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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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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에세이 top100 11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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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344g | 140*205*20mm
ISBN13 9791195658527
ISBN10 1195658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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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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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리추얼 : 사소한 것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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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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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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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스페셜 리미티드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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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루가 따숩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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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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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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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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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읽지 않은 세계문학전집의 제목과 지은이를 달달 외우며 자라났다. 사납고 고단한 고성이 집 안을 떠돌았다. 지금 내 나이쯤 나의 부모는 상한 무릎 연골 때문에 잘 걷지 못하게 되었다. 나의 부모가 펭귄 걸음을 걸을수록 나는 점점 더 많은 것을 가졌다. ---「영등포」중에서

노란 비닐 장판이 겹쳐 생긴 줄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란히 선 아줌마들이 한전 아저씨의 손을 잡고 춤을 추고 있었다. 안전제일 글자와 아줌마들의 엉덩이가 지르박 리듬을 타고 노란 비닐 장판 위에서 좌우로 흔들거렸다. 스텝이 꼬이고 방이 좁아 서로 엉덩이가 부딪혔다. 이 우스꽝스러운 댄서들은 알 수 없는 추임새로 서로를 격려하며 열심히 춤을 췄다. 내 연습장이 방바닥에서 아무렇게나 구겨지는데도 무신경한 어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춤」중에서

나의 노년은 아무리 세심한 손길로 다듬고 매만져도 결국 힘없이 지려버리는 오줌처럼 더럽고 무력하고 찾아올지 모른다. 굵은 가래를 침통하게 뱉어내며, 숱이 적은 머리카락을 자르며, 약한 이로 음식을 오물거리며, 인내심이 조바심에 자리를 내어주며, 왕년에 자신이 무엇이었노라 어깃장을 놓으며, 마음보다 나중에 도착한 이해와 오해 사이에서 그렇게…….---「칼 가는 노인」중에서

침쟁이 백가 아줌마가 내게 한 마지막 예언이 생각난다. “내 침을 꾹 참고 맞았으니 커서 뭘 해도 할 년
이구나.” 그 예언은 틀렸다. 난 뭘 해도 할 년으로 자라지 못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지금
도 망설이는 년으로 늙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점괘」중에서

이 글에 주어를 넣지 못하는 이유는 호칭을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몰라서입니다. 그때 차비와 맞바꾼 음악은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지금도 저와 함께하고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림이 있어 음악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이 있어 그림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은 종종 합니다. 제 경험상 음악은 그림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니까요. 저는 아직도 다음 칸, 그 다음 칸으로 이동하는 중입니다. 언제나 건강하세요. ---「비행기」중에서

나는 이제 예전의 나로 돌아가 남들처럼 걷게 되리라는 희망을 버렸어요. 그걸 포기하는 데 무려 12년이 걸렸죠. 그런데 선영 씨는 온갖 민간요법을 써서라도 꼭 남들처럼 걷겠다고 했었죠. 나도 12년 동안 입으로는 포기했다고 말했지만 사실 단 하루도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어요. 장애를 예상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예상 못 했어요. 인생에서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비극은 죽음뿐이지 않을까요. ---「선영」중에서

그는 역광을 받으며 서 있는 전신주를 좋아한다고 말했고 나는 해를 등진 능선의 빛깔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각자 다른 사물을 지칭했지만 우리가 정작 마음에 들었던 것은 함께 보내는 지금 이 ‘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늦은 이해」중에서

장래희망이란 어릴 적 설문지에서나 볼 법한 단어지만 그래도 마흔이 넘은 나에게도 누군가 장래희망을 물어왔으면 좋겠다. 그날이 그날인 일상이 지겨울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다. 오늘 같은 내일이 있다면 부푼 마음으로 장래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나의 장래희망은 연애다. 그러니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친구에게 말해주고 싶다. 나는 아직 괜찮다고.
---「남겨진 것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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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외롭고 힘들다. 철공소 외눈박이 새, 전교에서 가장 키가 컸던 경애, 칼 가는 노인, 이발소집 첫째 딸, 침쟁이 백가 아줌마……. ‘영등포’라는 이름을 가진 그들은 하나도 안녕하지 않은데, 그녀는 그들의 안부를 끊임없이 확인한다. 작고 가난한 생들이 저마다의 궤도를 걷다가 우연히 마주치는, 그 가느다란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녀는 길어 올린다. 그리고 기어이 묻는다. “사람은 꿈 때문에 행복할까, 불행할까?”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럴싸한 대답을 찾지 못하겠다. 사람은 왜 사느냐는 질문 같아서. 다만 이 책은 이야기한다. 사람은 무엇 때문에 쉽사리 행복해지지도 불행해지지도 않는 존재라는 것을. “바람이 어느 쪽에서 불어오든” 하루하루 안녕하게 사는 것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하림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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