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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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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 심대섭(沈大燮), 호 : 海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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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는 서양 사람의 서투른 조선말을 그나마 어색하게 입내 내는 듯한 예수교식의 독특한 어조로 개회사를 하고, 일부러 떨리는 목소리로 기도를 인도한다. 겉장이 떨어진 성경책을 들고 예배나 보듯이 성경까지 읽는다. 그동안 동혁은 끔벅끔벅하며 교단 맞은편 벽에 붉은 잉크로 영신이가 써 붙인 몇 조각의 슬로건을 쳐다보고 있었다.
'갱생의 광명은 농촌으로부터' '아는 것이 힘, 배워야 산다' '우리의 가장 큰 적은 무지다' '일하기 싫은 사람은 먹지도 말라' '우리를 살릴 사람을 결국 우리뿐이다' 이러한 강령 비슷한 것이 조금도 신기한 것은 아니건만 그 장로와 비교해 볼 때, 동혁은 '이것도 조선의 현실을 그려놓은 그림의 한 폭인가'하고 속으로 쓸쓸히 웃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임에 양복쟁이들이 와서, 앞줄에 가 버티고 쭉 늘어앉지 않은 것만은 유쾌하다면 유쾌하였다. --- pp.262~2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