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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장하준 저 / 김희정 | 부키 | 2014년 07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8 리뷰 69건 | 판매지수 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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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top20 1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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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7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725g | 152*225*29mm
ISBN13 9788960514065
ISBN10 8960514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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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감사의 말

프롤로그-귀찮게 뭘…?: 경제학은 왜 알아야 하는가?
왜 사람들은 경제학에 별 관심이 없는 걸까?│이 책은 어떻게 다른가?

1부 경제학에 익숙해지기

1장 인생, 우주, 그리고 모든 것: 경제학이란 무엇인가?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적 선택에 관한 연구다?│아니면 경제학은 경제를 연구하는 학문인가?│맺는말: 경제를 연구하는 학문으로서의 경제학

2장 핀에서 핀 넘버까지: 1776년의 자본주의와 2014년의 자본주의
핀에서 핀 넘버까지│모든 것이 변한다: 자본주의의 주체와 제도는 어떻게 바뀌었는가│맺는말: 변화하는 실제 세상과 경제 이론들

3장 우리는 어떻게 여기에 도달했는가?: 자본주의의 간단한 역사
빌어먹을 일의 연속: 역사는 왜 공부할까?│거북이 vs 달팽이: 자본주의 이전의 세계 경제│자본주의의 여명: 1550∼1820년│1820년∼1870년: 산업 혁명│1870∼1913년: 결정적인 하이눈 시기│1914∼1945년: 파란의 시기│1945∼1973년: 자본주의의 황금기│1973∼1979년: 과도기│1980년∼현재: 신자유주의의 흥망

4장 백화제방: 경제학을 ‘하는’ 방법
모든 반지 위에 군림하는 절대반지?: 경제학의 다양한 접근법│경제학파 칵테일: 이 장을 읽는 방법│고전주의 학파│신고전주의 학파│마르크스학파│개발주의 전통│오스트리아 학파│(신)슘페터 학파│케인스학파│제도학파: 신제도학파? 구제도학파?│행동주의 학파│맺는말: 어떻게 경제학을 더 나은 학문으로 발전시킬까?

5장 드라마티스 페르소나이: 경제의 등장인물
주인공은 개인│진짜 주인공은 조직: 경제적 의사 결정의 현실│개인조차도 이론과는 다르다│맺는말: 불완전한 개인만이 진정한 선택을 할 수 있다

2부 경제학 사용하기

6장 “몇이길 원하십니까?”: 생산량, 소득, 그리고 행복
생산량│실제 숫자│소득│실제 숫자│행복│실제 숫자│맺는말: 경제학에 나오는 숫자가 절대 객관적일 수 없는 이유

7장 세상 모든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생산의 세계
경제 성장과 경제 발전│실제 숫자│산업화와 탈산업화│실제 숫자│지구가 바닥난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환경 보호│맺는말: 왜 생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가

8장 피델리티 피두시어리 뱅크에 난리가 났어요: 금융
은행과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투자 은행과 새로운 금융 시스템의 탄생│실제 숫자│새로운 금융 시스템과 그 영향│실제 숫자│맺는말: 금융은 너무도 중요하다. 바로 그 때문에 엄격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

9장 보리스네 염소가 그냥 고꾸라져 죽어 버렸으면: 불평등과 빈곤
불평등│실제 숫자│빈곤│실제 숫자│맺는말: 빈곤과 불평등은 인간이 제어할 수 있다

10장 일을 해 본 사람 몇 명은 알아요: 일과 실업
일│실제 숫자│실업│실제 숫자│맺는말: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자

11장 리바이어던 아니면 철인 왕?: 정부의 역할
정부와 경제학│국가 개입의 도덕성│시장 실패│정부 실패│시장과 정치│정부가 하는 일│실제 숫자│맺는말: 경제학은 정치적 논쟁이다

12장 지대물박(地大物博): 국제적 차원
국제 교역│실제 숫자│국제 수지│실제 숫자│외국인 직접 투자와 초국적 기업│실제 숫자│이민과 노동자 송금│실제 숫자│맺는말: 가능한 모든 세상 중에 가장 좋은 세상?

에필로그-그래서 이제는?: 어떻게 우리는 경제학을 사용해서 경제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을까?
경제학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그래서 어쩌라고?: 경제는 경제학자들에게만 맡겨 두기에는 너무 중요한 문제다│마지막 부탁: 생각하는 것보다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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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 경제학 교수이자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경제학 교과서 중의 하나를 집필한 그레고리 맨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경제학자들은 과학자인 척하는 걸 좋아한다. 나도 종종 그러기 때문에 잘 안다. 학부생들을 가르칠 때 나는 의식적으로 경제학을 과학의 한 분야로 묘사한다.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두루뭉술한 학문 분야에 발을 들여놨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경제학이 물리학이나 화학 같은 의미의 과학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략) 화학에서 다루는 분자나 물리에서 다루는 물체와는 달리 인간은 자유 의지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경제 문제에 정답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전문가들 손에만 맡겨 둘 수 없다. 즉 책임 있는 시민은 모두 어느 정도 경제학적 지식을 갖춰야 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해서 두꺼운 경제학 교과서를 읽으면서 특정 경제학의 시각을 무조건적으로 흡수하라는 말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경제학적 논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특정 경제 상황과 특정 도덕적 가치 및 정치적 목표하에서는 어떤 경제학적 시각이 가장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경제학을 배우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경제학을 이야기하는 책이 필요하다. 나는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고 믿는다. -프롤로그 귀찮게 뭘…? 15쪽

