하는데, 보상 원칙을 적용해도 무역 자유화로 인해 수많은 피해를 본다는 사실은 감출 수 없다고 지적한다. 국제 무역은 특히 개발도상국에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자유 무역이 최선이라는 말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수출 주도형 자유무역을 통해 성장해 온 한국의 입장을 돌이켜 볼 때 일견 반무역주의자로 비난 받을 수 있는 내용이나, 그가 왜 이렇게 주장하는지 전작 <사다리 걷어차기>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통해 좀 더 알아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라 생각한다. 장 교수는 세계화 현상, 즉 국제 경제의 통합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나라의 장기적 목표와 역량에 달려 있음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에필로그 : 그래서 이제는? 어떻게 우리는 경제학을 사용해서 경제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을까?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라 정치적 논쟁이므로, 경제학적 논쟁을 대할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오래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조언을 한다. "Cui bono(누가 이득을 보는가)?"……. 경제학을 '하는' 방법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며, 다양한 경제학적 접근법은 모두 제각각 장단점이 있으므로 특정 이론의 관점에서만 분석하기 보다는 다른 '연장'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그는 바란다. 다양한 경제학 이론 모두에 저마다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은 당연 동감!
그래서 어쩌라고? 경제는 경제학자들에게만 맡겨 두기에는 너무 중요한 문제이므로, 경제학자들에게 '사용'당하지 않도록 누구나 전문 경제학자들의 말에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경제학자들이 '모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학적 문제에서도 그들이 진실을 독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편협하고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는 대목에선 속이 시원하더라. 턱없이 잘난 척하는 가식적 학자들 보면 얼마나 아니꼽던지…….
팀 하포드의 <당신이 경제학자라면>도 수식이나 도표 이런 거 하나도 없이 주르륵 나가더만, 이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도 만만찮다. 둘 다 대단한 책이긴 하나 나에겐 장 교수의 책이 더 와 닿았다. 다양한 사례와 자신의 주장을 받쳐주는 '실제 숫자'을 보면서 그의 전문적 지식에 많은 공감을 했기 때문이겠지……. 아무리 신고전학파의 신자유주의가 대세라 해도 "망치를 쥔 사람은 모든 것을 못으로 본다."라는 말이 있다. 한 가지 이론만으로 모든 것을 재단한다는 것은 경제시스템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맥가이버 칼(Swiss Army Knife)이 필요한 거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장 교수 같은 분의 논거가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것이다. "세상은 복잡하고 모든 경제학 이론이 어느 정도 편향성을 지녔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이론의 정당성에 대해 겸손하고 열린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의 안타까운 정국이 자꾸만 생각이 나더라. 지금의 집권당도 '부자 정당'이란 오명을 벗으려면 겸허하게 열린 마음으로 다른 쪽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어쨌든 독특한 서술방식과 유려한 필력, 신제도학파로 분류되는 그의 경제관이 신고전주의 경제정책에 피로감을 느끼는 나에겐 아주 청량한 바람 같았다. 일독을 권할만한 책이다.
1. 경제학이란
많은 경제학 교과서앞에 나와있는 바와 같이 경제학 Economics의 영어어원은 가정을 뜻하는 그리스어 oikos와 관리를 뜻하는 nomos 로 이루어져 있다. 일본인이 만들었다고 알려진 經濟의 한자어원은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한다는 장자에 나오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는 말의 약어이다. 이처럼 경제의 어원은 처음부터 자유방임과는 거리가 거리가 먼 "관리"와 "구함"의 학문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주류 경제학책은 숫자와, 공식 그리고 그래프로 꽉 채워지고 경제학이란 학문은 백성을 구함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오직 가진자들의 논리가 되어버렸다. 주류경제학은 많은 가정을 한다. 우리 인간을 합리적이라고 보고, 자본과 노동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고 보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을 자유롭게 바꿀수 있다고 가정한다. 그런 가정하에 공식으로 세상을 나눈다. 하지만 가정은 가정일뿐 현실에서는 항상 다른 변수가 발생해 원치 않는 상황을 가져온다. 숫자에 가려져 사람은 보이지 않고 허수만 잔뜩 있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고통을 받는다. 좋아 질것이라는 헛된 경제가정에 눌려서 말이다. 경제학자는 융성하고 경제학의 사용은 늘어가지만 경제학 예측이 점쟁이 수준의 신뢰성까지 떨어진지 오래다. 경제학 무용론까지 나온다.
