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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논어이야기

재미있는 논어이야기

[ 증보판 ]
이언호 평역 | 큰방 | 2010년 06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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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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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자의 가르침 이야기 논어』의 증보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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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03g | 148*210*30mm
ISBN13 9788960400429
ISBN10 89604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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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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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평역 : 이언호
도서출판 정음사 편집부장 역임.영문학을 전공하였으나 중국문학에 심취하여, 특히 고전소설을 두루 섭렵하며 연구하고 있다. 출판계에 투신하여 이십여년간 편집 일을 하기도 하고 직접 경영도 해 보았으나 근래에는 중국 문학작품 번역에만 주력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문리과를 졸업하고 해군교육단 행정학교 교관으로 근무하였다. 역서로는 『실록 사기열전』, 『이미지 파워』, 『경쟁 시대의 참모학』, 『삼국지』, 『수호지』, 『금병매』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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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여(宰與)가 낮잠을 잤다. 그것을 보고 공자가 말하였다.
“썩은 나무에는 조각할 수 없고, 더러운 흙으로 쌓은 담은 흙손으로 다져 가꿀 수가 없다. 재여 같은 인간을 나무라서 무엇하겠느냐!”
또 공자는,
“나는 전에는 남의 말만 듣고 그의 행실을 믿었지만, 이제는 그의 말을 듣고서도 그의 행실을 살피게 되었으니, 재여로 해서 내가 이렇게 사람 대하는 태도를 고치게 되었다.”
라고 말하였다.---공야장편(公冶長篇)

낮잠을 자고 있는 재여는 상쾌한 기분으로 눈을 떴다. 주위는 조용했다. 그는 기지개를 켜며 크게 하품을 하고는 천천히 침상에서 내려왔다. 그리고는 의자에 걸터앉아 탁자에 턱을 괸 채 멍하니 창 밖을 내다보았다.
해가 기울어 안마당의 돌층계에는 이미 그늘이 지고 있었다. 그 때 두세 마리의 참새들이 갑자기 거기서 날아올라 지붕에 앉았다. 기와 지붕이 황금빛 석양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그 석양빛 속에 참새들이 새까만 점 모양으로 앉아 있었다.
낮잠을 너무 오래 잤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멀리 떨어져 있는 방에서 희미하게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 오고 있었다.
‘역시 낮잠을 너무 오래 잤군.’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약간 당황해 했다.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허둥지둥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방문 께에 이르자 그는 갑자기 멈춰 선 채 시선을 바닥에 떨구며 생각했다.
‘어떤 구실이 없으면 곤란하지.’
그는 한참 동안 발소리가 나지 않도록 방 안을 서성거렸다. 그러면서 혼자 몇 번이고 머리를 흔들거나 끄덕이곤 했다. 그는 다시 탁자께로 돌아와 옷소매로 눈을 문질렀다. 그 일이 끝나자 시치미를 떼고 방에서 나갔다.
복도를 통해, 모두들 공자의 가르침을 받고 있는 방 앞에 이르자, 그는 잠시 멈춰 서서 귀를 기울였다. 방 안에서는 이미 공부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듯했다. 공자의 목소리도 또렷이 들려 왔다. 그는 또 몇 번이고 머리를 지었다. 마침내 그는 결심하고 문을 열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로 쏠리며 방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는 바닥이 땅 속으로 꺼지는 듯한 느낌이 들며 무릎이 떨려왔다. 그러나 그는 공자에게로 다가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절을 하였다.
공자는 잠깐 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뭐라고 변명을 하려고 했지만, 말이 잘 나오지 않아 괴로운 듯이 침을 삼켰다.
---pp. 7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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