현대에는 사고파는 것이 불가능한 많은 것들, 예를 들어 인간(노예), 아동 노동, 관직 등이 옛날에는 시장에서 합법적으로 거래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자유 시장’의 경계가 시대를 초월하는 과학적 방법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우리가 현재 당연시하는 시장의 경계 또한 달라질 수 있음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규제가 많고 세율이 높았던 1950년대에서 1970년대 사이에 가장 빨리 성장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세금과 관료주의를 줄여야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견해에 곧바로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3장 우리는 어떻게 여기에 도달했는가? 55쪽

헤크셰르-올린-새뮤얼슨 이론에서는 모든 나라가 기술적, 조직적으로 모든 것을 생산할 능력이 있다고 가정하고 논의를 시작한다. 각 나라가 특화할 제품을 다르게 선택하는 것은 단지 제품마다 생산에 필요한 자본과 노동의 조합이 다르고, 나라마다 가지고 있는 자본과 노동의 상대적인 양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가정은 결국 비현실적인 결론으로 이어진다. 즉 과테말라가 BMW 같은 차를 만들지 않는 것은 생산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것을 생산하는 것이 경제적이지 않아서인데, BMW를 생산하려면 자본이 많이 들고 노동력은 조금 드는 반면 과테말라는 노동력은 풍부하고 자본은 조금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4장 백화제방 123쪽

빌프레도 파레토(1848~1923)는 독립 의지를 가진 모든 개인의 권리를 존중한다면 사회 구성원 가운데 누구의 상황도 나빠지지 않으면서 일부의 상황이 나아져야만 그 사회적 변화를 개선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이익’이라는 명목하에 더 이상 개인의 희생이 없어야 한다는 견해인데, 파레토 기준(Pareto criterion)이라 부르는 이 개념은 현대 신고전주의 경제학에서 사회의 개선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실제 세상에서 누구에게도 피해를 입히지 않는 변화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파레토 기준은 사실상 현상을 유지하고 어떤 것에도 개입하지 않는 자유방임주의적 태도를 정당화하는 처방이 되고 말았다. 파레토 기준을 채용함으로써 신고전주의 학파는 굉장히 보수적인 성향을 띠게 되었다. -4장 백화제방 126~127쪽

고전주의를 계승했다고 자처하는 신고전주의 학파보다 고전주의 이론을 진정으로 계승한 것이 마르크스학파이다. 마르크스학파는 노동 가치론을 채택한 반면 신고전주의는 이 이론을 노골적으로 부정한다. 또 마르크스학파는 생산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신고전주의에서는 소비와 교환이 주 관심 대상이다. 마르크스학파는 경제 체제가 개인보다는 계급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신고전주의가 거부한 또 하나의 고전주의적 요소이다. 고전주의 경제학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마르크스와 그의 추종자들은 이복형제인 신고전주의와는 많이 다른 경제학을 만들어 냈다. -4장 백화제방 132쪽

정부 실패의 가능성을 생각하면, 국가를 구석으로 밀어내고 중앙은행과 같이 꼭 필요한 기구에 정치적 독립성을 부여해 경제를 탈정치화하는 것이 좋은 생각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그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고 하는 ‘정치’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민주 국가에서 정치란 국민이 끼치는 영향력에 다름 아니다. 시장은 ‘1원 1표’ 원칙으로 움직이는 반면 민주 정치는 ‘1인 1표’ 원칙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민주 사회에서 경제를 탈정치화 하자는 것은, 결국 돈을 더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 사회를 움직이는 힘을 더 많이 주자는 반민주적인 주장이다. -11장 리바이어던 아니면 철인 왕? 381쪽

경제학은 정치적 논쟁이다. 과학이 아니고, 앞으로도 과학이 될 수 없다. 경제학에는 정치적, 도덕적 판단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확립될 수 있는 객관적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경제학적 논쟁을 대할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오래된 질문을 던져야 한다. “Cui bono(누가 이득을 보는가)?” 로마의 정치인이자 유명한 웅변가였던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의 말이다. -에필로그: 그래서 이제는? 435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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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 이후, 우리가 기다리던 경제학 입문서