2. 이 책 "경제학 강의"는
의외로 다작인 장하준 교수가 그동안 정치경제주변을 돌면서 이야기 하더니 이번에는 정면으로 "경제학 사용자 안내서 Economics The user's Guide"를 내 놓았다. 출판사에서 제목을 고집스럽게 경제학 강의라고 바꾼것이 손색없게도 경제학 전반을 아우른다. 거시경제학, 미시경제학, 경제사,화폐금융,노동경제(본인은 경제학이 일을 무시한다고 했는데),국제무역 등 모든 분야를 다룬다. 최근 중요하게 다뤄지는 계량부문은 빠졌다. 수식과 그래프를 안 넣으려는 저자의 마음과 통계를 신뢰하지 않는 저자의 성향이 섞여 있을 것이다. 경제학 안내서, 경제학 강의책으로는 독특하게 독자를 고려해서 수식과 그래프가 거의 없다. 전혀 없다고 하려 했는데 그래프가 한번 나온다. 로렌츠 곡선인데 왜 집어넣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 곡선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수식과 그래프 없이도 경제학을 꼼꼼히 설명해준다. 언젠가 초보는 말로, 중수는 그래프로, 고수는 수식으로 설명한다는 경제학 교수님의 말씀이 구라였다. 진짜 고수는 쉬운 말로 설명해준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쉽다. 쉬운 경제학 안내서역할을 해줄수 있는 이 책은 조만간 경제학원론을 듣는 대학생이나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는 고등학생들에게 필수교재가 될 것 같다.
3. 쉽지만 진지하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경제학 강의답지 않게 수식과 그래프를 배제한 이 책은 쉽다. 쉽다고 술술 읽혀지는 책은 아니다. 문장 하나 하나, 한 쪽 한 쪽 모두 묵직하다. 한줄 한줄 음미하면서 지난 역사와 우리 현실을 수 없이 교차하면서 읽게 된다. 경제학자지만 이론에 파묻히지 않고 사람을 중심으로 하면서 이론을 설명하고 경제학의 허실을 이야기한다.
경제학은 정치적 논쟁이다. 과학이 아니고, 앞으로도 과학이 될 수 없다.경제학에는 정치적, 도덕적 판단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확립될 수 없는 객관적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경제학적 논쟁을 대할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오래된 질문을 던져야 한다. Cui bono? 누가 이득을 보는가?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신중하다. 분명 주류경제학을 비판하고 좌파적 시각이지만 읽는 사람을 선동하지 않는다. 비판을 하고 책을 읽는 사람이 생각할 시간을 주고 여유를 준다. 자신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책을 읽는 시간이 더뎠는지 모르겠다. 어찌 생각해보면 답답하기도 하다. 잔뜩 사람 흥분시켜 놓고 어떻게 하자는 말이 없다. 능동적 경제시민이 되라는 말 뿐이다. 비판적인 눈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다 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뭐...
* 그놈의 낙수효과는 도대체 언제 밑 바닥까지 오는지 기다려도 기다려도 떨어지지 않는다. 지붕과 바닥의 거리가 너무 멀어 내려 오는데 시간이 걸리나 보다.
** 아니! 장하준 이 양반 언제 이렇게 영화,드라마를 보는 거지? 책에서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미국,영국)가 참고 자료로 나온다.
*** 한국에서도 출판할 목적으로 저술하였지만 본래 다국적으로 출판할 책이어서 통계자료에 한국자료가 들쭉날쭉하다. 출판사에서 옮길 때 역주로 한국자료를 같이 넣어 주었으면 정말 고마웠겠다. 책을 읽는 동안 계속 한국 자료는 얼마지? 라는 생각이 들고 검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