2011년 11월 2일 미국 하버드대학 샌더스관 앞에 수십 명의 학생들이 모여 수업을 거부하고 ‘교수에게 보내는 항의 서한’을 낭독했다. “당신의 강의는 지나치게 편향되었다. 당신이 우리에게 주입하는 경제학은, 미국 사회의 빈부 격차를 영구화하고 세계 금융 위기를 유발한 그 이데올로기 아닌가.”
학생들로부터 수모를 당한 교수는 그레고리 맨큐, 다름 아닌 『맨큐의 경제학』 저자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은 여전히 하버드대학은 물론 세계 많은 나라 대학에서 경제학 기본 교재로 쓰이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2008년 전 세계를 휩쓴 금융 위기 이후, 시장 만능을 설파하던 신자유주의와 이를 뒷받침해 온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한 비난과 회의감이 팽배해졌다.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금융 위기가 터졌는데도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그 원인조차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 대학에서 경제학 커리큘럼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다원주의적 경제학을 위한 국제 학생 운동(International Student Initiative for Pluralist Economics)’으로 번졌다. 산업계와 정책 현장에서도 주류 경제학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의 기본 체계를 정확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누구도 쉽게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이런 상황에 딱 맞춘 경제학 입문서이다. 『맨큐의 경제학』처럼 경제학자의 이름을 내세운 또 하나의 경제학 책이 아니다. 현실의 벽에 부딪친, 아니 현실을 호도해 온 경제학을 근본부터 뒤집는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이자, 일부 경제학자들의 전유물이나 지적 유희 대상으로 전락한 경제라는 학문을 생산과 경제 활동의 주역인 평범한 시민, 바로 우리 자신에게 되돌리려는 노력이다.
바로 이 때문에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가 25년 만에 재발간하는 펠리컨북스 시리즈의 첫 책이 되었으리라.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조지 버나드 쇼의 책으로 1937년 첫 선을 보인 펠리컨북스 시리즈는 당시 책값의 10분의 1 가격으로 문고본을 보급해 지식의 대중화를 선도했다. 이후 1989년 날개를 접었다가 올해 다시 날아오르면서 그 첫 저자로 장하준 교수를 지목한 것이다.
장하준 교수는 최근 영국 정치 평론지 『프로스펙트(PROSPECT)』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적 사상가(WORLD THINKER) 50인’에서 지난해 18위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는 위르겐 하버마스, 슬라보예 지젝보다 앞선 9위에 오르는 등 대중과 가장 가까운 경제학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과학이라 자처하는 경제학에 날리는 보디블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경제란 무엇이고 경제학이란 무엇인지, 왜 지금 우리가 경제학을 알아야 하는지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장하준 교수는 ‘과학’이자 진리로 군림해 온 신고전주의 경제학이 현재의 금융 위기에 어떠한 해법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전문가들에게만 경제를 맡겨 둘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 만큼 평범한 시민인 우리 모두가 경제와 친해질 수 있도록 1부는 ‘경제학에 익숙해지기’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장 ‘인생,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서는 인생, 우주,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주류 경제학에 강력한 ‘보디블로’를 날린다. 이어 2장 ‘핀에서 핀 넘버까지’에서는 오늘날의 자본주의가 ‘보이지 않는 손’을 주창한 애덤 스미스가 살던 시대와 자본가, 노동자, 시스템 측면에서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 주면서 세상의 변화에 따라 경제 이론도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역설한다. 이 변화상은 3장 ‘우리는 어떻게 여기에 도달했는가?’에서 조망할 수 있다. 1500년부터 2014년까지, 때로는 ‘거북이’처럼 때로는 ‘터보엔진’을 단 것처럼 달려온 자본주의의 변화가 눈에 잡힐 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어 4장 ‘백화제방’에서는 경제학의 다양한 접근법을 소개한다. 오늘날 경제학계의 주류인 신고전주의 학파(N)뿐 아니라 오스트리아학파(A), 행동주의 학파(B), 고전주의 학파(C), 개발주의(D), 제도학파(I), 케인스학파(K), 마르크스학파(M), 슘페터 학파(S) 등 우리가 꼭 알아야 할 9가지 주요 경제학파를 알기 쉽게 정의한다. 먼저 각 경제학파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 뒤, 어떤 배경에서 태동했고 장점과 한계는 무엇인지 간결하게 정리해 주는데, 이를테면 신고전학파는 고도의 정확성과 명확한 논리라는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현 상황을 과도하게 수용함으로써 보수적인 경향을 띤다고 설명한다. 또 고전주의를 계승했다는 점에서 신고전주의와 마르크스주의는 ‘이복형제’라는 재미난 뒷이야기도 곁들여진다.
장하준 교수는 현실의 필요에 따라 우리가 여러 학파의 장단점을 취합한 ‘경제학파 칵테일’을 만들어 맛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자본주의의 활력과 생존 능력에 관한 다양한 견해를 맛보려면 CMSI 칵테일이, 왜 가끔은 정부 개입이 필요한지를 알고 싶으면 NDK 칵테일이 제격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경제 이론은 저마다 효용이 있으며 모든 이론 위에 군림하는 ‘절대반지’ 이론은 결코 없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5장 ‘경제의 등장인물’에서는 기업, 정부, 국제기구 등의 역할을 짚으면서 신고전주의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개인’이 얼마나 현실과 맞지 않는지를 보여 준다.
이처럼 1부는 그간 유일한 진리로 군림하며 ‘경제학 제국주의’로 치달은 신고전학파가 수많은 이론 중 하나일 뿐임을 지적하고, 다양한 경제 이론을 필요에 따라 언제든 쓸 수 있음을 보여 줌으로써 경제학 자체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 준다. 그래서 『가디언』은 이 책에 대해 “경제학 입문서이자, 참고서이자, 간략한 세계 경제사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면서 “과학이라 자처하는 경제학에 날리는 강력한 보디블로”라고 평했다.

가볍게, 재미있게, 가장 ‘사용자 친화적’인 가이드북

이어지는 2부는 실제 세상의 경제를 이해하는 데 경제학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보여 준다. 말 그대로 ‘사용자 가이드(User's Guide)’인 셈. 6장 ‘몇이길 원하십니까?’는 생산량, 소득, 행복에 대해서, 7장 ‘세상 모든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너무도 중요한 생산의 세계를 다루고, 8장 ‘피델리티 피두시어리 뱅크에 난리가 났어요’는 오늘날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경제의 불안 요소가 된 금융을 설명한다. 9장 ‘보리스네 염소가 그냥 고꾸라져 죽어 버렸으면’은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올바로 보는 시각을 제공하고, 10장 ‘일을 해 본 사람 몇 명은 알아요’는 일과 실업 문제를, 11장 ‘리바이어던 아니면 철인 왕?’은 정부의 역할을, 마지막으로 12장 ‘지대물박’은 국제 무역, 국제 수지, 초국적 기업과 외국인 직접 투자, 이민 등 국제 경제의 제반 문제를 다룬다.
따라서 각 장에는 적지 않은 숫자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경제학 공포증을 유발하는 복잡한 수식이나 함수, 그래프가 아니라 경제 현실을 알 수 있도록 딱 필요한 만큼의 숫자만 보여 주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빈곤을 이야기할 때는 세계 인구 5명 중 1명이 하루 1.25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고 있으며, 그들 대다수는 우리 생각과 달리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 중국, 인도 같은 개발도상국 주민이라고 설명한다.
또 장하준 교수는 고차원적인 경제 수학 대신 행동 재무학, 진화 경제학 등 제반 경제 이론이 거둔 성과와 경험은 물론이고 심리학, 영화 등 누구에게나 친숙한 사례를 활용해 경제를 전혀 모르는 독자라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예를 들어, 행복도 연구를 방해하는 ‘적응된 선호’와 허위의식의 문제는 이솝우화의 ‘여우와 포도’ 이야기와 영화 〈매트릭스〉를 통해 풀어낸다.
이 책이 얼마나 ‘사용자 친화적’인지는 거의 대부분의 대학에서 경제학 개론서로 쓰이는 『맨큐의 경제학』과 목차만 비교해 보아도 드러난다. 『맨큐의 경제학』은 서론에 이어 ‘제2부 시장의 작동원리’로 본론을 전개하고 ‘제3부 시장과 경제적 후생’, ‘제4부 공공경제학’ 순서로 나아가며 추상적인 시장 논의에서 출발한다. 반면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경제활동을 하는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중요하게 여기는 일, 소득, 행복 등을 일상의 언어로 설명해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현실 경제에 불만이 있어도 경제학이 너무 어려워 차마 도전할 엄두를 못 냈던 사람이라면 이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을 통해 그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다. 자전거를 배우듯 새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히듯, 한 장 한 장 읽다 보면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즈음에는 실제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을 잡게 될 것이다.

회원리뷰 (69건) 리뷰 총점8.8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310. 211.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휘* | 2019.01.05 | 추천12 | 댓글8 리뷰제목
  해외에 있는 동안 경제학을 좀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문득 들었다. 마침 경제학을 전공한 지인이 있어서, 한국에서 일반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만한 경제 입문서를 한 권 보내달라고 했다. 그리고 받은 소포 안에 모셔져 있던, “맨큐의 경제학”. 그 충격이란.. 표지와 두께에 감탄하며 나의 경제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대로 책장에 꽂아 두고, 아직도 친정 책장에 그대로 꽂혀;
리뷰제목

 

해외에 있는 동안 경제학을 좀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문득 들었다. 마침 경제학을 전공한 지인이 있어서, 한국에서 일반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만한 경제 입문서를 한 권 보내달라고 했다. 그리고 받은 소포 안에 모셔져 있던, “맨큐의 경제학”. 그 충격이란.. 표지와 두께에 감탄하며 나의 경제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대로 책장에 꽂아 두고, 아직도 친정 책장에 그대로 꽂혀 있다. 섣부른 시도는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쉽사리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리라.

나만 이럴까? 정말? 당신은 아니란 말인가? 세계 동향이 눈에 보이며, 어느 기사가 진실이며, 도움이 되고, 지금의 정세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슥슥 보고도 알아 차릴 수 있는 당신이라면, 이 책을 읽을 필요도, 이 글을 읽고 있을 필요도 없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세요^^

 

그렇다. 경제라는 영역이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전문가적인 부분처럼 싸여 있다. 하지만 경제란 무엇인가?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모두와 관련 있는 그런 무언가. 지금 당장 내 밥줄에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있는 그런 무언가. 정책 하나 하나에 누군가의 희비가 가려질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닌가? 당장 내 삶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경제를 너무 막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가들이 잘 하면 되겠지. 지금 당장 내 먹고 살 일만 잘하면 되겠지. 그러기엔 이 경제라는 것은 너무 큰 영역이고, 영향력이 엄청나다.

저자는 경제는 돈, 직업, 기술, 국제 무역, 세금 등을 비롯해 우리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수입을 분배하고, 그 결과 나온 생산물을 소비하는 것과 관계되는 연구를 하는 것(33)이라고 한다. 그 나열만 봐도 뭔가 복잡하고 많아 보인다. 이는 정말 전문가(혹은 그 정도로 잘 아는)들만이 알 수 있고, 그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그 상황이 괜찮은가? 이런 질문에 저자는 답한다. 경제는 경제학자들에게만 맡겨 두기에는 너무 중요한 문제(440)라고. 특히 우리 손으로 뽑지 않은 전문가 집단에게 우리 사회를 맡겨 두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경제학을 배워 전문 경제학자들에게 도전해야 한다(442). 우리 인생이 달린 문제인데 우리가 직접 나서야 하는 것이다. 전체를 통제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는 알아야 할 일이다.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경제학적 논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특정 경제 상황과 특정 도덕적 가치 및 정치적 목표하에서는 어떤 경제학적 시각이 가장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경제학을 배우는 일이다. (15)

당장 내가 먹고 살기가 막막해서, 좀 더 잘 살고 싶어서, 돈이 필요해서 경제를 공부해야 한다. 그것도 좋은 이유다. 하지만 거기에 국한하지 않고, 더 잘 살기 위해서 전체 경제를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그를 위한 발판으로 저자는 친절히 도와준다. 이 책은 정말 강의이다. 경제를 좀 더 잘 알아듣고 이해하기 위해서, 혹은 우리가 지금 왜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가늠해보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배경 지식을 가득 가득 알려준다.

 

저자의 특유의 문체가 마음에 든다.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에 그 위에 장식으로 뿌려져 있는 듯한 유머스러움이 좋다. 가장 좋은 건 온전히 우리 입장에서 글을 쓰는 그의 태도이다. 어려운 건 어렵다. 이건 이거다. 이것만 기억해라와 같은 태도도 꽤나 좋다. ‘경제학 교과서라고 붙인 부제가 꽤나 잘 어울린다. 가이드도 시원 시원하다. 필요한 부분만 읽어도 좋고, 다 읽어도 좋다는 그의 태도. 가장 편한 건 마지막 맺음말이다. 개인적으로 어렵고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싶지 않다면 이 책의 각 장의 맺음말만 읽어 보아도 개략적으로 저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저자의 이야기는 나 같은 무지한 평민의 마음을 끈다.

-       경제학 이론들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서로 다른 도덕적, 정치적 가치관에 근거하기 때문임을 이해하고 나면, 경제학을 제대로 알게 되고, 다시 말해서 옳고 그름이 확실한 과학이 아닌 정치적 논쟁으로서의 경제학을 토론할 자신감을 얻게 된다. (166)

경제학 이론들이 경제학자들만 알아야 하는 전문 분야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삶에서 드러나는 흐름임을 알아야 한다. 그들의 이론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배경이 있었고, 그 배경에 우리가 있다. 배경이 되어 있는 우리의 삶이 달려 있다. 그러니 더 잘 알아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바를 제대로 그릴 수 있다.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우리의 삶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       상품을 만든 사람들이 그 상품의 폐해보다 혜택이 더 많다는 것을 명백하게 입증하지 못할 때는 더욱 제한해 단순화 해야 한다. (303)

금융파트는 참 어려웠다. 쉽게 풀어 주신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나는 어려웠다. 헷갈리고. 뭐야 뭔 소리야!! 를 울부짖으며 경제 신문이 안 읽히는 이유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리고 그 상황이 마냥 내 잘못이 아님을. 자산 전문가들, 혹은 금융 설계사라는 사람들은 반드시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걸 생색낸다.) 그게 문제인 거다. 우리 돈을 맡기는 건데, 관리자들도 어려워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힘들게 습득하는 걸 소비자인 우리에게 어떻게 이해 시키겠다는 것인가. (그렇게 금융 사기 아닌 사기 당한 경험을 위로해본다.) 최대한 단순화 시키고, 누가 봐도 쉽게 만들어 두어야 한다. 어려워 지는 건 단순히 자신들의 사리사욕만 취하고 있다는 걸 가리기 위해서일 테니 말이다.

-       누가 가난하게 살게 되는지 또한 공적 개입에 많이 달려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가난을 떨쳐 버리는 것을 돕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아이들에게 더 공평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고용 시장에 더 쉽게 접근하도록 하고,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이 시장을 조작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332)

-       기업들의 주주 이익 극대화 전략이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잘못된 거시 경제 정책으로 인해 과다한 실업이 발생하며, 숙련 노동자를 훈련시키는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아 자국 노동자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425)

기업들이 자신만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가리고 수 쓰는 상황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가 알아야 한다. 눈 뜨고 코 베이는 사회는 없다. 그저 몰랐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으리라. 초국적 기업이 세금을 포탈하는 방식은 윤리적인 문제일 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우리가 그들을 마냥 비난할 수는 있지만, 바꾸기 위해서는 알아야 한다. 제대로 작동되게 하려면 우리가 먼저 알고 움직여야 한다.

 

  정부가 잘 규제해야 한다. 하지만 강대국들이 그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 경제에서 일을 제대로 논하고 있지 않다니. 등등.. 읽으면서 꽤나 많은 걸 생각하고 느꼈는데 글로 풀어 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경제학에 관해 이게 무엇인지는 대략 감을 잡을 순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왜 경제를 알아야 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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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Cui bono(누가 이득을 보는가)?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e***i | 2017.12.18 | 추천10 | 댓글0 리뷰제목
요즘 대학가에선 원론적 경제학 입문 교재로 어떤 책을 많이 배우는지……. 얼마 전만 해도 '맨큐의 경제학'이 대세였던 거 같은데, 요즘은 이준구·이창용의 '경제학원론'도 많이 선호하나 보다. 내가 학부시절에 배운 경제학원론은 누구의 저서라고 밝히긴 좀 그렇지만, 참 어려웠다는 느낌이 아직도 앙금처럼 남아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오는 일반인 대상 경제서적들은 사례를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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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가에선 원론적 경제학 입문 교재로 어떤 책을 많이 배우는지……. 얼마 전만 해도 '맨큐의 경제학'이 대세였던 거 같은데, 요즘은 이준구·이창용의 '경제학원론'도 많이 선호하나 보다. 내가 학부시절에 배운 경제학원론은 누구의 저서라고 밝히긴 좀 그렇지만, 참 어려웠다는 느낌이 아직도 앙금처럼 남아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오는 일반인 대상 경제서적들은 사례를 통해 보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듯하다. 이번에 읽은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도 책 제목처럼 마치 강의를 하듯이 아주 쉽게 원론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주더라. 얼마 전에 읽은 팀 하포드의 <당신이 경제학자라면>도 쉽게 설명하는 강의형 책이었지만 뭔가 답답하고 내용 이해가 오히려 어렵게 느껴지곤 했는데,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자신의 색깔을 잘 살려 마치 내 곁에서 내 자신만을 위해 강의하는 듯이 유려하게 와 닿았다. 자신의 관점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풀어내어 현실을 직시하고 인식하게 하는 힘이 있더라. 이 책을 경제학 주교재로 쓰기는 좀 그렇지만, 폭넓은 시야를 갖게 하는 보완 교재로써는 아주 훌륭하다고 하겠다.

 

장 교수의 경제관은 10여 년 전 <사다리 걷어차기>를 읽으면서 대략 느낀 바가 있다. 그 후 <나쁜 사마리아인들>,<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을 읽으면서 이 분에게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더라.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가진 자'에게만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던 차, 신자유주의가 가진 한계를 신랄하게 학문적으로 지적하고 인간 평등의 가치와 복지국가의 실현을 중요시하는 그의 철학이 상당히 마음이 들었다. 장 교수를 신제도학파로 분류하기에 이 학파의 경제 접근법이 뭔지 알아보던 게 엊그제 같네. 이 앞 보수정권들이 내세운 정책이 바로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성장 우선'이었다. 파이를 키우면 떨어지는 떡고물도 많다는 논리_낙수 효과 이론 trickle-down effect theory_를 전개하여 밀어붙이긴 했는데, 이게 이상하게도 규모는 커져 성공한 듯한데 실상 가계나 개인 소득이 줄어든 거 같다는 거다. 가진 자들은 더욱 잘 살게 되었는데 서민들의 살림은 더욱 팍팍해진 거 같았으니……. 복지는 증세 없이 이루기 힘들다는 것이 화두다. 전 정권의 증세 아닌 증세(?)는 과세 형평성에 매우 어긋나 보였다. 있는 자들이 좀 더 많이 내어야 하는데 저소득층의 호주머니만 털어간다는 느낌……. '부자 정당'이란 말을 실감했었다... 에고~ 여기서 이런 글 적을게 아니니 그만하고 본론으로 다시 넘어가자...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를 표방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참 괜찮았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경제학 입문서를 쓰자'는 제안을 받고 썼다는 이 책의 프롤로그를 보면 장 교수가 경제학을 바라보는 시각의 근저를 찾아낼 수 있다. 조금 길지만 인용해 보면 "경제 문제에 정답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전문가들 손에만 맡겨 둘 수 없다. 즉 책임 있는 시민은 모두 어느 정도 경제학적 지식을 갖춰야 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해서 두꺼운 경제학 교과서를 읽으면서 특정 경제학의 시각을 무조건적으로 흡수하라는 말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경제학적 논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특정 경제 상황과 특정 도덕적 가치 및 정치적 목표 하에서는 어떤 경제학적 시각이 가장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경제학을 배우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경제학을 이야기하는 책이 필요하다. 나는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고 믿는다." 옳다. 전적으로 장 교수의 생각에 공감한다. 우리도 이제 경제를 어느 정도는 알아야 만 올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경제의 여러 접근법과 함께 경제학의 가장 근본적인 방법론적 문제들을 논하여 독자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게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1부는 경제학에 익숙해지는 과정이었다. 경제학과 경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경제가 현재의 모습이 되었는지, 경제를 연구하는 방법이 얼마나 다양한지,_고전주의, 신고전주의, 마르크스학파, 개발주의, 오스트리아학파, 슘페터학파, 케인스학파, 제도학파, 행동주의 등 9가지 주요 경제학파의 장단점을 소개_ 그리고 경제의 주요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여기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부록으로 제공된 경제학파의 비교 도표였다. 정리 방법이나 관점이 아주 신선하더라. 보통 인터넷을 통해 찾는 자료와는 다른게 솔직히 한 수 배웠다. 2부는 실제 세상의 경제를 이해하는 데 경제학을 어떻게 '사용'할 지를 알아보는데, 불평등과 빈곤을 다루는 9장의 '보리스네 염소가 그냥 고꾸라져 죽어 버렸으면'에서 공감을 많이 했다. "지난 30년간 다수의 정부가 낙수 효과를 믿고 부자에게 유리한 정책을 시행하였다. (중략) 그 결과 생산, 노동, 금융 시장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어 부자가 돈 벌기 더 쉬운 환경이 조성되었다." 공산당도 아니고 극단적인 평등주의를 지지할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너무 심한 불평등도 사회 통합을 방해해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진다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강조한다. 정치 불안은 결국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성장이 감소한다는 논리이다. 불평등은 사회적 지표에서도 열등한 결과를 낳는다고 하니 경제정책이 왜 중요한지를 명확히 알겠다. 장 교수는 빈곤과 불평등은 인간이 제어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당연히 그랬으면 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가난을 떨쳐 버리는 것을 돕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아이들에게 더 공평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복지혜택과 교육 등), 가난한 사람들이 고용 시장에 더 쉽게 접근하도록 하고(차별을 줄이고 최급 직종의 '끼리끼리' 문화를 없앰으로써),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이 시장을 조작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332쪽

 
'시장 실패'와 '정부 실패'를 다루는 11장 '리바이어던 아니면 철인 왕?'은 결국 정부의 역할을 강조_탈정치화 제안은 반민주적이다. 경제학은 정치적 논쟁이다_하는 장 교수의 경제 철학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물론 무엇이 시장실패인지, 그리고 그에 따른 정부의 행위를 어디까지 정당화할 수 있는지는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우리 각자가 선택한 이론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역설적으로 경제학에 대한 다원적 접근의 필요성이 재차 강조된다 하겠다. 11장의 '지대물박(地大物博)'에서도 장 교수의 냉철한 진단이 눈에 띈다. 자유무역 경제학자들은 '보상 원칙'을 들어가며 무역자유화를 옹호하는데, 보상 원칙을 적용해도 무역 자유화로 인해 수많은 피해를 본다는 사실은 감출 수 없다고 지적한다. 국제 무역은 특히 개발도상국에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자유 무역이 최선이라는 말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수출 주도형 자유무역을 통해 성장해 온 한국의 입장을 돌이켜 볼 때 일견 반무역주의자로 비난 받을 수 있는 내용이나, 그가 왜 이렇게 주장하는지 전작 <사다리 걷어차기>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통해 좀 더 알아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라 생각한다. 장 교수는 세계화 현상, 즉 국제 경제의 통합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나라의 장기적 목표와 역량에 달려 있음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에필로그 : 그래서 이제는?  어떻게 우리는 경제학을 사용해서 경제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을까?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라 정치적 논쟁이므로, 경제학적 논쟁을 대할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오래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조언을 한다. "Cui bono(누가 이득을 보는가)?"…….  경제학을 '하는' 방법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며, 다양한 경제학적 접근법은 모두 제각각 장단점이 있으므로 특정 이론의 관점에서만 분석하기 보다는 다른 '연장'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그는 바란다. 다양한 경제학 이론 모두에 저마다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은 당연 동감!
그래서 어쩌라고? 경제는 경제학자들에게만 맡겨 두기에는 너무 중요한 문제이므로, 경제학자들에게 '사용'당하지 않도록 누구나 전문 경제학자들의 말에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경제학자들이 '모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학적 문제에서도 그들이 진실을 독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편협하고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는 대목에선 속이 시원하더라. 턱없이 잘난 척하는 가식적 학자들 보면 얼마나 아니꼽던지……. 

 

팀 하포드의 <당신이 경제학자라면>도 수식이나 도표 이런 거 하나도 없이 주르륵 나가더만, 이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도 만만찮다. 둘 다 대단한 책이긴 하나 나에겐 장 교수의 책이 더 와 닿았다. 다양한 사례와 자신의 주장을 받쳐주는 '실제 숫자'을 보면서 그의 전문적 지식에 많은 공감을 했기 때문이겠지……. 아무리 신고전학파의 신자유주의가 대세라 해도 "망치를 쥔 사람은 모든 것을 못으로 본다."라는 말이 있다. 한 가지 이론만으로 모든 것을 재단한다는 것은 경제시스템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맥가이버 칼(Swiss Army Knife)이 필요한 거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장 교수 같은 분의 논거가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것이다. "세상은 복잡하고 모든 경제학 이론이 어느 정도 편향성을 지녔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이론의 정당성에 대해 겸손하고 열린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의 안타까운 정국이 자꾸만 생각이 나더라. 지금의 집권당도 '부자 정당'이란 오명을 벗으려면 겸허하게 열린 마음으로 다른 쪽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어쨌든 독특한 서술방식과 유려한 필력, 신제도학파로 분류되는 그의 경제관이 신고전주의 경제정책에 피로감을 느끼는 나에겐 아주 청량한 바람 같았다. 일독을 권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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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 좋은 분석이지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만***약 | 2014.08.09 | 추천10 | 댓글4 리뷰제목
1. 경제학이란많은 경제학 교과서앞에 나와있는 바와 같이 경제학 Economics의 영어어원은 가정을 뜻하는 그리스어 oikos와 관리를 뜻하는 nomos  로 이루어져 있다. 일본인이 만들었다고 알려진 經濟의  한자어원은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한다는 장자에 나오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는 말의 약어이다. 이처럼 경제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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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제학이란

많은 경제학 교과서앞에 나와있는 바와 같이 경제학 Economics의 영어어원은 가정을 뜻하는 그리스어 oikos와 관리를 뜻하는 nomos  로 이루어져 있다. 일본인이 만들었다고 알려진 經濟의  한자어원은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한다는 장자에 나오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는 말의 약어이다. 이처럼 경제의 어원은 처음부터 자유방임과는 거리가 거리가 먼 "관리"와 "구함"의 학문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주류 경제학책은 숫자와, 공식 그리고 그래프로 꽉 채워지고 경제학이란 학문은 백성을 구함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오직 가진자들의 논리가 되어버렸다. 주류경제학은 많은 가정을 한다. 우리 인간을 합리적이라고 보고, 자본과 노동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고 보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을 자유롭게 바꿀수 있다고 가정한다. 그런 가정하에 공식으로 세상을 나눈다. 하지만 가정은 가정일뿐 현실에서는 항상 다른 변수가 발생해 원치 않는 상황을 가져온다. 숫자에 가려져 사람은 보이지 않고 허수만 잔뜩 있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고통을 받는다. 좋아 질것이라는 헛된 경제가정에 눌려서 말이다. 경제학자는 융성하고 경제학의 사용은 늘어가지만 경제학 예측이 점쟁이 수준의 신뢰성까지 떨어진지 오래다. 경제학 무용론까지 나온다.


2. 이 책 "경제학 강의"는

의외로 다작인 장하준 교수가 그동안 정치경제주변을 돌면서 이야기 하더니 이번에는 정면으로 "경제학 사용자 안내서 Economics The user's Guide"를 내 놓았다. 출판사에서 제목을 고집스럽게 경제학 강의라고 바꾼것이 손색없게도 경제학 전반을 아우른다. 거시경제학, 미시경제학, 경제사,화폐금융,노동경제(본인은 경제학이 일을 무시한다고 했는데),국제무역 등 모든 분야를 다룬다. 최근 중요하게 다뤄지는 계량부문은 빠졌다. 수식과 그래프를 안 넣으려는 저자의 마음과 통계를 신뢰하지 않는 저자의 성향이 섞여 있을 것이다. 경제학 안내서, 경제학 강의책으로는 독특하게 독자를 고려해서 수식과 그래프가 거의 없다. 전혀 없다고 하려 했는데 그래프가 한번 나온다.  로렌츠 곡선인데 왜 집어넣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 곡선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수식과 그래프 없이도 경제학을 꼼꼼히 설명해준다. 언젠가 초보는 말로, 중수는 그래프로, 고수는 수식으로 설명한다는 경제학 교수님의 말씀이 구라였다. 진짜 고수는 쉬운 말로 설명해준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쉽다. 쉬운 경제학 안내서역할을 해줄수 있는 이 책은 조만간 경제학원론을 듣는 대학생이나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는 고등학생들에게 필수교재가 될 것 같다.


3. 쉽지만 진지하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경제학 강의답지 않게 수식과 그래프를 배제한 이 책은 쉽다. 쉽다고 술술 읽혀지는 책은 아니다. 문장 하나 하나, 한 쪽 한 쪽 모두 묵직하다. 한줄 한줄 음미하면서 지난 역사와 우리 현실을 수 없이 교차하면서 읽게 된다. 경제학자지만 이론에 파묻히지 않고 사람을 중심으로 하면서 이론을 설명하고 경제학의 허실을 이야기한다.


경제학은 정치적 논쟁이다. 과학이 아니고, 앞으로도 과학이 될 수 없다.경제학에는 정치적, 도덕적 판단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확립될 수 없는 객관적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경제학적 논쟁을 대할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오래된 질문을 던져야 한다.

Cui bono?  누가 이득을 보는가?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신중하다. 분명 주류경제학을 비판하고 좌파적 시각이지만 읽는 사람을 선동하지 않는다. 비판을 하고 책을 읽는 사람이 생각할 시간을 주고 여유를 준다. 자신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책을 읽는 시간이 더뎠는지 모르겠다. 어찌 생각해보면 답답하기도 하다. 잔뜩 사람 흥분시켜 놓고 어떻게 하자는 말이 없다. 능동적 경제시민이 되라는 말 뿐이다. 비판적인 눈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다 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뭐...



* 그놈의 낙수효과는 도대체 언제 밑 바닥까지 오는지 기다려도 기다려도 떨어지지 않는다. 지붕과 바닥의 거리가 너무 멀어 내려 오는데 시간이 걸리나 보다. 

** 아니! 장하준 이 양반 언제 이렇게 영화,드라마를 보는 거지? 책에서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미국,영국)가 참고 자료로 나온다.

*** 한국에서도 출판할 목적으로 저술하였지만 본래 다국적으로 출판할 책이어서 통계자료에 한국자료가 들쭉날쭉하다. 출판사에서 옮길 때 역주로 한국자료를 같이 넣어 주었으면 정말 고마웠겠다. 책을 읽는 동안 계속 한국 자료는 얼마지? 라는 생각이 들고 검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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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15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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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에 정석이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9 | 2020.04.23
평점4점
독서율이 170위인 나라에서 경제학자의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는 희한한 현상을 보여주는 책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플래티넘 오***원 | 2015.01.19
구매 평점5점
경제학 입문용으로 좋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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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행 | 20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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